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formula : 수학공식은 특허가 가능한가?

해커뉴스[1]에서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Superformula라는 것이 있는데, 극좌표계에서 r가 원점까지의 거리이고, \varphi가 회전각일 때, 다음의 식으로 표현되는 도형을 말한다.

\displaystyle r\left(\varphi\right) = \left( \left| \frac{\cos\left(\frac{m_1\varphi}{4}\right)}{a} \right| ^{n_2} + \left| \frac{\sin\left(\frac{m_2\varphi}{4}\right)}{b} \right| ^{n_3} \right) ^{-\frac{1}{n_{1}}}

여기서 일곱 개의 변수 a , b , m_1 , m_2 , n_1 , n_2 , n_3 를 조절함으로서 대단히 다채로운 도형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interactive data visualization을 위한 라이브러리 D3.js의 플러그인으로 superformula의 다채로운 모양을 쉽게 시각화한 예시[2,3]를 누군가가 만들었으니, 직접 클릭하면서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공식은 2000년에 Johan Gielis라는 친구가 제안했다고 하는데, 이 친구가 이 공식에 특허(!)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한편, No Man’s Sky라는 인디게임이 8월 13일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의 분량이 많은 걸 보면 꽤 인지도는 높은 게임인 것 같다. 일반적인 정보는 나무위키에도 짧게 소개[4]되어 있다. 게임 내부의 가상공간의 규모가 무척 큰 것 같은데, 맵의 규모가 우주 전체라고 한다.

이 게임은 게임 제목에 쓰인 ‘sky’라는 단어 때문에 영국 방송국 Sky UK와 3년 이상 어이없는 법정 싸움도 했던 모양[5]인데, 어쩌면 다른 종류의 법정 싸움도 해야 할 듯 하다.

pc gamer의 기사[6]에 따르면, No Man’s Sky 게임 내부에서 다채로운 행성 모양을 만들 때 사용된 superformula가 특허 침해라는 주장인데, 수학 공식에 특허를 받을 수 있을 줄은 몰랐네. No Man’s Sky의 위키피디아 항목에도 이 논란이 짧게 소개되어 있다.

이 밖에도 이 게임에서는 프랙탈로 식물의 생장을 시뮬레이션 하는 알고리즘인 L-system 등도 쓰이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복잡한 모양을 일일이 데이터로 가지고 있기에는 게임의 용량이 너무 커질 듯 하니 이런 선택을 한 것 같다. L-system은 헝가리 출신의 이론 생물학자 Aristid Lindenmayer가 1968년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프랙탈 관련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라서 위키피디아의 그림이 꽤 친숙한 듯-_- ㅋㅋㅋ

일전에 애플이 collatz 추측을 이용한 해시 함수의 특허[7]를 받았다거나 원주율이 상표 등록된 이야기[8]도 했지만, 뭔가 인류의 공동 지적 재산을 특허로 만들려는 요상한 시도가 많은 듯. ㅋ 어디까지 특허로 인정해야 할 지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2139120
[2] http://bl.ocks.org/mbostock/1020902
[3] http://bl.ocks.org/mbostock/1021103
[4] 노 맨즈 스카이 in 나무위키
[5] pc gamer No Man’s Sky keeps name after secret, lengthy legal battle June 19, 2016
[6] pc gamer Company claims No Man’s Sky uses its patented equation without permission a day ago
[7] 내 백과사전 애플의 collatz 추측을 이용한 해시 함수의 특허 2015년 5월 15일
[8] 내 백과사전 파이가 상표등록 되다 2014년 6월 4일

영화 Queen of Katwe

알 자지라 기사[1]에 흥미로운 소식이 실려 있다.

우간다의 수도 Kampala에 다섯 개의 행정구역이 있는 모양인데, Makindye구에 속해있는 슬럼 지역을 Katwe라고 부르는 듯 하다. 행정구역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간 슬렴지구니 만큼 그리 살기 좋은 동네는 아닐 것이다.

이곳 출신인 우간다 여자 체스 챔피언 Phiona Mutesi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 Queen of Katwe라는 영화가 9월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알 자지라 소식[1]에 따르면 영화 때문에 우간다에서 때아닌 체스 붐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ㅋㅋ

영화 트레일러도 검색하면 나온다.

Phiona Mutesi의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녀의 성장환경은 예상대로 대단히 나쁜 모양인데, 아버지는 그녀가 3살 때 AIDS로 사망하고, 얼마 후 그녀의 언니도 원인 불명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가 9살 때 가족이 그녀를 부양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학교를 그만 두었다고 하니 그녀의 정규 교육은 여기서 끝난 것 같다. 2013년 9월에 Makerere 대학 출신의 Lutaaya Shafiq Holmes라는 친구를 꺾고 우간다 전국 주니어 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고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는데, 본인의 짐작에는 아마 이 이야기가 영화의 주 내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뭐 영화이니 만큼 대부분의 내용은 허구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만… ㅋㅋ

하버드 수학과의 엘키스 선생도 체스 마스터고, 하사비스도 체스 챔피언[2]이었다고 하니, 체스라는게 뭔가 지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을 매혹시키는 재료인 것 같다. 뭐 이제는 컴퓨터에게 사람이 이길 수는 없게 되었지만…-_-

뭐 여하간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않은 여성 플레이어가 우승하는 내용일 듯 하니 뭔가 통쾌한 이야기 같긴 하다. 함 보고 싶은데, 국내에서 개봉하려나 모르겠구만-_-

 


[1] 알 자지라 Disney movie sparks a chess boom in Uganda YESTERDAY
[2] 딥마인드: 구글 슈퍼 두뇌의 내부 in 번역블로그

국제 음성 기호와 관련된 11가지 재밌는 사실들

일전에 흥미롭게 읽은 책 ‘이상한 나라의 언어씨 이야기'[1]의 저자인 언어학자 에리카 오크런트씨가 국제 음성 기호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Mental Floss에 기고[2]했는데, 뭐 딱히 블로그에 쓸 말이 없어서-_- 이거라도 포스팅해 본다. ㅋ

  1. IPA 최초의 목적은 외국어를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2. 외국어를 배울 때, 외국어 단어를 모국어로 표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순수하게 발음을 표기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지금은 뭐 별의 별 발음을 다 표기할 수 있는 복잡한 체계가 됐지만.. ㅋ

  3. 점점 더 많은 언어를 포함하도록 확장되고 있다.
  4. 최초에는 불어, 영어, 독일어의 소리를 표기했지만, 이후에 아랍어 등의 인두음, 힌두어의 권설음, 코이산어흡착음 등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흡착음 이게 되게 재밌는 건데 일전에 이야기한 적[3]이 있다. ㅋㅋㅋㅋ

  5. 최초 40개에서 거의 200개까지로 불어났다.
  6. 최초의 IPA는 30개 자음과 13개 모음, 몇 개의 구분자가 전부였다고 한다. 지금은 뭐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언어를 표기할 수 있다.

  7. 키스 소리, 입술 터는 소리, vocal fry를 표현할 수 있다.
  8. vocal fry가 한국어로 뭔지 모르겠는데-_- 목구멍에서 그르렁대면서 말하는 소리 같다. 키스 소리(양순 흡착음), 입술 터는 소리(양순 전동음)도 표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내는 소리가 아니고 이걸 구성 요소로서 쓰는 언어가 있으니 만든 건데, 세상에는 재미있는 언어가 많다. ㅋ

  9. 1971년까지 국제 음성 학회에서 나오는 저널은 IPA로 표기했다.
  10. maitrephonetique
    헐-_- 논문 읽기가 무지 빡시겠군-_-

  11. IPA를 출력하는 특수한 타자기가 있다.
  12. 타자기 시절에 IPA의 요상한 기호들을 출력하기 위해 특수한 타자기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름 꽤 비쌌었다고 한다.

  13. 매우 미세한 강세 차이를 표기할 수 있다.
  14.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의 미세한 악센트의 차이도 다 표기하는 듯. 뭐 나는 잘 구별 못하겠지만-_-

  15. 가수가 다른 언어로 된 아리아를 부르는데 사용된다.
  16. 오페라 가수들이 IPA를 공부하는 줄 몰랐네-_- 정확한 외국어 발음을 해야하니 어쩔 수 없을 듯. ㅋㅋ

  17. IPA로 쓰인 문학 작품이 있다!!
  18. IPA로 작성된 ‘Ælɪsɪz Ədˈventʃəz ɪn ˈWʌndəˌlænd’(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작품이 출간돼 있다[4]고 한다. 정확한 발음으로 읽을 수 있어 좋겠구만 ㅋㅋㅋ

  19. 철자법에서 불명료한 언어학적 사실을 구별할 수 있다.
  20. 뭐 이건 당연한 이야기다-_- 발음기호로 쓰면 the의 th와 thing의 th가 달라지는 법.

  21. 멋진 문신을 할 수 있다-_-
  22. Steve Kleinedler라는 American Heritage Dictionary의 에디터가 IPA 모음 차트를 문신해 넣은 모양이다. 에리카씨 사실은 이거 소문내려고 이 글을 쓴 게 아닐까 ㅋㅋㅋㅋㅋㅋ 어릴 적에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 전설모음, 후설모음 등등을 배운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 다 까먹었다-_-

    본인도 스톡스 정리를 문신했지만[5] 돌이켜보니 참 쓸데없는 짓이다. ㅋㅋㅋㅋ

 


[1] 내 백과사전 [서평] 이상한 나라의 언어씨 이야기 : 900개의 발명된 언어, 그 탄생에서 죽음까지 2010년 11월 21일
[2] Mental Floss 11 Fun Facts About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July 20, 2016 – 2:00pm
[3] 내 백과사전 Click consonant 흡착음 2015년 5월 29일
[4] https://www.amazon.com/Alices-Adventures-Wonderland-International-Phonetic/dp/1782010831
[5] 내 백과사전 수학문신 2010년 4월 29일

[서평] 뉴턴과 화폐위조범 – 천재 과학자, 세기의 대범죄를 뒤쫓다

뉴턴과 화폐위조범10점
토머스 레벤슨 지음, 박유진 옮김/뿌리와이파리

뉴턴이 케임브리지에서 35년간 지내면서 이룩한 업적은 유명하지만, 케임브리지를 나와 조폐국에서 이룬 혁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뉴턴의 전기지만, 그의 유명한 자연철학에서의 발자취보다는 조폐국에서의 행적에 더 집중하는 독특한 내용의 책이다.

한편으로는 당대 유명했던 화폐 위조범인 William Chaloner의 행적도 알려진 기록을 토대로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다양한 사료를 참고하고 있어서 내용상의 충실함이 엿보인다. 저자인 Thomas Levenson씨는 위키피디아에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과학 저술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인 듯 하다. 윌리엄 챌로너의 무용담을 읽으니 예술적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었던 아트 윌리엄스에 대한 책[2]이 생각난다. 이쪽도 재미있으니 관심있으면 참고하기 바란다.

일전에 본 블로그의 댓글[1]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smart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이 책에서 이 두 사람의 대결이 book smart와 street smart의 승부같이 느껴져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현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1600년대 영국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을 느낄 수 있으므로, 역사문화적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앞부분 1/3 가량은 뉴턴의 초창기 삶에 대한 설명으로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주요 주제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당대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뉴턴이나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이 부분에서도 1600년대 지식인들 사이의 연결고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한편 프린키피아를 저술한 이후 연금술에 몰두하는 뉴턴의 모습도 잠시 묘사된다. ‘녹색 사자의 피’를 합성해 내며 흡족해하는 뉴턴의 연구를 보아 알 수 있듯이, 학문체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경우는, 아무리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라도 그 학문 체계 내부적 방법론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결론을 얻어내는 사고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한의학적 결과가 유용하고 유명한 저널에 실린들, 기/어혈/사상체질 등의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에 의해 구축된 학술적 시스템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려해볼만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p307에는 금본위적 관점에서 벗어나 종이돈, 나아가 돈이 신용에 근거한 추상적 개념이 될 수 있음을 파악하는 뉴턴의 탁견이 소개되는데, 지금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소리지만, 당대는 혁명적 관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의 태동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경제학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볼만한 대목이다.

참고로 금본위적 시각은 현대에도 만연해 있는데, 종이돈은 사실 돈이 아니고 오직 금만이 진짜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다. 예전에 페이스북의 ‘경제가 보이네요’라는 그룹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얼치기들 있던데, 머리가 나쁜 사람이 원체 많아서그런지 본인이 설명해 줘도 못 알아 먹길래 걍 탈퇴하고 말았다-_-

한편 뉴턴이 화폐국에서 화폐생산을 계량화 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생산량을 초과달성하는 대목은 경영학적으로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이다. 경제/경영학의 역사적 관점에서도 어느 정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본다.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관점에서 눈여겨 둘만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내 백과사전 웨이슨의 선택과제 Wason selection task 2011년 12월 27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아트 오브 메이킹 머니- 가장 예술적으로 돈을 벌었던 남자, 아트 윌리엄스 이야기 2014년 6월 15일

윈도우즈 개발자의 제품 지원 요령

레이몬드 첸 저/손광수 역, “레이몬드 첸의 윈도우 개발 282 스토리”, ITC, 2007

p65-66

레이몬드, 제품 지원으로 하루를 보내다.

필자는 제품 지원 서비스 응답 전화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아침 5시에 일어났다. 블라스터 웜이 두 번째로 요동치는 날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옆자리에는 선임 보안 프로그램 관리자이며『보안 코드 작성하기(마이크로소프트 프레스, 2003년)』의 저자인 마이클 하워드가 앉았다. 마이클 하워드가 컴퓨터 보안을 도와주는 것은 렌스 암스트롱3)이 닮은 자전거 타이어 교환을 도와주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었다.

계몽적이고 겸손해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프트웨어 설계자 입장에서 유용성 세션을 지켜보는 것과 제품 지원 전화에 답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기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던 소프트웨어와 싸우는 사용자들(필자가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고객들)을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다.

유용성 세션은 특히 필자를 좌절시켰는데, 왜냐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명백한 것이 되도록 필자가 설계한 어떤 것을 사용해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거울 뒤에 숨어서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필자처럼 전문가는 아니라는 교훈을 배우는 것은 어려웠다(유용성 세션을 지켜보는 것은「가격이 맞다4)」쇼의 청중석에 앉아서 무대 위의 게임 참가자가 새 자동차의 가격을 추측하는 것을 도우려는 것과 비슷했다).

제품 지원 전화는 그 반대였다.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출시되었고, 이제 사람들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모든 실수와 나쁜 설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소프트웨어의 업보이다.

커넥터에 먼지 불기

제품 지원의 한 가지 요령을 알려주겠다.

제품 지원 전화를 하면서 종종, 사용자가 잊어버리고 플러그를 꽂지 않았든가 케이블을 잘못된 포트에 꽂는 것과 같은 아주 단순한 문제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PS/2 커넥터는 키보드와 마우스 플러그에 둘 다 꽂을 수 있고, 네트워크 케이블은 라우터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포트에 둘 다 꽂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정확하게 꽂으셨나요?’ 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만약 이렇게 묻는다면, 사용자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실제로 확인해 보지도 않고 성난 목소리로 ‘물론이지요! 내가 바보인줄 아세요?’ 라고 말할 것이다.

그 대신 이렇게 말해보라. “좋아요. 가끔 커넥터에 먼지가 묻어서 접속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커넥터를 빼서 먼지를분다음, 다시 꽂아주시겠습니까?

그때서야 이들은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플러그를 꽂지 않았거나 잘못된 포트에 꽂은 것을 발견하고, 먼지를 분 다음 정확하게 꽂고 ‘네, 이제 해결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한다.

만약 잘못된 포트에 꽂아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 플러그를 빼고 커넥터의 먼지를 불 때는 포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다시 꽂을 때 이들은 자세히 보고 정확하게 꽂게 되는데, 이는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체면을 세우게 되고 여러분은 제품 지원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며, 모두가 이기는 결과를 얻는다.

고객이 스스로 실수를 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체면을 세워주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실내에 그들의 상사나 고객이 함께 있을 수 있다. 만약 ‘고객님이 옳습니다. 이 대화상자는 정말 혼란스럽군요’ 라고 인정하면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취하면 그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협조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이 기법에는 많은 변형이 있다. 예를 들어, ‘분명히 켜졌나요?’ 라고 묻는 대신, 끄고 다시 켜라고 요청한다. 대칭형 케이블의 경우에는 케이블을 반대로 돌려 꽂으라고 요구하는데, 이때 양쪽 모두 꽂히게 된다. 기본적인 비결은 사용자가 일반적으로는 저항하게 되는 어떤 것을 거부감이 들지 않는 행동으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3) 역주 : 은퇴한 미국 프로 로드 레이싱 사이클 선수
4) 역주 : 제품의 가격을 가장 정확히 맞춘 사람이 상을 받는 미국 TV 게임 쇼

윈도우즈 만드는 사람이 제품지원까지 해서 터득하는 요령. 뭔가 달관의 경지가 느껴진다. ㅋㅋㅋ

파인만의 페르마 마지막 정리에 대한 추정

해커뉴스[1]에서 파인만 선생이 과거에 했다는 흥미로운 계산을 소개[2]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파인만 선생은 모르는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인데, 일전에 그의 자서전[3]을 읽은 바 있지만, 한 분야의 정점에 이르면서도 동시에 다방면의 다재다능함을 이룩한 역사상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가 와일즈-테일러 정리(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FLT)와 관련된 계산을 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 계산을 소개한 블로거 Luis Batalha씨는 자신의 소개[4]에 의하면 포르투칼 출신의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전에 Fermat’s Library를 소개한 적[5]이 있는데,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이라고 한다. ㅎㅎ

Luis Batalha씨의 글[2] 따르면 Silvan S. Schweber가 쓴 책[6]에 날짜를 확인할 수 없는 파인만의 manuscript를 소개하고 있는데, 파인만은 1988년에 별세했고, 와일즈와 테일러의 정리는 1994년에 발표되었으므로 어쨌든 그의 계산은 당대에 아직 미해결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아래 계산은 마지막 본인의 계산을 제외하면 모두 위 소개한 블로그 [2]에 나와 있는 내용이므로 부족하면 원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먼저, 어떤 큰 자연수 N에 대하여 n-거듭제곱 수 일 “확률”을 계산해 보자. 해커뉴스[1]의 댓글 중에 사실 n-거듭제곱수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여기서 “확률”의 의미가 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N 이하의 모든 자연수가 균일하게 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하에 n-거듭제곱수가 선택될 가능성을 뜻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두 개의 세제곱근의 거리인 \sqrt[n]{N+1}-\sqrt[n]{N}을 이용한다.

\displaystyle \begin{aligned}d & = \sqrt[n]{N+1}-\sqrt[n]{N} \\ & =\sqrt[n]{N}\left(\sqrt[n]{1+ \frac{1}{N}} -1 \right) \\ & =\sqrt[n]{N}\left( \left( 1+ \frac{1}{n}\frac{1}{N}+ \frac{\frac{1}{n}\left(\frac{1}{n}-1\right)}{2}\frac{1}{N^2}+\cdots\right)-1\right) \end{aligned}

물론 위 계산에서 taylor expansion (1+x)^k = 1+ kx +\cdots를 이용했다. 어쨌든 N이 충분히 크다면, 쿨하게 뒤쪽 항을 날려버리고 ㅋㅋ 위 결과는 근사적으로

\displaystyle d \approx \frac{\sqrt[n]{N}}{nN}

이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파인만은 아무 설명없이 N이 n-거듭제곱수가 될 확률은 \frac{\sqrt[n]{N}}{nN}이라고 써 놓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Luis Batalha씨가 설명[2]을 해 놓고 있다. 만약 N이 n-거듭제곱수가 되려면 구간 \sqrt[n]{N}, \sqrt[n]{N+1}에 적어도 한 개의 정수 (즉, \sqrt[n]{N})이 있게 된다. 임의의 두 연속한 정수의 간격은 1이므로 구하고자 하는 확률은 \frac{d}{1}이 되는 것이다.

이제 와일즈-테일러 정리로 돌아가서 N= x^n +y^n이 n-거듭제곱수가 될 확률은 \frac{\sqrt[n]{x^n + y^n }}{n(x^n +y^n )}이 된다. 물론 특정 x, y가 성립할 확률이므로 모든 x > x_0y > y_0에 대해 이 확률의 총합을 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이중 무한급수의 합을 계산해야 하는데, 여기서 파인만은 무한급수 대신 다루기 쉬운 적분으로 대략 합의를 본다. ㅋ 또 파인만은 x_0 = y_0라고 두는데 즉,

\displaystyle \int_{x_0}^{\infty}\int_{x_0}^{\infty}\frac{1}{n}(x^n + y^n )^{-1+\frac{1}{n}}dx dy = \frac{1}{nx_0^{n-3}}c_n
여기서, \displaystyle c_n = \int_{0}^{\infty}\int_{0}^{\infty}(u^n +v^n )^{-1+\frac{1}{n}}du dv

라고 쓴다. 이 결과는 Luis Batalha씨가 계산[2]했듯이 Jacobian을 계산하여 변수치환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인데, 실제로는

\displaystyle c_n = \int_{1}^{\infty}\int_{1}^{\infty}(u^n +v^n )^{-1+\frac{1}{n}}du dv

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 Luis Batalha씨는 파인만이 계산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듯. 뭐 본인은 귀찮아서 검산 안 해봤다-_-

여하간 이 대목에서 우리는 2 이상의 모든 자연수에 대해 x^n +y^n이 n-거듭제곱수인지 확인해야 하므로 x_0 =2를 대입한다. 그러면 확률 \frac{1}{n2^{n-3}}\int_{1}^{\infty}\int_{1}^{\infty}(u^n +v^n )^{-1+\frac{1}{n}}du dv은 n=4 정도만 돼도 0.1근방으로 낮게 형성되는데, n이 커질 수록 급속히 떨어져서 n=10정도 되면 거의 남지 않게 된다.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FLT의 반례가 나올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파인만은 이미 소피 제르맹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인 즉슨, 소피 제르맹이 100이하의 지수에 대해 FLT의 반례가 없음을 얻은 결과라고 하는데, 해커뉴스의 댓글[1]에 누군가가 왜 하필 100이냐? 100에 무슨 특징이 있는거냐? 하고 묻길래 본인이 찾아보니 Harold Edwards 선생의 책[7]에 설명이 잘 돼 있다. 몇몇 트리키한 lemma를 이용해서 n=100까지 노가다를 한 것 같다-_-

이 대목에서 Luis Batalha씨는 독자의 연습문제로 충분히 큰 n에 대해 c_n \approx \frac{1}{n}을 제시하는데, 이게 어떻게 나온건지 본인의 짧은 머리로 통밥을 좀 굴려봤다. ㅋㅋㅋ

n이 크면 지수인 -1+ \frac{1}{n}은 어쨌건 음수이므로 AM-GM inequality를 이용하여

\displaystyle \begin{aligned} c_n & \le \int_{1}^{\infty}\int_{1}^{\infty}(2(uv)^{\frac{n}{2}})^{-1+\frac{1}{n}}du dv \\ & = 2^{-1+\frac{1}{n}} \int_{1}^{\infty}\int_{1}^{\infty} (uv)^{\frac{1-n}{2}}du dv \\ & = 2^{-1+\frac{1}{n}} \left(\frac{2}{n-3}\right)^2\end{aligned}

가 되어, Luis Batalha씨는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제시한 근사보다 더 영에 가까운 좋은 근사가 되는 것 같다-_-

여하간 이 결과를 가지고 100이후로 모든 지수에 대한 무한급수를 계산해야 하지만 여기서 다시 파인만 선생은 적분을 선택하여 확률의 총합을 구하면

\displaystyle \int_{100}^{\infty}\frac{1}{n^2 2^{n-3}}dn \approx 8.85 \times 10^{-34}

가 된다. 이것은 무지막지하게 낮은 확률이므로 파인만 선생은 “내 생각에는(for my money)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참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for my money라는 숙어는 처음 알았다-_-

전반적으로 수학적 엄밀성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계산이지만, 역시 물리학자답게 간명하면서도 실용적 결론이라 할 수 있겠다. 일전에 Heath-Brown 선생의 density에 대한 계산[8]도 소개를 했지만, 와일즈-테일러 정리의 발표 이전에도 반례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간접적 증거가 쌓여 있었다. FLT의 반례가 발견되었더라면, 수학계에 그보다 더 큰 놀라움은 없었을 터일 것이었다.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2018221
[2] Feynman on Fermat’s Last Theorem by Luis Batalha
[3] 내 백과사전 [서평] 파인만! : 파인만 서거 20주년 기념 특별판 2010년 12월 16일
[4] http://www.lbatalha.com/about/
[5] 내 백과사전 새로 생긴 수학 사이트 두 개 2015년 9월 16일
[6] Silvan S. Schweber, QED and the Men Who Made It,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
[7] Harold M. Edwards, Fermat’s Last Theorem: A Genetic Introduction to Algebraic Number Theory, 3rd edition. Graduate Texts in Mathematics (Book 50), Springer, 2000
[8] 내 백과사전 “거의 모든” 지수에 관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2010년 12월 27일

컴퓨터를 끄기 위해 왜 ‘시작’ 버튼을 눌러야만 하는가?

레이몬드 첸 저/손광수 역, “레이몬드 첸의 윈도우 개발 282 스토리”, ITC, 2007

p2

컴퓨터를 끄기 위해 왜 시작 버튼을 눌러야만 하는가?

윈도우 95의 초창기 시절로 돌아가면, 작업 표시줄에 시작 버튼이 없었다(실제로 그 당시에는 작업 표시줄이라고 불리지도 않았다).

시작 버튼 대신 시스템 버튼(아이콘은 윈도우 깃발임), 찾기 버튼(아이콘은 눈임), 그리고 도움말 버튼(아이콘은 물음표임)이라는 세 개의 버튼이 화면 좌하단에 표시되었다. 찾기와 도움말 버튼은 직관적이었으며, 시스템 버튼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메뉴가 표시되었다.
list

시간이 지나서 찾기와 도움말 버튼은 마침내 시스템 버튼에 통합되었고, 시스템 버튼 자체는 점차적으로 윈도우 95의 시작 버튼으로 바뀌었다. 창 배열Arrange Windows과 같은 메뉴 항목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다른 부분으로 옮겨갔고, 작업 목록Task List과 같은 메뉴 항목은 완전히 사라졌다.

유용성 테스트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자가 컴퓨터를 켜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시스템 메뉴에 ‘시작’ 이라는 라벨을 붙이자고 누군가가 제안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그 뜻은 ‘여기를 누르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간단한 변경으로 유용성 결과는 극적으로 개선되었는데, 사용자들이 무언가 하고자 할 때 무엇을 클릭해야 하는지를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용자들에게 컴퓨터를 꺼달라고 했을 때 이들은 시작 버튼을 클릭했다. 왜냐하면, 컴퓨터를 끄기 위해서는 어쨌든 어디에선가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 버튼이 생겼다는 이야기. ㅋ

북한 배경의 미연시 고!고! 북한!(Go! Go!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의 크라우드 펀딩

게임어바웃 뉴스에서 웃긴 뉴스[1]를 봤다.

속칭 미연시라 불리는 비주얼 노블이라는 게임 장르가 있는데, 정적인 그림과 하단부의 장면에 대한 묘사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게임의 장르이다.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뭔지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본인도 많이 해본 건 아니고 서너 개 정도 해 본 적이 있다. 일러스트를 중시하는 들이 좋아하는 장르인데, 일본 애들이 많이 만든다.

DEVGRU-P라는 인디 게임 개발 팀이 비주얼 노블의 형태로 Go! Go!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의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크라우드 펀딩을 추진[2]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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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인 즉슨, 총살, 처형, 반역죄 등을 피해 두 명의 cute한 여군과 평양의 명소를 돌아다니는 내용이라고 한다. ㅋㅋ 뭔가 쓸데없는 잉여력이 느껴진다-_- 킥스타터 참여자는 10달러 기부시 당원(Party Member), 20달러 기부시 친애하는 동지(Respected Comrade), 100달러 기부하면 김정은의 사촌-_-, 500달러를 기부하면 위대한 수령동지의 명칭이 주어지는 듯 ㅋㅋㅋㅋ 포복 절도 할 노릇이다. ㅋㅋㅋㅋ

유튜브 트레일러도 올라와 있다.

사용자들의 투표 결과를 통해 실제 게임 판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팀 그린라이트[3]에도 올라와 있다고 한다. 일전의 모에모에 북조선 독본[4]이 연상되는데, 과연 판매가 이루어질 지 궁금해진다. ㅋㅋㅋ

 


[1] 게임어바웃 충격 북한 배경 미연시게임 등장! 고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2016.06.28 17:33
[2]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1930242464/go-go-democratic-peoples-republic-of-korea/description
[3] http://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683967318
[4] 내 백과사전 모에모에 북조선 독본(萌え萌え北朝鮮読本) 2010년 10월 11일

무솔리니의 업적

로버트 데소비츠 저/정준호 역, “말라리아의 씨앗”, 후마니타스, 2014

p239-240

이제 우리에게 무솔리니는 그라시의 고향인 코모 지역 마을에 초조하게 숨어 있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어릿광대쯤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의 통치하에서 많은 이탈리아인들, 특히 저명한 말라리아 학자들은 그의 정치나 정책들을 너그럽게 보아 넘겨주곤 했다. 무솔리니는 기차가 제시간에 다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로마에서 바닷가까지 드리워 있던 말라리아라는 오래된 짐을 덜어 주었다. 이 때문에 지금도 폰티나 지방의 이탈리아인들은 무솔리니에게 경애와 존경을 보내고 있다.

캄파냐는 로마 언덕 아래부터 시작해 폰티나 바닷가까지 뻗어 있다. 로마제국의 생명줄이었던 도로, 아피아 가도가 폰티나를 지나 바다로 이어진다. 폰티나는 대체로 습지이나 얼마나 습한가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일단 소택지가 있고, 작은 웅덩이나 연못이 있는 숲이 있고, 작은 호수나 축축한 초원이 있었다. 그리고 얼룩날개모기도 있었다. 폰티나는 세계에서 가장 말라리아가 심각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매일 같이 양치기들은 양떼를 몰고 언덕에서 내려왔다가 저녁이 되면 안전한 고도로 다시 올라가곤 했다. 물소들도 습지에서 번성했다. 이탈리아 최고의 모차렐라는 폰티나 물소에서 나왔고, 최고의 페코리노 치즈는 폰티나의 양에게서 나왔다. 1920년대, 유칼립투스 나무가 모기에게 해로운 물질을 내뿜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널리 퍼지면서 폰티나 사람들이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칼립투스 나무가 있건 없건 폰티나는 여전히 극심한 말라리아 유행 지역이었고, 따라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다.

1930년대, 무솔리니는 이탈리아 말라리아 학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폰티나를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대담하고 값비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광대한 배수용 운하 시스템이 폰티나를 가로질렀고, 그 중 가장 큰 운하에는 무솔리니 대운하라는 이름이 붙었다. 폰티나는 점차 말라가기 시작했고, 얼룩날개모기들은 살 곳을 잃어 갔다. 말라리아 전파는 사람이 정착할 수 있을 만큼 줄었다. 빨간 지붕의 헛간이 딸린 농장이 건설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참전 병사들에게 주어졌다. 거의 2천여 년 전 로마인들이 버린 폰티나의 도시들이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사바우디아 같은 부유한 마을은 한때 말라리아가 극심한 습지였다. 로마 캄파냐에는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들이, 피우미치노에는 국제공항이 들어섰다. 폰타나 마을들을 둘러보면 지금도 무솔리니를 찬잉하는 기념비나 명판들을 찾아 볼 수 있다. 1938년 사바우디아에 세워진 커다란 기념비에는 무솔리니에게 바치는 과장된 충성심이 새겨져 있는데, 어떻게 무솔리니가 폰티나를 ‘천년간의 빈곤과 죽음’에서 구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무솔리니에게 의외의 업적이 있었는 줄 몰랐다. 전문가의 조언을 잘 들어서 성공한 케이스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