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룡 오디세이 : 진화와 생태로 엮는 중생대 생명의 그물

공룡 오디세이10점
스콧 샘슨 지음, 김명주 옮김/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고생물학 시리즈에서 새 책이 나왔길래 슥샥 샀다. 역시 오파비니아 시리즈답게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흥미로운 책이다. 일전에 읽은 서평은 다음 링크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미토콘드리아 : 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의 숨은 지배자
눈의 탄생 : 캄브리아기 폭발의 수수께끼를 풀다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
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여덟살짜리 아이가 부러워하는 직업들을 꼽는다면 그 중 하나는 틀림없이 공룡고생물학자일 것이다. 실제로 몇몇 다큐멘터리나 책과 같은 매체에서 고생물학자가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들이 어릴 적에 본 공룡그림책을 보며 고생물학자가 되기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ㅎㅎ 뭐 정말인지의 여부는 그냥 넘어가자. ㅋ

애석하게도 공룡은 단지 어린이들의 관심사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다채로운 주제를 함유하는 소재이다. 공룡의 시대인 중생대를 여는 전환점이자 지구의 생명 역사상 최악의 멸종사태인 페름기 말 대멸종부터 가장 유명한 멸종사건인 KT 대멸종에 이르기까지 약 1억 6천만년간 지구를 지배했던(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아직도 번성하는) 거대 생명체의 이야기는 수많은 스토리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책의 전반부는 자신의 경험담과 더불어 공룡에 대한 대중적 오해를 중심으로 서술을 시작한다. 그리고 저자는 공룡 자체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대 생태계 전반이 어떤 식으로 작동되었고, 어떤 환경 속에서 공룡이 살았는지를 추적하고자 한다. 생물량의 추정이나, 최종 소비자인 육식동물을 부양하는데 필요한 생산자의 양 같은 부분들, 마지막으로 중생대 분해자들과의 관계를 복원하고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공룡이 어떤 생활 양식을 가졌고, 외온성(변온)인지 내온성(항온)인지에 관한 논쟁 등 여러 고생물학적 쟁점을 잘 소개하고 있다. 공룡이 내온성인지 외온성인지에 관한 논쟁은 일전에 소개한 ‘생명의 도약‘에서도 논하고 있어서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도 참조하기 바란다.

뒷부분에는 멸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일전에 소개한 ‘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다만 저자는 좀 더 최신의 연구결과를 조금씩 소개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데칸 트랩의 생성 속도가 과거 예측하던 것 보다는 더 짧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 같은 내용들이다.

책의 대부분은 공룡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새가 공룡의 직접적인 후손임을 여러번 지적하면서, 고생물학과 공룡에 관한 연구, 나아가 진화 자체가 우리의 삶 그 자체를 반영하고 있고 불가분의 관계라는 이야기를 한다. 자연을 기계적이고 분석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장구한 시간속의 유기적이고 상호복합적 작용으로 이해하는 과학교육의 필요성까지도 역설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고생물학자들이 마다가스카르의 오지에서 발굴작업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학교를 세워줬다는 여담이 나오는데, 무척 감동적이다. 특히 발굴을 도와준 마다가스카르의 마을 사람들에게 친절에 보답할 것이 있느냐고 물으니 한목소리로 ‘학교가 필요하다’고 말한 대목은 진실로 안타깝다.(p430) 어린이들이 만성 단백질 결핍에 시달리면서 학교를 원하는 사회가 지구 어딘가에는 존재한다.

요컨대 그림동화책에서 나오는 공룡 이상의 지식이 필요하다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아주 좋은 책이다.

 


2015.5.6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이 사상 최대의 용암류를 일으켰을까? in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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