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에베레스트의 진실

에베레스트의 진실10점
마이클 코더스 지음, 김훈 옮김/민음인

세계 최초의 14좌 완등자로 더 유명한 라인홀트 메스너산악 문학을 읽다보면 에베레스트 등반은 극한을 이겨내는 인간의 고고한 취미로 비치겠지만, 인간사가 뭐든 그렇듯이 돈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 그 성격이 달라지게 된다. 일전에 크라카우어의 저서를 소개한 바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으로 인해 오히려 상업 등반대가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경험이 별로 없는 초심자를 산에 올려 놓는 것이 돈이 되는 것이다.

저자인 마이클 코더스는 자신이 에베레스트 등반대에 합류하면서 있었던 팀 내부 갈등과, 닐스 안테사나가 경력을 속인 사기꾼 가이드에게 버림받고 동사하는 과정, 두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사건을 전개하면서 중간중간에 자신이 조사했던 에베레스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범죄행위들을 짬짬이 소개하고 있다. 엉터리 산소통을 속여 팔아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이들, 환경 등반대라고 속이면서 환경정화에는 거의 노력하지 않는 사기꾼들, 준비없이 와서 다른 이들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이들, 남의 정상등정 사진을 훔쳐 자신이 등정했다고 사기치는 인간들…

이런 상황에서 좀도둑 같은 것은 별반 큰 범죄에 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 높은 곳에서의 도둑질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일전에 포스팅한 에베레스트에서의 범죄도 참조바란다. 후반부(p426)에는 죽어가는 David Sharp를 보면서 지나친 많은 산악인에 대한 사건의 경과와 논쟁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친구 수학선생이었다고 하는데, 빈궁한 사전 준비로 인해 재앙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왠지 내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도했다면 딱 이 사람 꼴이 될 것 같아 씁쓸하다-_- 안타깝게도 그런 죽음의 지대에서 쓰러지게 되면 자신의 정상등정의 꿈을 희생하여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비정하기는 해도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책의 맨 마지막(p480)에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국경 수비대가 티벳인을 학살하는 랑파 라 학살사건을 직접 목격한 많은 등반가들이 중국에서 등산 입장을 제한할까 두려워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들에게 산행이란 무엇이고 무엇을 의미할까.

책 중간에 2004년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 사고에 관한 묘사가 잠시 나온다.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역시 인간사 별거 없는 거 다들 알고 있고 또 그렇게 생각해오고 있던 것이긴 하지만, 새삼 에베레스트 등정을 다시금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2015.9.30
가디언 Mount Everest to be declared off-limits to inexperienced climbers, says Nepal Monday 28 September 2015 14.07 BST
아웃사이드 매거진 What the Everest Climbing Restrictions Really Mean Sep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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