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굿 윌 헌팅’

영화 ‘굿 윌 헌팅‘에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청소부 노동자가 현대수학의 난제를 풀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영화의 핵심주제는 이게 아닌데, 수학전공자들은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보다 영화 도중에 지나가는 칠판의 수식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_-

YTN 기사[1]에 정규 고등수학교육을 받지 않은 택배 노동자 Yu Jianchun이 취미로 수학문제의 새로운 증명을 내 놓았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제작년 기사인데 여태 몰랐네. ㅎ 기사 만으로는 증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길이 없는데, mathoverflow에 약간의 정보[2]가 있다.

카마이클 수는 서로 소인 모든 base에 대해 Fermat’s little theorem의 역이 성립하는 합성수를 말하는데, 이 수가 무한히 많음이 증명되어 있다[3]고 한다. 몰랐는데 1994년에 풀렸다고 하니, 나름 비교적 최근에 해결됐구만.

이 무한성을 Yu Jianchun은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증명한 듯 하다. 증명을 쓴 종이의 일부가 CNN기사[4]에 나와 있는데, 중국어라서 본인은 모르겠지만 mathoverflow 댓글[2]에 이 부분을 누가 번역해 놓았다. 증명 전체를 영어로 번역하여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쉽구만.

이번 결과는 (증명이 참이라는 가정하에) 수학계에서 이미 증명된 것을 다시 한 것이므로 매우 임팩트 있는 결과는 아니다. 게다가 Alford et al.[3]의 결과는 카마이클 수의 density까지 제시하고 있는데, 아마 Yu Jianchun의 증명은 모르지만 이보다 강력한 결과는 아닐 듯 하다. 그러나 그는 이번 증명을 인정받아서 crank[5]가 아니라는 걸 보였으니, 진짜 난제를 풀어 인정받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예전에 어느 환갑 넘으신 할아버지가 취미로 리만가설을 공부해서 뚫어보려고 나름 진지하게 연구하던게 생각나는데[6], 내용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이 분도 지쳐서 포기하셨다. 리만가설은 좀 너무했고, 약간 덜 어려운 문제부터 풀고 인정을 받아서 도전했으면 지치지 않고 좀 나은 결과를 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ㅎ

재야에 숨은 현자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일전에 Cleo의 이야기[7]도 했지만, 라마누전의 전례 때문에 이런 관련 이야기는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나오는 듯-_-

아마추어가 난제를 해결할 가능성에 관해서 Gowers 선생의 저서[8]에 나름 합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논리적으로는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은 이야기지만, 현대수학의 대부분 영역은 기본적으로 난제의 이해까지 도달하는 데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므로,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필요한 배경지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부 정수론 문제에서 가능성이 있긴 한데, 이 조차도 선대에 해놓은 작업량이 나름 상당하므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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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TN 취미로 풀었는데…어려운 수학문제 새로운 증명 제시 2016-07-18 21:51
[2] What did Yu Jianchun discover about Carmichael numbers? (mathoverflow.net)
[3] W. R. Alford; Andrew Granville; Carl Pomerance (1994). “There are Infinitely Many Carmichael Numbers”. Annals of Mathematics. 139: 703–722. doi:10.2307/2118576
[4] CNN China’s ‘Good Will Hunting?’ Migrant worker solves complex math problem 0328 GMT (1128 HKT) July 18, 2016
[5] 내 백과사전 공급중시론자와 크랭크 2011년 12월 6일
[6] 리만가설 증명/ 김정건 ( Proof of Riemann Hypothesis by JG Kim, 2007 ) (blog.daum.net)
[7] 내 백과사전 Cleo : 인터넷 수학 현자 2017년 6월 28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아주 짧게 소개하는 수학 2013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