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의 분자적 증거와 오염문제로 인한 논쟁

유명한 고전 영화 ‘쥬라기 공원‘에는 호박에 갇힌 중생대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복원하는 걸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실제 상황에서는 화석이나 호박이나 고대 생물의 외형은 남아있지만 그 분자적 증거는 전혀 남아있지 않아서,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불가능할 때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전[1]에 티라노사우르스의 콜라겐을 추출했다고 주장하는 Schweitzer 선생의 연구[2]는, 고생물학자들이 의심스럽게 생각하기에 충분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논란은 아직까지도 진행중인데, 최근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기사가 아틀랜틱 지[3]에 실려 있다.

자신의 소개[4]에 따르면 시카고에 소재한 Field Museum에서 포닥을 하고 있는 Evan Saitta라는 연구자는 화석화된 뼈속에서 군집화해서 살아가는 미생물을 발견[5]하였는데, 이는 Schweitzer의 결과[2]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근원적으로 외부 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아직 bioRxiv에만 올라와 있어 피어리뷰는 받지 않은 듯.

일전에 읽은 닉 레인 선생의 책[6;p353]이랑, 양자 생물학 책[7;p88]에서는 Schweitzer 선생의 결과[2]가 나름 믿음직한 것처럼 돼 있던데, 이거이거 내용이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Schweitzer 선생은 한술 더 떠서 일전의 티라노사우루스[2]처럼 근래에도 비슷한 논문을 하나 더 쓴 모양인데, 브라키로포사우루스의 콜라겐을 추출했다고 주장[8]하고 있다. 이 주장도 마찬가지로 의심스러운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아틀랜틱 기사[3]에서 Schweitzer 선생은 그들의 주장이 자신의 주장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듯.

여하간 고대생물의 분자적 정보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쪽과 회의적인 쪽의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고대생물의 분자적 정보는 언제나 오염문제로 골치를 썩게 되는데, 일전에 mad scientist 선생도 스판테 파보 선생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9]이 있다.

참고로 아틀랜틱 기사[3]를 쓴 사람은 Ed Yong이라는 사람인데, 일전에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기사[10]이야기도 했지만, 이 사람이 쓴 기사가 무척 훌륭할 때가 많은 듯 하다. 위키를 보니 나름 한 가닥 하는 사람인 듯 하다. 한겨레 과학기사의 오철우 기자처럼 이 사람의 기사는 일단 무조건 믿고 읽으면 될 듯.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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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르스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생 동물 2011년 6월 29일
[2] M. H. Schweitzer, Z. Suo, R. Avci, J. M. Asara, M. A. Allen, F. T. Arce and J. K. HOrner, “Analyses of soft tissue from Tyrannosaurus rex suggest the presence of protein”, Science vol. 316:5822 (2007), pp. 277-80 DOI: 10.1126/science.1138709
[3] 아틀랜틱 Bacteria in a Dinosaur Bone Reignite a Heated Debate SEP 13, 2018
[4] https://evansaitta.blog/
[5] Evan Thomas Saitta, et al. “Life Inside A Dinosaur Bone: A Thriving Microbiome”, bioRxiv 400176; doi: https://doi.org/10.1101/400176
[6]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의 도약 : 진화의 10대 발명 2011년 7월 1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2018년 8월 7일
[8] Elena R. Schroeter, et al “Expansion for the Brachylophosaurus canadensis Collagen I Sequence and Additional Evidence of the Preservation of Cretaceous Protein”, Journal of Proteome Research 2017 16 (2), 920-932 DOI: 10.1021/acs.jproteome.6b00873
[9] https://www.facebook.com/madscietistwordpress/posts/654069168073838
[10]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

하이퍼 카미오칸데 건설 계획

일전에 T2K 실험 이야기[1]도 했지만, 슈퍼 카미오칸데뉴트리노 진동 등의 혁혁한 공을 올리고 있는 거에 탄력을 받은건지, 이거 업그레이드 버전을 또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2]가 떴다. 이름하여 하이퍼 카미오칸데!!

근데 얘네들 작명센스는 별로인 듯-_- 카미오칸데 → 슈퍼 카미오칸데 → 하이퍼 카미오칸데 다음에는 이제 붙일 이름도 없을 것 같다. 울트라 카미오칸데?ㅋㅋㅋㅋ

검색해보니, 하이퍼 카미오칸데 건설 부지로 한국을 검토한 적이 작년에 있었는 듯 하다.[3] 아무래도 분위기상 불발로 끝났을 것 같다. 여고생-_-으로 밀어부칠 껄 그랬나???[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뉴트리노 이중 베타붕괴 관측실험장비인 SNO+도 건설중이라고 들었는데[5], 대형 뉴트리노 검출장비 경쟁이 국제적으로 있는 듯 하다.

검색해보니 ILC는 일본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일본으로 확정된 듯한 분위기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2007-8 금융위기의 여파로 영미권에서 가속기 예산이 꽤 삭감된 듯. 이거 선형 충돌기, 뉴트리노 검출기 등등 초대형 물리실험은 일본이 다 하는 건가-_- 일본이 초 물리학 강국이 될 것 같다. 중국도 뭔가 기초과학에 대해 대륙의 스케일적 야심[6]이 있는 듯 하고, 사이에 낀 한국만 손가락 빨고 있는 분위기-_-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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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T2K 실험 2011년 7월 7일
[2] 연합뉴스 “노벨상 또 수상?”…日정부, 차세대 소립자 관측시설 건설 검토 2018/08/24 10:08
[3] 헬로디디 ‘하이퍼카미오칸데’ 한국에 건설되나? 2017.07.24
[4] 내 백과사전 세후리에 ILC를! -유치를 위해서는 여고생으로 가자! 2013년 4월 21일
[5] Erica Caden for the SNO+ Collaboration, “Status of the SNO+ Experiment”, arXiv:1711.11094 [physics.ins-det]
[6] 내 백과사전 중국의 대형 전자-양전자 충돌기 건설에 대한 양전닝의 반대 2016년 9월 18일

2018 이그 노벨상

BBC 기사[1]에 2018 이그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2]되었다길래 함 검색을 해 봤다. ㅋ

의학부문 수상(Medicine Prize)은 롤러 코스터가 신장결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3] 같다. 신장결석 환자는 정말 죽을만큼 끔찍한 고통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헉 정말 신장결석 환자를 롤러코스터에 태운건가?? 싶어서 논문[3]을 보니 그런건 아니고 신장을 시뮬레이션한 기구를 롤러코스터에 태운 것 같다. 롤러코스터 앞에도 태워보고, 뒤에도 태워보고 여러가지 해 본 것 같다. 아무래도 실용적 적용은 힘들 듯. ㅎ

의학 교육부문 수상(Medical Education Prize)으로 자가 대장내시경에 대한 이야기[4]인데, 소화기 전문의가 자신의 대장을 직접 내시경으로 검진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만한 팁을 설명한 글 같다. 근데 정작 원문[4]을 확인해보니 자신의 경험담을 짧게 한 페이지 정도 서술해 놓은게 다였다. 헐… 그래도 좀 도움이 되도록 자세하게 썼으면 좋았을 텐데… 원문[4]에는 캐리커쳐만 있는데, BBC가 수상자 본인의 사진을 어디서 구한 건지, 기사[1]에 이 사진이 있다.

근데 에세이[4] 자체는 2006년 글인데, 꽤 오래전 연구라도 걍 재밌으면 주는 듯-_-

남극 탐험 도중 자기 자신을 직접 맹장수술했던 의사 Leonid Rogozov[5]가 갑자기 생각난다. ㅋ 자기 자신을 수술한 사례가 위키피디아에 몇 건 소개되어 있다.

나머지 수상작은 홈페이지[2]에서 각자 확인하시길 바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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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5
ねとらぼ 「座ったままでの大腸内視鏡検査」を自分のお尻で実験・研究 イグ・ノーベル賞、12年連続日本人が受賞 2018年09月14日 11時25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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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BC Ig Nobel win for kidney stone removing roller-coaster 14 September 2018
[2] Winners of the Ig® Nobel Prize (improbable.com)
[3] “Validation of a Functional Pyelocalyceal Renal Model for the Evaluation of Renal Calculi Passage While Riding a Roller Coaster,” Marc A. Mitchell, David D. Wartinger, The Journal of the 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 vol. 116, October 2016, pp. 647-652. doi:10.7556/jaoa.2016.128
[4] “Colonoscopy in the Sitting Position: Lessons Learned From Self-Colonoscopy by Using a Small-Caliber, Variable-Stiffness Colonoscope,” Akira Horiuchi and Yoshiko Nakayama, Gastrointestinal Endoscopy, vol. 63, No. 1, 2006, pp. 119-20. DOI: https://doi.org/10.1016/j.gie.2005.10.014
[5] 중앙일보 스스로 자신의 맹장 수술한 전설적 의사 2009/12/27 19:05

끈이론 박사학위 이후 가능한 경력 중의 하나 : Ninja Sex Party

코메디 컨셉의 2인조 밴드라 하면 ‘노라조‘가 생각나는데, 실물 앨범도 두 개 산 적이 있다. ㅎㅎ

Ninja Sex Party라는 코메디 컨셉의 2인조 밴드가 있는데, 그들의 인터뷰[1]에 따르면 Dan AvidanUpright Citizens Brigade Theatre에서 개설하는 코메디 클래스를 Brian Wecht라는 친구가 수강하다가 의기투합을 한 듯 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Brian은 하바드와 MIT의 이론물리학 센터에서 포닥과정으로 끈이론을 연구하다가 밴드를 차린 모양이다. ㅎ

arXiv를 검색해보니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논문[2]이 2015년인 듯 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15년에 포닥을 그만두었다고 하니, 마지막 논문을 마무리하고 나온 듯. 구글 스칼라 검색[3]에 따르면 나름 인용수가 높은 듯 한데, 나름 개인사정이 있을 듯 하다. John Urschel[4]처럼 연구와 병행하지는 않는 듯 하다.

코미디 컨셉이지만 인터뷰[1]에 있는 음악 Wish You Were Here[5]는 나름 진지한 음악이었다. 헐. 음악 괜찮은 듯. 노라조도 앨범에 개그 컨셉 음악과 진지한 음악이 섞여 있는게 비슷하다. ㅋ 멜론과 네이버 뮤직에 검색해보면 음악이 나오는 걸 보니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구매가 가능할 듯 싶다.

피터 드러커 선생이 인생 2모작을 준비하라고[6] 했긴 하지만, 이건 쉽지 않은 길인 듯. ㅎㅎㅎ 응원하는 차원에서 앨범 하나 구매해 볼까 싶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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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0
검색해보니 Wish You Were Here는 이 사람들의 원곡이 아니라 원래 핑크 플로이드의 유명한 곡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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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1
지인의 제보에 의하면 2016년 논문[7]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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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IFF Magazine INTERVIEW: Ninja Sex Party drops string theory for boner rock August 29, 2018, 5:30 am
[2] James McGrane, Sanjaye Ramgoolam, Brian Wecht, “Chiral Ring Generating Functions & Branches of Moduli Space”, arXiv:1507.08488 [hep-th]
[3] Brian Wecht (google scholar)
[4] 내 백과사전 미식축구 선수가 수학 논문을 쓰다 2015년 3월 22일
[5] Wish You Were Here – Ninja Sex Party (youtube 5분 18초)
[6] 내 백과사전 피터 드러커의 다차원적인 삶 2013년 7월 11일
[7] Michele Del Zotto, Jonathan J. Heckman, Piyush Kumar, Arada Malekian, Brian Wecht, “Kinetic Mixing at Strong Coupling”, arXiv:1608.06635 [hep-ph]

심해에서 상어를 공격하는 거대 절지동물?

페북에서 어느 심해 영상[1]을 보게 됐다. 재생시간 4분 24초

상어를 연구하는 학자가 상어 두 마리를 야생으로 풀어주는 과정에서 상어를 공격하는 미지의 생물을 목격한 것 같다. 근데 그 생물이 마치 절지동물처럼 생겼다는게 문제다. 아니, 상어 머리를 물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입을 가진 거대한 절지동물이 있던가??

위키피디아의 Arthropod 항목을 대충보니 에디아카라기에도 절지동물로 분류되는 것들이 있는 듯 하다. 여태까지 에디아카라기에는 exoskeleton이 있는 동물이 없는 줄 알았다. ㅎㅎ 거대 절지동물로 삼엽충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삼엽충은 2.5억년 전에 P–Tr 대멸종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아니 그럼 저 생물은 대체 뭐란 말인가????

중간에 Stephen Brusatte 선생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 사람의 글[2,3]은 가끔 봤어도 얼굴은 처음 봤다. 훈남이구만. ㅋㅋㅋ

뭐 여하간, 지난 52헤르츠 고래 이야기[4]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육지보다도 넓은 바다 속에는 뭐가 살고 있는 건지 아직도 알 수가 없구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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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facebook.com/ScienceChannel/videos/vb.14391502916/2114775605509426/
[2]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르스 크기의 변화 2010년 9월 23일
[3] 내 백과사전 영화 Jurassic World의 고증 논란 2015년 6월 14일
[4] 내 백과사전 52 헤르츠 고래 2016년 2월 29일

[서평] 은여우 길들이기

은여우 길들이기
리 앨런 듀가킨, 류드밀라 트루트 (지은이), 서민아 (옮긴이) | 필로소픽 | 2018-07-13 | 원제 How to Tame a 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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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킨스 선생의 [1]에서 이 유명한 실험 이야기를 들었을 때[2] 무척 흥미로웠고, 리센코의 악명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따로따로 알고 있던 이 둘이 관련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리센코의 과학자 탄압을 피해 모피제조를 핑게로 실험한 것이라 한다.

Mad Scientist 선생이 이 책의 원서를 소개한 글[3]을 봤었을 때, 역서가 나올까 싶었는데 진짜 나올 줄 몰랐다. ㅎㅎㅎ 투머치 설명충 선생의 책소개[4]도 참고할만 하다.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가둬놓고 몇세대 동안 어릴때부터 인간에게 익숙해지면, 저절로 친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 의하면 야생 동물은 그런 공격성이 사라지지 않는 듯 하다-_- ㅎㅎㅎ 가축화가 왜 의문점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앞부분에 제시되어 있으니 잠시 인용해 본다.

p37-40

동물의 가축화 역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 가운데 하나는 가축화된 종의 가까운 사촌들을 가축으로 길들이려는 다방면의 노력들이 번번이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말과 굉장히 가까운 친척으로 간혹 둘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나기도 할 정도다. 수컷 얼룩말과 암컷 말 사이에서 잡종 말 조스zorce가 태어나거나, 수컷 말과 암컷 얼룩말 사이에서 암컷 헤브라hebra가 태어난다. 그러나 말과 유전적 관련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얼룩말은 성공적으로 가축화 되지 못했다. 19세기 말에 아프리카에서 많은 시도가 있었다. 식민지 당국이 아프리카에 데리고 온 말들은 체체파리가 옮긴 병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지만, 얼룩말은 이런 질병들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얼룩말이 말과 매우 유사하므로 대체 동물로 적당할 거라는 생각은 더할 나위 없이 타당해 보였다. 하지만 얼룩말의 사육을 시도한 사람들은 이내 전혀 예상 밖의 결과를 깨닫게 되었다.

얼룩말은 누우와 영양 곁에서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이지만 사자, 치타, 표범의 주요 목표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포식 압력이 그들에게 맹렬한 투지를 심어주었다. 얼룩말이 발로 차는 힘은 굉장히 세다. 그런데도 배짱 좋은 일부 사람들은 얼룩말을 타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고분고분하게 훈련시키기도 했다. 영국의 대담한 동물학자 월터 로스차일드는 심지어 얼룩말 무리를 런던에 들여와 한동안 네 마리의 얼룩말이 끄는 마차를 몰고 버킹엄 궁까지 달리며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얼룩말들은 사실상의 가축화에는 저항했다. 이처럼 많은 동물이 인간의 통제에 복종하도록 훈련될 수는 있지만, 가축화로 이어지려면 선천적으로 길들도록 유전자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좀처럼 길들지 않는 말이 있는 것처럼 특정한 각각의 동물이 덜 길들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사슴은 또 다른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사슴의 가까운 친척들은 가축화 시도에 저마다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 전 세계 수십 종의 사슴 가운데 단언컨대 단 한 종의 사슴 – 순록 – 만이 가축화되었다. 러시아 사람들에 의해 그리고 스칸디나비아의 원주민 사미족에 의해 아마도 두 차례 독립적으로 가축화된 마지막 포유류 가운데 하나인 순록은 북극과 아북극 기후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동물이 되었다.24 인간과 오래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해온 야생 동물에 속하며 대체로 우리에게 공격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밖에 다른 사슴 종들이 가축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특히 흥미롭다. 또한 사슴은 수천 년 동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원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우리는 유순한 사슴 무리를 기르고 싶은 동기가 강했다. 그러나 사슴은 일반적으로 신경질적인 동물이며, 새끼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되면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 또 겁을 먹으면 무리지어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한다. 얼룩말과 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슴 역시 가축화를 시작하기에는 길들임을 위한 유전적 변이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을지 모른다.

드미트리는 여우 역시 가축화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까운 친척으로 밝혀질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가 니나에게 자신의 실험을 도와달라고 부탁할 무렵엔 은여우가 인간들에게 사육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대부분 조금도 길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은여우는 붉은 여우의 특별한 품종으로, 붉은 여우는 포식자들에 의해 구석으로 몰리지 않는 한 야생에서 특별히 공격적이지 않다. 붉은 여우는 유럽과 미국 근교 지역으로 들어가 작은 개와 고양이를 사냥하며 살지만, 선천적으로 인간과 멀리 떨어져 지내길 선호하며 야생에서는 주로 더 작은 먹잇감을 사냥한다. 잡식동물이라 과일, 딸기류, 풀, 곡물 등도 먹지만 설치류와 작은 새들을 특히 좋아한다. 늑대처럼 무리지어 사냥하지 않으며, 새끼를 낳은 직후부터 새끼들이 혼자 자립할 준비가 될 때까지 부모가 새끼를 보살피는 기간을 제외하면 무리를 이루지 않고 혼자 생활한다. 짝짓기 철마다 새 짝을 찾는 대신 평생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지내는 데 아주 능숙해서 밝은 오렌지 빛을 띠는 붉은 여우조차 야생에서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갇혀 지내는 여우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대부분의 여우들은 돌보는 사람이 다가가면 사납게 으르렁대면서 굉장히 공격적이고 이따금 무척 사나울 때도 있다. 우리에 있는 여우를 향해 너무 가까이 손을 내밀다간 자칫 심하게 물어뜯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니나 소로키나의 코힐라 농장처럼 여우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추장스럽지만 두꺼운 보호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였다.

 


24 K. Roed, O. Flagstad, M. Nieminen, O. Holand, M. Dwyer, N. Rove, and C. Via, “Genetic Analyses Reveal Independent Domestication Origins of Eurasian Reindeer,”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 B 275 (2008):1849-1855

개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무척 흥미롭지만, 동물의 행동에 대한 해석에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에서도 짧지만, 동물의 행동이 진짜 인간의 감정과 같은 어떤 것인지, 아니면 감정을 표현하는 것 처럼 보이는 일련의 입력-출력 반응인지에 대한 논쟁이 짧게 언급(p93,p111)된다. 일전의 Frans de Waal선생의 동물행동학에 대한 책[5]에서 좋은 설명이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란다. 사회생물학자인 E. O. Wilson의 견해도 잠시 언급(p112)된다. (사회주의는 종을 잘못 선택했다[6]는..-_-)

수십년에 걸쳐 진화실험을 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는 경의를 표해야 마땅할 것 같다. 흥미로운 부분은 모두 일전의 글[2]에서 이야기 했고, 좋은 서평[3,4]도 많으니 일독을 권한다.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아 하루 정도 집중하면 완독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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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상 이야기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전면 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옌 웡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까치 | 2018-01-30 | 원제 The Ancestor’s Tale: A Pilgrimage to the Dawn of Life (2004년)
[2] 내 백과사전 여우의 가축화 2011년 7월 15일
[3] https://www.facebook.com/ …
[4] https://www.facebook.com/ …
[5] 내 백과사전 [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2017년 11월 16일
[6] https://www.facebook.com/galoist/posts/218668165484894

화성 테라포밍의 가능성

보드게임 중에서 ‘테라포밍 마스‘라는 게임이 있는 모양인데,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라고 한다.[1] 나무위키에도 항목[2]이 있는 걸 보니 꽤 인기가 있긴 한듯 하다. 과학적 사실을 꽤 많이 적용한 룰을 쓰는 게임인 듯 하다. 오오 함 해보고 싶구만. ㅋㅋㅋ

tech geeks들에게는 뭔가 화성에서 사람이 사는 거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는 듯 하다. ㅋㅋ 브레드베리의 ‘화성 연대기‘[3]와 같이 SF에서 단골로 다루어지는 주제 아니겠나 싶다. 애니메이션 ARIA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머스크도 화성에서 여생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4], 나도 동감이다. ㅎㅎ

근데 주간 기술동향[5]을 보니, 이런 로망을 와장창창 깨는 연구[6]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집한 화성 데이터와 현재 기술진행 상황으로 대략적인 정량적 추정을 한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온실효과를 일으킬만한 충분한 CO2가 안 되는 듯 하다. 일전에 이야기한 MAVEN[7]의 데이터도 이용한 듯 하다.

어쨌든 그들의 결론은 화성 테라포밍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As a result, we conclude that terraforming Mars is not possible using present-day technology)이라고 하니, 초 암울하구만. Mars One[8]은 뭐라 할런지 궁금하다-_- 지구가 망해가는 마당[9]에 화성도 답이 없다고 하니, 지구를 소중히 합시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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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스이즈게임 “너무 빨리 팔려서 당황했다”, 보드게임 역사 새로 쓴 ‘테라포밍 마스’ 2018-08-17 18:32:29
[2] 테라포밍 마스 (나무위키)
[3] 내 백과사전 [서평] 화성 연대기 2013년 4월 30일
[4] vanity fair ELON MUSK WANTS TO DIE ON MARS MARCH 10, 2013 7:14 PM
[5] 주간기술동향 1858호(2018.08.08 발행) 화성의 ‘테라포밍’ 구상, 현재 기술로는 실현 가능성이 부족 (pdf)
[6] Bruce M. Jakosky & Christopher S. Edwards, “Inventory of CO2 available for terraforming Mars”, Nature Astronomy volume 2, pages634–639 (2018) DOI: https://doi.org/10.1038/s41550-018-0529-6
[7] 내 백과사전 화성에 보내는 하이쿠 2013년 6월 1일
[8] 내 백과사전 화성으로 이주하는 것이 가능할까? 2013년 8월 4일
[9] 내 백과사전 인류는 기후변화와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 2018년 8월 5일

일본의 우주 분야 벤처 기업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홈페이지에서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동향 분석글[1]을 봤는데,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함.

언급된 회사들을 좀 검색해봤는데, 앞으로 얼마나 수익을 낼지 궁금하구만. ㅋㅋ

Axelspace는 저비용 우주선을 쏘아올려 데이터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취지의 회사 같다. 홈페이지의 소개[2]와 CEO인터뷰[3]를 보니 대충 알 것 같다.

Infostellar는 남는 위성통신 안테나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한다. 홈페이지[4]도 있고, 테크크런치에 관련 기사[5]가 있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 많은 듯. ㅋㅋ

Astroscale은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하는데, 확실히 우주쓰레기가 문제[6]이긴 하지만, 우주쓰레기가 특정 국가에게만 불리한 것도 아닌데, 돈을 지불하고 우주쓰레기를 치워달라할 고객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홈페이지 소개 글[7]을 봐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치우는지는 잘 이해가 안 됨.

ALE는 인공적인 별똥별을 만드는 회사인데, 가장 수익성이 의심스러운-_- 회사지만, 일단 벤처니까 그 정신만큼은 응원한다. ㅎㅎ 홈페이지[8]도 있고, CNN 보도[9]도 있다.

우주는 국가적 사업이라 생각했던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여러 기업이 생겨나는 것 같다. 대단한 사람들 많은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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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6
헬로디디 아이디어 하나로 우주 ‘자산’에서 新 사업까지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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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우주 분야 스타트업 최신동향 (news.kotra.or.kr)
[2] Message from the CEO (axelspace.com)
[3] Making Space Data Available for Everyone | Yuya Nakamura (youtube 40초)
[4] Deep space internet for a spacefaring humankind (infostellar.net)
[5] 테크크런치 Infostellar raises $7.3M for its ‘Airbnb for satellite antenna’ rental services Sep 14, 2017
[6] 내 백과사전 근거리 우주 물질 지도 2015년 7월 7일
[7] ABOUT (astroscale.com)
[8] http://star-ale.com/en/
[9] CNN Fireworks of the future? Japan to create fake shooting stars 24th October 2016

[서평]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짐 알칼릴리, 존조 맥패든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17-11-24 | 원제 Life On The Edge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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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유사과학인 줄 알았다-_- 원제가 Life On The Edge인데,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싶어서 찾아보니, 일전에 본 2014 이코노미스트지 추천서[1]가 아닌가! 이코노미스트지 추천이 아니었으면 절대 안 읽었을 거다. ㅋㅋㅋ

이 책은 비교적 신생학문인 양자생물학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책인데, 양자생물학은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생물의 분자적 현상을 설명하는 분야같다. 책 내용은 생물학에서 잘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수수께끼를 양자역학을 토대로 설명을 시도하는 연구에 초점이 있다. 대단히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되어있어, 양쪽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상당히 볼만할 것이다.

다만 책의 맨 뒤쪽은 인간의 의식 존재와 최초의 생명 탄생을 양자역학과 관련하여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좀 오버하는 느낌이 없지 않고, 지나치게 최근의 결과라 향후 변경의 여지가 크다. 사실 이 뒷부분은 매우 대충 읽었다-_-

3장까지는 과학사와 양자역학의 배경지식을 짧게 짚고 있어서 대부분 다른 대중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고, 본격적인 내용은 4장부터 엽록소에서 양자적 현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2], 5장은 향을 감지하는 원리, 6장은 생물이 지자기를 감지하는 원리, 7장은 유전자 복제 과정, 8장은 인간의 의식, 9장은 최초의 생명과 관련하여 양자역학적 설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p60에 프랜시스 크릭 선생이 블레츨리 파크에서 암호를 해독했다는 언급이 한 줄 나오는데, 본인이 알기로는 크릭 선생은 블레칠리 파크에서 일한 적이 없다. 크릭 선생은 당시 물리학자로서 기뢰 등의 전쟁 무기와 관련하여 연구한 걸로 알고 있다.[3]

p88부터 티라노사우르스의 콜라겐을 추출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일전에 본 닉 레인 선생의 책[4]에 관련 이야기[5]가 있다. 닉 레인 선생도 최초 생명의 탄생시 발생했던 생화학적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6]을 썼는데, 이것도 흥미로우니 함 보시길 권한다. ㅋ

뭐 여하간 과학 대중서를 즐겨 읽는다면 꽤 재미있을테니, 일독을 권한다. 어쨌건 나는 재밌게 읽었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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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2014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4년 12월 7일
[2] 내 백과사전 엽록체 안의 양자컴퓨터 2018년 8월 3일
[3] 프랜시스 크릭 – 유전 부호의 발견자 매트 리들리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11-06-20 | 원제 Francis Crick (2006년)
[4]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의 도약 : 진화의 10대 발명 2011년 7월 1일
[5]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르스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생 동물 2011년 6월 29일
[6] 바이털 퀘스천 –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닉 레인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까치 | 2016-07-05 | 원제 The Vital Question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