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 잃어버린 고리? 경계, 전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매혹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 잃어버린 고리? 경계, 전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매혹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18-06-29 | 원제 The Story of Life in 25 Fossils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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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보이는 게 많아서 읽는 재미가 난다. ㅎㅎ 근래 오파비니아 시리즈[1]가 계속 출간되고 있어서, 고생물학에 무지한 본인도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이 풍성해서 대단히 좋다.

이 책은 저자가 선정한 25개 화석을 중심으로 고생물학과 고생물학사의 변천을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챕터는 독립적인 내용으로 나열되어 있으므로 끊어 읽기도 좋다. 일전에 프로세로 선생의 저서[2]를 이미 읽은 바 있는데, 이거랑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

p16에 챌린저 호의 탐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관해서 김명호 화백의 책[3]에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p26에 프로세로 선생은 ALH84001에 대해 중립적 입장인 듯 한데, 대충 분위기 보니-_- 생명체가 아닌 쪽으로 인정되는 듯 하다.[4]

p47에 프로세로 선생은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폭발이 아니라 천천히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데, 프로세로 선생은 전반적으로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완만한 변화라는 설명을 선호하는 듯 하다. 본인이 알기로 칙슬룹 충돌로 K-Pg 멸종을 설명하는 것이 대세인 듯 한데, 과거에 프로세로 선생은 K-Pg 멸종도 서서히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2], 본 서에서는 K-Pg 멸종에 대해 언급이 없다. 여하간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서서히 일어난 현상이라는데에 대한 반론은 마틴 브레이저 선생의 저서[20]에 나온다.

p49에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서서히 일어났다는 주장을 하면서 Andrew Knoll 선생의 말을 인용하는데, 본인이 읽은 Knoll 선생의 책[4]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인 듯 하다. ㅎㅎ

p54에 삼엽충이 방해석의 구면수차를 이용하여 시각을 구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본 블로그에서 포티 선생의 저서[5]에서 일부를 인용[6]해 두었으니 참고 바란다.

p66에 굴드 선생의 그 유명한 저서[7]를 언급하는데, 애석하게도 포티 선생의 설명[5]에 따르면 현생 생물과의 연결관계는 대부분 파악되고 있는 듯 하다. 고생물학의 지식은 너무 업데이트가 빨라서 너무 옛날책을 읽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 좋다.

p154에 물고기에게 걷는 훈련을 시켜서 몇 세대 후에 땅위를 걸어다니는 물고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좀 내용이 신박해서-_- 검색을 해 봤다. 에밀리 스탠든의 논문[8]을 말하는 듯 한데, 영상[9]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연구가 있는 줄 몰랐네. ㅋㅋ

p253에 프로세로 선생은 티라노사우루스 앞다리의 용도가 없어서 퇴화된 쪽을 지지하는 듯 한데, 본 블로그에서도 T Rex 앞다리의 수수께끼에 대해 언급한 적[10]이 있다. T Rex를 둘러싼 여러가지 논쟁점들[11]은 galoist 화백도 한 번 다룬 적[12]이 있다.

p274에 유명한 고생물화가인 Charles R. Knight가 그린 브론토사우루스의 작품이 실려있다. 일전에 Brian Choo의 인터뷰[13]를 보니 고생물화가들도 나름 그들만의 세계가 있는 듯 하다. ㅎㅎ 이쪽으로 관심있으면 페북의 Studio 252MYA 페이지[14]를 추천한다.

p273에 나오는 브론토사우루스의 명명에 대한 논란은 유명한데, 이 책에는 살짝 옛날 정보가 실려있다. 근래 브론토사우루스의 명명이 부활했다고 하던데, 디플로 선생의 슬로우뉴스 기사[15]에서 잘 다루고 있다. 고생물학 웹툰인 Corkboard of Curiosities에서도 언급[16]하고 있다.

20번째 화석이야기가 고래인데, 이에 관해 오파비니아 시리즈 책[17]이 이미 있다. 아 빨랑 읽어봐야 하는데 아직 안 읽어봤다. ㅎㅎ

p405에 분자생물학자와 고생물학자의 논쟁이 언급되어 있는데, 고고학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두 문화가 있다. 일전에 언급한 적[18]이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내용은 고인류학 내용인데, 이에 관해서는 역시 오파비니아 시리즈 중의 하나인 Ann Gibbons의 저서[19]에 잘 설명되어 있다. 사실 이 책[19]의 후반 1/3은 근래 발견된 고인류의 흔적 중에서 누가 가장 오래됐느냐를 두고 고인류학자들이 논쟁 및 정치싸움을 묘사하는데 할애하고 있어서, 학술적인 재미는 좀 덜한 편이다. 여하간 프로세로 선생은 투마이를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하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고생물학 서적은 지질연대표를 대략적으로 암기해 놓고 읽는 것이 무척 도움된다.

책의 뒤쪽에 국내에서 화석을 볼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역자께서 조사하신 듯? 김정은 번역가의 과학책들을 꽤 많이 읽어봤는데, 품질이 높고 좋은 책들이 많다. 번역가의 품이 많이 들어간 듯하여 추천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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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파비니아 (aladin.co.kr)
[2] 내 백과사전 [서평] 공룡 이후 : 신생대 6500만 년, 포유류 진화의 역사 2013년 6월 10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 그래픽 노블로 떠나는 매혹과 신비의 생물 대탐험 2016년 12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2010년 11월 1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2010년 5월 2일
[6] 내 백과사전 삼엽충의 눈 2019년 1월 20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2010년 5월 19일
[8] Emily M. Standen, Trina Y. Du & Hans C. E. Larsson, “Developmental plasticity and the origin of tetrapods”, Nature volume 513, pages 54–58 (04 September 2014) https://doi.org/10.1038/nature13708
[9] Senegal bichirs wriggle out of water | Science News (youtube 5초)
[10]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다리의 용도 2012년 10월 25일
[11]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루스를 둘러싼 몇 가지 의문점 2013년 10월 30일
[12] https://www.facebook.com/galoist/posts/279478386070538
[13] 내 백과사전 Brian Choo의 작품 2011년 5월 22일
[14] Studio 252MYA (facebook.com)
[15] 슬로우뉴스 브론토사우루스의 귀환 2015-04-21
[16] PALEONTOLOGICAL NOMENCLATURE, PART 1 (corkboardofcuriosities.com)
[17] 걷는 고래 – 그 발굽에서 지느러미까지, 고래의 진화 800만 년의 드라마 J. G. M. 한스 테비슨 (지은이), 김미선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16-07-04 | 원제 The Walking Whales (2014년)
[18] 내 백과사전 고고학의 두 문화(two cultures) 2018년 5월 14일
[19] 최초의 인류 –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140년의 대탐사 앤 기번스 (지은이), 오숙은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08-10-24 | 원제 The first Human: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
[20] 내 백과사전 [서평]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 캄브리아기 폭발의 비밀을 찾아서 2014년 4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