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제너시스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제너시스10점
로버트 M. 헤이즌 지음, 고문주 옮김/한승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구상에서 생물이 최초에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화학적 묘사는 생물학에 있어 최대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 책은 생명의 시초에 대한 과거의 연구를 조망하고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에 대한 연구 상황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하는 책이다.

비록 다양한 기술적 용어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없으며, 저자가 대중을 대상으로 조심스럽게 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생물의 시초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이 현재 존재하고, 비록 저자가 그 중 한 쪽 이론을 지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상태에서도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양한 이론을 대중에게 소개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열수공 기원부터 밀러파의 유기물 스프나 운석 분석을 통한 외계 영향설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자들이 펼치는 격렬한 논쟁과 (학계 내부의 정치적 알력까지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자신이 수행한 실험의 배경스토리나 자신이 만났던 생물학자들의 성격까지도 들어있어서 완벽한 과학책이라기보다는 반쯤 수필에 가깝다.

여러 기술적 용어나 약간의 전문적 지식 때문에 조금 읽기는 힘들었지만, 이 정도가 대중서로서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생명의 기원을 다루면서 이보다 쉬워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일부 어려운 부분은 대충 읽으면서 완독을 할 수 있었다. 유명한 밀러-유리의 실험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실험에 사용한 대기 구성이 현재 지질학계에서 원시지구의 대기성분으로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그 밖에도 생명의 기원에서 키랄성이 매우 중요한 논제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파스퇴르의 실험 부분(p128-129)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는 별도의 포스팅을 했으니 링크를 참조 바란다. 갑자기 파스퇴르의 일생에 대해 궁금해지는데, 참고서적을 사봐야겠다.

현재까지도 격렬한 토론과 다양한 연구가 수반되는 학문으로서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의 책임에 틀림없다. 다만 주석 부분도 읽을 만한 것이 많은데 읽기 불편하게 되어 있다. 이것만은 고쳤으면 한다. 또한 참고로 ‘창발’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원서에 있는 emergence를 번역한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2016.1.18
5년만에 이 책을 다시 읽어봤는데, 처음 볼 때보다 훨씬 흥미롭다. 내용을 많이 까먹어서 다시 보니 새롭구만-_- 저자는 Wächtershäuser의 철-황 세계 가설을 매우 설득력있게 보는 듯 하다. 그 밖에도 현존하는 다양한 초기 생명의 가설들을 소개하고 있어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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