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가에게 하는 조언

잠시동안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1]가 되었던-_- 제프 베조스 형이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가에게 하는 조언[2]이 있다고 한다.

    My advice to anyone starting a business is to remember that someday I will crush you
    사업을 시작하려는 모든 분들에게 드리는 나의 조언은 내가 언젠가는 당신을 작살낼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명언에 등극해야겠구만 ㅋㅋㅋㅋ 이걸 보니 사업적 역량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베조스 형의 다른 명언이 생각난다.

    Your margin is my opportunity.

근데 이 말은 너무 유명해서 출처를 잘 못 찾겠음-_-

the onion이 뭐하는 사이트인지 몰랐음-_-

 


[1] 테크크런치 Jeff Bezos beats out Bill Gates to become world’s richest person Jul 27, 2017
[2] the onion My Advice To Anyone Starting A Business Is To Remember That Someday I Will Crush You 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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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한국인은 미쳤다!-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

한국인은 미쳤다!10점
에리크 쉬르데주 지음, 권지현 옮김/북하우스

여러 채널을 통해 익히 소문을 들은 책이라 서둘러 읽어보았다. 분량이 많지 않아 세 시간 집중하니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10년간 LG 프랑스 지점에서 일해온 저자가 그간의 경험을 짧게 쓴 회고록이다. 군대식 서열문화와 경직된 LG 기업문화를 체험한 저자가 솔직히 느낀 바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의 무한한 포용력과 이해심으로 이러한 똥같은 기업문화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조직생활 부적응과 사교성 부재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내가 읽어보니 완전 답답한 기업문화인데, 이야기를 들을 수록 LG 사내문화가 경멸스럽기 그지없다.

저자는 사람이 대단히 긍정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인 것 같다. 도전하는 느낌으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거나 또는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군대식 기업환경의 장단을 인지하고 있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를 성취하려고 노력한다.

맥킨지 시절의 LG[1]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세간의 통념인데, 저자는 남용 부사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본인도 열린 기업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한 남용 부사장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맥킨지에게 컨설팅을 맡긴 점이 실수가 아닐까. ㅋ

한국적 기업문화를 비한국인을 통해 돌아본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여부를 판단할 때 indizo씨의 서평[2]도 참고하기 바란다.

 


2015.11.5

비밀이 모두 풀렸다-_-

 


2015.11.24

 


2015.11.29
이코노미스트 Loosening their ties Nov 28th 2015

 


2017.9.27
LG가 모바일 시장에서 밀려나는 과정 in ppomppu.co.kr

 


[1] 내 백과사전 맥킨지의 사기행각 2013년 6월 26일
[2] 한국인은 미쳤다 by indizio

[서평]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10점
유노가미 다카시 지음, 임재덕 옮김/성안당

‘일본 반도체 패전’을 쓴 유노가미 다카시의 책이다. 그의 전작도 읽어봤는데, 그 책의 논의를 이어서 계속하고 있고,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시간이 없다면 두 권 중 한 권만 읽어도 될 듯 하다.

일전에 엘피다 메모리 몰락의 원인에 대한 전작을 인용[1]한 적이 있는데, 책의 앞부분에 전작에서 설명한 합병과정의 구조적 문제점 외에도 엘피다 메모리 사장의 경영적 실패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3장 이후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 개인의 추정이나 감상적 의견이 대단히 많아서 그리 유익한 내용은 아니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시장이나 상황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2015년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이 인용하는 데이터나 분석, 시장 상황 등은 약간 낡은 감이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책에서 언급한 3차원 DRAM 적층은 이미 양산되어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삼성-애플 소송이야기는 이미 거의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최신 반도체 산업 동향이라는 시의성을 강조한 관점보다는, 경영학적 실패사례로서 보면 좀 더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포브스 한국어판 기사에서 반도체 공정의 낮은 수율을 스피드로 극복하는 사례에 대한 기사[2]를 인용한 적 있는데, 비슷한 이야기가 본 서에도 나온다.

p96-98

엘피다에서 삼성으로 전직한 X 이사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X 이사는 내가 도시샤 대학의 교원이었던 2005년에 인터뷰를 했다. 당시,엘피다의 수율은 98%, 삼성의 수율은 83%였다. 그 숫자를 본 애널리스트들은 엘피다가 삼성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X 이사는 ‘이러한 평가는 전혀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시 최첨단의) 512Mb DRAM의 칩 면적은 삼성이 70평방 밀리미터,엘피다가 91평방 밀리미터였다. 따라서 300mm 웨이퍼로부터 취득할 수 있는 칩의 수는 수율 83%의 삼성이 약 830개, 수율 98%의 엘피다는 약 700개가 되어 수율이 나쁜 삼성이 다수 DRAM을 취득할 수 있었다[웨이퍼의 외곽이기 때문에 쓸모없게 되는 부분(엣지 액스크루드 존,Edge Excluded Zone)이나 칩을 자를 때 소용없게 되는 폭(스크라이브라인, scribe Line)의 문제는 생략했다].

둘째,수율을 60%에서 80%로 올리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80%에서 98%로 올리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즉, 사람, 돈, 시간 등 방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삼성은 수율 80% 이상 이라면 충분히 비즈니스가 성립되므로, 그 이상의 수율을 추구할 필요가 없고, 하지도 않는다.

셋째,삼성은 당시 양산하고 있던 DRAM의 Shrink판에 대해서, 4세대 동시 개발을 실시하고 있었다. 즉,한층 더 작은 DRAM의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이 4세대 동시 개발은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행 양산품의 수율 향상에 과다한 코스트를 들이지 않고, 좀 더 작은 칩 사이즈의 DRAM 양산 시작을 우선시했다.

넷째,삼성이 쓰고 있는 제조 장치의 스루풋(웨이퍼 처리의 효율)은 엘피다의 약 2배였다. 즉, 1매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시간이 엘피다의 반이다. 이와 반대로 같은 매수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경우, 엘피다는 삼성의 2배에 달하는 제조 설비가 필요하다. 그 결과,엘피다의 칩 원가는 대략 삼성의 배가 된다. DRAM은 칩 원가의 반 이상을 제조설비가 차지한다. 만일 엘피다의 칩 취득 수가 삼성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이익률에서는 엘피다가 삼성을 완전히 이길 수는 없다(실제로 2005년의 영업 이익률은 삼성이 약 30%,엘피다가 약3%로 한 자릿수가 다르다)

특히 기술적으로 뒤지지만 판로를 개척하는 사례(초창기 TSMC나 NAND 시장의 형성)를 들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관점은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요한 부분만 읽으면 하루 안에 완독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라 생각한다. 일독을 권한다.

 


[1] 내 백과사전 엘피다 메모리 몰락의 원인 2013년 3월 13일
[2] 내 백과사전 한국 반도체 공정의 스피드 2013년 11월 25일

벌처펀드가 던진 무거운 질문, “삼성은 과연 이재용의 것인가?”

근래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 이야기는 대충 들었지 사건의 전말은 잘 몰랐는데, 잘 정리해 주는 기사[1,2]가 있다.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foog씨가 삼성물산 경영진의 배임죄에 대해 쓴 글[3]도 참고할만 하다.

 


2015.6.13
[행동주의] 엘리엇은 감동이다. by 아이칸

 


2015.6.20
엘리엇의 자사 주장 홍보
http://fairdealforsct.com/index.html

 


2015.6.29
중앙일보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주주 가치 올릴 대책 내놔라” 2015.06.29 00:02

 


2016.12.17
한겨레 [단독] 국민연금 회의록에서 드러난 삼성물산 합병 찬성 4대 의혹 2016-11-22 05:01

 


[1] 민중의소리 벌처펀드가 던진 무거운 질문, “삼성은 과연 이재용의 것인가?” 2015-06-11 08:13:51
[2] 민중의소리 삼성-엘리엇 분쟁에 한미FTA가 변수라고? 2015-06-12 18:18:58
[3] 한국경제신문이 말하는 “경영권 방어 강화”는 누구를 위한 강화인가? in economic view

[서평] 1조 원의 승부사들- 사모펀드 최고수들이 벌이는 혈전

1조 원의 승부사들10점
박동휘.좌동욱 지음/한국경제신문

이 책은 국내 사모펀드의 형성과정과 여러가지 빅 딜들의 뒷이야기, 그리고 업계 사람들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저자 두 명은 모두 기자인 모양인데, 기자답게 인터뷰도 하고 여러가지 발로 뛰어 쓴 이야기가 많다. 확실히 저자의 노고가 묻어나오는 책이다.

국내 사모펀드의 시발점은 IMF 사태 당시 매물로 나온 알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사모펀드들의 사냥감이 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에서 조성을 시도한 것이라고 한다. 막연히 뭔가 좋겠지 싶어서 1호 사모펀드 등록을 하려고 소동을 피웠다는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ㅋ

일전에 ‘문앞의 야만인들‘이라는 사모펀드와 관련하여 유명한 책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에 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많다. 다만 그 시절은 비교적 호황기였기 때문에 사모펀드는 기업을 사서 조각을 내거나 놔두었다가 되팔기만 해도 차익을 볼 수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그런 작전이 주효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모펀드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구권에서는 사모펀드가 경영권 매입후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올린 후 되파는 일이 주요 작전이지만, 국내에서는 기업의 오너가 경영권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작전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매입 후 기업의 성장을 통한 재판매가 더 효과적인 작전이 될 수 있고, 그런 사례로 KKR이 오비맥주를 통해 올린 전설적인 수익률 이야기도 나온다.

책의 대부분은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후반부에는 실패한 사례도 나온다. 실패 사례도 성공 사례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기업의 인수과정도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뭐 사실 잘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라 소설 같은 느낌으로 읽기는 했지만, 관심은 두어야 할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ㅋ 논픽션이지만 소설보다 재미있다. 본인은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분량이 그리 많지 않으니 집중하면 하루에 완독이 가능할 것 같다.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 상승 이유

일전에 맥주 시장점유율에 대한 데이터를 소개[1]한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오비맥주가 하이트를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결이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나온다.

박동휘/좌동욱 저, “1조원의 승부사들“, 한국경제신문, 2015

2014년 전 세계 투자은행업계가 한국 시장의 오비맥주에 주목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오비맥주가 아니었다. KKR과 어피너티가 오비맥주를 AB인베브에 재매각하여 무려 4조 원에 이르는 기록적인 수익을 남겼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월 가의 뱅커들이 놀란 것은 매각 차익뿐만이 아니었다. M&A 거래 배수를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AB인베브가 인수한 가격(58억 달러)이 에비타의 11배에 달했다. 이는 AB인베브가 2009년 5월 KKR에 오비맥주를 매각할 때 회사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 가격 조건을 에비타의 11배로 사전에 정해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설마 이 가격에 사겠어’라며 내건 조건을 AB인베브가 받아들인 셈이다.

뱅커들을 실제로 놀라게 한 것은 하이트와 오비맥주로 양분된 한국 맥주 시장에서 약 5년 만에 에비타를 2,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성장시킨 비결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40%에서 60%(업계 추정)로 늘어나면서 하이트를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2009년엔 한국의 그 누구도 오비맥주 시장점유율이 60%로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향후 5년간 이익이 두 배가 된다고 장담했다면 비웃음을 샀을 겁니다. 철저하게 기업의 내재가치를 끌어올린 결과였죠.”

2009년 KKR과 오비맥주 인수전에서 경쟁했던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가 KKR의 매각 성공 스토리를 지켜본 후 털어놓은 속내였다. 오비맥주 인수전은 당연히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본질에 대한 고민들이 더 깊어졌다. 사실 KKR과 어피너티는 인수 후 구조조정을 하지도 않았고, 추가로 M&A를 하지도 않았다. 비용 절감 대신 과감한 투자가 비결이었다.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유통망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들였다. 2010년부터 시설 투자금으로 무려 2,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런 노력들을 기울인 결과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중략)

KKR과 어피너티라는 환상의 조합

오비맥주를 접수한 직후, 어피너티 한국팀들은 부산 등 전국 도매상 20여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베브 치하 10년(2004~2014년)’의 공과를 철저히 검증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그룹인 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숫자로만 경영하려 했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한국적인 기업 관행이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글로벌 기준에 오비맥주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인베브그룹의 거대한 매트릭스 조직에서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했다. 오비맥주 CFO는 국내 CEO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인베브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CFO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생각보다 뿌리 깊었다.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원가 절감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오비맥주도 예외 없이 동참해야 했다. 원료 구매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때도 있었지만 이 같은 ‘숫자 경영’은 한국적 기업 관행과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일례로 오비맥주 관계자는 “부산 지역 도매상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아태 본부에 보고하면 그쪽에선 사태의 심각함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하이트진로와의 경쟁에서 마케팅과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선 이른바 ‘접대비’가 필요했는데 이를 용인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직원들도 위험을 굳이 감수하려 들지 않았다. 1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보고하면 윗선에선 ‘투자 후 예상되는 성과를 산출한 뒤 재보고하라’는 식의 답변만 돌아왔다.

어피너티는 10년간 누적돼온 비효율을 파악한 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숫자 경영’을 ‘독립 경영’으로 바꾼다는 게 골자였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수십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사모펀드는 오로지 투자기업 한 곳의 경영 성과만 내면 그만이었다. 예컨대 SK그룹의 계열사 사장은 무엇 하나 결정하려고 해도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야 하고, 혹시나 겹치는 사업이 없는지 등을 포함해 경영 외 정무적인 사항들까지 고려해야 했지만 사모펀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어피너티는 진로 출신 영업의 달인인 장인수를 2010년 1월 CMO로 영입하는 등 경영기획 임원들을 소수만 바꾸는 것을 제외하고 이호림 사장 등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임시켰다. 이사회를 통해 경영진의 실책은 엄중히 따지되, 경영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갔다.

이에 관한 일화 한 가지를 더 살펴보자. 어피너티와 KKR이 오비맥주를 인수했을 무렵, 이호림 사장은 무려 16개의 직보 라인을 갖고 있었다. 모두 영업, 마케팅과 관련한 보고 조직으로 16군데에서 매일, 수시로 보고를 받다보니 사장의 하루 일과는 회의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였다. 문제점을 파악한 어피너티는 곧바로 사장 보고 조직을 3분의 1, 즉 사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축소시켰다.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에 밀려 30%대로 떨어졌던 시장점유율이 뒤집히며 2011년엔 오비맥주가 1위를 탈환했다. 2009년 8,161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1년 1조 원을 돌파했다.

시장 1위 탈환의 결정적 한 방

어피너티와 KKR은 2012년 6월의 인사이동에서 신의 한 수를 선보였다. 시장 1위 탈환이라는 실적을 남긴 이호림 사장을 경질시키고, 장인수 사장을 신규 선임한 것이다. 오비맥주 측은 “새로운 리더십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해 변화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군기 잡기’에 능숙하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이호림 사장은 위기의 오비맥주를 구해내는 데 적합한 인물이었다면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고졸 신화’의 장인수 사장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장인수 사장의 선임은 하이트진로와 비교해봤을 때 꽤 큰 의미가 있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하면서 두 조직 간 갈등에 휩싸여 있었다. 갈등의 배경은 주류 영업에서 최고로 일컬어지던 진로계가 뒤로 밀리고 하이트 출신들이 임원진을 차지하며 권력을 장악한 데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잘나가던 ‘맥스’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갑작스레 ‘드라이피니시 디’라는 또 다른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었다. 급조된 새 브랜드들은 오비맥주의 고객을 빼앗아오기는커녕 기존 하이트맥주의 고객을 혼란하게 만들며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비맥주는 진로 출신 영업의 달인을 수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장 사장은 오비맥주에 영입될 때 진로 출신 핵심 영업맨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2009년 어피너티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당시 1.6억 달러 남짓이던 에비타는 2013년 말 5억 달러(5,290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시장점유율도 60%로 도약했다. 어피너티, KKR이 인베브그룹에 오비맥주를 재매각하기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 바로 이 무렵이다.

(후략)

오비맥주의 매각으로 KKR과 어피너티는 국내 사모펀드 역사상 기록적인 수익률을 남기게 된다고 한다. 결국 성공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장인수 사장의 영업력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KKR이 장인수씨를 영입한 부분이 신의 한수가 아닌가. ㅋ 참고할만한 기사가 몇 개[2,3] 있다.

 


[1] 내 백과사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2011) 2011년 12월 16일
[2] 비지니스포스트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날개’를 달다 2014.01.21 16:29:11
[3] 서울경제 [CEO&Story]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 2014/10/09 18:05:39

포르쉐 : 차도 만드는 헤지펀드

해커뉴스 게시판[1]에 ‘포르쉐 : 차도 만드는 헤지펀드’ 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글[2]이 소개되어 있다. 예전에 하얀까마귀님의 포스트 중에 ‘포르쉐가 헤지펀드들을 물먹이고 있는 사건'[3]이 생각나는데, 이 이야기를 포함한 그 뒷 이야기가 들어 있다. 포르쉐와 폭스바겐의 초창기 역사까지 나오는 상당히 긴 글이라 영어 울렁증 때문에 좀 빡세다. ㅋㅋㅋ

2008년 포르쉐는 세전 135억달러를 벌어들이는데, 이 중 무려 115억달러는 차를 팔아서 번 돈이 아니었다. 뭘로 번 돈일까?

80년대 연간 5만대 이상 팔던 포르쉐는 90년대에 들어 미국과 일본의 우수한 자동차 메이커에 밀리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거의 망해가는 포르쉐에 취임한 CEO Wendelin Wiedeking은 일본의 효율적 생산법을 벤치마킹하여 포르쉐를 살리는데 성공한다. 그가 취임할 당시, 연간 1억5천만달러의 손실이 나는 회사에 수익이 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회사측은 회사 수익의 1%를 보너스(!)로 주기로 계약을 하고 그를 데려왔기 때문에 Wiedeking은 2008년 단숨에 독일 최고 연봉자로 등극하게 된다. ㅋ

Wiedeking은 외부적으로는 폭스바겐을 살 의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뒤로는 2005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폭스바겐 주식을 매수했는데, 그 덕에 폭스바겐 주가는 꾸준히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폭스바겐은 연간 12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22억 달러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식이라고 판단한 헤지펀드들은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폭스바겐 전체 주식의 12.8%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매도하기에 이른다.

42.6%의 주식을 소유했던 포르쉐는 이 때 “cash-settled” options를 이용하여 비밀리에 31.5%의 폭스바겐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고, 그 결과 도합 74.1%의 주식을 소유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이 미국에서는 불법이었지만 독일에서는 합법일 수 있었던 모양이다. 독일 지방정부인 니더작센 주에서 폭스바겐의 적대적 인수를 막기위해 소유한 20%의 주식을 제외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폭스바겐 주식은 5.9%만 남은 셈. 엿먹은 헤지펀드들은 공매도 커버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매수해야만 했고, 폭스바겐의 주가는 순간적으로 거의 1000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과연 이것이 포르쉐의 승리일까? 먼저 니더작센 주에서 폭스바겐의 적대적 인수를 막기위해 제정한 폭스바겐 법(Volkswagen Rule)에 의하면 아무리 주식을 많이 소유해도 의결권을 20%이상 발휘할 수 없었고, 포르쉐는 이 법과 싸워야 했다. 결정적으로 포르쉐는 31.5%의 추가 매수를 위해 15개의 서로 다른 은행에서 130억달러의 채무를 안게 되었는데, 연간 2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로서는 상당히 큰 규모였고, 이 은행들 중 하나만 의지가 있어도 포르쉐를 파산시킬 수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포르쉐의 판매는 27%나 급락했고, 폭스바겐 인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주식을 매수해야만 했는데 돈을 얻기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포르쉐의 CFO는 재앙을 막기위해 130억 달러를 재대출 했는데, 그 중 44억 달러는 6개월 만기의 단기 대출이었다. 급전이 필요해진 포르쉐는 급기야 폭스바겐에게 손을 빌리게 되고, 연간 이자만 7억9천만 달러에 이르게 된다. 결국 독일 정부에 요청한 구제금융을 거부당하고 카타르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투자를 갑자기 취소하면서 포르쉐는 폭스바겐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된다. 2009년 7월 Wiedeking은 7천1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고 물러나면서 폭스바겐은 현금 113억달러로 포르쉐를 인수하게 된다.

경영학에서 적대적 인수자를 역관광해서 도로 인수하는 전략을 Pac-Man defense라고 하는 모양이다. 포르쉐-폭스바겐이 좋은 사례이다. ㅋ

결론은 자기일에나 집중 잘 하자-_-인가?

 


2016.12.2
http://blog.naver.com/santa_croce/220494216268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음.

 


2017.11.7
http://blog.naver.com/santa_croce/220976573932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8505529
[2] Porsche: The Hedge Fund that Also Made Cars in Priceonomics
[3] [시사] 포르쉐가 헤지펀드들을 물먹이고 있는 사건 by 하얀까마귀

SABMiller의 하이네켄 인수시도

20140920_WBC720일전에 크래프트의 캐드베리 인수[1]나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 금속공업의 합병[2]이야기를 했지만, 하위 시장점유율 기업이 합병을 하여 1위의 입지를 노리는 시나리오가 맥주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듯.[3,4,5,6]

본인은 맥주를 메이커가 아닌 상표명만 보고 맨날 사먹으니 잘 모르는 맥주회사들이 많은데 ㅋㅋ, 여하간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AB InBev는 임원에게 자동차도 지급하지 않고, CEO인 Carlos Brito는 비행기 탈 때 이코노미클래스(!)로 이동할 정도로 짠돌이 회사인 모양이다. 시장점유율이 18%임에도 전체수익의 1/3을 먹는 이유가 이런데 있는 듯.

AB InBev가 최근 두려움에 떨만한 사건이 일어났으니, 뭐냐하면 시장 점유율 2위인 SABMiller가 시장 점유율 3위인 하이네켄을 인수시도하려고 했다는 것. 우측 도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일단 하이네켄에서 퇴짜를 놓았지만, 본인이 볼 때 이런 건 몸값을 올리기 위해 거의 무조건적 반응인 듯 하다. ㅎㅎ 마지막 문단을 보니 이코노미스트지[3]도 본인과 비슷한 예상을 하는 듯. ㅋ 하이네켄은 하이네켄가에서 23%의 지분을 가지고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AB InBev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은 주로 선진국인데, 근래 자가양조의 유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거의 커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본인이 알기로 SABMiller는 아프리카에서 급속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인데, 아직은 이 둘이 1, 2위이지만 향후 성장성을 볼 때, 역전의 가능성도 많다. 과연 맥주업계가 어떻게 바뀔지 흥미로와진다.

 


2015.6.20
조선비즈 [Weekly BIZ] 200개 브랜드 브라질 맥주기업의 ‘따로 또 같이 전략’ 2015.06.20 03:03

 


2015.9.17
BBC Beer giants AB InBev and SABMiller in merger talks 16 September 2015
헐….

 


2015.10.13
블룸버그 AB InBev, SABMiller Reach Agreement on Acquisition October 13, 2015 — 3:08 PM KST
두 번 튕기더니만 결국 합병하는 구만.

 


[1] http://zariski.egloos.com/2433587
[2] 내 백과사전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 금속공업의 합병 2011년 2월 22일
[3] 이코노미스트 Foamy war Sep 20th 2014
[4] 연합뉴스 밀러, 하이네켄에 인수 제안했다가 ‘퇴짜’ 2014/09/15 10:25
[5] 뉴스1 맥주업계, 또다시 M&A바람?…하이네켄, SAB밀러 인수 거절 2014.09.15 15:19:51
[6] 월스트리트저널 글로벌 공룡들의 각축, 하이네켄, SAB밀러 인수 제안 거절 17. September 2014, 16:28:35 KST

[노컷피플] ”간장의 달인” 오경환 샘표식품 상무

노컷뉴스 [노컷피플] ”간장의 달인” 오경환 샘표식품 상무 2011-01-24 09:41

그래서 간장공장에는 각각 자기회사만의 균이 있다고 한다. 어떤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하는지가 관건이다.

한가지 균을 이용해 발효하는 것도 어려운데 여러 미생물을 이용해 최적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야 하니 간장을 발효기술의 정수(精髓)라고 부르는 것이 과언이 아니다.

“간장 맛을 결정하는 것은 메주에 피는 곰팡이에요. 그래서 간장 회사마다 자기 곰팡이를 가지고 있지요. 곰팡이가 삶은 콩 등을 효소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나오는데, 이런 아미노산의 양이 간장 맛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효소를 많이 내는 똘똘한 곰팡이를 골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오경환 상무는 곰팡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지난 1986년 그가 일본의 유명 간장제조업체인 “야마사“에 견학 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가 당시 가장 알고 싶었던 비밀은 야마사가 도대체 어떤 곰팡이를 활용하는가였다.

오 상무는 예닐곱 차례의 거절 끝에 간신히 야마사의 제국실(메주 띄우는 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가 한 일은 반복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이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의 씨앗인 포자를 자신의 코안에 최대한 많이 담아오기 위해서였다.

“제국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호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코를 풀었어요. 그리고 그 휴지를 한국으로 가져와서 분석했죠. 결국 야마사가 어떤 곰팡이균을 쓰는지 알아냈어요. 휴지에 묻어 있던 야마사의 곰팡이 포자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 거죠.”

정말 문익점과 비견할 만 하구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