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플로레시엔시스 Homo floresiensis

리처드 포티 저/이한음 역, “위대한 생존자들“, 까치글방, 2012

p322-323

작은 섬이 영구 무덤이 된 사례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중에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보다 더 애절한 사례는 없다. 2004년 10월에 화석 한 점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 언론에서 보도되었을 때, 처음에는 회의론이 만연했다.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서 작은 인류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그 작은 인류는 키가 약 1미터에 불과했다. 곧 언론에서는 그 화석에 “호빗(Hobbit)”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그 즉시 가운데땅(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 족이 사는 땅/역주)의 아담한 종족처럼 인식되었다. 한편 학술지 지면에서는 으레 그렇듯이,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인류학자들은 유골이 병에 걸린 현생 인류의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인류의 친척이라는 개념을 옹호하는 측도 있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발견된 지층을 볼 때, 유골이 지금으로부터 겨우 1만2,000년 전의 것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종이 4만 년 전이나 그보다 훨씬 더 전에 이미 오스트레일리아에 도달했으므로, 현생 인류와 이 작은 인류는 동시에 살았던 것이 분명했다. 플로레스 섬에서 점점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되면서, 그 화석이 병에 걸린 현생 인류라는 주장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호빗은 많은 독특한 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크고 다소 편평한 발, 신기하게 원시적인 손목뼈 등이 그랬다. 이 작은 “인간”이 현생 인류와 전혀 별개의 계통으로 진화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자신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약 100만년 전*에 아프리카를 떠나서 동쪽 자바로 이동했다는 것은 이미 명백히 밝혀졌으므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그 초기 이주자들의 지류에서 기원했다는 설명도 가능했다. 초기 인류의 한 집단이 해수면 상승 때문에 플로레스 섬에 고립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독자적인 특징이 발달 했다는 것이다. 페레레트처럼, 그들은 작아졌고 아마 더 무방비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플로레스 섬에서는 80만 년 전의 석기까지 발견되었으므로, 호모 플레레시엔시스는 수만 년, 아니 수십만 년 동안 독자적인 역사를 유지했을 수 있다. 현생 인류가 처음 그 섬에 정착하기 전까지 말이다. 사실 지역신화에서는 산에 사는 “작은 인간”의 이야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마도 덤불 은밀한 곳에 몸을 숨긴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할 종을 초조하게 지켜보거나, 조악한 석기를 어설프게 휘두르거나, 그보다는 자신들이 아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겁에 질려서 달아났을 가능성이 더 높은 작은 인간들을 상상하려니, 묘하게 비극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페레레트와 달리, 우리는 이 작은 인류의 완전한 전기를 결코 읽을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었으며, 우리 자신의 역사에 어떤 장을 추가했을까?

 


* 조상 호모종의 “탈아프리카” 사건, 아니 사건들이 일어난 이주의 시점이 언제인지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 대륙의 바깥으로 첫 이주를 한 것이 160만 년 전이라고 주장한다.

 


2014.10.23
네이쳐 The discovery of Homo floresiensis: Tales of the hobbit 22 October 2014

 


2016.4.4
인도네시아의 ‘호빗’ 들은 생각보다 더 일찍 멸종했을지도 in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
이 결과에 따르면 위 논의가 초기화 되고 새롭게 진행되어 할 듯 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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