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테레지아 은화 Maria Theresa thaler

구로다 아키노부 저/정혜중 역, “화폐시스템의 세계사”, 논형, 2005

p22-24

역사적으로도 유명하였던 오스트리아 여제를 기념하는 이 은화는 당연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발행된 법폐이며, 발행도 여제 재위기간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베버가 언급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는 오스트리아 안에서만 유통된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 18세기에 한정되어 유통된 것만도 아니었다. 이들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 즉, 20세기 전반기에 오스트리아 본국에서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놀랐다.

이론가들이 종종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에 대해 언급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스트리아 식민지도 아니었고, 오스트리아의 세력권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 지역은 오히려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혹은 세력범위에 있었던 지역이었다. 그런데 왜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주조된 은화가 유통되었던 것일까? 그것도 다른 오스트리아 은화가 아닌 오직 1780년이라는 연호가 새겨진 마리아 테레지아만이 유통되었던 것이다. 1780년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즉위의 마지막 해이다. 오스트리아 영내에서는 이미 유통되지 않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1) 1780년에 주조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는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의 특정지역에서 계속 선호되고 있었다.

관찰자들을 가장 쉽고 빠르게 납득시킬 수 있을 만한 설명은, 은화의 소재인 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의 형태는 거기에 함유되어 있는 은 자체가 보증되어 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로버트슨은 임의의 실제 화폐의 예로 고대에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는 언우화폐와 함께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를 들고 있다.(Robertson, D. H. 1948 Money, 4th edition, Combridge U.P.D.H. p48)]이다. 그의 설명은 아주 그럴듯해 보이지만, 구체적 사실을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그것이 설득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고품위의 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가 보다 높은 시세로 유통되었다. 또 다른 통화와의 시세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제적인 은 시세와도 같이 움직이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발행한 화폐도 아니고 소재 가치와도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화폐는 좀처럼 설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케인즈도 <각인이 순분과 비수령성을 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주화가 함유가치보다 다소 높게 평가되었다고 보는 일반적인 견해와 구별하여, <단지 미술적 성질 때문에> <오늘날 아프리카 유목 아랍인이 즐겨 사용한> 예로써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를 제시했다. (Keynes, J. M. 1971b. A Treatise on Money / The Pure Theory of Money, Macmillan. J. M. p12) 이것은 사실상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가 경제학적 고찰의 범주에 있지 않다고 선언한 셈이다. 케인즈의 연구에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는 아주 경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화폐의 수령성, 즉 화폐를 주고받는 관계에 대하여 무언가 원리적인 설명을 적용할 수 있다면 아주 작은 예외라도 인정될 리가 없다. 게다가 이 책의 행간에서 논의되는 것처럼 우리는 실제 역사 속에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와 같은 사례가 결코 몇 안되는 예외가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사례의 일부임을 확인할 수 있다.

 


1)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1854년 무효화 되었고, 19세기 동안에 오스만제국에서도 금지되어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1938년 나이지리아 주말 시장에서 쓰였다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당국의 폐화 법령이 지켜지는 지역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Williams, J. 1951. “Maria Theresa’s Dollar”, Chamber’s Journal, Nov) 본서의 1장에서 이용되는 사료는 주로 대영도서관 인도성문서에 근거하고 있다. Financial Department Collection No.46 Currency ; Home, Colonail and Foreign Currency, File No. 32 “Minting Maria Theresa Dollars”(이하 FDC로 약칭)과 영국 국립 공문서관 소장의 왕립주조소 관계 문헌 특히 Mint/20/637 이하 (MINT라 약칭)의 파일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건거를 나타낼 때, FDC 혹은 MINT, 정리번호, 날짜의 순서로 표시한다.

책에서 이 뒤쪽으로 1차 세계대전과 맞물려서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의 유통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키보드로 치기 힘들어서-_- 여기까지만 올린다. ㅋ 어떻게 화폐이론을 물먹이는-_- 이런 통화가 장기간 유통이 가능했던건지 신기방기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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