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가능한 최저 연령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지에 투표 가능한 최저 연령을 16세까지 낮추어야 한다는 사설[1]이 나왔는데, 볼만하니 일독을 권한다.

몇 살 부터 성인 취급을 받을 수 있는가는 세계적으로 대단히 천차만별인데, 이코노미스트지[1]에는 뉴저지 주의 극단적인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뉴저지 주는 21세부터 술을 살 수 있고, 19세부터 담배를 필 수 있고, 17세 부터 군 입대가 가능하고, 16세부터 성인의 성관계로 취급되며, 14세부터 성인으로서 재판을 받는다고 한다. 한편 벨기에에서는 16세부터 합법적으로 술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이렇게 천차만별의 성년취급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최저 투표연령은 대체로 18세 정도로 고정되어 있다고 한다.

약간 검색해 봤는데, 위키피디아의 Voting age 항목에는 국가별 최저 연령이 소개되어 있다. 목록에 나와 있듯이 절대 다수의 국가가 18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19세인데, 세계적인 기준으로도 한국보다 같거나 높은 국가가 매우 드물다. 일본은 작년까지만 해도 20세였는데, 2016년에 개정되어 18세로 법이 변경되었다[2]고 한다.

이코노미스트지[1]는 이 연령을 16세로 더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뉴스페퍼민트에서도 비슷한 주장[3]이 소개되어 있다. 이걸 보니 예전에 본 indizio씨 블로그 글[4]이 생각나는데, indizio씨는 이보다 더 나가서 아예 최저 연령을 0세(!!)로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의 오피니언에서도 비슷한 주장[5]이 있다. 약간 급진적인 듯해 보이지만 막상 글을 보면 설득력이 없지는 않으니 일독을 권한다.

국내에서도 선거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논의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코노미스트지[1]의 전반적 논의와 비슷한 주장이다. 점진적으로 노년층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게다가 노년층 투표 참여율도 높으므로 정책이 그쪽을 중심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이다. 일전에 rich country의 투표율 전체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6]는 이야기를 했는데, 25세 이하의 경우는 더욱 두드러져서 미국의 경우 1972년 50%에서 2012년 38%가 되어 65세 이상의 64%에서 70%로 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전에 국가 정책결정권자들의 나이가 국민 나이와 너무 괴리되면 국가가 불안해진다는 주장[7]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노인들로 자리를 메우던 ㄹ혜 정부의 ‘고령 청와대'[8]는 의미심장했다. 좀 더 젊은 사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7.2.10
슬로우뉴스 ‘낙망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라 2017-02-09

 


[1] 이코노미스트 Why the voting age should be lowered to 16 Feb 4th 2017
[2] 허핑턴포스트 일본의 선거권 연령이 71년 만에 ’18세 이상’으로 개정됐다 2016년 06월 21일
[3] 뉴스페퍼민트 [칼럼] 투표연령, 13세까지 낮추자는 주장에 대하여 2016년 11월 1일
[4] 미성년자도 투표권이 필요하다 (blog.naver.com/indizio)
[5] 프레시안 산업사회에서 ‘어린이 참정권’이 필요한 이유 2014.12.29 11:24:49
[6] 내 백과사전 장기적인 선진국 국가들의 투표율 감소 2013년 12월 5일
[7] 내 백과사전 국민 나이의 중간값과 지도자의 나이 2011년 2월 16일
[8] 경향신문 ‘고령 청와대’… 수석 인선 마무리 2013.02.19 22:39:05

5 thoughts on “투표 가능한 최저 연령은 어디까지인가?

  1. 다른 얘기지만, 1인 1표를 하는 단기투표제도 문제같습니다. 정치성향이 비슷한 여러 후보가 나오면 spoiler effect(표 나눠먹기)가 발생해서, 성향이 전혀 다른 후보가 당선된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왜곡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빅텐트처럼 야당 후보들이 연합을 하는 등의 행보가 매 선거마다 이뤄집니다.

    요점은, 특정 후보의 득표는 타 후보의 유무와 관계없이 독립적이어야 합니다. 승인투표제(Approval voting)나 범위투표제(Range voting)처럼 복수선택이 가능한 투표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ncase.me/ballot/

    • 저도 다양한 투표 시스템에 대해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Arrow’s impossibility theorem[1]도 있듯이 완전한 투표 시스템을 고안하기는 매우 어렵고, 설령 이상에 근접한 투표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중이 그러한 시스템을 얼마나 잘 이해하여 투표해 줄 지 좀 의문이 듭니다. 결선투표제 이상의 복잡한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좀 회의적입니다.

      [1] https://en.wikipedia.org/wiki/Arrow%27s_impossibility_theorem

      • 전 오랫동안 approval voting이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투표 형태를 바꿀 필요가 없고, 대중의 교육을 안 해도 동작 자체가 틀리진 않으며 (아무도 하는 줄 모르면 본전으로 다수결이 나오죠) 아마도 이미 다수결을 아는 사람들에게 설명이 가장 쉬울 거라는 믿음?이 있네요. 결선투표제는 다른 걸 다 떠나 강력한 문제가 있는데 조건을 잘 달아 두지 않으면 투표를 두 번 한다는 점(…)과 그 조건을 정하는 게 전혀 자명하지 않다는 점이죠.

        • 제가 결선투표제 이야기를 한 이유는 뉴스를 보다보니 결선투표를 실제로 시행하고 있는 국가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얼마나 사용하고 있나 위키피디아[2]를 찾아봤습니다. ㅎㅎ 반면에 approval voting은 실제 정부 선거에서 사용예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데요,[3] 다만 scientific organization과 같은 고학력자 집단의 경우에는 사용예가 많다고 하니, 좋은 시스템이겠지만 일반 선거로서는 무리가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2] https://en.wikipedia.org/wiki/Table_of_voting_systems_by_country
          [3] https://www.quora.com/Where-has-approval-voting-been-used

          • 함부로 억측을 하는거 같아 죄송하지만… “무리가 있는 방법”의 의미가 “사용 예가 없으니 어떤 혼란/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방법”이라면 동의합니다. (이 의미가 아니라면 정정부탁드립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