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teria와 Archaea의 공통조상

닉 레인 저/김정은 역, “바이털 퀘스천”, 까치, 2016

p111-114

두 영역 사이의 차이(Bacteria와 Archaea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보니, 두 영역의 공통 조상이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공통된 형질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전해진 반면 서로 다른 형질은 각각 독립적으로 나타났다고 가정하면, 두 영역의 공통 조상은 과연 어떤 세포였을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말 그대로 유령 같은 세포였다. 어떤 측면에서는 오늘날의 세포와 비슷했을 것이고,또다른 측면에서는…… 음,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DNA 전사, 리보솜 번역, ATP 합성효소, 아미노산의 생합성 외에는 두 영역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 별로 없다.

막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막을 통한 생체 에너지 생산은 보편적이지만 막 자체는 그렇지 않다. 세균과 고세균의 공통 조상이 세균형 막을 가지고 있었고, 그 다음에 고세균이 뭔가에 적응하기 위해서 막을 바꾸었을 것 이라고도 상상해볼 수 있다. 어쩌면 고세균의 막이 고온에 더 적합했을지도 모른다. 얼핏 보면 그럴듯한 이야기 같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째,대부분의 고세균은 호열성 생물이 아니다. 온화한 조건에서 사는 종이 훨씬 더 많으며, 온화한 조건에서는 고세균의 지질이 뚜렷한 장점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뜨거운 온천에는 세균이 더 많이 산다. 그 세균들의 막은 고온에 완벽하게 잘 적응하고 있다. 세균과 고세균은 거의 모든 환경에 공존하고 있으며, 대단히 밀접한 공생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 다. 두 무리 중 한 쪽이 힘들게 막 지질을 단번에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막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왜 우리는 세균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에 막 지질이 대규모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일까? 완전히 새로운 막을 처음부터 발명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더 쉬울 것이다. 왜 뜨거운 온천에 살고 있는 세균들은 고세균의 지질을 획득하지 않을까?

더 인상적인 두 번째 문제는, 세균과 고세균 막의 중요한 차이가 순수하게 무작위인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세균은 글리세롤(glycerol)의 입체 이성질체(stereo-isomer, 거울상) 중 하나를 이용하는 반면,고세균은 다른 하나를 이용한다.10 만약 정말로 고세균이 고온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서 지질을 모두 대체했다고 해도, 글리세롤을 글리세롤로 바꿔야 할 이유를 자연선택에서 딱히 상상하기 어렵다. 단순히 모양이 비틀린 것뿐이다. 그러나 왼쪽으로 돌아간 형태의 글리세롤을 만드는 효소가 오른쪽으로 돌아간 형태의 글리세롤을 만드는 효소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이성질체를 다른 이성질체로 바꾸려면, (새로운 이성질체를 만드는) 새로운 효소를 “발명하고,” 각각의 모든 세포에서 (완전히 잘 작동하는) 예전 효소를 체계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새롭게 만들어진 효소가 진화적으로 별다른 장점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나라면 그런 교체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한 종류의 지질을 다른 종류의 지질로 물리적으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공통 조상이 실제로 만들었던 것은 어떤 종류의 막이었을까? 분명 오늘날의 모든 막과는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왜 그럴까?

화학삼투 짝 반응이 진화에서 대단히 초기에 등장했다는 생각과 관련된 문제들도 무척 까다롭다. 그 메커니즘이 대단히 정교하다는 점도 그런 문제들 중 하나이다. 앞에서 우리는 거대한 호흡 복합체들, 그리고 피스톤과 회전 모터로 이루어진 놀라운 분자 기계인 ATP 합성효소에 관해서 알아보았다. 이런 복잡한 것들이 정말 DNA의 복제가 시작되기도 전인 진화 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감정적인 반응이다. ATP 합성효소는 리보솜 이상으로 복잡하지 않으며, 리보솜이 초기에 진화했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두 번째 문제는 막 자체이다. 막의 종류가 무엇인지에 관한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이번에도 때 이른 정교함이라는 문제가 심히 거슬린다. 오늘날의 세포에서 화학삼투 짝 반응은 막이 양성자를 거의 투과시키지 못할 때에만 효과가 있다. 그러나 초기 막에 관한 모든 실험에서, 초기의 막이 양성자를 매우 잘 투과시켰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 양성자를 막 바깥쪽에 쌓아두기가 극히 어렵다. 문제는 양성자가 투과하지 못하는 막에 수많은 정교한 단백질이 박혀 있기 전에는 화학삼투 짝 반응이 아무런 쓸모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막이 완성된 뒤에야 비로소 주어진 목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 모든 부분들이 발달할 수 있었을까? 이것은 전형적인 닭과 달걀 문제이다. 양성자 기울기를 만들 방법이 없다면, 양성자를 퍼내는 법이 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만한 방법을 제4장에서 제시하도록 하겠다.

나는 제1장을 마무리하면서 지구상 생명의 진화에 관해서 몇 가지 큰 질문을 던졌다. 생명은 어째서 그렇게 일찍 출현했을까? 생명의 형태적 복잡성은 왜 수십억 년 동안 정체되어 있었을까? 핵이 있는 복잡한 세포는 왜 40억 년 동안 단 한번 등장했을까? 유성생식에서 노화에 이르기까지, 세균 이나 고세균에서는 결코 발견된 적이 없는 당혹스러운 특징들이 왜 모든 진핵생물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나는 여기에 마찬가지로 심란한 질문 두 개를 추가하고자 한다. 왜 모든 생명은 막을 사이에 둔 양성자 기울기의 형태로 에너지를 얻을까? 그리고 이런 기이하지만 근본적인 과정은 어떻게 (그리고 언제) 진화했을까?

 


10 지질은 하나의 친수성 머리와 둘 또는 세 개의 소수성 “꼬리”(세균에서는 지방산, 고세균 에서는 이소프렌[isoprene])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두 부분으로 인해서 지질이 기름방울이 아닌 이중막을 형성할 수 있다. 고세균과 세균의 막에서 머리 부분은 글리세롤 이라는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 거울을 보는 것처럼 좌우가 바뀐 모양을 하고 있다. 이와 흥미로운 접점을 이루는 일반적인 사실은,모든 생명체가 왼쪽 이성질체 아미노산과 오른쪽 이성질체 당만 DNA에 사용한다는 점이다. 키랄성(chirality)이라고 불리는 이런 포갤 수 없는 대칭성은 생물 효소 수준에서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이성질체에 대한 일종의 무생물적 편견이라는 측면에서 설명되곤 한다. 세균과 고세균이 상반된 형태의 글리세롤 이성질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과 선택이 어쩌면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까지 읽으니 소름이… ㅋㅋㅋ

일전에 생물은 L-아미노산과 D-포도당만 사용한다는 이야기[1]를 했는데, 박테리아와 고세균의 공통 조상은 정말 어떤 모습의 생물이었는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또 어떻게 그런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지 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크~~~

 


[1] 내 백과사전 CP violation을 이용한 초기 생명의 chirality를 설명하는 가설 2016년 3월 23일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