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시작하다

근래에 몇몇 개인적인 사건이 있어 감정이 많이 상했다. 그래서 시시한 감정따위는 잊고 살기위해 지난 2주간 주식투자를 한 번 해봤다. 확실히 벌 때는 기분이 째지고 잃을 때는 슬프지만, 쓸데없는 데 신경쓰이지 않아서 좋다. ㅎㅎ

서점에서 시중의 주식 관련 서적들을 쭉 훑어 봤는데, 확실히 샤트야지트 선생의 말 대로 ‘소를 죽이고 내장을 꺼내서 미래를 점치는’ 청동기 점술사 수준의 헛소리가 난무하는 듯 하다. ㅎㅎ 여하간 그런 쓸모없는 책들도 어리석은 타인의 행동을 예측해야 하는 의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참고가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떻게 하면 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 상당히 고민해 봤는데, 본인의 짧은 지식으로는 아무리 가설을 세우고 모델링을 해서 판단을 해도 최종적인 결론은 효율적 시장가설이었다-_-;;; 시카고 학파를 추종해야 하나… ㅋㅋ 이것 참 버핏 형의 비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단기간의 가격 예측을 할 수 없을까 싶어 주가 컴퓨터 시뮬레이션까지도 고려해봤는데, 아무래도 예측불가능성이 너무 많아 관뒀다. ㅋ

여하간 일단 사고 팔아봤는데, 운이 좋게도 지난 2주간의 수익률이 5%를 상회한다. 지난 2주간 코스피는 2.17% 증가했으니 시장 초과 수익률값이 3% 이상 나온다. (엄밀히 말해 코스닥에 더 많이 투자했긴 하지만, 코스닥은 1%도 오르지 않았다) 오오 내가 시장을 두 배 이상 이겼단 말인가!!! 크으~~ 기분이 좋아서인지 밤마다 맥주를 마시고 있다. 크하하하하

그나저나 본인은 여태까지 시장 초과 수익률을 alpha라고 알고 있었는데, 위키를 읽어보니 그것과는 조금 다른 듯…

 


2013.5.27
순간의 탐욕에 못이겨 위험한 주를 샀다가 여태 번 모든 이익을 날리고 본전으로 돌아왔다. 제자리로 돌아왔으니 이제 단타 따위는 그만 해야겠다.. ㅋ 좀 진득하게 가지고 있을만한 회사를 사야지.

 


2013.10.25
사회생활은 집단적 움직임에 순응할 때 좋아진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행동할 때 거기에 동조하고 묻어가는 것이 편하다. 그래서 평범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괴롭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집단적 움직임에 거역할 때 좋아진다. 타인들이 살 때 팔고, 타인들이 팔 때 사야한다. one-upmanship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간 다양한 투자법을 시험해 보았다. event-driven이나 value-investment, momentum 같은 투자 기법들, 심지어 빠친코 돌리는 느낌으로 묻지마 몰빵도 해 봤다. 덕분에 요 몇 달간 계속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였지만, 마침내 누적 수익률이 양수로 돌아왔다. 물론 행운이 가장 큰 요소였지만, (일부는 옐런 덕인 듯 하지만 ㅋㅋ) 뭔가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경제학의 prospect theory에서 loss aversion이라는 현상이 있다. 누적 수익률이 -10%이하로 내려갔을 때 이것을 확실하게 체감했다. 그래서 business cycle-free한 매수기법을 어떻게 만들까 생각을 많이 해 봤다. 확실히 이런 경험도 한 번쯤 필요한 것 같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첫 달에 너무 잘 벌어서, 주식투자를 너무 물로 봤다. ㅋ

사람이 돈을 벌려면 해아만 하는 필수적인 부차적인 일들이 있다. 교언영색으로 없는 말에 맞장구 쳐주고, 옷은 어떻게 입었는지 신경써야 하고, 남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정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등 자신을 팔아야 하는 다양한 부차적인 행위들은 거의 모든 돈을 버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요소이다. 주식투자는 그런게 없다. 오직 돈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정말 좋다. 어리석은 선택은 그 나름대로 보상을 받는다. 과거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자도 그 보상을 받는다. 정보와 경기에 기민하지 못해도 그 보상을 받는다. 나는 주식투자를 사랑한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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