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10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이마고

일전에 안면인식장애[1]와 같은 희안한 병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러한 기이한 병들은 인간의 두뇌가 얼마나 정교하게 작동하는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표식이 된다. 저자인 올리버 색스는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그가 만났던 여러 기이한 병을 가진 환자의 사례를 소개하고 각 사례에서 느끼는 저자의 감정과 철학적 사고까지 서술하는 수필적 임상보고서이다.

여러가지 사례에서 일전에 소개한 라마찬드란의 저서[2]와 겹치는데, 이 책과 같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다만 라마찬드란의 저서는 자연과학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책의 경우는 인간미를 가진 의사로서의 수필에 더 주안을 둔다. 올리버 색스는 환자와 교감하며 공감하고 또한 그들을 이해하려 시도하고, 이에 더하여 철학적인 사색에 잠긴다.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은데, 환상사지[3]와 같은 내용은 라마찬드란의 저서에도 잘 나와있다. 또한 언어상실증과 같은 증상은 스티븐 핑커의 ‘언어본능’에도 소개되어 있으므로 이쪽을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특히 ‘우향우!’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편측공간무시(Hemispatial neglect)인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현상이다. 이 장애는 왼쪽에 있는 모든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으로서, 음식도 절반만 먹고 꽃 그림도 오른쪽 절반만 그린다. 라마찬드란의 저서[2]에도 이 편측공간무시 현상을 소개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4]도 있다.

이런 여러가지 현상들을 바라봄으로써 인간의 뇌가 새삼 얼마나 정교한 물건인지를 느낀다. 이 책 중에서 소수를 찾는 쌍둥이에 관한 이야기[5]는 일부 발췌해서 올려 놓았으니 책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감상적이나 서정적인 묘사를 좋아한다면 라마찬드란의 저서보다는 이 책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일상을 잃어버리고 불치의 병과 싸우며 인간성을 찾아가는 환자의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다. 올리버 색스의 다른 책 ‘색맹의 섬’도 사 놓았는데, 다음 기회에 서평을 써 보겠다. ㅎㅎ

 


[1] http://zariski.egloos.com/2222403
[2] 내 백과사전 [서평]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2011년 8월 18일
[3] 내 백과사전 환상 사지 Phantom limb 2011년 11월 2일
[4] https://www.youtube.com/watch?v=_1RPkp7rdnw
[5] 내 백과사전 숫자가 보이는 사람 2012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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