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배움의 기술 – 내 실력을 200퍼센트 끌어올리는 힘

배움의 기술10점
조시 웨이츠킨 지음, 박철현 옮김/이제

책의 제목과 표지만 척 봤을 때는 읽을 가치가 안 느껴지는 자기개발서 부류의 책 같아서, 본인은 절대 읽을 이유가 없는데, 이걸 읽은 이유가 있다.

일전에 내접 정사각형 문제를 소개[1]한 동영상을 제작했던 3Blue1Brown에서 리만 제타함수에 대한 영상[2]을 만든 걸 봤는데, 책과는 별개로 이것은 상당히 잘 만든 영상이니 함 보는 것을 권한다. 타오 선생도 소개[3]하고 있다.

이 영상[2] 마지막에 책을 한 권 소개하는데, 이거 번역된게 있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있었다! 이 때까지도 그러려니 했는데, 해커뉴스[4]에서 올해 읽은 책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누가 또 이 책을 강력 추천하는게 아닌가!!! 이 정도까지 되면 도저히 안 읽을 수 없어서 즉시 구입해서 슥샥 읽어봤다. ㅎㅎ

저자인 Joshua Waitzkin은 어릴 때 체스 신동으로 13세에 체스 그랜드 마스터가 되고, 성인이 된 후에는 태극권 추수를 연마하여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기까지의 자신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자신은 이 책이 ‘배움의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본인이 보기에는 그런건 별로 없고-_- 집중력과 삶의 성찰을 얻는 교훈서에 가깝다.

본인이 종종 들르는 수학블로그인 Math with Bad Drawing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체스시합 세 경기를 소개한 적[5]이 있는데, 그 중 두 번째가 당시 체스 마스터였던 Donald Byrne(당시 26세)바비 피셔(당시 13세)의 1956년 매치다. 이 대결은 ‘세기의 게임‘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_- 이 경기에서 바비 피셔는 퀸을 고의로 내주는 전법으로 우승하게 되어 전설이 된다.

여하간 바비 피셔가 유명한 체스 신동이라 그런지, 이 책의 저자를 모태로 제작한 영화 ‘바비 피셔를 찾아서‘가 제작된 모양인데, 결국 저자는 바비 피셔의 기록을 깨고 미국 최연소 체스 그랜드마스터가 된다.

본인이 놀란 부분은 그의 기록이나 위업이 아니라, 겨우 10세 전후의 어린애가 할 만한 생각이나 행동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p70에 13살에 전국 체스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모든 것을 통달한 자신의 성찰을 묘사하는데, 세상을 다 산 사람같이-_- 묘사를 하고 있어 도저히 13세의 생각이라 믿기 어렵다. 책에 거짓이 없다면, 그는 확실히 천재 (비록 그 능력이 학술적인 부분은 아니라 할 지라도)라 말할 수 있다.

분명한 점은 저자는 과거의 실패가 있을 경우에, 강도 높게 반성을 하고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철저하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는 것 같다. p131에 그가 이반과 대련을 하면서 저자가 늘 얻어맞기만 하다가, 저자의 끊임없는 성찰과 발전을 통해, 나중에는 이반이 저자를 두려워해서 대련을 회피하게 되는 경험담은 무척 인상적이다. 인터넷 모랄 중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6]라는 반농담조의 말이 있는데, 주식투자를 하면서 사람을 관찰해보면, 실수에 대해 교훈을 얻고 다음 시도에서 변하려는 사람의 숫자는 적은 것이 확실하다.

p177에 태극권 대련 중 상대방의 눈깜빡임을 이용한 전술[7]에는 크게 놀랐다. 정말 최고수의 경쟁 세계에서는 상식밖의 전술이 있구나 싶다. 무슨 무협지를 읽는 느낌이다.

책 중간에 아버지가 글을 쓴다는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저자의 아버지도 위키피디아의 항목이 있는 걸 보면 나름 유명한 작가인 것 같다.

중간에 어린이 체스대회에서 저자를 이긴 David Arnett이라는 사람은 수학신동이라고 나오길래 어떻게 되었나 싶어 검색[8]해보니, 좀 자라서 체스는 완전히 접은 것 같다-_- 저자가 힘들게 격파한 체스 신동 제프 사르베르라는 사람은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는 걸 보면, 체스 신동으로 꽤 이름을 날린 듯 하다. 영화 ‘바비 피셔를 찾아서’에도 그를 묘사하는 캐릭터가 있는 것 같다.

정신의 절정인 체스와 육체의 절정인 태극권 양쪽에서 세계의 정상에 올라선 사람의 경험담으로, 뭔가 범인이 따라하기에는 무리한 면이 없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강렬한 집중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꽤 도움이 될만한 케이스 스터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뭐 본인은 맨날 술만 먹는 맹탕한 인생-_-이라 도움은 안 되었지만, 적어도 시간낭비는 되지 않을 테니 일독을 권한다.

 


[1] 내 백과사전 내접 정사각형 문제 Inscribed square problem 2016년 12월 2일
[2] https://www.youtube.com/watch?v=sD0NjbwqlYw
[3] https://plus.google.com/u/0/+TerenceTao27/posts/gXiteLyAu7A
[4]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3235767
[5] History’s Greatest Chess Matches in Math with Bad Drawing
[6]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in 나무위키
[7] 내 백과사전 태극권 대련 중의 눈 깜빡임 2016년 12월 28일
[8] http://www.chessbanter.com/ …. -david-arnet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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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서평] 배움의 기술 – 내 실력을 200퍼센트 끌어올리는 힘

  1.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제 워드프레스 리더 목록에 왜 안뜨나 싶어 직접 URL을 치고 들어와 보았는데 보람이 있는 글들을 보고 감사하단 댓글을 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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