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저격과 달러 롱

송택 저, “외환 쇼크“, 새빛에듀넷, 2013

p140-141

이 사건(레이건 대통령 암살 미수)으로 외환딜러는 큰 손실을 봤다. 청천벽력과 같은 레이거노믹스로 미국 금리 시세 상승감이 시장의 센티멘트(감정)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딜러의 포지션은 달러 롱(매수 소유)을 했던 것이다.

물론 사카모토 씨도 달러 롱(1500만 달러 매수 소유)이었다. 그 무렵의 선배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기로 한다.

이 저격 사건은 뉴욕 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경에 발생했다. 도쿄 현지 시간으로는 새벽 4시 30분경이었다. 지금도 그때 걸려온 전화 내용이 또렷이 기억한다. 꼭두새벽에 전화기를 통해서 전해진 내용은 이랬다.

“레이건이 총에 맞았다!”

그 다음으로는, “미안하지만, 급락으로 스톱 로스(stop-loss)는 진행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얼마인가?”

“스포트 달러/엔은 208.30엔부터 급락해 한 때 201.10엔을 기록하고 현재는 203.00엔이다.”

“뉴욕 연방은행의 개입은 없는가?”

“없다. 모든 통화에 대해서 달러는 폭락으로, FRB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

책임 딜러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당신 포지션은 어떤가?”

“지옥이다(Bloody Hell)! 손실이 너무 크다.” (Bloody hell : 외국인 딜러가 당했을 때 잘 사용하는 표현이다.)

“나도 여기에서 손절하면 7500만 엔 손해다!”

나는(사카토모) 또 물었다.

“대통령은 죽었나? 살았나?”

“수술 중이다. 죽진 않을 거다.”

그래? 나는 재매수에 나섰다. 먼저 500만 달러를 산 다음, “수술이 성공하면 1000만 달러를 더 사라”고 주문을 했다.

그 후 1시간이 지나서 환율 담당 전무이사로부터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그가 수술에 성공해도 그의 나이는 벌써 70세다. 회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맞는 말이었다. 그 시절은 로이터도 없는 시대였다. 오직 전화만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시절이었다. 도쿄의 친한 딜러로부터도 전화가 왔다. 아침까지 한 잠도 자지 못하고 그와 얘기를 주고 받았다.

도쿄 시세는 여러가지 기대로 심한 변동을 보였다. 난(필자의 선배) 500만 엔 정도의 손실에서 포지션을 정리한 다음 전무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도 역시 월급쟁이였다. 전무이사의 나이도 70세였다. 전무의 지시를 따랐다. 나중에 치프 딜러로부터 고맙다는 전화가 왔다. 내가 재매수 주문을 하고, 레이건 대통령이 회복하면서 달러가 상승을 했던 것이다. 시장은 다시 냉정을 되찾았다. 손실을 적게 봤다는 얘기다.

카우프만의 책 ‘소로스‘에서 이 구절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예측을 잘 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분석이나 예측에 관한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용기에 관한 것이에요. 설명하기 힘들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적정한 순간이 오면 기꺼이 모든 것을 내걸 수 있는 ‘배짱’ 같은 거죠. 그건 누가 가르쳐준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닌 완전히 직관적인 거예요. 즉 과학적 능력이라기 보다 예술적 재능 같은 거죠… 분석을 잘하는 사람, 예측을 잘하는 사람은 수백 수천 명이 있지만, 그 정보를 이용해 방아쇠를 당기고 예측에 따라 ‘위험’에 돈을 거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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