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뉴턴과 화폐위조범 – 천재 과학자, 세기의 대범죄를 뒤쫓다

뉴턴과 화폐위조범10점
토머스 레벤슨 지음, 박유진 옮김/뿌리와이파리

뉴턴이 케임브리지에서 35년간 지내면서 이룩한 업적은 유명하지만, 케임브리지를 나와 조폐국에서 이룬 혁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뉴턴의 전기지만, 그의 유명한 자연철학에서의 발자취보다는 조폐국에서의 행적에 더 집중하는 독특한 내용의 책이다.

한편으로는 당대 유명했던 화폐 위조범인 William Chaloner의 행적도 알려진 기록을 토대로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다양한 사료를 참고하고 있어서 내용상의 충실함이 엿보인다. 저자인 Thomas Levenson씨는 위키피디아에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과학 저술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인 듯 하다. 윌리엄 챌로너의 무용담을 읽으니 예술적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었던 아트 윌리엄스에 대한 책[2]이 생각난다. 이쪽도 재미있으니 관심있으면 참고하기 바란다.

일전에 본 블로그의 댓글[1]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smart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이 책에서 이 두 사람의 대결이 book smart와 street smart의 승부같이 느껴져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현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1600년대 영국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을 느낄 수 있으므로, 역사문화적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앞부분 1/3 가량은 뉴턴의 초창기 삶에 대한 설명으로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주요 주제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당대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뉴턴이나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이 부분에서도 1600년대 지식인들 사이의 연결고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한편 프린키피아를 저술한 이후 연금술에 몰두하는 뉴턴의 모습도 잠시 묘사된다. ‘녹색 사자의 피’를 합성해 내며 흡족해하는 뉴턴의 연구를 보아 알 수 있듯이, 학문체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경우는, 아무리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라도 그 학문 체계 내부적 방법론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결론을 얻어내는 사고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한의학적 결과가 유용하고 유명한 저널에 실린들, 기/어혈/사상체질 등의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에 의해 구축된 학술적 시스템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려해볼만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p307에는 금본위적 관점에서 벗어나 종이돈, 나아가 돈이 신용에 근거한 추상적 개념이 될 수 있음을 파악하는 뉴턴의 탁견이 소개되는데, 지금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소리지만, 당대는 혁명적 관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의 태동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경제학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볼만한 대목이다.

참고로 금본위적 시각은 현대에도 만연해 있는데, 종이돈은 사실 돈이 아니고 오직 금만이 진짜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다. 예전에 페이스북의 ‘경제가 보이네요’라는 그룹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얼치기들 있던데, 머리가 나쁜 사람이 원체 많아서그런지 본인이 설명해 줘도 못 알아 먹길래 걍 탈퇴하고 말았다-_-

한편 뉴턴이 화폐국에서 화폐생산을 계량화 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생산량을 초과달성하는 대목은 경영학적으로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이다. 경제/경영학의 역사적 관점에서도 어느 정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본다.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관점에서 눈여겨 둘만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내 백과사전 웨이슨의 선택과제 Wason selection task 2011년 12월 27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아트 오브 메이킹 머니- 가장 예술적으로 돈을 벌었던 남자, 아트 윌리엄스 이야기 2014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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