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10점
문병로 지음/김영사

논리적으로, 시중에 있는 실전투자 전략에 대한 저서의 절대 다수는 당연히 사기일 수 밖에 없다. 정말 돈을 벌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책을 팔게 아니라 그걸로 벌어야지, 왜 책을 팔아 자신의 전략을 노출시키는가? 그러나 SNEK에 기고된 어느 재미있는 글[1]은 이러한 견해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어 잠시 언급한다.

글[1]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어떤 유효한 (즉, 수익을 창출하는) 계량 전략이 공개가 되는 경우, 놀랍게도 미국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영이 되지 않고[2], 더욱 놀랍게도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3]고 한다. 이것은 일전에 마크 뷰캐넌의 저서[4]에서 나왔듯이, 어떤 유효한 투자전략이 왜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약간의 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여하간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투자전략을 미약하게나마 노출하는 것이 항상 어리석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어차피 공부를 안 하는 대부분의 똥멍청한 투자자들에게는 학술적으로 전략을 노출해도 별 문제가 안된다는 뜻이다-_- 한편 공부를 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공부를 하고 있을 정도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대기업의 직원일텐데, 이 경우 독자적인 전략의 선택보다는 다른 펀드매니저의 추종을 선호하므로 역시 전략의 노출이 소용이 없다. 결국 공부를 하면서도 자기가 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산을 가진 (헤지펀드 대표 정도?) 사람에게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실 이 책에는 “이렇게 해라“라는 내용 보다는 “이렇게 하지 마라“는 내용으로 대부분 채워져 있어, 실제로 개인투자자가 읽으면 실망할만한 내용 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알라딘 사이트에 남긴 어떤 사람의 서평[5]처럼, 실제적 내용은 없고 자기 회사 홍보뿐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간 1년에 20%이상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6]은 이런 거 읽어 봤자 의미가 없으니 안 보는 것이 좋겠다-_-

책의 내용에 수학은 전혀 없으며, 가장 어려운 산수가 제곱근-_-이니 수학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다만 본인이 일전에 쓴 켈리공식[7]에 대해서 알아두면 설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켈리 공식은 기대값이 양수인 (즉, 평균적으로 벌 수 있는) 전략을 알고 있을 때, 돈을 제일 빨리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법이므로, 기대값이 양수인 전략이 애초에 없는 사람은 켈리가 아니라 켈리 할배가 와도 소용이 없다-_- 설령 자기에게 유리한 도박을 해도, 켈리 전략을 모르면 돈을 다 잃는 사람이 부지기수[8]다. 따라서 기대값이 양수인 전략조차 없는 사람은 켈리 공식에 대해 읽어봤자 의미가 없다.

저자는 오직 계량적 방법론만을 소개하고 있고, 은연중에 오직 그러한 방법만으로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본인이 보기에 주식투자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스캘핑, 이벤트 드리븐, 가치 투자 등등 각자 유효한 전략이 있고, 가위바위보처럼 콩도르세 승자 (즉, 존재하는 모든 전략들에게 절대 우위에 있는 전략)는 없다고 본다.

근래 뜨고 있는 자연어 처리 방법 중에서, neural network에 베이지안과 n-gram을 혼합한 기법이 잘 나가는 것 같다. 일전에 확률 문법에 대해 이야기[9] 했는데, 그러한 처리는 촘스키 선생의 유명한 문장인 Colorless green ideas sleep furiously 와 같은 문장이 의미가 없음을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궁극적으로 개별 단어에 대해 semantic method를 쓰지 않으면 진정한 자연어 처리를 완성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계량적 방법론으로 확률적 접근을 취하고 있으나, 개별 회사들의 산업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은 가치 투자에 해당한다) 뭐 높은 이해도가 궁극적 목표인 자연어 처리와는 달리, 투자는 돈만 잘 벌면 장땡이긴 하다-_- 책에서 제시한 저자의 수익률이 사실이라면 확실히 인상적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열라게 까고 있는데, 똥멍청한 경제학자들을 빼면 뇌가 제대로 붙어있는 사람 중에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 사람은 없으므로 역시 투자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_-

본인도 충분한 백데이터와 먹고사니즘의 고민 없이 투자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본인도 저자와 비슷한 결론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ㅋ 저자는 책에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여러 번 언급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장기간의 변동성에는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십 년간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한 번도 안 생길 사람 손들어 보시오) 저자와 같은 전략은 따라하기 힘들다. 여하간 참고할 만한 책인 것은 확실하다.

 


2017.4.4
주가 상승의 확률은? in snek

 


[1] 계량투자전략 – 만천하에 공개된 투자전략으로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가? in snek
[2] McLean, R. David and Pontiff, Jeffrey, “Does Academic Research Destroy Stock Return Predictability?” (January 7, 2015). Journal of Finance, Forthcoming.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2156623 or http://dx.doi.org/10.2139/ssrn.2156623
[3] Jacobs, Heiko and Müller, Sebastian, “Anomalies Across the Globe: Once Public, No Longer Existent?” (July 31, 2016).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2816490 or http://dx.doi.org/10.2139/ssrn.2816490
[4] 내 백과사전 [서평] 내일의 경제-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2015년 5월 3일
[5] http://blog.aladin.co.kr/zerolife/8766299
[6] 내 백과사전 대가들의 변동성과 기대수익률 2016년 12월 17일
[7] 내 백과사전 켈리 공식 Kelly formula 2013년 7월 20일
[8] 30분만에 알아보는 투자자의 자격 테스트 by indizio
[9] 내 백과사전 확률 문법의 간략한 소개 2016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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