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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미시경제학자들 중 일부는 심지어 연구대상을 인간으로 제한하지도 않는다. 키스 첸Keith Chen은 중국계 이민자의 아들로 뾰족 머리에 말쑥한 차림세를 한 33살짜리 수다쟁이다. 미구 중서부의 시골을 전전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첸은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잠시 마르크스 주의에 심취했다가 180도 방향을 바꾸어 경제학을 전공했다. 현재 그는 예일 대학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그의 연구 과제는 고전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가 쓴 다음과 같은 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개가 바자회를 열어 의도적으로 다른 개와 뼈다귀 하나를 다른 뼈다귀와 교환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몸동작이나 타고난 울음소리로 한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내 것은 이것이고 네 것은 저것이야. 나는 네 것하고 내 것을 바꿀 용의가 있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본 사람도 없다.”
한 마디로 말해, 스미스는 인간만이 화폐 거래에 필요한 기술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과연 그의 생각은 옳은 것일까?
인생이 그렇듯, 경제학에서도 그것이 아무리 어리석인 질문일지라도 기꺼이 질문을 던질 의사가 없다면, 그 답은 결코 찾지 못할 것이다.
첸의 문제는 간단한 것이었다. 내가 한 무리의 원숭이에게 돈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첸이 선택한 것은 꼬리감기원숭이로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이 귀여운 갈색 원숭이는 대략 한 살배기 아이 정도의 체격을 가졌다. 그러니까 수척한 한 살배기가 긴 꼬리를 달고 있는 형상이다. 첸은 이렇게 말했다. “꼬리감기원숭이는 두뇌가 작습니다. 그리고 음식과 섹스에 관심이 많지요” (그렇다면 꼬리감기원숭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일부와 너무 닮은 것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다른 이야기다). “우리는 꼬리감기 원숭이가 끊임없는 욕구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루 종일 마시멜로를 줘도 만족을 모릅니다. 속에 있는 것을 토한 다음 더 달라고 보챌 정도입니다.
경제학자에게는 그런 특성 때문에 꼬리감기 원숭이가 최적의 연구 대상이 된다.
첸은 벤카트 락슈미나라야난Venkat Lakshminaryanan과 함께 7마리의 꼬리감기원숭이를 데리고 연구에 들어갔으며, 심리학자인 로리 산토스Laurie Santos가 예일 뉴헤이븐 병원Yale-New Haven Hospital에 개설한 연구실을 사용했다. 모든 원숭이 연구실이 따르고 있는 관행에 따라, 꼬리감기원숭이들에게 이름을 붙였다. 그들의 연구에서는 영화 007 시리즈의 등장인물 이름을 원숭이에게 붙였다. 수컷 원숭이는 세 마리가 있었다. 그 중 알파 메일alpha male은 007영화에서 CIA요원인 배역, 펠릭스 라이터Felix Leiter의 이름을 따서 펠릭스라고 불렀다. 첸은 그 원숭이를 제일 좋아했다.
원숭이들은 속이 보이는 커다란 우리 속에서 함께 살았다. 바닥의 한쪽 끝에는 더 작은 우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것은 실험실로 한 번에 한 마리씩 원숭이가 그 속에 들어가 실험에 참가할 수 있었다. 화폐 대신 첸은 지름 2.5센티미터의 은으로 만든 원반을 가운데 구멍을 뚫어서 사용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옛날 중국에서 쓰던 엽전과 비슷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원숭이들에게 은화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 일은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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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첸과 그의 공동연구원은 원숭이에게 은화를 주고 이어서 맛있는 별식을 보여 주었다. 원숭이가 은화를 연구원에게 돌려줄 때마다 연구원은 별식을 제공했다. 몇 달이 걸리긴 했지만 결국 원숭이들은 은화로 별식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원숭이들은 저마다 선호하는 별식이 달랐다. 어떤 꼬리감기원숭이에게 은화 12개가 담긴 접시를 주고(그의 예산을 제한한 것이다) 이어서 두 연구원이 각자 다른 별식 이를테면, 한 연구원은 젤로Jell-O 젤리를, 다른 연구원은 애플 슬라이스apple slice 를 제공했다. 원숭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들고 있는 연구원에게 은화를 주고, 그러면 연구원은 갖고 있던 별식을 넘겨주었다.
이제 첸은 원숭이들의 경제에 가격파동과 소득충격을 도입했다. 이를테면, 펠릭스가 좋아하는 별식이 젤로 젤리이며 , 은화 한 닢으로 젤리 세 개를 살 수 있는 가격 체계에 익숙해져 있다고 가정해보자. 갑자기 은화 한 닢으로 젤리 두 개만 살 수 있게 된다면, 펠릭스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첸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펠릭스나 다른 원숭이들 모두 이성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특정 별식의 가격이 오르자 원숭이들은 그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였으며, 가격이 떨어지면 지출을 늘렸다.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이 – 수요곡선이 우하향 경향을 보이는 것 – 인간은 물론 원숭이에게도 유효했던 것이다.
원숭이의 이성적 행동을 목격하자, 이제 첸은 그들의 비이성적 행동도 검증해보고 싶어졌다. 그는 두 가지 도박을 고안했다. 첫 번째 도박의 경우. 원숭이에게 포도를 한 개만 보여주고 은화를 던지는데 , 어떤 면이 나오느냐에 따라 그 원숭이는 한 개만 받거나 아니면 보너스로 한개를 더 받을 수 있었다. 두 번째 도박의 경우, 먼저 원숭이에게 포도 두 개를 보여주고 은화를 던져 원숭이가 질 경우. 연구원은 포도 한 개를 치우고 한 개만 원숭이에게 주었다.
양쪽 모두 포도에 대한 원숭이의 기대치는 같다. 하지만 첫 번째 도박은 잠재적 이득을 내포하고 있는 반면, 두 번째 도박은 잠재적 손실이 내포되어 있다.
꼬리감기원숭이는 어떤 식으로 반응했을까?
일단 원숭이가 그다지 영리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원숭이들이 도박을 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이해할 능력이 없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원숭이들이 포도 두 개를 먼저 보여주는 쪽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일단 원숭이들이 두 개의 포도를 보여주는 연구원은 가끔 포도 한 개를 도로 가져가 버리지만 포도 한 개만 보여주는 연구원은 가끔 보너스로 하나 를 더 준다는 사실을 이해하자, 그들은 먼저 포도 한 개를 보여주는 연구원에게 강한 선호도를 보였다. 원숭이가 이성적이었다면. 어떤 경우든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이들 비이성적인 원숭이들은 심리학자들이 ‘손실 회피loss aversion‘ 라고 부르는 현상을 보였다. 그들은 포도 한 개를 잃었을 때 받는 고통이 하나를 더 얻었을 때 느끼는 즐거움보다 훨씬 더 큰 것처럼 행동했다.
그 전까지의 결과를 볼 때, 원숭이들은 화폐를 사용하는데 인간만큼이나 이성적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실험에서는 원숭이와 인간들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실 인간을 대상으로, 예를 들어 주식 초단타 매매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 인간들도 원숭이와 거의 비슷한 비율로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첸의 말에 따르면, 꼬리감기원숭이 실험에서 얻은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과 원숭이들 사이에 통계학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인간과, 지적 능력도 형편없고 음식이나 섹스에만 집착하는 이 원숭이들이 비슷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다음에는 마치 첸에게 이런 유사성에 대한 증거가 더 필요하기라도 했다는 듯이, 연구실에서 더욱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펠릭스가 종종걸음으로 실험실 안에 들어갔는데 이미 전에도 수도 없이 그런 행동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날은 첸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펠릭스가 접시에 있는 12개의 은화를 집어서 그것으로 음식을 사지 않았다. 대신 그는 접시에 있는 모든 은화를 실험실 밖으로 내팽개친 다음 실험실에서 탈출해 자기가 던진 은화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은행 강도에 이어서 탈옥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원숭이들이 생활하는 커다란 우리 안이 혼란에 빠졌다. 은화 12개가 사방에 흘어졌고 원숭이 일곱 마리가 서로 은화를 차지하려고 달려들었다. 첸과 공동연구원이 은화를 회수하기 위해 우리 안으로 들어갔지만 원숭이들은 은화를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은화의 가치를 이미 학습한 상태였다. 따라서 인간들은 꼬리감기원숭이들을 별식으로 매수하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와 같은 행위는 원숭이들에게 또 하나의 귀중한 교훈을 학습시켰다. 범죄도 이익이 되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곁눈질로 첸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을 목격했다. 한 수컷 원숭이가 자신의 은화를 인간에게 주고 포도나 애플 슬라이스를 받는 대신 다른 암컷 원숭이에게 접근해 그것을 그 원숭이에게 주었다. 첸은 이전의 연구를 통해 원숭이들이 이타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방금 원숭이의 자발적인 이타적 행동을 목격한 것일까?
하지만 웬걸, 그 둘은 잠시 서로의 털을 쓰다듬더니, 맙소사!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랬다. 첸이 목격한 것은 이타적 행위가 아니라 과학의 역사에 최초로 기록될 원숭이 매춘행위였다.
그런 다음, 원숭이들이 돈의 개념을 얼마나 잘 학습했는지를 증명하듯이, 둘의 섹스가 끝나자마자 – 그것은 대략 8초간 지속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원숭이였다. – 은화를 받았던 암컷 원숭이는 즉시 첸에게 은화를 주고 포도 몇 개를 샀다.
첸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연구원들은 한 번에 한 마리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제한적인 화폐 실험을 수행했다. 만약 첸이 원숭이의 삶에 직접 화폐를 도입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분야의 연구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첸이 꿈꾸었던 자본주의 원숭이들의 세계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원숭이 실험실을 관리하는 당국자들은 꼬리 감기원숭이들 사회에 화폐 개념을 심어줄 경우 그들의 사회구조가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아마 당국자의 우려가 옳을지도 모른다.
만약 꼬리감기원숭이들이 어느 정도 돈을 손에 쥐자 매춘부를 찾게 되기까지 그렇게 짧은 시간이 걸렸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빨리 원숭이 살인범과 원숭이 테러리스트를 비롯해 지구 온난화에 한몫하는 원숭이 오염자, 손을 씻지 않는 원숭이 의사들로 넘치게 될지 상상해보라. 물론 미래의 원숭이 세대들이 뒤를 이어 그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수정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기 새끼 원숭이들은 모두 자동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원숭이들의 완고한 주장 같은 것들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