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케인스 하이에크 –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

케인스 하이에크10점
니컬러스 웝숏 지음, 김홍식 옮김/부키

이 책은 케인즈와 동시대에 활약하며 그와 격론을 벌였던 하이에크를 케인스와 비교하면서 이 두 사람의 사상이 당대와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명하는 책이다. 이 두 사람의 저서나 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관계와 발언까지도 참고하여 저술하고 있어 상당히 내용이 알차다. 저자인 Nicholas Wapshott은 위키피디아에도 항목이 있는데, 상당히 저술활동이 활발한 사람 같다.

모든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당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으며, 그런 측면에서 사상의 습득과 함께 사상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 책은 두 사람의 관점과 더불어 당대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 당시 분위기, 당대 사람들의 평가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면서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일전에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이야기를 했지만, 지난 10년이 아니라 경제사 전체를 통털어도 케인즈 선생 만큼의 영향을 미친 사람은 마르크스 정도 밖에 없을 터이니, 케인스 선생의 영향은 뭐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2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등의 그의 여러 탁견은 이미 유명하니 생략하자. ㅋㅋ

하이에크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다. 그의 복잡한 여러 이론이 있다지만 그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하나의 관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위가 최선이라는 것이다. 경제 전반에 대한 거의 모든 종류의 정부의 간섭을 불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오스트리아 학파의 주요한 특징이다. 통화정책 까지도 부정하고 있어 시카고 학파와 대비된다.

사실 통화정책이나 경제정책을 안 쓰는 ‘무위’의 정부는 있을 수가 없고, 그런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오스트리아 학파는 공상적 사회주의 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많은 사람이 하이에크의 대척점으로 케인스를 두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하이에크와 대비되는 사상가는 마르크스지 케인스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케인스는 하이에크와 마르크스의 중도적 위치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이에크 선생은 꽤 장수를 한 모양이던데 1992년까지 살았다니, 소련 공산주의의 붕괴와 더불어 많은 격동을 직접 목도하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모르지만, 뭐 본인이 볼 때는 한편으로 인지부조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 책에는 그의 개인적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나온다.

책의 후반부에는 시대가 변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재평가가 이리저리 굴곡져 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을 거치며 부상한 하이에크와, 근래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PIGS 문제로 다시 부상하는 케인스 선생의 재평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저성장 이야기가 서서히 나오고 있는 와중에 시장주의자가 드글대는 이코노미스트지마저 케인지언을 주장할 정도이니 죽은 케인스 선생이 부활하는 것 같다. ㅎㅎ

지하철에서 짬짬이 전자책으로 읽어서 종이책과는 달리 전체 분량을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찾아보니 600페이지 이상 되는 듯 하다. 분량은 좀 많지만 확실히 읽을만하니 경제사상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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