안드레 세라노 – Piss Christ 오줌 예수

Piss_Christ_by_Serrano_Andres_(1987)
사진 출처

Andres Serrano라는 미국 예술 사진 작가의 1987년 작품 ‘오줌 예수‘라고 한다. 예수상을 자신의 오줌통 속에 넣어서 찍은 사진인데, 아직까지도 크리스천들의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어서 전시 한번 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 불편한 장면으로 인간의 위선적 문화를 폭로하려는 의도인 듯 하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도 종교의 금기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위선성에 대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재미있게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작가 자신도 크리스천이라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검색해서 찾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라.

안드레 세라노 in lazy sun
예수를 오줌통에 넣어버렸던 사진작가 안드레 세라노 in 사진은 권력이다.
안드레 세라노 (Andres Serrano (1950~). 미국)
조선일보 ‘오줌 예수’… 신성모독인가, 표현의 자유인가 2010.10.05 16:41

대충보니 Shock art의 한 부류로 통하는 모양이다. 본인같은 유미주의적 입장에서는 그리 높은 예술성으로 쳐주지는 못하겠지만, 생각치 못했던 사고방식이랄까 그런점에서 신선한 듯. 그의 충격 요법이 매우 잘 듣는 것 같다. ㅎㅎ

스트라이다 사용 소감

자전거 가게를 지나가다가 전시된 스트라이다 LT를 보고 걍 충동구매했다. ㅋ

역시 뭐든 잘 알아보고 사야 하는 법이다-_- 대략 1개월 이상 써 봤는데, 검색해보니 본인이 느끼는 장단점이 인터넷에 이미 다 올라와 있다. 젠장-_-

귀차니스트를 위해 본인이 요약정리해 보겠다.

장점
1. 모든 측면이 휴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단 가볍다. 그래서 방안에 들고 와서 놓으면 도난 걱정도 없다. 쉽게 접히고 쉽게 펴진다. 접고 펴는데 5초도 안 걸린다.
2. 택시나 지하철에도 휴대해서 타기 쉽기 때문에, 기상상태가 악화될 시 쉽게 이동수단이 변경 가능하다.
3. 또 많은 접이식 자전거에는 체인에 오일이 있어서 들 때 옷에 얼룩이 쉽게 묻는데, 스트라이다는 체인이 없으니 체인오일도 없어 좋다.
4. 제동력이 상당히 우수하다. 브레이크 잡으면 다른 자전거들에 비해 팍팍 서는게 느껴진다.

단점
1. 안장에 스프링이 없어서 길이 험한 곳에서는 타기 힘들다. 근데 1개월 정도 타니 익숙해지긴 한다. 더욱이 바퀴의 직경이 작아서 다른 자전거보다 턱을 크게 느낀다. 검색해보니까 스프링 안장으로 개조한 사람이 많다.
2. 핸들이 좀 불안정해서 다른 자전거에 비해 컨트롤이 좀 더 필요하다. 무게중심이 다른 자전거에 비해 약간 뒤쪽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급발진시 앞바퀴가 쉽게 들린다.
3. 기어가 없어서 오르막에 좀 취약하다. 뭐 본인은 운동삼아 타는 것이니 이것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구조가 심플해서 좋다.
4. 짐을 싣기 불편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휴대성을 위해 기능성을 희생한 자전거 정도가 되겠다. 물론 자전거의 외양은 좀 폼난다. ㅋ 도시에서 단거리 출퇴근하는 사람에게 거의 안성맞춤일 듯.

휴대성이 극도로 중요한 사람이라면 스트라이다보다는 브롬톤이 나을 것 같다. 물론 가격은 대략 3배 정도 더 비싸다-_-

카야르딜드어의 명사 시제

니컬러스 에번스 저/김기혁, 호정은 역,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글항아리, 2012

p23-24

앞으로 이 책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카야르딜드어는 ‘인간 언어에서 가능한 것은 이런 것이다’라는 갖가지 신조에 도전장을 던진다. 예를 들어 심리언어학자 핑커Steven Pinker와 블룸Paul Bloom은 언어 진화에 관한 저명한 논문에서 “명사에 결합하는 접사로 시제(문법적 시간)를 표현하는 언어는 없다”고 주장했다.3 가능한 인간 언어란 이런 것이라는 선험적 제약이 언어를 배워가는 아이에게 근본적인 지원 역할을 한다고 보는 촘스키Noam Chomsky의 보편문법 이론도 이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아이가 부모의 말 속에 내재하는 문법을 추론하는 데 필요한 가설의 수를 이 선험적 제약이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카야르딜드어는 이 불가능성을 태연자약하게 무시해버린다. 카야르딜드어는 동사뿐만 아니라 명사에도 시제를 표시한다. 예컨대 카야르딜드어로 ‘그가 바다거북을 보았다’라는 문장은 niya kurrijarra bangana인데, 과거시제를 동사인 kurrij(보다)에 -arra로 표시할 뿐만 아니라, 목적어 명사 banga(바다거북)에도 -na로 표시한다. ‘그가 바다거북을 볼 것이다’라는 미래 표현 문장 niya kurriju bangawu에서도 미래 시제가 동사와 명사에 각각 -u와 -wu로 표시된다(a, i, u는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의 해당 음가로, rr는 전동음으로 발음하며, ng은 singer, j는 jump에서와 같이 발음한다).4

    niya kurrij-arra banga-na 그가 바다거북을 보았다
    niya kurrij-u banga-wu 그가 바다거북을 볼 것이다

카야르딜드어를 보면, 세계 언어의 다양성이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인지 무시한 채 제한된 표본에 기초하여 언어의 ‘보편성’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5 객관적으로 볼 때 카야르딜드어 체계는 그리 기이한 것이 아니다. 시제란 사건 전체, 즉 동사에 의해 표현되는 행위뿐만 아니라 의미적 참여자의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20세기 들어 논리학자들에 의해 발전된 시제 논리는 명제 전체를 시제 연산자에 연결한다. 카야르딜드어처럼 시제 표지가 퍼져 있는 방식은 시제의 ‘명제적 범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카야르딜드어를 배운다는 것은 다른 언어에는 없을 것 같은 문법을 터득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카야르딜드어를 배우려면 세계에서도 아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만 한다. “이 책의 동쪽 페이지”를 “당신의 무릎에서 북쪽”으로 약간 움직여보라. 이 지시를 따를 수 있으려면 조금은 낯선 방식으로 사고해야 한다. 그러나 카야르딜드어 화자라면, 자신이 말하는 문장 대부분에서 이런 식으로 나침반 방향을 언급할 것이고, 이 지시에 대해서도 즉시 그리고 정확히 응할 것이다.

 


3_ Pinker, S. & P. Bloom. 1990 Natural Language and Natural Selection.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13:707-726 (p715)
4_ 좀더 복잡한 문장을 예로 들자면, 다른 명사들 (기본적으로 주어를 제외한 모든 명사)도 시제 표시를 가진다. ‘그는 형의 창으로 바다거북을 찔렀다’는 niya raajarra bangana thabujukarrangunina wumburungunina이다. 여기서 thabujukarra는 ‘형의’를, wumburung은 ‘창’을, karra는 ‘속하다’를, nguni는 ‘-로, -를 사용하여’를 뜻한다. 보는 바와 같이 ‘바다거북’ ‘형의’ ‘창’은 모두 과거 시제 접미사 -na가 붇는다. 도구 접미사 -nguni도 ‘형의 창’이라는 명사구 두 단어에 각각 붙는다. 이 일치성도 카야르딜드어의 특이점 중 하나다. 이런 식으로 명사 하나에 격 접미사 네 개가 연달아 붙을 수 있는데, 이런 수준의 복잡성은 어떤 언어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일치성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더 자세히 논의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문헌 생략)
5_ 실제로는 매우 많은 언어에서 명사에 시제를 표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괄적인 논의는 Nordlinger, R. & Sadler, L. 2004. Nominal Tense in Crosslinguistic Perspective. Language, 80, 776-806 참조

핑커 선생이 저런 헛소리를 한 적도 있었나. ㅋㅋㅋㅋ 언어의 절대 방향 지시에 대해서는 일전에 소개한 기 도이처의 저서를 참조바란다.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축통화의 가능성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베리 아이켄그린 선생의 흥미로운 논문[1]을 소개하고 있어 포스팅해본다.

이코노미스트 The dollar’s sterling work Aug 27th 2014, 11:53

일전에 베리 아이켄그린 선생의 저서를 본 블로그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 친숙한 이름인데,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목록에도 있는 걸 보면 국제 통화와 금융쪽에서 상당히 이름있는 인사임에는 틀림없는 듯.

전통적으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시점은 이차 세계대전 이후로 알려져있는데, 위 논문에서는 이차 세계대전 이전에 주요 28개국 국채에서 달러와 스털링의 통화 비중을 비교하고 있다고 한다. 뭐 근데 논문이 유료라서 본인은 직접 읽어 보지 않았다. 켁. 이 두 종류를 합치면 당시 세계 외채 발행의 97%니까 이 두 통화만 비교해도 충분하다.
dollar2
결론적으로 스털링이 기축통화였고, 스털링을 기축통화에서 대체할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던 1920~30년대에 이미 서서히 스털링은 막을 내리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요즘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위안화의 위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외국에 개방된 중국 자산은 3천억달러인데 비해 미국은 56조 달러로 0.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의 통화에 대한 인식이 꼭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코노미스트지는 어느정도 시사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전에 읽었던 다른 아이켄그린 선생의 저서인 ‘글로벌 불균형‘에서 유로화가 달러의 막강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언급을 슬쩍했는데, 요새 유로존 위기 때문에 그마저도 신통찮은 듯. ㅋㅋ 여하간 아이켄그린 선생은 여전히 기축통화의 대체 가능성이 생각이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견해를 견지하는 모양인 듯.

 


[1] Livia Chiţu, Barry Eichengreen, Arnaud Mehl, “When did the dollar overtake sterling as the leading international currency? Evidence from the bond markets“.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2013), DOI: 10.1016/j.jdeveco.2013.09.008

발전하고 있는 안면인식 알고리즘

일전에 GaussianFace를 소개한 적이 있었지만, 안면인식 알고리즘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코노미스트지에 기사가 소개되어 있다.

이코노미스트 Clocking people’s clocks Aug 23rd 2014

위 기사를 보니까 범죄자 색출에 써먹고 있는 것 같다. ㅎㅎ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동일한 인물 사진 두 장을 가지고 같은 인물의 사진인지 컴퓨터가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판단할까? 기사에서는 principal-component analysislinear-discriminant analysis라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를 대~~~충 봤는데-_- principal component analysis는 데이터 집합에서 그래프의 추세선처럼 대략적인 경향성을 뽑아내는 계산인 것 같다. vector space에서 metric을 기똥차게 잘 정의한 후에 그 값의 minimum value를 갖는 벡터를 찾으면 될 듯.

linear discriminat anaysis는 일전에 이야기한 신경망 이론에서 퍼셉트론처럼 데이터 집합을 어떤 두 부류로 분리하는 선형적 경계를 만드는 알고리즘 같다. 역시 최종적 결과물로 동일인물이다/아니다로 갈려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쓰는게 아닌가 싶다. 뭐 본인도 잘 모르니 넘어갑시다-_-

기사에 Elastic Bunch Graph Matching이라는 알고리즘도 언급하는데, 뭔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2d 사진을 가지고 원래 3d 오브젝트의 모양을 재구성해내는 알고리즘인 듯. 2d사진의 표면에 노드를 잡아서 그래프를 만든 다음, 높낮이로 3d 입체를 만드는 듯한데, 뭐 이것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여하간 통계학, 선형대수학, 그래프이론, 머신러닝이 총출동한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거의 97.25%의 확률로 동일 인물임을 판정해낸다니 대단한 발전인 것 같다. ㅎㅎ 영화에서 cctv로 사람이 찍히면, 삐리리릭~~~ 하면서 얼굴이 확대되고 그 인물이 누구인지 매칭시켜주는 장면이 흔치않게 등장하는데, 이런 영화속 장면이 진짜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빅브라더가 꿈꾸는 감시사회도 한결 수월해질 듯. ㅎㅎㅎ

프랙탈을 이용하여 Rangeomorph를 시뮬레이션 하기

20140816_STP002_0이코노미스트지에 고생물학 논문을 소개하는 기사가 심심치않게 올라오는데, 에디터중에 고생물학 전공자가 있는 모양이다. ㅎㅎㅎ

이코노미스트 The oldest animals Aug 16th 2014

캄브리아기 직전의 시기인 에디아카라기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도 종종 언급한 바 있는데, 에디아카라기에 번성했던 생물 중에 Rangeomorph라는 생물이 있다고 한다. 생긴건 식물처럼 생겼지만 동물로 분류되는 듯?

어쨌건간에 본인이 알기로는 에디아카라기에 살았던 생물들 가운데 상당수는 현생생물과 생리적 구조가 매치되는게 많지 않아서 실패한 (다세포 생물) 실험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한 body plan을 추적하기 위해 rangemorph의 생김새가 프랙탈처럼 자기 유사성을 띠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서, 이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모양인데, 그 결과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라는 저널에 실렸다고 한다. 우측 그림을 참조하시라.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는 아무래도 이 논문[1]을 가리키는 듯 한데, 계산을 어떻게 했나 싶어서 좀 보려고 했더니만 유료인 듯-_-

본인 생각으로는 뭐 이 결과가 진실일지는 알 수 없겠지만, 최소한 개연성있는 고대생물의 생식상을 추정한다는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뭐 프랙탈이 이런 식으로 쓰일 수도 있다는 거. ㅎ

여담이지만, 콘웨이 모리스는 고생물학에서 꽤 유명한 사람인 듯 한데, 버제스 세일을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유명하다. 버제스 세일에 관심이 있으면 필히 만나게 되는 이름이다. 일전에 소개한 굴드 형님의 저서를 참고하시라.

 


[1] Jennifer F. Hoyal Cuthill and Simon Conway Morris “Fractal branching organizations of Ediacaran rangeomorph fronds reveal a lost Proterozoic body plan” PNAS 2014 ; published ahead of print August 11, 2014, doi:10.1073/pnas.1408542111

[서평] 불량 제약회사- 제약회사는 어떻게 의사를 속이고 환자에게 해를 입히는가

불량 제약회사10점
벤 골드에이커 지음, 안형식.권민 옮김/공존

책 표지 디자인은 삼류 청소년 교양서적처럼 생겼지만, 내용은 심상치 않다. 웹서핑을 하다보니 여기저기에서 이 책을 언급하는 것이 종종 보여서 한 번 읽어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내용이다. 위키피디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인지도가 나름 있는 책인 듯.

내용은 제약회사가 저지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비도덕적 행위의 총개론을 소개하고 있다. 장별로 주제가 비교적 분리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신약 시험을 위한 임상 데이터의 비공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에 관해 근자에 들어 나름 이슈화 되고 있는 것 같다.

네이쳐 FDA debates trial-data secrecy 29 July 2014
미리안 「신약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데이터」, 공개해야 하나? 2014-08-01

가장 큰 문제는 이 책에서 지적한 것 처럼 제약회사에게 불리한 데이터는 발표를 하지 않고, 제약회사가 데이터의 권한을 갖는다는 데 있다. 이러한 비공개 연구환경에서는 일전에 소개한 TGN1412 임상실험과 같은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가 발생하는 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에서 임상실험이 가장 많은 곳이 서울이라고 하는데, 국내는 어떤지 궁금하다.

기이하게도 규제당국조차 제약회사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유럽의약청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방식에 대해 이 책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도 근자에 들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는 약간 태도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듯한 기사도 본 기억이 난다.

MIT Technology Review Big Pharma Opens Up Its Big Data July 21, 2014

2장에서는 규제가 적고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 사람을 대상으로 신약실험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너무 최근의 사건이라 이 책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근래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을 막기 위해 충분한 임상시험이 없는 신약을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생각난다. 시기만 달라졌지, 이 책에서 다루는 논쟁의 핵심은 동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내용은 무척 시사적이다.

3장에서는 규제당국과 제약회사간의 회전문 인사와 긴밀한 인간적 유대에 대해 다룬다. 이건 뭐 정경유착적 비리는 어느 산업 분야나 있으니 제약회사에만 국한하는 이야기는 아닐테니, 사회 전반적인 규제와 감시로 해결해야지 제약업의 개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만 선진국에서조차 이런 현실이라면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어떨지 뻔한 노릇이라고 생각하니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4장에서는 통계적 속임수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대중 수학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통계적 조작으로 약의 효과를 과장하는 수법은 읽기 전부터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5장에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적 임상시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6장부터는 제약회사의 소비자 대상 광고 문제와 영업사원의 의사 로비, 제약사의 논문 대필에 대해 다룬다. 특히 마지막에 엘스비어의 가짜 저널 사건은 꽤 인상적이라 본 블로그에 일부 인용하였다. 독서 여부를 결정할 때 참고바란다.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은 미국과 영국에 국한되어 있지만, 국내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문제가 산적해 있긴 한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그리 시원치 않아 보인다.

 


2014.8.27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XXX도 Global 스케일로…. in jamesjungkuelee’s biotech story

Elsevier의 가짜 의학 학술지

일전에 Elsevier 보이콧 운동을 소개한 적이 있지만, Elsevier의 패악은 수학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벤 골드에이커 저/안형식, 권민 역, “불량 제약회사“, 공존, 2014

p393-395

이것은 결국 한 가지 이야기로 귀결딘다. 의약은 노출이 중요하다. ‘독립적인’ 연구의 노출, 내용이 천편일률인 많은 개별 논문의 노출, 그래야 정신없이 처방전을 쓰는 의사들의 마음속에 모종의 근거를 심어줄 수 있다. 우리는 개별 학술 논문들이 어떤 식으로 대필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런데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된 머크 관련 소송에서 훨씬 더 생소하고 새로운 수법이 드러났다.

유명한 세계적 학술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는 머크를 대신해 온갖 영역의 학술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것은 순전히 머크를 위한 광고 사업의 일환이었다. 이 출판물들은 학술지처럼 보였고, 학술지로 꾸며졌으며, 학술지 출판사인 엘스비어에서 발행됐고, 학술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거기에는 재인쇄된 기사나, 다른 기사들의 요약밖에 없었다. 거의 전부가 머크의 약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를 테면 《오스트랄라시아 골관절의학저널(Australasian Journal of Bone and Joint Medicine)》 제2호에 실린 기사 29건 가운데 9건은 머크의 바이옥스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20건 가운데 12건은 머크의 다른 약인 포사맥스(Fosamax, 경구용 골다공증 치료제. 옮긴이)에 관한 것이었다. 이 기사들 전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했고, 그중 일부는 기가 막혀서 뒷골이 당길 정도였다. 참고 문헌이 단 2개밖에 안 되는 종설도 있었다.

엘스비어는 이런 전문 ‘학술지’뿐만 아니라 가정의들을 겨냥한 학술지도 만들어냈다. 이 학술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든 일반의에게 배포됐다. 이것 역시 학술지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한 제약회사 제품의 판촉물에 불과했다.

엘스비어는 자기네가 만든 이런 학술지들 가운데 겨우 1개의 실체가 폭로되고 난 후 《사이언티스트(Scientist)》에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스스로를 변호하려고 했다.

“재인쇄된 기사의 선집도 ‘학술지’로 볼 수 있다.”

참으로 꿈도 야무진 변호다. 우리는 지금 학술지 출판사 엘스비어가 학술지 형태로 구성해서 포장해서 《오스트랄라시아 골관절의학저널》이라는 학술지 이름으로 발행한 학술지 기사 선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후, 엘스비어가 이와 같은 학술지를 6개나 만들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만들었다.99 결국 최고경영자 마이클 핸슨(Michael Hansen)은 이것들이 학술지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고지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100

앞서 말했듯이, 일반의가 혼자서 학술지 기사 수천 편을 읽는 데는 매달 600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의사들은 기사 읽기를 포기하고 지름길을 택한다. 요약된 것만 보고 만다. 그마저도 읽지 않을 수 있다. 요컨대, 머크에서 배포한 이런 학술지에 실린 간략하고 눈에 띄는 결과와, 광고부터 제약회사 영업사원 및 대필 등에 이르기까지 앞에서 살펴본 여타 온갖 왜곡 때문에 의사들은 약에 대한 연구를 잘못 이해하고 기억하게 된다.

 


99. http://classic.the-scientist.com/blog/display/55679
100. http://elsevier.com/ … ynews05_01203

위 주100의 링크가 없어졌는데, 원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모르겠음.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 건립 논란

일전에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가 국내 미술품 경매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고가를 형성하고 있지만, 경매 작품수가 적은데 비해 경매 총액으로서는 이우환 작가의 미술품이 국내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시기는 좀 다르지만 다음 기사를 참조하시라.

CNB 저널 [화랑가 - 상반기 미술시장 어땠나?]상위권 작가 20명, 경매액 절반 넘겨] 2014.07.10 09:29:40
연합뉴스 “상반기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낙찰가 1위 이우환” 2014/07/01 16:47
중앙일보 국내 경매시장 최고 인기 화가는 이우환 2011.06.11 00:28

뭐 본인은 견문이 짧아서인지 잘 모르는 작가였다. 좀 찾아보니 유명한 작가는 맞는 듯-_-

조선일보 [세계 미술의 巨匠에게 듣는다] 보이는 것 너머에 그의 宇宙가 있다 2010.06.22 03:06
럭셔리 아티스트 이우환 인터뷰 2009년 11월호

일본의 미술 유파인 もの派의 창시자라고 한다. 일본어 위키피디아를 대충 보니 첫 작품이 이우환의 작품은 아니고 1968년 関根伸夫의 작품 ‘위상-대지’를 이우환이 독창적으로 해석하여 이런 유파를 형성한 듯 하다. 그의 작품을 대충 검색해서 봤는데, ‘모노하’가 어떤 작품의 부류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미술관에 가서 뭔가 작품을 보긴 봤는데, 물건 하나만 덜렁 있거나 캔버스에 점만 하나 덜렁 있어서 내가 작품을 본건지 맹숭맹숭한 그런 느낌의 작품들이다-_- 그리고 뭔가 주변사람들에게 ‘미술에 무지한 너네들은 이걸 이해 못해!’라고 뭔가 있는 척할 수 있는 작품들인 듯. ㅎ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다. ㅋㅋㅋ

여하간 그런데 대구시에서 이우환 미술관 건립을 추진중이라는데, 지역 미술계에서 반대가 있는 듯.

오마이뉴스 “식민사관 이우환미술관 건립 반대” 시민운동으로 번질 듯 14.08.17 17:06
오마이뉴스 대구시,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 원점에서 재검토 14.07.03 18:23
서울신문 대구 이우환 미술관 건립 찬반 논란 2014-07-10
한겨레 [단독 인터뷰] “내 작품 가짜 많다? 작품값 떨어뜨리려는 세력 있다” 2014.04.25 11:52

근데 오마이뉴스에 있는 이우환 미술관 반대론을 대충 읽어 봤는데, 설득력이 좀 없다. 이우환이 대구에 연고가 없다는 부분은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일본에서 활동한게 뭐 그리 식민사관이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또 일본인에게 건물 설계를 맡겼다고 반대하는 모양인데, 한겨레 인터뷰를 보니 안도 다다오에게 설계를 맡긴 모양이다. 뭐, 안도 다다오는 이 블로그 방문자에게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유명한 건축가로서 프리츠커 상 수상자인데, 이 정도 국제적 인지도가 있는 유명인물에게 설계를 맡기는데 국적성 따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개인적인 불만은 미술관 건립 자체보다는 대구 미술관도 제대로 활용이 안 되고 있고, 민간 발주를 하는 바람에 시에서 해마다 44억씩 지불하고 있다는데, 괜히 돈만들이는 사업을 또하는건지 의문이다. 일전에 대구 미술관 기행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웨딩 영업 논란에 초대관장 논란에 또 큐레이터를 연달아 해고하는 논란을 일으켜서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는 동네다. 괜한 돈낭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