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광고천재 이제석10점
이제석 지음/학고재

나는 색다른 광고를 좋아한다. 색다름에서 다가오는 크리에이티비티가 참으로 좋다. 일전의 인물소개에서 광고 아트디렉터 이제석씨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창의성에 상당히 큰 인상을 받았는데, 요번에 책이 나왔길래 한 권 사 읽어봤다.

몰랐는데, 이 사람 대구 출신이다. 나이도 나보다 몇 살 어리다. 대단하구만. ㅎㅎ

책 내용은 빈손으로 훌쩍 뉴욕으로 떠나 1년 반만에 세계가 알아주는 광고쟁이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에서는 토익 점수나 학벌 때문에 변변한 취직하나 못하다가, 오직 걸출한 창조성 하나로 광고상을 휩쓴 이야기를 꽤나 거친 격양과 힘을 실은 말투로 전하고 있다. 책 안에는 여러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다. 글도 그렇고 그의 광고 이미지도 그렇다.

일전에 선생님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적절한 내용이 여기에서도 나온다.

p18-19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학시간에 나는 열정을 다해서 신작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 뭔가 불길한 느낌에 고개를 들었더니 담임 선생님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너 임마! 뭐하는 거야 지금!”

꿀밤을 먹이고 내 만화를 빼앗아간 선생님이 교무실로 나를 호출했다. 싸대기 맞을 각오와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선생님 앞에 섰는데 담임은 씨익 미소만 지었다.

“재밌던데. 니 미술에 재주 좀 있네. 미대 가는 게 어떻겠노?”

미대? 나는 솔깃했다. 미대는 성적이 좀 낮아도 갈 수 있다. 여학생들도 득시글하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미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싸대기만 때리는 국영수 선생님들과 달리 미술 선생님은 나를 이뻐했다. 가끔 그림 칭찬도 해주었다. 칭친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가? 내가 신이 나서 그림을 그리면 모범작으로 교실 앞에 걸어주기도 했다.

그의 임팩트 있는 광고 이미지만큼이나 인상적인 문구들이 좀 많이 있었다.

p25

나는 3학년으로 편입했다. 없는 살람에 4년이나 공부 할 수가 없었다. 운 좋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 그나마 가능한 유학이었다. SVA측은 학비의 절반, 그러니까 한 학기에 750만 원 정도를 깎아줬다. 계명대에서 4.5점 만점에 4.47점의 학점을 받은 것을 학교가 높이 평가해 준 것이다.

학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뉴욕에서 인정받은 내 학점은 한국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정말 수많은 기업에 입사원서를 넣었지만 단 한 군데에서도 면접보러 오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기업들은 토익이나 학교 간판으로 사람을 뽑았다. 나는 대학 4년 동안 열심히 광고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그 흔한 가작 한 번 못 받았다. 상을 받은 다른 이들의 작품이 좋았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수긍할 수 없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실력보다는 스펙의 위력이 더 큰 게 한국땅이었다. 심지어 난 미술 학원에서도 스펙에 밀려야 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던 후배, 그것도 내가 가르친 후배에게마저 밀리는 꼴이 되었다. 그러헥 나는 루저가 되어갔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아무리 빡세게 노력해도 안 되는 판인가? 정말 한국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인가?

확실히 한국사회는 인재를 썩히는데 재주가 있는 듯 하다. ㅎㅎ

여러가지 인상적인 그의 히트 광고 카피를 책에서 볼 수 있다. 책이 두께나 양에 비해 조금 비싸긴 하지만, 크리에이비티와 그런 크리에이비티를 이끌어낸 그의 원동력을 많이 볼 수 있다. 삶을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정말 뭔가 부러운 것 같다. 일전에 이 사람을 소개한 포스트를 먼저 본 후,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2015.2.14
오마이뉴스 이순신 장군의 갑옷을 벗긴 광고장이 ‘변방의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다 11.02.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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