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희토류 전쟁 – 미래의 권력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희토류 전쟁 – 미래의 권력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데이비드 S. 에이브러햄 (지은이), 이정훈 (옮긴이) | 동아엠앤비 |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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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The Elements of Power: Gadgets, Guns, and the Struggle for a Sustainable Future in the Rare Metal Age인 이 책은 저자가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희토류 공급네트워크와 소비형태 및 그 전망에 대해 설명하는 책으로, 현재 지나치게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희토류와 관련하여, 일반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하고 있다.

현재 세상의 모든 제품들은 점점 더 정교하고 효율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각 부품들의 물성이 독특하고 강력한 특징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량이지만 필수불가결한 희토류 물질이 반드시 첨가하게 되어 있고, 애석하게도 그런 물질들의 공급망은 불투명하거나, 산업 전반에 쉽게 타격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독점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희토류와 geopolitics와의 관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2010년 중국-일본 센카쿠 분쟁인데, 센카쿠 열도에 접근한 중국 어선을 일본이 나포하자, 중국이 일본을 압박하는 카드로 쓴 것이 희토류 수출 제한이었다. 인상적인 사건이라 일전에 본 블로그에서도 언급[1]을 했는데, 이런 압박카드가 존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ㅎㅎ 이 책을 보니 그 사건 이후 폭등했던 희토류는 다시 폭락을 했다고 하니, WTO에 패소한 이후 중국이 어느 정도 굴복한 것 같다.

MIT tech 기사[2]도 약간 참고할만 한데, 이 책에서는 기사[2]보다 더 심도있는 상황분석이 있다. 폭락한 희토류 가격 때문에 많은 광산이 파산한 모양이고, 따라서 세계 희토류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이 더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돼 버렸다고 한다. 게다가 일부 기업들은 이 사태 이후로 희토류 물질을 회피하는 차선적 기술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 덕에 경쟁력이나 제품품질의 전반적인 하락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 때 이후로 시간이 꽤 흘렀지만, 상황이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사물 인터넷이 도래하고 전쟁 무기는 점점 첨단화 되어가면서, 더 정교한 전자부품, 더 강한 강철, 더 강한 영구자석의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으므로, 재료금속 공학자들의 노력을 무색케 하는 듯 하다.

가장 아이러니한 부분이 인류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들어가는 정밀한 부품들을 생산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희토류의 대량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효율이 높은 풍력 모터나 고효율의 태양열 패널이 환경적으로도 공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도 태양광에 보조금을 지급하니 나무를 베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3,4]도 일어나던데-_-, 무작정 친환경 녹색만 좋아할 게 아니고, 환경을 위해 고려해야할 사안은 생각이상으로 복잡하다는 걸 느끼게 한다.

각종 전자기기들의 사용수명이 짧아지는 현상과, 폐전자기기의 재활용이 난해한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을 보니, 나도 꽤나 전자기기 좋아하는 편이지만, 유튜브에 널려 있는 각종 IT제품들의 포장 뜯는 거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도 한 번 읽혀주고 싶구만. ㅋ

점차적으로 재료금속과학의 희토류 분야 연구자와 지원하는 인재가 줄고 있는 현 상황을 우려하는 내용도 있고, 미국인이 쓴 책이므로 전반적으로 미국의 안녕과 번영을 바라는 관점에서 서술하는 내용이 많다. 다만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국의 입장으로서도, 일본이 겪은 희토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볼만 하고, geopolitics를 보는 관점도 키울 수 있을 듯 하다. 정말 주기율표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 같다. ㅎ

한가지 재밌는 부분을 발견했는데, 강철에 첨가하여 강도를 극적으로 높여주는 니오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포스코가 브라질 광산회사 CBMM의 지분을 일부 사들였다는 사실이 잠시 언급되어 있다. 이게 뭔가 했더니만 MB시절 자원 외교의 일환으로 투자된 모양인데, 대박을 터트렸다[5]고 하니, 몇 조를 날려먹은 MB의 뻘짓[6] 중에서 드문 성공사례가 된 듯 하다. 이 책을 보면 광산에 직접투자하는 것이 왜 실패율이 그렇게 높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CBMM의 수익률이 어떻게 그렇게 높을 수 있는 건지, 여러 납득을 할만한 환경적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ㅎㅎ

전반적으로 희토류 기반의 국제관계나, 산업관계등 일반인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저자가 다방면으로 발로 뛰어 조사한 흔적이 역력한 책이다. 책의 일부를 인용[7]했으니 독서 여부를 결정하는데 참고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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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5
포브스 If Solar Panels Are So Clean, Why Do They Produce So Much Toxic Waste? May 23, 2018, 12:2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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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23
2천배의 수익을 거둔 리튬 투자: 리튬 가격의 고공행진은 계속 이어질까? (blog.naver.com/santa_cro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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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희토류 시장과 중국 2010년 10월 15일
[2] MIT tech review What Happened to the Rare-Earths Crisis? February 25, 2015
[3] 중앙일보 경북 청도에서 태양광발전시설이 와르르…”산사태 때문” 2018.07.04 15:16
[4] mbc 산 깎아 만든 태양광발전소 산사태 위험 2018-07-10 06:46
[5] 에너지 경제 포스코, 브라질 광산 투자 ‘잭팟’ 터트렸다 2015.05.05 17:15:07
[6] 탐사기획 – 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1회. 뒷돈과 조작의 신화 – 페루·볼리비아 르포 (hani.co.kr)
[7] 내 백과사전 인듐과 텔루륨의 경제학 2018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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