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기행] 오사카 국립 국제 미술관

이번 설 연휴 동안에 잠시 오사카에 놀러갔다 왔는데, 거기서 국립 국제 미술관에 갔던 기억을 잠시 회상하여 써 본다.

지하철 히고바시 역에 내려 대략 5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다. 바로 옆에 과학관도 있지만 동행한 지인이 ‘자연과학에는 흥미가 없다’라고 하여(그는 물리학 Ph.D 이다-_-) 여기는 패스했다.

건물의 외양부터 매우 독특해서, 오히려 이곳이 과학관의 모습으로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ㅎㅎ 바깥의 햇빛이 지하1층에 들어오도록 되어, 지하 1층이 온실같은 느낌을 준다. 건물의 외양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지하 2층부터 전시가 시작되는데, 진입하면 천장에 Alexander Calder의 커다란 모빌이 보인다. 지인이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본인은 처음 알았다. 무심하게 넘기면 열라 별거 아닌 물건인데 이것도 유명한 작가니… 켁.

상설전시실에 Contemporary art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전시작품은 몇 점 없지만 어이없게 비싸보이는 작품들이 몇 개 있다. 예를 들어 앤디 워홀의 Marilyn이나 로이 릭턴스타인의 Sweet Dreams Baby 그리고 Edward Ruscha의 Zero와 같은 작품들인데 이들 작품이 얼마나 말도 안되게 비싼 것들인지는 일전에 소개한 리처드 폴스키의 저서[1]에 잘 나와 있다. ㅋ 오사카 미술관이 돈 좀 쓴 듯.

아래 지하 3층에는 ‘What We See 夢か 現か 幻か(꿈인가 현실인가 환상인가)‘라는 주제의 특별전시회가 있었다. 영상작품 모음 전시였는데, 확실히 회화나 조형과 달리 영상 작품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면이 있다. 회화나 조형은 보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에 비해, 영상작품은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기다려 봐야 알 수 있다. 텔레비전이 이래서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것인가. 여하간 암실과 암실을 연결하는 미로같은 통로에서 각 암실마다 영상물이 돌아가고 있고,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은 중간에 난입해야 한다. 참으로 작가와 교감하기 힘든 구조이자, 영상작품이 결코 회화나 조형물과 동등한 가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없는 본질적 한계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마지막 작품을 제외하고 전부 비 일본인 작품인지라 영상작품마다 일본어 자막이 나오긴 하는데, 일본어 읽기가 그리 빠르지 않은 본인으로서는 잘 감상하기 힘들었다. 흑… 다행히 전소정이라는 한국인 작가의 작품 세 개가 전시되고 있었다. 사라져가는 특이한 기술의 장인을 영상으로 담아 보이는 일련의 작품군이다. 그 중 ‘마지막 기쁨’이라는 작품은 외줄타기의 장인의 모습과 나레이션을 보여주는 영상인데, 꽤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뭐 웹에서 볼 방법은 없으려나 ㅋ 전소정씨 인터뷰[2]도 검색하니 나온다. 근데 나보다 어리네-_-

전소정씨 작품과 함께 상영되는 중국인 Pei Shih Tu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던데, 작품 설명 푯말에는 전소정씨 작품이라고 잘못 설명되어있다-_- 오사카 미술관 큐레이터에게 대 실망했다.

마지막 작품은 문명과 접촉하지 않은 원시부족의 변화를 보여주는 영상인데, 비슷한 내용을 본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3]이 있어 꽤 흥미롭게 보았다.

미술관에서는 다 필요없고 딱 한 개라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뭐 나름 반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근데, 오사카 시가 시카고 시와 자매 결연을 맺은 모양인데, 난바역 지하상가의 ‘난바 워크’에서 시카고 미술관의 작품들을 (물론 레플리카) 지하상가 어느 위치에 쭉 붙여놓은 골목이 있다. 이 골목에 전시된 그림이 정작 오사카 미술관의 그림들 보다 사실 더 좋다-_- 그 중에서도 르느와르의 The Two Sisters (On the Terrace)라는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여자가 너무 이뻐서 그림안으로 쏙 들어가고 싶다고나 할까…-_-

Renoir_-_The_Two_Sisters,_On_the_Terrace

Pierre-Auguste Renoir, “The Two Sisters (On the Terrace)“, 1881, oil on canvas, 100 × 80 cm

 


[1] 내 백과사전 [서평] 나는 앤디 워홀을 너무 빨리 팔았다 : 예술가, 컬렉터, 딜러, 경매회사, 갤러리의 은밀한 속사정 2012년 12월 11일
[2] 코스모폴리탄 미디어 아티스트 전소정 인터뷰 2015.07.03 FRI
[3] 내 백과사전 석기시대 원주민에게 쇠도끼를 주다 2011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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