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투자전쟁8점
바턴 빅스 지음, 이경식 옮김/휴먼앤북스(Human&Books)

이 책은 저자 Barton Biggs가 헤지 펀드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개인적 감상의 형식으로 저술한 책이다. 수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은 좀 두서없어서 저자의 일기가 될 때도 있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무용담이 될 때도 있으며, 뒷부분에는 자신이 읽은 책의 독후감도 있다. 저자 자신은 다독을 즐긴다고 말하고 있고, 문장에 관해서는 미식가라고 주장(p123)하지만, 정작 자신의 저서는 좀 두서가 없다. 켁.

서평의 시작을 약간 까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게 썼지만, 실제로 본인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헤지펀드나 매크로 투자, 금융시장의 역사 등에 관심이 있다면 꽤나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자체는 2005년경에 쓰여진 것이라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의 급박했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언급이 없다. 책 중간중간에 미래의 시장 동향을 저자가 전망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택도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 ㅋㅋ

투자 관련 용어가 무척 많이 나오는데, 고맙게도 역자가 꽤나 꼼꼼히 주석을 달아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뭐 이런 쉬운 용어까지 다 설명하나’ 싶을 정도도 있으니 문외한도 나름 내용을 즐길 수 있을 법 하다.

시장이나 각종 경제 모델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지극히 이성적이면서도 중립에 가깝다고 느낀다. 관록이 느껴진다고나할까. ㅎㅎ 금 투자에 대한 견해라든지, 모멘텀 투자와 가치 투자를 바라보는 점이라든지 등 그런 면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은 워렌 버핏이 가치 투자자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모멘텀 투자를 경멸하는 줄은 몰랐다. 기거렌처의 저서 ‘생각이 직관에 묻다'[1]에서 워렌 버핏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맥락이 이해가 된다.

책의 뒷부분에 있는 ’20장 월스트리트 괴담’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실화라 하기에는 너무 믿기 어렵지만,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무척 흥미롭다. ㅎㅎ 따로 떼어내서 단편 소설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만큼 내용이 극적이고 흥미를 자아낸다. 이 부분만큼은 특히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시라.

저자가 자신의 독서스타일을 소개하는 내용도 있는데, 확실히 다독가라서 그런지 내용 중간중간에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일부는 번역서로 출판되어 있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 흥미를 자아내는 새로운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 기쁘다. 특히 국내에 로버트 스키델스키가 쓴 케인즈의 전기가 번역되어 있는 줄 몰랐다. 꽤 비싸긴한데, 이 책의 저자가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으니 한 번 읽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11장에 비스마르크의 투자전략에 관한 내용도 있는데, 무척 흥미롭다. 애석하게도 저자가 소개하는 이 책은 아직 번역판이 없는 듯 하다.

헤지 펀드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관록이 묻어난다고나 할까. 약간 두서없이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저자가 하긴 하지만,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서평] 생각이 직관에 묻다 : 논리의 허를 찌르는 직관의 심리학 2010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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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서평] 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 사실 2005년의 책이므로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적절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어떤 통찰력을 필요로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입담을 즐기시는 거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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