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는 앤디 워홀을 너무 빨리 팔았다 : 예술가, 컬렉터, 딜러, 경매회사, 갤러리의 은밀한 속사정

나는 앤디 워홀을 너무 빨리 팔았다10점
리처드 폴스키 지음, 배은경 옮김/아트북스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Steven Cohen은 위키피디아의 항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미술품 컬렉터이기도 한데, 일전에 소개한 사트야지트 다스의 책에 그가 데미언 허스트의 그 괴작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을 무려 1,200만 달러를 주고 사는 이야기[1;p11]가 나온다. 처음에 호주의 한 어부가 상어값으로 6,000파운드를 받았는데, 찰스 사치가 이를 5만 파운드에 구입해서 결국 스티브 코언에게 팔게 된다. 팔고사고 하는 과정에서 지수함수적 증가를 하는 이 물건의 가격은 얼핏 보기에 매우 놀라운 마술같아 보이겠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까지 커지는 버블 위에 올라타는 수많은 미술품 가격의 한 사례일 뿐이다.

저자인 리처드 폴스키는 미술상으로서 살아가는 잡다한 이야기들을 이 책안에 해학적으로 녹여내고 있다. 저자가 지나치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써 놓는 듯 하여, 언급한 당사자가 직접 책을 읽으면 가끔은 곤란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할 정도다. ㅎㅎ 그밖에 미술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지, 미술품 거래에서 이루어지는 사건들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설명한다.

시간적으로 이 책의 앞쪽에 저자의 다른 책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2]라는 책이 있는 모양인데, 그 책의 주 내용은 아무래도 앤디 워홀의 작품 ‘깜짝 가발Fright Wig’를 손안에 넣는 힘겨운 과정을 그리는 것 같다. 본인은 이 전작을 읽지 않았다. 이 책은 이 ‘깜짝 가발’을 팔고 난 이후부터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까지 미술품 시장의 변화의 양상과 분위기를 자신의 경험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전작과 시간적으로는 이어져 있긴 하지만 내용이 이어진 것은 아니므로 전작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부차적으로,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미술품을 인터넷에서 직접 검색해서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매우 다양한 동시대 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몰랐던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본 블로그에서 소개한 작가도 꽤 나온다. ㅎㅎ 개인적으로 동시대 미술의 상당수는 미술로 취급하기 어려운 졸작이라고 보지만, 여하간 가격은 눈 튀어나올 정도로 비싸다. ㅎㅎㅎ 본서에서 언급한 수많은 미술품들 중에서 딱 한 개를 직접 본인의 눈으로 본 적이 있는데, 예전에 아라리오 미술관[3]에서 봤던 마크 퀸의 작품 ‘self’이다. 본서의 p131에 잠시 한 줄로 언급되어 있다. ㅋㅋ

이 책에는 일전에 본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데미언 허스트의 유명한 작품인 ‘For the Love of God‘에 관한 코멘트도 있는데(p322), 이 다이아몬드를 다 떼서 따로 팔면 1000만 달러가 안 된다고 한다. 이걸 1억달러에 팔았다니, 허걱..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한걸… 다시한번 허스트의 상술을 느낄 수 있다. 본서를 읽으며 데미언 허스트의 환상이 많이 깨졌는데, 확실이 이놈은 타고난 장사꾼인 것 같다. 이 친구에 관한 코멘트는 일전의 포스트[4]를 참조바란다.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가 17번째의 ‘리언 크로샤의 잊힌 유산’인데, 마치 하나의 완전한 단편소설 작품을 보는 듯 하다. 이 부분은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전반적으로 일전에 소개한 바턴 빅스의 저서[5]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전문직 일에 오래 종사한 입심이 좋은 아저씨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ㅎㅎ 이 책을 가장 완벽하게 소개하는 문구는 책 맨 뒤에 나와 있으니 이 부분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유익하고 불경스러우며 때로는 배꼽을 잡게 하는 이 책에서 폴스키는 미술시장의 변덕스런 움직임과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적ㆍ문화적 힘의 변화에 관해 설명한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 내부자의 시각에서 쓴 안내서로서, 매우 재미있으며 유용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회고록, 르포르타주 그리고 사회 풍자를 유쾌하고 활력 넘치게 섞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미술계의 경제적 진화와 문화적 영향력에 관해 이해하고 싶은 일반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1] 내 백과사전 [서평] 익스트림 머니 : 전 세계 부를 쥐고 흔드는 위험한 괴물 2012년 11월 20일
[2]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351936
[3] http://zariski.egloos.com/2482002
[4] 내 백과사전 데미언 허스트 2012년 12월 9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2010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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