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버튼 G. 맬킬(저자) | 김홍식(역자) | 이건(역자)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01-30 | 원제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The Time-Tested Strategy for Successful Inv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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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지 기사[1]를 읽다가 기사 중간에 이 책이 언급되길래, 혹시나 번역서가 있나 싶어 찾아보니 있었다. ㅋㅋㅋ 그래서 슥샥 사서 읽어봤다. 저자인 Burton Malkiel 선생은 여기저기 언급이 자주 되는 걸 보면 나름 유명한 사람인 듯.

책의 원제인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에서 짐작가능하지만, 이 책은 여태까지 본인이 본 책들 중에서 가장 효율적 시장가설을 옹호하는 책이다. 책의 핵심 결론은 더 벌려고 뻘짓거리-_- 하지말고 걍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라는 이야기 같다. ㅋ

시장이 충분히 효율적이라 인덱스 상승 이상으로 버는 일은 영구히 일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주장의 근거로 알려진 다양한 전략과 경제이론을 차례로 논박하고 있다. 본인이 이해한 그의 주장의 요점으로,

  1. 차티스트 – 페북의 경제 관련 그룹 게시물을 보다 보면, 가끔 차트에 줄 좀 그어 올려 놓는 사람들 가끔 보는데, 본인의 관점에서도 일전에 샤트야지트 선생이 말했듯이[2] 소를 죽이고 내장을 꺼내서 미래를 점치는 작업과 동등하다. ㅋㅋㅋ 이 책에서도 저자는 이런 방법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2. 추세 추종법 – 통계적으로 검증할 때, 이런 투자법이 통계적으로 실적이 높다고 검증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3. 배당 투자법 – 배당 수익은 경제 여건이 좋아지면 높아지고 나빠지면 낮아지므로 본질적으로 인덱스 투자와 차이가 없다. 게다가 근래 회사들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더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4. 저PER 매수법 – 일단 저PER인 시기를 선택하기 어렵다. PER의 높낮이에 따라 주식/채권 보유 비율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유리한 방법이 아니며, 저PER인 회사는 그럴만한 이유(즉, 망할 가능성)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5. 평균 회귀 전략(즉, 근래 실적이 나쁜 주식을 매수) – 저자도 이 방법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근래의 실적이 나쁜 원인은 다양하고, 또한 모의실험 결과 이런 방법으로 올릴 수 있는 최대 크기가 평균 시장 수익률 정도밖에 안 된다고 주장한다.
  6. 소형주 전략(시총이 작은 회사를 중심으로 매입) – 위험이 크므로 수익률이 더 높아야 수지가 맞는다. 또한 항상 잘 적용되는 방법도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 방법이 잘 통했으나 1990년대에는 잘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7. 가치형 펀드(저PER/저PBR 매수) –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만 가치형 펀드가 수익을 올린 유일한 기간이고 다른 기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위해 데이터를 너무 체리 피킹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장기간(저자의 눈에는 30년도 장기간이 아니라고 보는 듯 하다.)에 걸쳐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이야기는 일전에 본 슈웨거 씨의 책[3,4]에 잘 나와 있다. 그 밖에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5]이나 행동경제학의 유명한 사례들도 소개한다.

p51에 튤립 버블이나 남해 회사 버블이 실제로 버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Peter M. Garber 선생의 책이 짧게 언급돼 있는데, 주장이 흥미로워 검색해보니 번역서[6]가 있었다. 오호~
p70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문구가 인용돼 있는데, “찾으려고 한다면 어디에나 도덕성은 있다.”라 쓰여 있다. 대사가 본인의 기억과 달라서 원문을 검색해 봤다. 원문은 CHAPTER IX. The Mock Turtle’s Story에서 여왕이 한 대사 “Everything’s got a moral, if only you can find it.” 이다. 원래 작품이 미친 사람들-_-의 대사라서 문맥을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전체적 흐름상 moral은 ‘도덕성’ 보다는 ‘교훈’으로 번역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p84에 LBO 붐이 있었던 1980년대 이야기를 하는데, 이 정점의 이야기가 일전에 본 ‘문앞의 야만인들‘[7]이다. 역사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가 왜 이 책을 언급 안 하는지 의문이다.
p94에 생명공학 주 버블 이야기를 하면서 제넨텍 이야기를 하는데, 제넨텍의 설립 이야기는 무케르지 선생의 책[8;p303]에 나와 있다. 본인 생각으로는 당대 어려웠던 인공 인슐린 합성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기술적 관점으로는 버블이 아닌 듯 해 보인다. 이 책[8]도 흥미로우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
p145에 Fred Schwed의 “Where Are the Customers’ Yachts”라는 책이 언급되어 있는데, 투자 관런 책들 가운데 이 책을 언급하는 책이 너무 많다-_-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9]라는 제목으로 번역서가 있던데, 빨리 읽어봐야겠다. ㅋㅋ
p210에 바턴 빅스의 ‘Hedgehogging’을 언급하고 있는데, 일전에 이야기한 적[10]이 있다. 이 책도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

마지막 4부는 투자 가이드인데, 너무 미국 실정에 맞춘 내용이라 이 부분은 거의 읽지 않았다. 일전에 snek에서 미국장과 한국장에서 동일하게 저per, 저pbr 전략으로 장기 투자 했을 때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백데이터 테스트[11]를 본 적이 있는데, 미국장과 한국장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상당히 크다고 본다. 투자관련 외서를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 법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시장참여자가 현재로서는 더 발전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향후 한국장에서도 저per, 저pbr 전략이 과거만큼은 별로 안 먹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뭐 여하간 투자와 관련해서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한 번 쯤은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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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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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5
이런 글[12]을 보면 확실히 시장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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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24
The Specter of the Giant Three (Bebchuk and Hirst 2019) (kornfrost.wordpress.com)

 


[1] 이코노미스트 Is efficient-market theory becoming more efficient? May 27th 2017
[2] 내 백과사전 [서평] 파생상품 : 드라마틱한 수익률의 세계 2011년 10월 21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 2017년 9월 22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시장의 마법사들 – 최고의 트레이더들과 나눈 대화 2015년 7월 14일
[5] 내 백과사전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Modern portfolio theory 2010년 10월 18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버블의 탄생 – 유명한 최초의 버블들 2018년 1월 23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문앞의 야만인들 : RJR내비스코의 몰락 2011년 5월 3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2017년 8월 21일
[9] 프레드 쉐드 주니어 저/김홍식, 이건 역,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부크온(부크홀릭), 2012
[10] 내 백과사전 [서평] 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2010년 12월 20일
[11] snek 퀀트로 보는 미국 증시 vs 한국 증시 – 저 PER + PBR 전략 9월 28일
[12] 버핏의 1백만 달러 내기에서 배워야 할 교훈 (blog.naver.com/jeu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