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룡 이후 : 신생대 6500만 년, 포유류 진화의 역사

공룡 이후10점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김정은 옮김/뿌리와이파리

본인이 좋아하는 오파비니아 시리즈 10권이 발간됐길래 잽싸게 사 봤다. 이전에 읽은 오파비니아 시리즈들의 서평을 남긴 적[1~7]이 있다.

이 책의 역자는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다른 책인 ‘미토콘드리아’를 번역하신 김정은씨 인데, 책의 맨 뒤에 역자후기가 좀 웃긴다. “6,500만년 포유류 역사에 관한 책인데, 진짜 6,500만년 동안 번역하는 기분이다.” ㅋㅋㅋㅋ 번역자님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이 책은 제목 그대로 K-Pg 멸종으로 날지 않는 공룡의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포유류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의 지구와 생물의 역사를 다루는 책이다. 고생물학이라 하면 으레 고생대나 중생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많아 K-Pg 멸종 이후 만을 다루는 책을 처음 봐서 좀 신선했다. ㅎㅎ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K-Pg 멸종의 원인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다른 오파비니아 시리즈인 마이클 밴턴의 저서[4]나 스콧 샘슨의 저서[6]에서는 칙슬룹 충돌 쪽에 더 힘을 주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인 도널드 R. 프로세로는 칙슬룹보다는 서서히 멸종해 갔다는 주장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 같다. 이 책 자체는 올해 나왔지만 원서는 2006년에 나왔기 때문에 현재와는 약간 시간차가 있는데, 원서쪽은 스콧 샘슨 쪽이 더 최근에 나왔다. 스콧 샘슨 자신도 책에서 서서히 멸종해 갔다는 쪽에서 최근에 운석설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날지 않는 공룡의 멸종원인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인 것 같다.

고생물학 책을 독서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암기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지질시대인데, p27에 지질연대 표가 있으니 조금 재미가 없더라도 독서 전에 좀 외워 놓도록 하자. 조(stage)까지는 너무 많아서 힘들지만 여섯 개의 세(series; 팔레오세, 에오세, 올리고세, 마이오세, 플라이오세, 플라이스토세)는 암기해 놓으면 좀 편하다.

본인이 생물학에 무지해서 그런지 계통분류를 시시콜콜하게 늘어놓는 부분은 조금 재미가 없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는데, 산소나 탄소 동위원소의 누적을 통해 신생대 전기간에 걸쳐 비교적 세밀하게 지구의 평균기온을 추적하는 부분은 인상깊다. 특히 신생대 이후에도 지구과학적 수수께끼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는데, 에오세 초기의 지구의 급격한 한랭화라든지 남극에 비해 북극의 얼음이 형성되는 시기가 왜 그렇게 늦었는지 등의 비교적 확신할만한 설명이 적은 현상들이 많다는 점이 인상깊다. 나뭇잎 화석 모양에 따른 고기후추정[8]이나 메시니안 염분 위기[9] 등 몇몇 인상깊은 부분은 인용해 두었으니 독서할 책을 선택할 때 참고하길 바란다.

p345에 아메리카 생물 대교환[10]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꽤 오래전에 포스팅한 내용이 있으나, 이 책에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링크를 참조바란다.

8장에 밀란코비치 주기의 발견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밀란코비치 이 사람 열라 대단하다. 오오. 일전에 지질학 10대 발견[11]을 소개한 바 있는데, 과연 여기에 끼일만 하구만. ㅋ

책의 맨 마지막에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이클 밴턴의 저서에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현재 인류에 의해 지구상의 생물들이 멸종되는 속도가 지구역사상 있었던 다섯 번의 대멸종에 맞먹는 속도라는 이야기인데, 뭐 본인은 인류의 미래에 그다지 낙관하지 않기 때문에 뭐 새삼스러울 게 있나 싶다. 어차피 인류는 지구의 거시 생물들과 함께 멸망할 존재 아닌가. 문명의 붕괴는 필연이다. ㅋ

상상에 의한 고대 포유류의 삽화가 무척 많아서 좋다. 신생대 포유류 역사와 지구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할 듯. 굿굿.

 


[1] 내 백과사전 [서평] 미토콘드리아 : 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의 숨은 지배자 2011년 7월 1일
[2] http://zariski.egloos.com/1753625
[3] 내 백과사전 [서평]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2010년 5월 2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 2010년 5월 25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2010년 11월 1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공룡 오디세이 : 진화와 생태로 엮는 중생대 생명의 그물 2011년 12월 24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진화의 키, 산소 농도 : 공룡, 새, 그리고 지구의 고대 대기 2012년 11월 3일
[8] 내 백과사전 나뭇잎 화석 모양에 따른 고기후추정 2013년 6월 9일
[9] 내 백과사전 메시니안 염분 위기 Messinian salinity crisis 2013년 6월 9일
[10] 내 백과사전 아메리카 생물 대교환 Great American Interchange 2013년 11월 25일
[11] 내 백과사전 지질학 10대 발견 2011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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