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evier의 가짜 의학 학술지

일전에 Elsevier 보이콧 운동을 소개한 적이 있지만, Elsevier의 패악은 수학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벤 골드에이커 저/안형식, 권민 역, “불량 제약회사“, 공존, 2014

p393-395

이것은 결국 한 가지 이야기로 귀결딘다. 의약은 노출이 중요하다. ‘독립적인’ 연구의 노출, 내용이 천편일률인 많은 개별 논문의 노출, 그래야 정신없이 처방전을 쓰는 의사들의 마음속에 모종의 근거를 심어줄 수 있다. 우리는 개별 학술 논문들이 어떤 식으로 대필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런데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된 머크 관련 소송에서 훨씬 더 생소하고 새로운 수법이 드러났다.

유명한 세계적 학술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는 머크를 대신해 온갖 영역의 학술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것은 순전히 머크를 위한 광고 사업의 일환이었다. 이 출판물들은 학술지처럼 보였고, 학술지로 꾸며졌으며, 학술지 출판사인 엘스비어에서 발행됐고, 학술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거기에는 재인쇄된 기사나, 다른 기사들의 요약밖에 없었다. 거의 전부가 머크의 약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를 테면 《오스트랄라시아 골관절의학저널(Australasian Journal of Bone and Joint Medicine)》 제2호에 실린 기사 29건 가운데 9건은 머크의 바이옥스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20건 가운데 12건은 머크의 다른 약인 포사맥스(Fosamax, 경구용 골다공증 치료제. 옮긴이)에 관한 것이었다. 이 기사들 전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했고, 그중 일부는 기가 막혀서 뒷골이 당길 정도였다. 참고 문헌이 단 2개밖에 안 되는 종설도 있었다.

엘스비어는 이런 전문 ‘학술지’뿐만 아니라 가정의들을 겨냥한 학술지도 만들어냈다. 이 학술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든 일반의에게 배포됐다. 이것 역시 학술지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한 제약회사 제품의 판촉물에 불과했다.

엘스비어는 자기네가 만든 이런 학술지들 가운데 겨우 1개의 실체가 폭로되고 난 후 《사이언티스트(Scientist)》에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스스로를 변호하려고 했다.

“재인쇄된 기사의 선집도 ‘학술지’로 볼 수 있다.”

참으로 꿈도 야무진 변호다. 우리는 지금 학술지 출판사 엘스비어가 학술지 형태로 구성해서 포장해서 《오스트랄라시아 골관절의학저널》이라는 학술지 이름으로 발행한 학술지 기사 선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후, 엘스비어가 이와 같은 학술지를 6개나 만들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만들었다.99 결국 최고경영자 마이클 핸슨(Michael Hansen)은 이것들이 학술지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고지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100

앞서 말했듯이, 일반의가 혼자서 학술지 기사 수천 편을 읽는 데는 매달 600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의사들은 기사 읽기를 포기하고 지름길을 택한다. 요약된 것만 보고 만다. 그마저도 읽지 않을 수 있다. 요컨대, 머크에서 배포한 이런 학술지에 실린 간략하고 눈에 띄는 결과와, 광고부터 제약회사 영업사원 및 대필 등에 이르기까지 앞에서 살펴본 여타 온갖 왜곡 때문에 의사들은 약에 대한 연구를 잘못 이해하고 기억하게 된다.

 


99. http://classic.the-scientist.com/blog/display/55679
100. http://elsevier.com/ … ynews05_01203

위 주100의 링크가 없어졌는데, 원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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