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트레스 테스트

스트레스 테스트
티모시 가이트너(저자) | 김규진(역자) | 홍영만(역자) | 김지욱(역자) | 인빅투스 | 2015-06-25 | 원제 Stress Test (2014년)

 


이 책은 2007-8 금융위기 당시의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Timothy Geithner씨가 당시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책으로 거의 자서전에 가깝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어렸을 때의 경력도 앞부분에 짧게 소개되어 있다. 가이트너 씨가 외국에서 이렇게 오래 살았는 줄은 처음 알았네. 그의 백그라운드에 대해서는 오래된 기사지만 경향신문의 기사[1]에 압축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부실 기업이나 부실 자산이 드러났을 때, 그에 대한 대한 응징(즉, 파산)은 선호되지만 moral hazard를 일으키고 세금이 투입되는 구제 금융은 반감을 사게 마련이다. 특히 정부개입을 싫어하는 미국 정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는 그런 일반적인 상식은 더욱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직관에 반하는 강력한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전반적인 논조가 되겠다. 그래서 구제금융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화재진압에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열라 힘들었다-_-는게 이 책의 요약이라 할 수 있다.

앞부분에는 맥시코 페소 위기아시아 금융위기에 대처했던 자신의 이야기도 앞에 짧게 나오는데, 여러 번의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얻은 자신의 구제금융에 대한 관점을 피력하고 있다. 맞는 말이긴 한데, 한국의 금융 위기 당시에 IMF한테 그런 조언을 좀 해주지 그랬냐 싶다. IMF가 한국에게는 긴축을 강요했으니 가이트너 씨의 견해와는 상반된다.

2007-8 금융위기 당시에 너무 폭풍과도 같이 기사가 쏟아지던 시절이라 상황판단이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왜 당시에 이런 일이 있었는지 인과관계가 조금은 파악이 되는 듯 하다. 왜 리만 브라더스는 구제하지 않고 AIG는 구제했는지, 갑작스러운 정부의 태도변화가 제일 의아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사태가 악화될 만큼 악화되어야만, 구제금융 반대파의 주장이 약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읽은 여러 책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전부 검색해 보니 상당수는 국내에 역서가 나와 있다. 역시 경제서는 번역서가 되게 잘 나온다. ㅋㅋ 가이트너 씨가 나름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 같다.

ebook으로 읽어서 페이지는 알 수 없는데, 2장에서 Kenneth Rogoff에게 IMF의 지루한 회의를 어떻게 견디냐고 물으니, 회의 중에 머릿속에서 체스 12게임을 동시에 진행한다-_-는 이야기가 나온다. ㅋㅋ 로고프 선생이 체스 그랜드마스터인줄은 몰랐네. ㅋㅋ 근데 왜 엑셀도 못 다루지[2]-_-?

가이트너 씨가 셰릴 샌드버그랑 안면이 있는 사이인 줄 몰랐다. 처음에는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위키를 보니 샌드버그씨가 서머즈 밑에서 재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헐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인데 의외군. ㅋ 서머즈 선생이 그 성차별 발언[3]을 한 건 2005년이니 샌드버그와 일한 건 그 이전이 되겠다.

3장에서 뉴욕 Fed 행장으로 있을 때, 권위주의적 내부 문화를 타파하는 그의 시도가 마음에 들었다. 인품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6장에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인 실라 베어와 의견충돌[4]을 하는 장면이 좀 있는데, 실라 베어의 회고록도 국내에 번역[5]되어 있다. 가이트너의 글을 읽으니 가이트너의 말이 맞는 듯 한데-_-, 아무래도 양쪽 의견을 모두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ㅋ

7장에 가이트너의 청문회 당시에 세금 신고 잘못하는 바람에 고생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에스티마님의 블로그에서 터보 택스 이야기[6]가 생각난다. 청문회 당시 증언하던 가이트너 장관 후보자의 모습의 유튜브 장면[7]을 볼 수 있다. 이건 걍 링크해보고 싶어서 썼음-_- ㅋ

8장에 데이비드 테퍼의 투자전략이 나온다. 세상이 가이트너를 욕할 때, 가이트너의 말에서 뭔가 진실성 같은 걸 봤나 보다. 2009년에 테퍼가 어떻게 그렇게 엄청난 수익[8]을 냈는지 나름 납득이 된다.

10장에 글래스 스티걸 법의 폐지가 금융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9]에 대한 저자의 반론이 있다. 음 내 생각이 틀린 건가-_-

10장에 토빈세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저자가 반대하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나도 당시에 토빈세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던게 생각나는데, 일전에 sonnet님의 블로그[10]에서 읽은 기억도 난다. 아무래도 효과는 좋겠지만, 세계의 동시적 협력을 요구한다는데서 실행은 어렵지 않나 싶다.

10장에 오바마가 “인기가 없더라도 옳은 일은 하고, 여론보다는 증거에 의존하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정치가가 이런 주문을 하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11장에 오바마가 가이트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 가이트너의 부인에게 삼고초려 하는 (진짜 세 번은 아니지만-_-) 장면도 인상적인데,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장관의 부인은 장관직을 반대하고, 대통령이 직접 장관 부인을 대면해 부탁하는 장면이 한국에서 일어 날 수 있을까?)인 걸 보면 미국의 문화가 흥미롭기도 하고, 오바마가 확실히 대인배인 건 사실인 듯. ㅎㅎ

11장에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의 뻔뻔한 대화가 서술되어 있는데,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11]하고 있다고 한다.

잘 쓴 글들[12,13]이 이미 있어서 내가 이 글을 쓰는게 의미가 있을 까 싶긴 하다. 당시에 여러모로 혼란했던 정보의 난립을 어느정도 정리하는 측면에서 볼만하다고 생각함.

 


[1] 경향신문 [오바마의 사람들]12. 티모시 가이트너 2008.11.23 18:54:16
[2] 뉴스페퍼민트 긴축 정책 기반이 된 로코프-라인하트 논문, 엑셀 실수? 2013년 4월 18일
[3] 내 백과사전 남녀 수학 학습능력의 차이 2012년 12월 22일
[4] 뉴스페퍼민트 월가(Wall Street)의 합리적 부주의(rational carelessness),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2014년 5월 29일
[5] 정면돌파 –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월가와 맞서 싸우다 실라 베어 (지은이), 서정아, 예금보험공사 (옮긴이), 곽범국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07-04 | 원제 Bull by the horns (2012년)
[6] [라이코스 이야기 23] 세금 보고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7] Tim Geithner- I Used TurboTax! (youtube 2분 46초)
[8] 내 백과사전 헤지 펀드 매니저 수입 순위(2009) 2010년 12월 15일
[9] 내 백과사전 글라스-스티걸 법의 폐지가 2007-8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2018년 3월 18일
[10] 토빈세가 돌아오다(Dani Rodrik) (a quarantine station)
[11] 매일경제 가이트너 회고록 내용은 거짓이다 정면 비판 2014.05.13 13:10:46
[12] 스트레스 테스트 (티모시 가이트너) (새나의 창고)
[13] 티모시 가이트너가 설명하는 ‘금융위기의 역설’에 대한 단상 (economic view)

2 thoughts on “[서평] 스트레스 테스트

  1. 구제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논의는 (말씀하신 대로 인기가 없어서인지) 거의 보지 못했는데 흥미롭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저자도 구제금융이 항상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위기의 순간에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는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더군요. 🙂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운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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