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프란스 드 발 (지은이), 이충호 (옮긴이) | 세종서적 | 2017-07-25 | 원제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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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이코노미스트지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에세이 이야기[1]를 했는데, 이 에세이가 해커뉴스[2]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댓글 중에 누가 프란스 드 발 선생의 이 저서를 추천하는 이가 있길래, 혹시나 번역된 게 있나 싶어 검색해보니 바로 나왔다. ㅎㅎㅎ

영장류학자인 Frans de Waal 선생의 이름은 일전에 원숭이 불평등 실험 이야기[3]를 할 때 처음 들었는데, 국내에 그의 번역서가 꽤 많다. 그가 소개하는 연구 내용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흥미를 자아내서 그런 것 같다.

행동주의는 동물의 사고나 인지의 개념을 철저히 부정하고, 동물을 보상/처벌에 따른 입출력 머신으로 취급하는 학술적 경향인데, 심지어 인간의 행동과 학습조차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시도된 적이 있다. 이를 언어학적 논리로 격파한 사람이 촘스키인데, 이에 관해서는 과거의 포스팅[4]을 참고하기 바란다.

동물연구에서 행동주의가 대단히 지배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에 과거 de Waal 선생이 꽤나 고생하신 것 같은데, 책 안에서도 그가 학술적 경력 단절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를 출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인지, 나아가 심리까지를 인정한 여러 초기 학자들은 상당히 강력한 비난과 반발을 받아 왔던 것 같다.

정신적 능력에 있어, 인간 이외의 동물과 인간사이에는 넘사벽-_-의 불연속적 간극이 있다고 가정하는 개념을 현재에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도 일전에 페이스북의 언어학 그룹에서 동물은 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활동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러한 불연속성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과거 동물의 지능을 낮다고 평가했던 실험들의 문제점과 새롭게 행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번역서의 부제이자 책의 원제인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가 정확히 책의 주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 /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한다 / 인간만이 시간과 미래를 인지하여 대비하는 행동을 한다 / 인간만이 메타인지(예를 들어,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를 할 수 있다’ 등등등의 주장에 대해 차례로 반박을 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전에 개가 추론을 하는 실험[5]이나 마술트릭을 개에게 보여주는 영상[6]을 봤었는데, 이런 영상만 봐도 동물에게 인지적 판단이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지금이야 동물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매우 쉽게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학자들조차 그러한 영상을 보는 일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구나 그런 독특한 장면들은 일화적 증거로서 과학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학계에서 행동주의와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이 만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의인화나 감정이입은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분석에 주의를 해야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일전에 읽은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7]에서도 개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조심하는 내용이 있다. 거울 자각 테스트[8]도 그런 과정에서 봐야 할 것 같다.

본 블로그에 책의 몇몇 부분을 인용[9,10,11]해 두었으므로 독서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은 ebook으로 읽었으므로 인용할 때 종이페이지의 위치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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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0

재생시간 41초

 


[1]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2] Can we know what animals are thinking? (hacker news)
[3] 내 백과사전 원숭이도 불평등을 거부한다 2012년 8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촘스키가 일으킨 혁명 2013년 4월 20일
[5] 내 백과사전 개의 추론 능력 2013년 4월 21일
[6] 내 백과사전 개에게 마술 보여주기 2017년 4월 9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 – 개와 핸들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2017년 11월 5일
[8]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
[9] 내 백과사전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동물 실험과 행동주의의 문제점 2017년 10월 12일
[10] 내 백과사전 인간 중심적 인지 연구의 문제점 2017년 10월 21일
[11] 내 백과사전 돌고래의 이름 2017년 11월 11일

2 thoughts on “[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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