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립 미술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구 시립 미술관이 지난 5월에 개장했다. 포항사에 처박혀 지내느라 대구 시립 미술관이 개장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어제 이 사실을 알고 찾아가 봤다.

대구 시립 미술관과 관련된 이슈를 검색해보면 대충 다음과 같다.
노컷뉴스 공공미술관이 예식장?, 대구시립미술관 웨딩영업 ‘물의’ 2010-12-01 09:40
대구시립미술관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브레이크뉴스 대구시립미술관 BTL함정에 빠지나 2010/07/27 [14:21]
평화뉴스 대구시는 시립미술관의 관리운영권을 회수(매입)하라 2010년 11월 26일 (금) 13:04:11
한겨레 대구시립미술관 초대관장 선임 ‘뒷말’ 20100107 22:44

기본적으로 미술관의 문제는 사람도 안 오는 허허벌판에 접근성 떨어지게 커다랗게 지어놓은 대표적인 전시행정성 건축물이라는데 있는 것 같다. 김범일 시장은 시립 미술관 예산확보도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미술관을 하나 더 짓는다는데 이게 무슨 뻘짓인가.

가장 문제는 대구시가 민간 사업시행업체에 위탁해서 건물을 짓게하고 그 건물을 대구시가 임대해서 쓰는 모양인데, 능력도 안되는 회사가 일을 진행하고 있으니 뭔가 수상하다. 이 민간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공사 대금도 체납하고 있고, 내부에 웨딩영업을 한다고 판을 벌리는 둥, 뻘짓을 좀 하는 모양이다. 켁.

그밖에 관장 선임에 대한 뒷말도 있는 것 같다. 역시 거지같은 동네가 아닐 수 없다.

 


뭐 여하간 이런 우려는 뒤로하고 실제로 시립 미술관에 가 봤다.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에 내려 5번 출구로 나오면 미술관까지 운행하는 무료 순환버스 정류장이 있다. 오… 이런거 이용하지 않으면 미술관에 가는 맛이 나지 않으니 꼭 타야만 했다. ㅎㅎ 일전에 키타큐슈 미술관 순환버스 타던게 생각났다. ㅎㅎ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30분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된다. 시간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거 편리하긴한데 과연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 올 때와 갈 때 모두 본인 혼자 탔었다. ㅋ

뭐 여하간 널찍한 공원에 갓 만든 건물이어서인지 시설은 괜찮다. 건물 앞에 인공 연못이 있다.

위쪽으로 건물을 향해 걸어가면 이런 현수막이 보인다-_-

대구시는 어떻게 계약을 했길래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지 구린 냄새가 풍긴다.

기본적으로 모든 전시물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작품사진은 없다. 미술작품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도슨트(Docent)라고 한다. 도슨트를 담당하는 여자분이 설명을 잘 해주시던데, 미술관에 자주 오면서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도슨트가 대부분 상당한 미인이다. 정말이다-_-

중앙홀은 4층까지 뚫려 있는데, 4층에서 내려다보면 큰 공간감이 느껴져 상당히 보기가 좋다.

4층에는 미술관내 자료실이 들어설 모양인데, 아직 개관하지 않았다. 가로로 긴 공간이 무척 인상적이다.


건물 내부는 좀 볼만한데 건물 외관은 좀 밋밋하다. 건축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아이패드로 관람 내내 검색해봤는데, 찾을 수 없었다. 일전에 방문했던 광주 시립 미술관의 건물은 확연히 미술관의 이미지를 풍겨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그런게 없어 좀 아쉽다.

특이하게도 모든 전시 작품에 작가와 작품 이름표가 하나도 없다. 작품이름과 작가를 확인하려면 별도로 배포하는 종이를 보면서 위치를 맞춰봐야 한다.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관람객이 작품에 집중하기 보다는 작가설명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아, 작품 자체만으로 감동을 충분히 받을 수 있으므로 없앴다고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개인적으로 ‘무제’라는 제목의 작품이나 또는 같은 제목에 번호만 바꿔 제목을 붙이는 미술작품을 무척 싫어하는데, 작품의 제목이란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며 생각해온 의도를 짧은 문구로 응축적으로 표현하여 감상자에게 던지는 문구이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은 작품의 혼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학이든 예술이든 뭐든 배경정보를 최소한 알아야 적절한 감동의 임팩트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무 배경지식 없이 이육사의 시를 읽고 얼마나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여러 작품이 전시되어 있던데, 이러한 외견상 단순해보이는 미술 작품에서 제목조차 배제된다면 이게 애들 장난이라는 생각 밖에 더 들겠는가? 작품의 제목을 배제하고 감상하는 것은 배경지식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처사밖에 되지 않는다. 뒤샹의 ‘‘이라는 작품이 있듯이 제목은 작품 자체만큼이나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립 미술관의 큐레이터에게 상당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여하간 대부분은 회화 위주의 작품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딱 한개 괜찮다고 생각한 작품이 있었다. 김종복 화백의 ‘달의 사막’이라는 작품이다.

도슨트 언니의 설명에 따르면 영화 ‘놈놈놈’을 보고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라고 한다. ㅎㅎ

 


2014.5.24
CNB저널 [연속기획]대구미술관, 무엇이 문제인가? 2014.05.22 08: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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