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

셰르파, 히말라야의 전설10점
조너선 닐 지음, 서영철 옮김/지호

이 책은 독일의 1934년, 1938년 낭가 파르바트 원정, 1939년 K2 원정, 영국의 1953년 에베레스트 원정을 중심으로 서술하되 셰르파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서술을 담은 등반사가 들어있다. 책을 처음에 샀을 때는 현대 등반에서 셰르파나 포터의 역할에 대한 책인줄 기대했으나 그런 건 아니었다. ㅋㅋ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부터 짧게 소개하고, 역사적 기록과 구전 인터뷰를 병행하여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법과 기록을 서술하는 자신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주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재구성이지만 중간중간에 셰르파가 어떻게 고소 포터의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지, 1930년대 당시 나치 정부는 왜 등반가를 후원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도 소개하고 있으며, 셰르파의 문화나 관습 등의 내용도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등반서는 주요 등반자의 관점에서 주요 등반자들의 행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마치 그 사람들 외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 인상을 받지만, 실제로 수많은 포터들에 의해 도움을 받고 있고, 이들이 없다면 결코 성공적인 등반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산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세 단어라는 ‘Because it’s there’라는 말을 남긴 말로리가 등정을 하던 시기는 아직 영국이 식민지를 거느리던 시절인데, 이 시기의 영국인들이 하층민을 대하듯이 셰르파를 대하던 풍조와 이후 스위스인이나 미국인들이 평등하게 셰르파를 대하던 풍조를 비교하면서, 팀원에게 인간적 대우를 할 때 더 높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하고도 흔하게 무시되는 진리를 새삼 각인 시켜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여러가지 잡다한 역사적 지식들이 많이 나온다. 1930년대 당시 셰르파인과 티베트인의 문화적 차이도 짧게 소개하고 있는데, 티베트인들은 호전적이고 명령에 불복종할 때가 많아, 하인이 필요한 영국으로서는 셰르파인을 선택한 것이지 특별히 셰르파인이 고소 적응에 뛰어난 신체적 특질을 가지고 있어서 셰르파인들이 포터로서 살게 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p211) 이 부분은 약간 의아했는데, 일전에 피터 홉커크 선생의 저서를 인용할 때는 티벳 사람들이 상당히 비폭력적인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아서이다.

1920년대와 30년대 등반은 상류층의 스포츠였고, 그래서 하류민들이 클럽에서 배척당했던 이야기도 잠시 나온다. George Finch가 옥스브리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등반사의 흑역사도 잠시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p331) 물론 세르파인이나 티벳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내용은 흔했겠지만, 다른 종류의 차별 또한 존재했다는 면은 몰랐다.

후반부에 비스너와 파상 다와 라마(Pasang Dawa Lama)가 K2의 정상 직전까지 접근하는 부분과, 텐징힐러리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과정이 잠시 나오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몰랐던 이야기라서 꽤나 흥미진진했다. 파상 다와 라마는 이후 오스트리아 원정대를 초오유에 사흘만에 올려 놓는 괴력의 체력을 가진 사람이다. ㅎㅎ

일전에 크라카우어의 책도 그렇지만 등장인물이 많고, 같은 인물을 이름으로 불렀다가 성으로도 부르는 부분이 대단히 혼란스럽다.

셰르파의 시선에서 보는 등반사라는 측면에서 등반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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