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문자를 향한 열정 : 세계 최초로 로제타석을 해독한 샹폴리옹 이야기

문자를 향한 열정10점
레슬리 앳킨스 & 로이 앳킨스 지음, 배철현 옮김/민음사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성각문자를 최초로 해독하는데 성공했던 샹폴리옹 전기이다. 대부분의 전기가 그렇듯이 어릴적 일화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일생을 추적한다.

책 내에 성각문자에 관한 내용은 여러가지 나오지만, 몰라도 읽는데 거의 지장없다. 저자들은 샹폴리옹의 일생을 추적함과 동시에, 영미권에 잘못 알려진 토머스 영의 업적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 같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토머스 영은 민중문자의 해독에 탁월한 업적을 가지고 있으나, 성각문자에 관해서 이룬 업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성각문자의 해독은 샹폴리옹 단독 업적인 듯 하다. 이 책은 샹폴리옹과 주변 인물들이 학술적 인정을 얻기위해 행하는 수많은 권력투쟁과 갈등을 묘사한다.

책의 앞부분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요즘 nasica님의 블로그[1]를 자주 읽으면서 괜히 나폴레옹의 전쟁사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ㅎㅎ 이에 관해서는 책을 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이전까지는 샹폴리옹이 로제타 석만을 이용해서 해독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성각문자 해독에 있어서 로제타 석은 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그리 큰 역할을 못한 것 같다. 샹폴리옹은 광범위한 텍스트를 참조한 듯 하다. 다행히 그는 콥트어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었고, 이를 통해 해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책 내용 중에 유물상 및 현지인들에 의해 다양한 유물이 파괴되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 유물들이 남아있으면 어떨까 생각하니 아 안타깝다.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 때 여러 학자를 데리고 갔는데, 수학자로 더 유명한 푸리에도 그 중 한명이다. 푸리에는 샹폴리옹의 초창기 조력자가 된다. 이 책에는 10살의 어린 샹폴리옹과 푸리에의 첫 만남에 관힌 이야기가 나온다.(P70) 푸리에는 샹폴리옹에게 이집트 유물을 소개하면서 이집트 성각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샹폴리옹은 성각문자를 해독하기로 결심한다고 한다. 오오 너무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아닌가! ㅎㅎ

이 책에는 재미있게도 나폴레옹 원정을 이집트 지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간접적인 대목이 있는데, 그 부분을 인용해본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다녀간지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샹폴리옹이 이집트에 학술 탐사를 가는 부분이다.

p312-313

나폴레옹의 학자들이 성각 문자 비문 연구에 있어서는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을지라도 이집트인에게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았다. 나이 먹은 이집트인 중 몇몇은 여전히 프랑스어로 말할 수 있었다. 샹폴리옹은 조제프 푸리에가 공명정대하며 관대한 행정관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점에 특히 기뻐했다. 한번은 샹폴리옹이 “안녕하쇼, 시민 동지. 내가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뭘 좀 주쇼.”라고 말하는 눈먼 아랍인을 보았다. 나폴레옹 원정대에서 비롯된 게 분명한 공화국풍 말투에 놀란 샹폴리옹은 노인에게 프랑스 동전 몇 개를 주었다. 노인은 동전을 만져 보고 “이건 더 이상 쓸 수 없어요, 친구!”라고 말했다. 샹폴리옹은 다시 이집트 동전을 주었다. 나중에 그는 일기에 이렇게 기록했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옛 이집트 출정을 되새기게 하는 일을 매 순간 접할 수 있다.” 데생 화가 로트는 많은 이집트인들이 자신을 세금 징수원으로 여겨 도망가지만 그들이 프랑스인이라는 걸 알면 환영하는데,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들의 당나귀와 소를 가졌고 세금을 두 번 낼 필요가 없었던 때를 기억하는 가난한 아랍인들은 보나파르트의 인상적이었던 원정을 아직 완전히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ㅎㅎ 생각한 것 보다는 놀라운 묘사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을 다시 보게될 것 같구만. ㅎ

전반적으로 책의 문체는 건조하므로 특히 관심사가 없다면 지루할 수 있다. 샹폴리옹이 병으로 고생하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글자 그대로 자신의 생명을 태워가며 연구한 샹폴리옹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 할 것 같다.

 


[1] http://blog.daum.net/na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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