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생명 최초의 30억 년10점
앤드류 H. 놀 지음, 김명주 옮김/뿌리와이파리

역시 오파비니아 시리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멋진 오파비니아 컬렉션을 만드는데 이 책이 한 몫을 하는 듯 하다. 오파비니아 시리즈 중에서 예전에 쓴 서평이 몇 개[1,2,3] 있다.

통상의 고생물학 소개서가 중생대 이후의 이채로운 거대 동물들(주로 공룡)의 신기롭고도 현란한 외양을 들이밀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눈에 거의 띄지도 않는 고대 미소생물의 흔적이나 화석을 추적해나가는 책이다. 생물의 최초 발생부터 단세포 동물이 다세포가 되어 그 진화가 축적되어 간 이후, 캄브리아기에 이르러 대폭발을 만들기까지 환경과 생물이 어떻게 변화해갔는가를 추적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캄브리아기 이전의 생물상의 추적과 지구 기후 변화를 추적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상세하게 펼쳐지는 것이 매우 인상깊다.

고생물학에서는 다양한 연구주제가 있을 수 있지만, 비전공자인 본인으로서 특히 끌리는 테마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최초 생명의 발현 기작에 관한 내용이고, 둘째는 에디아카라 생물군과 현생종과의 관계가 얼마나 되는지이며, 셋째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합리적으로 설명가능한 기작과 그 원인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깊게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말하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중 적어도 한가지 이상은 약간의 소양을 갖추어야 저자의 전반적인 설명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을 듯 하다. 본인은 이들 학문중 어느 것도 아는 바가 없어서 읽는데 좀 힘이 들었다.

일전에 이미 소개한 ‘제너시스: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4]라는 책과 더불어 읽으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는 ALH84001에 대한 설명도 있는데, ‘제너시스’에서 설명한 내용보다 좀 더 상세하다.

읽으면서 아주 놀랐던 부분이 바로 엽록체의 기원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 부분은 발췌하여 별도의 포스트[5]를 만들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굴드 형님의 저서인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6]의 골격을 이루는 버제스 셰일의 동물군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어느 쪽이 현재 주류인지 본인이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리처드 포티의 반론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이 부분에 관한 내용(p276)은 본서에서 조그맣게 주석처리만 되어 있어서 더욱 헷갈린다.

여하튼 고생물학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한다. 물론 이 책만 보는 것 보다는 오파비니아 시리즈를 모두 보는 쪽이 더 좋다고 본다.

 


[1] http://zariski.egloos.com/1753625
[2] 내 백과사전 [서평]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2010년 5월 2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 2010년 5월 25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제너시스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2010년 8월 12일
[5] 내 백과사전 엽록체의 기원 2010년 11월 1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2010년 5월 19일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