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괴짜사회학

괴짜사회학
수디르 벤카테시 (지은이), 김영선 (옮긴이) | 김영사 | 2009-07-20 | 원제 Gang Leader for a Day: A Rogue Sociologist Takes to the Streets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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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Gang Leader for a Day인데, 이 책이 국내에서는 스티븐 레빗의 ‘괴짜경제학‘의 유명세를 빌리기 위해 아마 이런 번역명을 취한게 아닌가 싶다. 본인도 레빗의 책에서 이 책이 잠깐 언급되었길래 찾아본 책인데, 레빗은 순전히 경제학자적 관점에서 이 책을 소개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시카고 공영주택 Robert Taylor Homes의 빈민 사회상을 그리는 책으로 봐야 할 듯 하다.

저자인 Sudhir Venkatesh는 사회학자로서 갱단의 인물들 및 공영주택에 거주하는 빈민층과 10년이상 접촉을 하고 그 흔치않은 경험을 책으로 다루는 책인데, 미국내 최하 빈민층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실감을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다량 들어있다.

일전에 이코노미인사이트에서 브라질 마약조직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내용을 발췌[1]했듯이, 브라질의 favela에서는 갱단이 사회 복지까지 담당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수렴 진화인지는 몰라도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좀 흥미롭다. 한 탕 해먹는 강도와 달리, 지역민을 오래오래 피빨아먹는 조직들은 장기집권을 위해서 어느 정도 유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런 봉사를 미화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kleptocracy가 행하는 선행에도 비슷한 논리의 비판이 가능할 것 같다.

병원 관련 수필로 이름을 날리시는 남궁인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응급실에 들어온 조폭이야기[2]를 일전에 인상깊게 읽은 바 있지만, 사는 세계와 보고 듣는 경험이 판이한 폭력배/빈민촌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그들 자신만의 논리가 있어, 교육받은 사람이 근본적으로 이해가능한 범주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이해불가의 측면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근원적인 이해를 위해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뒷부분에 공영주택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빈민들이 삶터를 위한 각자도생하는 모습과 서서히 붕괴해가는 지역문화가 어딘가 모를 애잔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비단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삶의 모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읽어볼만한 책이 아닌가 한다.

 


[1] 내 백과사전 브라질 마약 조직의 ‘사회봉사’ 2014년 3월 1일
[2] https://www.facebook.com/ihn.namkoong/posts/120662703272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