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도난당한 열정 : 그들은 정말 산업스파이였을까

도난당한 열정 – 그들은 정말 산업스파이였을까
윤건일(저자) | 시대의창 | 2010-06-22

 


신문에 흔히 나는 ‘기술 유출 사건’이 나올 때마다, 공돌이의 목줄을 움켜 잡는 소위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관한 언급을 들을 수 있다. 뭐, 예상 피해액 몇 조원 운운할 때마다, 정상적인 사리판단이 되는 사람이라면 ‘구라치고 있네’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게 될 것이지만, 그 심증을 실제로 물증을 통해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의 예상을 실제로 발로 뛰어가며 자료 수집을 하여 그러한 증거를 책을 통해 확인시켜주고 있다.

대충 읽어봐도 저자의 전천후 노력과 노고가 드러나는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역시 제대로 된 기자는 모름지기 발로 뛰어 인터뷰나 증거 자료를 부지런히 모아 글을 써야 하는 것임을 확연히 느낀다. 일전에 읽은 책들 중 ‘국경 없는 조폭 맥마피아'[1]의 저자 Misha Glenny, ‘천재들의 실패‘[2]의 저자 Roger Lowenstein,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3]의 저자 Richard Preston은 모두 기자들인데, 글을 쓰기 위해 뛰어다닌 흔적이 모두 엿보이는 책들이다. 일독을 권한다.

뭐 여하튼 저자는 여러가지 기술유출 방지법의 악용 사례나 피해자의 케이스 및 다양한 통계자료를 수집하여 산업 기술자들의 고통을 전달하고 있다. 가장 괘씸한 예가, 이직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전의 회사가 시범케이스를 보이기 위해 보복성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이다. 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개인의 법정싸움이 얼마나 힘들지는 다들 잘 알고 있을 터. 괘씸하기 이를 데 없다. 과연, 한국의 기술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다른 분야의 사건들에 비해 유독 기술유출 사건에 무혐의 비율이 높은 이유를 짐작케 한다.

책의 분량은 많지 않고, 또 상당부분이 조금 지루한 통계적 설명으로 채워져 있어, 특별히 통계적 결과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꼼꼼히 읽기는 조금 무료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기술유출 사건을 보고 기술자들을 매국노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좀더 이성적인 견해를 가지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좀 더 많은 케이스에 대해 소개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신일본제철의 자료 공개 소송의 결과가 궁금하지만 일단 책을 덮어둔다.

 


2010.8.24
프레시안 “내가 기술유출범?”…누명 쓰는 개발자들 2010-08-24 오전 7: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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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9
기술이직 관련해서… (clien.net)
연합뉴스 “中에 기술유출 시도” 삼성 전 직원 ‘덜미’…법원 “전직금지” 2018/07/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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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9
뉴스타파 기술 유출 누명…삼성전자 이 전무의 ‘달콤한 인생’ 2018년 5월 17일 7: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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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16
뉴스타파 기술유출 누명 삼성 전무, 무죄확정에도 결국 외국행 2019년 6월 14일 6:30 오후

 


[1] 미샤 글레니 저 / 이종인 역, “국경 없는 조폭 맥마피아“,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2008
[2] 로저 로웬스타인 저/이승욱 역, “천재들의 실패“, 동방미디어, 2001
[3] 리처드 프레스턴 저/박병철 역,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영림카디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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