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순신의 전쟁 : 임진왜란 이후 4백여 년 그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순신의 전쟁6점
신호영 지음/돋을새김

이글루스의 유명한 역사블로거 을파소씨[1]가 쓴 책이라 하나 사 봤다. 산 지는 오래 됐는데, 이제야 읽어본다.

이순신 제독의 삶이야 뭐 워낙 드라마틱하다보니 떡밥도 많고 할말도 많다. 책의 뒷부분 노량해전에 관한 내용을 보니 일전에 순천 왜성에 방문한 일[2]이 생각나는데, 그때 좀 덜 피곤했더라면 노량 앞바다에 갈 수 있었는데, 못 가보고 돌아온게 좀 후회스럽다.

애석하게도 저자가 학술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탓인지 몰라도 책 안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표현이 많고, 사실을 나열할 때의 출처가 대부분 표기되어 있지 않아 주관적 견해인지 조차 모호한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이 한반도 위의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임팩트를 준 대단한 사건이니만큼, 매우 다양한 기록이 존재하므로 그의 서술에서 출처 표기가 없는 부분에 큰 오류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은 주로 원균 명장론과 이순신 자살 혹은 은둔설에 대한 반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책 이전에 있어왔던 다양한 재야 이론들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사실 그의 블로그에서 어느정도 접한 바가 있어 충분히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 그의 블로그를 먼저 읽어본다면 독서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의 1/3 정도는 이미 아는 내용이고, 1/3 정도는 본인이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이며, 1/3 정도는 몰랐던 부분이다. 특히 부산왜영 방화사건 부분은 본인이 알고 있던 바가 잘못된 것 같아 꽤나 놀랍다. 그리고 원균 옹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부분이 원균이 경상우수영에 임명된지 2개월밖에 안 되어 임진왜란이 일어났다는 부분인데, 이 부분도 저자의 견해대로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애석하게도 이순신에 관련된 부분은 꽤 디테일한 부분까지 추리를 하며 파고들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약간 허술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저자는 정여립이 반란을 도모했다고 단정(p34)짓고 있지만, 정말 정여립이 반란을 도모했는지는 아직 모호한 부분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조선 수군은 함포전 위주의 근대 해전술이 주력이었고, 일본 수군은 백병전 위주의 중세 해전술이 주력이었다는 통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나 일전에 읽은 프로이스의 ‘일본사'[3]에는 약간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p116에 거북선에 대한 기록이 상당기간 없기 때문에 거북선은 임진왜란 때 새롭게 개발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고생물학에서의 유명한 경구를 여기서도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즉,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저자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맞다고도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몰랐던 부분 중에 원균이 멀쩡히 생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의 목을 베어 수급을 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당히 쇼킹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이 사람을 평가하는데 상당히 큰 팩터라고 생각되는데, 칠천량에서의 능력을 둘째치고 도덕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에서 제기되는 주요 논쟁점을 짚어주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볼만하다. 다만 한국인 저자 특유의 서술의 출처가 그리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한 흠이다. 키건 선생이나 오버리 선생 같은 유명한 전쟁사가들이 왜 인정을 받는지 알 것 같다.

 


[1] http://history21.egloos.com/
[2] 내 백과사전 [순천 기행] 순천 왜성 2011년 8월 4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 프로이스의 『일본사』를 통해 다시 보는 2011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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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서평] 이순신의 전쟁 : 임진왜란 이후 4백여 년 그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 출처 표기는 저자의 책임만 묻기가 곤란한 것이, 교양서적인 경우 출판사에서 참고문헌 붙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마 학술서 냄새가 나서 덜 팔릴까 봐 그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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