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혈흔으로 하는 범죄현장의 재구성

혈흔으로 하는 범죄현장의 재구성10점
Tom Bevel 지음, 최용석 옮김/수사연구사

책의 원제는 혈흔형태분석(bloodstain pattern analysis)인데, 번역제목은 아무래도 이 분야에 생소한 독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한 선택인 듯 하다.

혈흔형태분석은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피의 흔적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수사기법 중의 하나인데, 피와 관련된 다양한 물리, 화학적 성질을 세심하게 활용하여 수사에 도움을 주는 분야이다. 이 책은 이러한 분야의 교육 훈련을 목적으로 저술된 책으로, 대중독자를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니기에 가볍게 지식을 획득하려는 사람에게는 그리 적당하지는 않다.

말 그대로 교과서이므로 좀 재미없는 부분도 좀 있어 술렁술렁 읽었지만, 만약 혈흔형태분석을 전공하는 사람이 이걸로 시험을 친다면-_- 암기해야 할 분량이 상당할 듯. ㅋ

책의 앞 부분은 혈흔 분석의 역사와 용어설명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혈흔의 각종 형태분류에 상당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장 방법론, 혈액의 물리화학적 특성, 판단과 분석법, 시험법, 현장분석, 법정 증거 제출방법, 실험법, 감염위험 관리까지 소개하고 있다.

특히 바닥에 떨어진 혈흔부터 흐른 혈흔, 닦인 혈흔 등 인간의 각종 행위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피의 흔적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역력하다. 이 분야가 법정에서 가끔 주관적 견해랴는 이유로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나본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학문적 설정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혈액의 흔적으로 할 수 있는 연구가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거론되는데, 예를 들어 저자는 현장 수사방법에서는 고고학의 방법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고학의 역사적 사실 추적과 현장분석의 기법이 동일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혈액 검출이나 시약 사용에서는 화학적 지식을 동원하고, 공간의 발혈부위지점을 파악하는 데는 약간의 수학도 동원한다. 이 부분은 일전에 소개한 적이 있다.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융합적 지식이 동원되나 싶다.

물론 혈흔만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는데는 어폐가 있다. 혈흔 증거는 다른 각종 증거들과 조화하여 종합되어야 하며 저자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혈흔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정보가 나올 수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과학적 분석기법을 이용해 학문의 한 분야를 구축하려는 듯한 느낌이 든다. 확실히 모든 학문에서 남이 한 것을 따라가기는 쉬워도 자신이 개척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교육목적이라 그런지 모든 사진자료가 풀컬러로 박력이 있다. 사건 현장사진이나 증거자료 및 피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 자료가 제공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재미로 그냥 읽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과학수사에 확실한 관심이 있으면 챙겨볼만한 책이라 본다.

 


2015.11.8
채널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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