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런던 지하철 노선도

런던 지하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이자 지하철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예를 들어 승강장과 지하철 사이의 틈을 조심하라는 표현인 ‘Mind the gap‘이라는 문구는 너무 유명해서 ‘Watch your step’이라는 문구보다도 더 쓰이는 듯 하다.

초기의 지하철 노선도는 실지형에 맞춰서 도로지도 위에 그려졌으나, 1931년 영국 공학자 Harry Beck이 실제 지형을 무시하고 색으로 각 노선을 구별하는 현대의 디자인의 노선도를 만들었는데, 지도에 거리를 무시했다는 점이 당시로서는 꽤 파격적이어서 성공여부를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Beck은 지하철 이용객은 거리보다는 어디서 타고 어디서 내리는지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그의 짐작은 적중하였다. 기하학적 지리정보 보다는 연결상태에 더 초점을 맞추는 이러한 이야기는 위상수학에 관한 대중교양서에서 종종 나오므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정보의 부재로 인해 사람들은 실제 최단거리보다 더 먼 경로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이코노미스트지[1]에 의하면 뉴욕대학의 Zhan Guo 교수는 30%의 이용객이 최단거리보다 더 긴 경로를 이용하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2]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Mark Noad라는 친구가 원 지하철 노선도의 명료함을 유지하면서 실지형에 가까운 새로운 런던 지하철 노선도를 다시 디자인한 모양인데, 홈페이지[3]에서 볼 수 있다. 일전에 ‘인간 중심 인터페이스‘라는 책을 소개[4]한 바가 있지만, 이런 사례 하나만 봐도 산업 디자인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도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이코노미스트 A new take on an old design Jul 4th 2011
[2] Guo. Z. “Mind the map! The impact of transit maps on path choice in public transit”, Transportation Research Part A: Policy and Practice, Volume 45, Issue 7, August 2011, Pages 625-639 https://doi.org/10.1016/j.tra.2011.04.001
[3] http://www.london-tubemap.com/
[4] http://zariski.egloos.com/609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