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슈퍼크런처 : 불확실한 미래를 데이터로 꿰뚫는 힘

슈퍼크런처4점
이언 에어즈 지음, 안진환 옮김/북하우스

이 책은 일전에 소개한 기거렌처의 ‘생각이 직관에 묻다‘와 같이 읽으면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 책이고 기거렌처의 책은 심리학 책이라서 거리가 먼 분야같지만,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체로 대척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ㅎㅎ

이 책은 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기존의 각종 영역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맨 처음에 나오는 예가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여 와인의 가치를 추정해내는 기법에 관해서이다. 이 부분은 꽤 흥미로우므로 별도의 포스트로 다루겠다. 여러가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서 와인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와인의 상대적 가치를 쉽게 비교할 수 있고, 아직 나오지 않은 와인의 품질까지도 예측한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사례들이 흥미롭기도 하고 때로는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만, 애석하게도 일부 사례의 경우는 저자가 지나치게 데이터 마이닝의 역할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든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혼동한다든지 하는 설득력 떨어지는 부분도 꽤 있다. 분야별로 데이터 마이닝이 잘 발휘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이것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듯 하다. 예를 들어 저자는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대본과 각본, 선생님의 행동과 대사가 모두 결정되어 있는 연극 비슷한 교육이 다른 교육보다 월등히 우수하다고 소개하고 있다.(p225-232) 책 뒤쪽의 레퍼런스가 너무 많아서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꼭두각시 연극을 하는 수업이 다른 교육보다 우수하다니 본인은 지극히 회의적이다. 우수하다는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그 밖에도 의사의 진료나 판사의 형량을 판정하는 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마이닝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문제는 저자가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 견해를 함부로 펼치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거렌처의 저서와 같이 비교하면 무척 흥미로운데, 기거렌처의 저서에는 직관이 작동이 단순한 면이 있지만(여기까지는 슈퍼크런처의 저자와 일치한다) 의외로 설명하기 힘든 구석이 있어서 예상 이상의 좋은 결과도 도출한다는 내용이다. 기거렌처의 저서는 전문가의 직관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점에서 서로 상반된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애석한 점이 저자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것 같다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어느 도시의 암 환자수와 맥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데이터를 보면서, 맥주가 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이 도시의 인구가 늘어서 암 환자수와 맥주 소비가 동시에 늘어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예는 통계학 대중서에서 자주 소개되는 사례인데, 저자는 자신이 제시한 사례에 대해서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너무 없이 (별로 둘을 구분하는데 관심도 없는 듯 하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듯 하다.

이런 것도 있나 하는 정도의 흥미 유발은 되겠지만, 저자의 허술한 면은 많다고 본다. 데이터 마이닝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는 편이 좋겠지만, 사서 소장할 정도의 책은 아닌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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