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의 전력 사용량

예전에 중국 내몽골 Ordos에 소재한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장을 현장 답사하는 ieee spectrum의 기사[1]를 읽은 적이 있는데, 꽤 길긴 하지만 감탄이 절로 나는 기사-_-니까 함 읽어보시길 바란다. ㅎㅎㅎ

냉방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막지역에 채굴장을 설치하는 이유는 전기요금이 전세계에서 가장 싼 지역이기 때문이라는데, 킬로와트시당 4센트라고 한다. 이 지역 기온은 7월 더울 때는 40도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대부분의 데이터 센터에서도 30~40퍼센트의 전력이 냉각에 소비된다고 하니, 냉방 비용은 채굴 비용에서 무시못할 요소가 된다. 일전에 테슬라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글[2]이 생각나는데, 확실히 규모의 경제를 만들 때는 소규모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돌발변수가 발생하는 듯 하다.

해커뉴스[3]를 보니 세계 비트코인 마이닝으로 인한 전력 소비량이 세계 159개국 전력소비량보다 많은 29.05TWh로서, 전세계 전력소비량의 0.13%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글[4]이 꽤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전력사용량과 비교하면 5.87%라고 한다. 헐… 아마 다른 cryptocurrency를 합치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거대한 값이긴 한데, 이 수치를 무엇과 비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VISA 카드 등의 카드사에서는 사기 거래 적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출처 기억 안남..-_-), 디지털 화폐 유지 보수 비용과 비교하면 의미가 있을 듯 하기도 하다.

여하간 그리 큰 의미가 없는 해쉬함수 계산에 엄청난 양의 전력이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차라리 Riecoin[5]으로 소수찾기[6]를 하던가, 단백질 접힘 문제[7]를 푸는 거라면 모를까-_-

 


[1] ieee spectrum Why the Biggest Bitcoin Mines Are in China 4 Oct 2017 | 19:00 GMT
[2] 테슬라가 직면한 문제에 대하여 by Finder35
[3]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759468
[4] Bitcoin Mining Now Consuming More Electricity Than 159 Countries Including Ireland & Most Countries In Africa in power compare
[5] 내 백과사전 수학도를 위한 가상화폐 Riecoin!! 2014년 2월 18일
[6] 내 백과사전 Riecoin이 연속된 여섯 개의 소수 기록을 깼다 2014년 11월 30일
[7] 내 백과사전 단백질 접힘 화폐 FoldingCoin!! 2015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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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젭토스페이스 – 힉스 입자를 발견한 LHC 물리학의 세계

젭토스페이스10점
잔 프란체스코 주디체 지음, 김명남 옮김/휴머니스트

일전에 Gian Francesco Giudice 선생의 기고글 이야기[1]를 했는데, 혹시 Giudice 선생의 책의 번역본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있길래 슥샥 사서 읽어봤다. ㅋㅋ

몰랐는데, 접두사 Zepto-는 10−21을 의미한다고 한다. 참고로 화엄경 숫자세기[2]-_- 같은 접두사를 나열하면 마이크로의 1/1000이 나노이고, 나노의 1/1000이 피코이고, 피코의 1/1000이 펨토, 펨토의 1/1000이 아토, 아토의 1/1000이 젭토가 된다.

저자가 CERN에서 연구하는 학자다 보니까 대부분의 내용은 LHC와 관련된 이야기로 돼 있다. 책의 앞부분 1/4 정도는 물리학사의 개괄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아는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그 뒤로 들어가면 LHC가 처음에 어떻게 계획되었고, 어떤 과정으로 건설되었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쭉 설명하고 있다. 대단히 정확도가 높고 균질하게 완성도가 높은 장비들을 동원하는 작업이므로, 여러모로 기술적/산업적 측면에서 대단히 극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LHC가 여러 회사들의 산업기술의 발달에도 한 몫을 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나온다.

책의 뒤쪽에는 일전에 이야기[1]한 Naturalness의 문제(p297)와 암흑물질, WIMP 문제(p376) 등의 우주론과 맞닿아 있는 현대 물리학의 주요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쓸 당시와 기고글[3]을 쓸 당시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 모양이다. ㅎㅎ 여하간 저자의 arxiv에 있는 글[3]을 참고하는 것도 책을 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 하다.

p197에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Lady Windermere’s Fan, Act III 달링턴 경의 대사를 인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본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한 적[4]이 있다. 본인도 좋아하는 대사다. ㅎㅎㅎ

저자가 이탈리아 인이라 원서가 이탈리아어가 아닐까 싶었는데, 영어로 돼 있는 듯[5] 하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2] http://zariski.egloos.com/2254343
[3] Gian Francesco Giudice, “The Dawn of the Post-Naturalness Era”, arXiv:1710.07663 [physics.hist-ph]
[4] 내 백과사전 노르웨이 음악가가 도시 하수구에서 찾은 초소형 운석 2016년 12월 14일
[5] https://www.amazon.com/Zeptospace-Odyssey-Journey-into-Physics/dp/0199581916

[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10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세종서적

일전에 이코노미스트지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에세이 이야기[1]를 했는데, 이 에세이가 해커뉴스[2]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댓글 중에 누가 프란스 드 발 선생의 이 저서를 추천하는 이가 있길래, 혹시나 번역된 게 있나 싶어 검색해보니 바로 나왔다. ㅎㅎㅎ

영장류학자인 Frans de Waal 선생의 이름은 일전에 원숭이 불평등 실험 이야기[3]를 할 때 처음 들었는데, 국내에 그의 번역서가 꽤 많다. 그가 소개하는 연구 내용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흥미를 자아내서 그런 것 같다.

행동주의는 동물의 사고나 인지의 개념을 철저히 부정하고, 동물을 보상/처벌에 따른 입출력 머신으로 취급하는 학술적 경향인데, 심지어 인간의 행동과 학습조차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시도된 적이 있다. 이를 언어학적 논리로 격파한 사람이 촘스키인데, 이에 관해서는 과거의 포스팅[4]을 참고하기 바란다.

동물연구에서 행동주의가 대단히 지배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에 과거 de Waal 선생이 꽤나 고생하신 것 같은데, 책 안에서도 그가 학술적 경력 단절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를 출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인지, 나아가 심리까지를 인정한 여러 초기 학자들은 상당히 강력한 비난과 반발을 받아 왔던 것 같다.

정신적 능력에 있어, 인간 이외의 동물과 인간사이에는 넘사벽-_-의 불연속적 간극이 있다고 가정하는 개념을 현재에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도 일전에 페이스북의 언어학 그룹에서 동물은 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활동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러한 불연속성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과거 동물의 지능을 낮다고 평가했던 실험들의 문제점과 새롭게 행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번역서의 부제이자 원제인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가 정확히 책의 주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 /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한다 / 인간만이 시간과 미래를 인지하여 대비하는 행동을 한다 / 인간만이 메타인지(예를 들어,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를 할 수 있다’ 등등등의 주장에 대해 차례로 반박을 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전에 마술트릭을 개에게 보여주는 영상을 포스팅[5] 했는데, 이런 영상만 봐도 동물에게 인지적 판단이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지금이야 동물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매우 쉽게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학자들조차 그러한 영상을 보는 일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구나 그런 독특한 장면들은 일화적 증거로서 과학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학계에서 행동주의와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이 만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의인화나 감정이입은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분석에 주의를 해야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일전에 읽은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6]에서도 개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조심하는 내용이 있다. 거울 자각 테스트[7]도 그런 과정에서 봐야 할 것 같다.

본 블로그에 책의 몇몇 부분을 인용[8,9,10]해 두었으므로 독서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은 ebook으로 읽었으므로 인용할 때 종이페이지의 위치는 알 수 없다.

 


[1]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2]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105180
[3] 내 백과사전 원숭이도 불평등을 거부한다 2012년 8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촘스키가 일으킨 혁명 2013년 4월 20일
[5] 내 백과사전 개에게 마술 보여주기 2017년 4월 9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 – 개와 핸들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2017년 11월 5일
[7]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
[8] 내 백과사전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동물 실험과 행동주의의 문제점 2017년 10월 12일
[9] 내 백과사전 인간 중심적 인지 연구의 문제점 2017년 10월 21일
[10] 내 백과사전 돌고래의 이름 2017년 11월 11일

지진파 속도 측정?

좀전에 건물이 우르르릉 흔들리길래 초 쫄아서-_- 밖으로 튀어 나갈 준비를 했다. 기상청 홈페이지[1]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진도 5.4짜리다. 건물이 뒤틀릴 시, 문짝의 변형으로 문이 열리지 않아 고립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문은 열어 두는 것이 좋다. 더 큰 지진이 올 지도 모를 것을 대비해, 일단 안전한 곳으로 잠깐 이동했다가 돌아왔다. 초 쫄았네 ㅎㅎ

근데 앉아 있으니 15시 10분경에 또 살짝 진동이 오는게 아닌가. 지난 8월에 아키하바라에 놀러갔을 때도 지진을 경험[2]했는데, 몇 번 당하니(?) 이제는 진도를 맞출 수도 있을 것 같았다. ㅋㅋㅋ 어차피 국내에서 체험가능할만한 지진이 발생할 곳은 경북 밖에 없을 듯 하니, 상대 강도로 절대 강도를 추정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3.5 정도로 예상했는데, 기상청 홈페이지[3]를 보니 진짜 3.5라고 돼 있다!!!!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ㅋㅋㅋㅋ

근데 내가 느낀 시각은 10분 30초경인데, 3.5짜리 지진 발생 시각은 기상청 홈페이지[3]에 9분 50초라고 돼 있다. 진앙지의 좌표가 공개돼 있으므로 구글 맵으로 내 위치와 진앙지까지의 직선거리를 재 보니 135.7km라고 나온다. 지진파의 속도는 대략 초속 3.4킬로미터 정도 되는 듯-_- 위키피디아의 지진파 항목에 따르면 S파의 속도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2017.11.15
방금 진도 4.6짜리 지진[4] 나길래 다시 속도 계산해 보니까 이번에는 초속 2.3킬로미터 나옴-_-

 


[1] http://www.kma.go.kr/w ….
[2] http://www.tenki.jp/bousai/earthquake/detail-20170802020211.html
[3] http://www.kma.go.kr/ ….
[4] https://twitter.com/KMA_earthquake/status/930705237664518151

엔지니어, 물리학자, 수학자

An engineer thinks that his equations are an approximation to reality. A physicist thinks reality is an approximation to his equations. A mathematician doesn’t care.
엔지니어는 수식이 현실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물리학자는 현실이 수식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수학자는 관심없다-_-

출처가 기억 안남… ㅋ

일전에 더치페이 코메디 이야기[1]를 했지만, 세간에는 수학자/물리학자/엔지니어를 엮는 개그가 좀 많은데[2], 살다보면 꽤 많이 들을 수 있다. ㅎㅎ 근데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임. ㅋㅋ

 


[1] 내 백과사전 수학 전문가들이 더치페이를 하다 2013년 8월 23일
[2] http://www.cs.northwestern.edu/~riesbeck/mathphyseng.html

Stand up for Science 셔츠

일전에 티셔츠 글자 이야기[1]를 했지만, 가슴판에 적힌 글자에 나름 주목할 필요는 있다. ㅎㅎㅎ

요새 지적 설계안티 백신 등 하도 반지성적 주장들이 떠돌아 다니니까 March for Science 운동이 있었는데, 그런 운동의 일환으로 the Science Life에서 Stand up for Science 셔츠를 공동제작[2] 하길래 슥샥 주문해 봤다. ㅋㅋ 이미지 출처는 [2]임.


지금은 이미 접수가 끝난 듯 한걸 보면 나름 수요가 있는 듯 하다.

Stand up for Science shirts로 이미지 검색해보니, 여러 동네에서 엄청 다양하게 디자인을 제각각 만들어서 파는 듯. ㅎㅎ

뭐 여하간 셔츠 글자의 내용은

지구는 평면이 아닙니다.
백신은 효과가 있습니다.
인류는 달에 간 적이 있습니다.
온난화는 실존합니다.
우주는 팽창합니다.
수학은 만물의 언어입니다.
chemtrail은 없습니다.
진화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우주먼지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과학은 마법 같아 보이지만 진짜입니다.

chemtrail 음모론이 뭔지 처음 알았네-_-

 


[1] 내 백과사전 티셔츠에 적힌 글자를 보라 2010년 10월 9일
[2] the science life Stand up for Science 셔츠 공동 구매 November 2, 2017

돌고래의 이름

프란스 드 발 저/이충호 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세종서적, 2017

꺾은 괄호안은 이해를 돕기위한 본인의 삽입임. 강조는 원문을 따름.

이러한 신원 확인을 통해 앤[Ann Weaver]은 일부 수컷들이 동맹을 이루어 항상 함께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일치된 동작으로 헤엄을 치며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서로 가까이 붙어 다니지 않을 때도 아주 드물게 있는데, 이때는 어떤 기회를 감지한 경쟁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이다. 암컷과 5~6세 이전의 새끼들도 함께 무리를 지어 다닌다. 그 외에는 돌고래 사회는 분열-융합[fission-fusion] 사회인데, 돌고래들이 일시적인 조합을 이루어 모이며, 이 조합은 시간에 따라 그리고 날에 따라 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물 밖으로 나오는 신체의 작은 일부를 봄으로써 누가 근처에 있는지 아는 것은 돌고래들이 서로를 알아보는 방법과 비교하면 다소 번거로운 기술이다.

돌고래들은 서로가 내는 소리를 안다. 이것은 그 자체로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닌데, 우리 역시 많은 동물들이 그러듯이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발성 기관(입, 혀, 성대, 폐활량)의 형태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이 때문에 우리는 소리의 높이와 크기와 음색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 나는 연구실에 앉아서 모퉁이 저편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직접 보지 않아도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돌고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돌고래는 각자 고유한 억양을 지닌 고주파음인 ‘서명 휘파람signature whistle‘ 소리를 낸다. 이 고주파음은 전화벨 소리의 멜로디가 변하듯이 변한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멜로디이다. 어린 돌고래는 첫 해에 자신만의 휘파람 소리가 발달한다. 암컷은 동일한 멜로디를 평생동안 유지하는 반면, 수컷은 가까운 친구들의 멜로디에 맞추어 이를 조절하는데, 그래서 동일한 수컷 동맹에 속한 수컷들이 내는 소리는 서로 비슷하게 들린다.48 돌고래는 특히 고립되었을 때 서명 휘파람 소리를 내지만(포획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돌고래는 항상 서명 휘파람 소리를 낸다), 바다에서 큰 무리로 모이기 전에도 낸다. 그런 순간에는 정체성을 자주 그리고 널리 방송하는데, 어두컴컴한 물속에서 분열-융합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종에게는 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 휘파람 소리가 개인 식별에 사용된다는 사실은 이 소리를 수중 스피커를 통해 다시 들려줌으로써 입증되었다. 돌고래는 남보다는 가까운 친족의 소리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이것이 단지 목소리 인식이 아니라 소리의 특정 멜로디를 바탕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은 컴퓨터로 그 멜로디를 흉내 내 만든 소리(멜로디만 보존하고 목소리를 없앤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입증되었다. 이 합성 소리는 원래의 소리와 동일한 반응을 이끌어냈다.49

돌고래는 친구들을 놀랍도록 잘 기억한다. 미국의 동물행동주의 심리학자 제이슨 브럭은 사육되는 돌고래가 번식 목적을 위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자주 옮겨진다는 사실을 활용했다. 그는 오래전에 떠난 수족관 동료의 서명 휘파람 소리를 다시 들려주었다. 돌고래들은 익숙한 소리에 반응해 활기를 띠고 스피커로 다가와 응답하는 휘파람 소리를 냈다. 브럭은 돌고래가 과거에 함께 지낸 시간이 길었건 짧았건, 또 서로 본 지 얼마나 오래되었건, 이전의 수족관 동료를 아무 어려움 없이 인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서로 떨어진 시간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베일리라는 암컷이 20년 전에 다른 곳에서 함께 살았던 암컷 돌고래 앨리의 휘파람 소리를 알아본 것이었다.50

갈수록 점점 전문가들은 서명 휘파람 소리를 이름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소리는 단순히 각자가 직접 만들어내는 식별자가 아니라, 때로는 남이 흉내 내기도 한다. 돌고래의 경우, 특정 동료를 그 동료의 서명 휘파람 소리로 부르는 것은 그 이름을 부르는 것과 같다. 로아[Roah; Konrad Lorenz가 길렀던 까마귀]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로렌츠를 불렀지만, 돌고래는 가끔 다른 돌고래의 특징적인 소리를 모방해 상대의 주의를 끈다. 돌고래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사실은 관찰만으로는 입증하기가 분명히 힘들다. 따라서 이 문제는 또다시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스테파니 킹과 빈센트 재닉은 세인트앤드루스 대학 근처의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큰돌고래들을 대상으로 놓아기르는 돌고래들의 서명 휘파람 소리를 녹음했다. 그러고 나서 그 소리를 수중 스피커를 통해 여전히 그 부근에서 헤엄치고 있던, 그 소리를 낸 돌고래들에게 들려주었다. 돌고래들은 자신들의 특징적인 휘파람 소리에 같은 소리로 응답했고, 때로는 여러 차례 응답했는데, 마치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음을 확인해주는 것 같았다.51

동물들이 서로를 이름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큰 아이러니처럼 보이는데, 한때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것은 금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마니시와 그 지지자들이 그렇게 했을 때 그들은 조롱을 받았으며, 구달이 자신의 침팬지들에게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와 플로 같은 이름을 붙여주었을 때에도 그랬다. 반대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면 실험 대상을 인간화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실험 대상과 거리를 두고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려고 해야 하고, 오직 인간만이 이름을 가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제 밝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문제에서는 일부 동물이 우리보다 앞섰는지도 모른다.

 


48 King, Stephanie, et al. 2013. Vocal copying of individually distinctive signature whistles in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80:20130053.
49 Sayigh, Laela, et al. 1999. Individual recognition in wild bottlenose dolphins: A field test using playback experiments. Animal Behaviour 57:41~50.; Janik, Vincent et al. 2006. Signature whistle contour shape conveys identity information to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103:8293~97.
50 Bruck, Jason. 2013. Decades-long social memory in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80: 20131726.
51 King, Stephani, and Vincent, Janik. 2013. Bottlenose dolphins can use learned vocal labels to address each other.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110: 13216〜21.

뮤온 단층 촬영법으로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내부 탐색하기

이집트 학자인 Kara Cooney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이야기[1]가 나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이코노미스트지[2]에서 조금 자세한 소식이 나오길래 검색을 좀 해 봤다. ㅋㅋ

이집트에 관련된 이야기로는 곽민수 선생께서 더퍼스트에서 연재[3]를 하고 있는데, 이거 읽어보면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 쿠푸왕이집트 제 4왕조의 파라오로서, 대피라미드의 주인으로 알려져 있다. 재위기간은 기원전 2509년부터 2483년까지라고 한다.[7] 이코노미스트지[2]는 이 대피라미드가 고대에 이미 도굴당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곽민수 선생은 도굴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어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견해를 더 정론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4]

여하간 최초 발견상태부터 비어있었기 때문에 거대한 대피라미드 안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이 충분히 가능한데, 나고야 대학의 기본입자연구실[5] 소속의 모리시마 쿠니히로(森島邦博) 선생이 뮤온 단층 촬영법을 이용하여, 거의 비행기 사이즈의 대형 공간이 있다는 결과를 얻은 듯[6]하다. 네이쳐에 실린 논문[6]은 유료라 볼 수 없지만 arxiv[7]에 올라온 것을 보면 된다.

그러나 이집트 학자 Zahi Hawass는 모리시마 선생의 발견을 꽤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듯[8] 하다. 이미 피라미드에는 여러 개의 빈 공간이 많이 있고, 이것이 의미있는 ‘방’인지 아닌지는 모른다는 이야기 같다. 이 결과 자체는 전혀 새로운 발견은 아니라는 이야기. 뭐 향후의 탐사가 더 중요할 것 같다.

Muon tomography가 뭔가 싶어서 위키피디아를 대충 봤는데-_- Muography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것 같다. 일단 기본적인 원리는 병원의 CT 촬영과 동일한 것 같은데, 여러 각도에서 측정한 입자의 투과 강도를 종합하여 3차원 입체를 구성하는 방법인 듯 하다. 다만 뮤온 입자약한 핵력으로만 물질과 반응하기 때문에, 투과성이 x선이나 감마선보다 뛰어나므로 훨씬 거대한 물체를 측정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Muon tomography가 최초로 활용된 사례는 1950년대 호주에서 터널을 뚫는 공사에서 였다고 한다. Luis Alvarez라는 물리학자가 1960년대에 카프레의 피라미드에서 Muon tomography로 알려지지 않은 방을 찾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큰 수확은 없었는 듯 하다.[9]

이번 모리시마 선생의 논문[7;p4]의 Acknowledgements에 언급되어 있지만 ScanPyramid project라는 이름의 행사로 진행하는 것 같은데, 홈페이지[10]도 있다. NHK가 스폰서를 하는 듯. ㅎㅎ

 


[1] https://www.facebook.com/karacooneyegyptologist/posts/10156016583617042
[2] 이코노미스트 A new chamber has been detected in the Great Pyramid of Giza Nov 4th 2017
[3] 내 백과사전 미디어더퍼스트의 이집트 이야기 2015년 9월 24일
[4] 더퍼스트 위대한 업적, 끝나지 않은 수수께끼 – 대피라미드 3월 24일 11:22 2016
[5] http://flab.phys.nagoya-u.ac.jp/2011/introduction/member/
[6] Kunihiro Morishima et al. “Discovery of a big void in Khufu’s Pyramid by observation of cosmic-ray muons”, Nature (2017) doi:10.1038/nature24647
[7] Kunihiro Morishima et al. “Discovery of a big void in Khufu’s Pyramid by observation of cosmic-ray muons”, arXiv:1711.01576 [physics.ins-det]
[8] the daily star Archaeologist criticises pyramid void ‘discovery’ Nov. 04, 2017 | 03:13 PM
[9] Alvarez, L.W. (1970). “Search for hidden chambers in the pyramids using cosmic rays”. Science. 167: 832–9. doi:10.1126/science.167.3919.832
[10] http://www.scanpyramids.org/

Paradise Papers

일전의 panama papers[1]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익명의 역외 금융 관련 문서가 입수된 것 같다. 이번 이름은 Paradise Papers로 명칭이 굳어진 듯. ICIJ에서 다국적 협력으로 분석하는 중인 듯 하다. 연합뉴스에도 관련기사[2]가 있다.

뉴스타파도 관련 소식[3]을 준비하는 듯 한데, 문서 규모에 비해 한국인은 별로 안 나와서인지 국내 뉴스에서 별로 다루지는 않는 것 같다.

이번에는 특히 애플의 탈세가 밝혀진 모양인데, 쥐트도이체 차이퉁 기자인 Wolfgang Krach 씨가 팀 쿡에게 쓴 오픈 레터[4]가 해커뉴스에서 화제[5]가 되고 있다. 애플 이 쉐이들 탈세에 대한 집요한 노력이 아주 괘씸하구만. 팀 쿡 이 쉐이가 거짓말을 뻔뻔하게 잘 하는 듯.

요새 ‘파나마 페이퍼스'[6]를 읽고 있는데, 탐사저널리즘이 어떻게 작동되고 내부자 고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이런 역외 탈세 고발을 하는 사람은 진짜 목숨을 걸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일인데, 그래도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걸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뉴스타파 기사[3]를 보니 유리 밀너라는 익숙한 이름이 등장하는데, Breakthrough 상을 만든 물리학자 출신의 그 억만장자 아닌가. 일전에 알파 센타우리로 우주선을 날려 보낸다[7]는 그 사람이다. 뭐 러시아 억만장자 중에 불법 아닌 사람이 어디 있을라나 모르겠다-_- 논어 태백편의 그 말[8]이 참으로 맞는 말이로구만.

미국인들은 다른 부유국 사람들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내는 편[9]인데도, 상위 계층일 수록 탈세율이 높아진다는 점[10]을 감안하면, 미국인 부유층이 그들의 부에 비해 사회에 공헌하는 정도는 매우 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페북 댓글을 보면 ‘세금=도적질’ 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초 많다-_-

 


2017.11.9
Day 2 #paradisepapers revelations – Global corporations need global taxation in tax justice network

 


2017.11.14
이코노미스트 The Paradise Papers shed new light on offshore finance Nov 9th 2017

 


2017.11.17
뉴스타파 삼성과 론스타의 닮은 꼴.. 조세도피처 활용하기 2017년 11월 14일 20시 01분 화요일

 


2017.11.19
ICIJ Nelson Mandela’s Offshore Trust Mystery NOVEMBER 16, 2017
헐…

 


[1] 내 백과사전 Panama Papers 2016년 4월 6일
[2] 연합뉴스 조세회피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거세진 역외금융 비판론 2017/11/07 09:34
[3] 뉴스타파 미국 거대 다국적기업의 조세도피처 사용법 2017년 11월 7일 21시 21분 화요일
[4] 쥐트도이체 차이퉁 Dear Tim Cook 07. November 2017
[5]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651058
[6] 바스티안 오버마이어, 프레드릭 오버마이어 저/박여명 역, “파나마 페이퍼스”, 한즈미디어, 2017
[7] 내 백과사전 알파 센타우리로 날아갈 우주선 2016년 4월 14일
[8] 내 백과사전 논어 태백편 중에서 2016년 9월 29일
[9] 이코노미스트 Are Americans sacrificing food and clothing to pay their taxes? Sep 7th 2017
[10] 내 백과사전 상위 계층의 탈세율이 더 크다는 연구 2017년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