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이 밑천을 드러내고 있다

사회과학이나 경영류에 관심가지다 보면 말콤 글래드웰의 이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약팔이 같은 대중강연에서 흔히 언급되는 1만시간의 법칙이라든지, 티핑 포인트와 같은 개념들은 그가 만들어낸 것이다. 일전에 오돌또기씨가 언급[1]한 바도 있지만, 그는 일련의 학술적 결과를 연결하여 대중에게 잘 소개하는 사람으로, 쉽게 말해 스타 저술가이다. 국내에서도 그의 저서가 몇 권 번역되어 있다. 일전에 소개한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의 저서[2]에 따르면, 그는 저술 이전에 상당한 선인세를 받으며 여타 많은 저자들에 비해 상당한 특혜를 누린다고 한다. 울드리지는 글래드웰을 경영 구루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으로 좀 띄워주는 느낌인 듯. ㅋ

여하간 이러한 대중적 인지가 높은 비전공 아마추어의 명성은 으레 전공자들에게 깊은 반감을 사게 마련인데, 일부는 명성에 대한 시기로 봐줄 수 밖에 없지만 일부 주장은 타당하다. 수 년 전에 스티븐 핑커 형님이 뉴욕타임즈에서 말콤 글래드웰을 대차게 깐 일은 꽤나 유명했는데, 좀 지난 일이지만 혹시 관련 논쟁이 궁금하다면 스켑티컬 레프트의 글[3]이 참조할만하다.

그때 당시에 본인은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해커뉴스 스레드[4]에서 다시 한번 말콤 글래드웰 이야기가 떠오르니 대충 읽어봤다. 뉴욕에 소재한 Union College의 신경심리학자 Christopher Chabris 교수가 글래드웰을 대차게 까는 모양[5]이다.

음… 일전에 도모노의 저서[6]나 모부신의 저서[7]와 같은 행동경제학 책을 소개한 적이 있지만, 행동경제학이나 경제심리학 같은 곳에서 흔히 언급되는 심리학 실험은 딱 봐도 꽤나 수상쩍은 구석이 많다. 실험 대상의 샘플이 지극히 적다든지,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주로 심리학과의 예산관계상 인건비가 싼 대학생들이 대상인 경우가 많다 ㅋ) 행해진 실험들이 대단히 쉽게 일반화 되는 경우가 많다. 근래에 글래드웰이 쓴 저서에서도 그러한 오류를 상당히 여러번 범하고 있다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을 Chabris 교수가 지적하고 있다.

핑커 선생의 뉴욕타임즈 글[8]에서 핑커 선생은 글래드웰의 오개념들 몇몇을 나열하고 있던데, 결정적으로 글래드웰이 선형 대수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인 eigenvalue를 스펠을 틀려가며 잘못 사용한 적이 있나본데, (본인이 직접보지는 못했다) 이거 사실이라면 (본인이 수학전공이라 그런지 몰라도) 꽤 타격이 크다. 걍 모르면 본인처럼 솔직히 모른다고 할 것이지… ㅋㅋ

여하간 점점 약팔이화 되어가는 글래드웰을 보며, 본인과 같은 학술적 아마추어들이 넘지 말아야할 어떤 한계를 좀 보는 것 같다. 또한 다른 대중적 지식을 전달하는 아마추어들의 지식을 흡수할 때, 그들이 필연적으로 가지는 한계 때문에 조심해야 할 선 같은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좀 든다. ㅎ

글래드웰이 떠먹여주는 이해하기 쉬운 지식은 즐겁고 좋지만, 제대로된 지식을 얻으려면 항상 쉽고 명쾌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역시 공부를 하고 지식을 얻으려면 고생을 해야 하는 법이다.

헐 다 쓰고보니 뉴스페퍼민트의 글[9]이 있었네.

 


2016.9.19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똑똑한 무의식(smart unconscious), 과연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in Bric

 


[1] 스티븐 핑커에게 털린 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by 오돌또기
[2] 내 백과사전 [서평] 경영의 대가들 : 누가 기업을 조종하는가? 2013년 7월 12일
[3] 말콤 글래드웰 Vs. 스티븐 핑커 in SkepticalLeft.com
[4]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6525824
[5] Should we stop believing Malcolm Gladwell?
[6] 내 백과사전 [서평] 행동 경제학 :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 2010년 12월 27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놀라운 진실 2010년 12월 27일
[8] 뉴욕타임즈 Malcolm Gladwell, Eclectic Detective November 7, 2009
[9] [책]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다윗과 골리앗” in NewsPeppermint

3 thoughts on “말콤 글래드웰이 밑천을 드러내고 있다

  1. 말콤 글래드웰, 글을 맛나게 쓰는 작가인데 진짜학자 한테 걸려 혼나는 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비평 대결이 일어나기 힘들겠죠? 전 오히려 부럽네요.

    • ㅎㅎ 글래드웰이 글을 잘 쓴다는 부분은 확실히 핑커 선생과 차브리스(?) 선생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스스로가 좀 조심해서 연구결과를 인용하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2. 이 세상엔 지식들이 퍼지지 않고 한곳에 무용하게 머물러 있는 참담한 상황을 방지 하기위해서 말콤 글래드웰 같은 중계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대부분의 작가가 그렇듯이 중계자 성향을 띌수록 전문성이 떨어진다는게 너무 아쉽네요.. 그래도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제대로 검수를 받는데 노력을 더 기울이기만 한다면 흠없는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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