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장의 역사 : 유라시아의 교차로

신장의 역사10점
제임스 A. 밀워드 지음, 김찬영.이광태 옮김/사계절출판사

통상 신장 위구르 자치구라 불리는 중국령 투르키스탄은 타클라마칸 사막을 중심으로한 타림 분지와 그 일대를 가리킨다. 중앙아시아의 근대사에 관해서는 일찌기 피터 홉커크 선생의 저서 ‘그레이트 게임[1]’과 ‘실크로드의 악마들'[2]을 통해 상당히 흥미를 갖게 된 터에, 때마침 이런 훌륭한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그레이트 게임’은 제목 그대로 그레이트 게임의 장기말로서 활약했던 서구의 탐험가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소개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어 대중서답게 매우 흥미진진하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신장의 역사를 통괄하여 설명해주는 책으로서 약간 덜 대중적인 구성이기는 하나, 극동과 유럽사에 치중된 역사지식에 어느 정도 균형을 더할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으므로 역사서를 즐겨 읽는다면 볼만하다.

책은 신장의 선사시대부터 설명에 들어가지만 원체 남은 기록이 없으니 할 말도 그리 없을 것이다. 실제로 책의 대부분의 분량은 근대 이후의 내용에 집중해 있다. 19세기와 20세기초에 걸쳐서는 아무래도 ‘그레이트 게임’과 비교하면서 읽지 않을 수 없는데, 애석하게도 두 책의 지향점이 워낙 다르다 보니 책의 맨 뒤에 참고서적으로 언급이 되긴 하지만 겹치는 내용은 거의 없다. 홉커크 선생의 저서는 카스피해 동쪽부터 서술의 중심이 티벳까지 옮겨지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장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다만 ‘그레이트 게임’에서는 청조 말기 야쿱 벡이 신장에서 건국한 이후 좌종당의 진압 전에 있었던 두 영국 탐험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책에 야쿱 벡의 배경과 사회 분위기 및 좌종당에 의해 진압되는 과정이 소개된다.

몇 가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책의 중간중간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교수의 연구가 자주 언급된다. 그의 저서를 한번 찾아 보고 싶다.
p56에 월지라는 수수께끼의 민족이 등장하는데, 이거 꽤 흥미롭다. 좀 더 자세히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p73에 소그드인 네트워크에 관한 이야기[3]가 좀 있으나, 실크로드에 관한 미시사는 생각보다 별로 없다. 확실히 대중적 흥미와는 거리가 있는 학술서인듯.
p82에 안녹산의 난 이야기[5]가 나오는데, 나는 왜 안녹산이 중국인이라고만 생각했지…-_-
p129의 명의 조공체계에 관해서는 일전의 포스트[4]를 참조하시라.
p240에 프랜시스 영허즈번드의 이름이 잠시 언급되는데, 이 사람은 ‘그레이트 게임’에서 등장하는 마지막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p440에 중국 관료가 기념비적인 수리 사업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거 남일 같지가 않다. 4대강[6]은 잘 지내는지ㅋㅋ 전근대적인 사람이 현대의 대통령을 하면 어떤 폐해가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ㅎ

책의 마지막에는 마무리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세 명의 위구르인의 삶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그들의 인생이 신장의 역사와 어떻게 얽혀있는지 이야기한다. 마지막까지 알찬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라 생각되며 중앙아시아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1] 내 백과사전 [서평] 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2012년 12월 20일
[2] http://zariski.egloos.com/2576823
[3] 내 백과사전 실크로드와 소그드인 네트워크 2013년 5월 14일
[4] 내 백과사전 명의 조공 체계에 대한 왜곡적 이미지 2013년 5월 27일
[5] 내 백과사전 안록산의 난과 소그드인 운동 2013년 5월 20일
[6] http://zariski.egloos.com/2231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