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바나나 :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바나나10점
댄 쾨펠 지음, 김세진 옮김/이마고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일단 샛 노란색을 띤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바나나에 대해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을까 싶어 충동구매했다. ㅎㅎ 그러나 책의 겉보기와는 달리 그리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세지는 지극히 명료하다. 즉, 바나나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별로 느낌이 안 올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간단히 요약해서 말해보겠다. 바나나는 다양한 종이 있지만, 식용의 경우는 인간에 의존해서만 무성생식을 하는 몇 안되는 작물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그 식용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질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금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바나나 질병이 각종 식용 바나나를 고사시키고 있으며, 수십년 안에 바나나는 멸종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알리고 싶어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바나나가 인류와 관계한 역사부터, 각종 국가들의 정치상황이 바나나 재배로 인해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보여주는 통시적 소개로 시작하여, 세계 각종 바나나 재배 현황과 유전자개발까지의 공시적 소개로 끝내고 있어, 저널리스트 다운 치밀한 글쓰기의 면모가 엿보인다. 또한 마국 과일시장에서 바나나가 어떻게 높은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이 노동력 착취의 극대화를 위해 저지른 해악을 여실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몇몇 바나나의 종이 어떻게 사라졌고, 지금 바나나가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국적인 기호품의 대부분은 비극을 낳기 마련인데, 좋은 예로 과거에는 후추나 비단을 들 수 있고 근대에는 다이아몬드나 커피 등을 들 수 있다. 바나나도 마찬가지인데, 소비자가 싼 가격에 이국적인 과일의 풍미를 즐겁게 누리는 동안, 외국에서는 어떠한 비극이 일어나는지 전혀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자신의 소소한 즐거움이 타인의 고통에서 얻어진다는 것을 어떻게 깨달으리오. 비슷한 의미에서 나에게는 조금 편리한 SSM이 골목 상인에게는 생존의 위협이 되고, 나에게는 조금 편한 빠른 택배 수송으로 인한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초래되는 등 자신의 소소한 이익을 위해 주변의 소시민의 고통에 대해 무심해지는 인간이 너무나 많다. 지금은 상황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바나나도 오늘날의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 무수한 노동자의 고통이 뒤따랐고, 그 슬픈 이야기들이 서사시처럼 이 책속에 알알이 박혀있다.

바나나는 이제 수십년 후에는 도도새와 같이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 될까? 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2013.8.6
바나나: 패스트 푸루트 in NewsPeppermint

 


2014.8.12
바나나는 정말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나? in NewsPeppermint

 


2015.2.8
사이언스 타임스 불치병에 걸린 바나나를 구하라 2015.02.06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