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국가와 언론을 고발한다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10점
루크 하딩 지음, 이은경 옮김/프롬북스

개인적으로 관심이 꽤 높았던 스노든 폭로 사건에 대해 책이 출간되었길래 제꺽 사 보았는데, 본인이 게을러 이제야 서평을 남긴다.

이 책은 그가 어떤 경유로 대량의 기밀 문서를 폭로하게 되었고, 어떤 사건이 경과하였는지를 서술해주는 책이다. 첩보작전에 가까운 앞 절반의 내용은 몰랐던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건이었으므로 폭로 이후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다양한 기사나 매체로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기사를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뒷부분도 비교적 유익할 듯 싶다.

이 사건을 처음 들었을 때는 기껏해야 수백에서 천명 정도의 사찰에 관한 고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NSA와 GCHQ는 사실상 글자 그대로 인터넷 전체를 사찰하고 있고, 또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거의 가리지 않는다. 대규모 하드웨어를 갖추고, 자국 테크기업에는 압력을 넣고, 외국 테크기업에는 가짜 직원을 침투시키고, 보안 알고리즘에는 백도어를 심어 놓는 등의 전략을 쓴다. 그들이 주장하는 ‘반테러’라는 명분을 넘어선 것도 한참 지났다. 그런데 정작 오사마 빈 라덴은 도청을 피하기 위해 유선전화조차 쓰지 않았다는 사실. 켁.

개인적으로 흥미로왔던 부분은 스노든 개인의 성향인데, 국가의 검열에 반대하고 개인의 인권을 중요시하는 상당히 자유주의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주의적이며 강한 공화당 지지자라는 부분이다. 부시의 잘못된 중동정책으로 일어난 9/11 테러로 인해 이러한 범인터넷 검열이 일어났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인의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외국인의 인권은 백안시 여기는 미국적 프레임의 한계에 갖힌 매우 아이러니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한 행동은 매우 바람직했으나, 그의 동기는 아무리 좋게 봐도 젊은 날의 치기일 뿐이다. 그의 결정적인 행동의 동기가 민주당과 오바마에 대한 강한 반감 때문이었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뭐 NSA의 활동을 승인한 오바마의 죄도 없지는 않겠지만.

뭐 여하간 그의 반검열주의에는 동의하지만 세계를 보는 좁은 시각에는 꽤나 충격이었다. 그리고 영국의 언론환경이 상당히 후진적이라는 것도 인상적이다. 가다언지가 미국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기 위해 뉴욕타임즈에 기사를 넘긴 이유가 이해가 된다. 스노든 본인은 뉴욕타임즈가 너무 친정부적 언론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ㅎㅎ

본 블로그와 관련해서 몇 가지 코멘트를 하고 서평을 마칠까 한다.
p220에 NIST의 암호 표준에 NSA가 백도어를 삽입했다는 이야기가 잠시 언급되는데, 관련 이야기를 본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참고하시라.
11장에 어샌지의 기묘한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언급되는데, 이건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크의 저서에 꽤 상세히 나와있다. 관심있으면 이 저서를 참고하기 바란다.
p243에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가 탄 대통령 전용 비행기를 미국이 강제 수색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엄청 놀라서 포스팅한 적이 있다. 관심있으면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뭐 여하간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관심있으면 한 번쯤 일독해볼만한 저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