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ny 또는 Laurel

Gowers 선생의 구글플러스[1]를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ㅋ

처음 듣는 분들은 아무 선입견없이 테스트하기 위해, 일단 영상[2]에 나오는 말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란다.

Yanny라 말하는지 Laurel이라 말하는지 들리는지???

일전에 색깔 논쟁이 있었던 그 드레스 논쟁은 유명한데, 일전에 관련해서 이야기한 적[3]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이번에는 음성녹음인데, 엄청나게 반응이 폭발적으로 많지만, 응답자의 대략 반반 정도로 대답이 갈린다고 한다. 이미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다.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가 초 많은데-_- 아무래도 다른 음역대에서 두 단어를 녹음한 소리를 합성한 사운드인 듯 하다.[4]

근데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너무나 명확하게 Laurel이라고만 들리길래-_- 열받아서 안면이 있는 중학생 4명에게 들려줘 봤다. 근데 4명 다 Yanni라고 답하는게 아닌가!!!!!!! 이런 젠장.. 확실히 내 귀가 늙긴 늙은 것 같다-_-

Gowers 선생은 더 재미있는 영상[5]을 소개[1]하고 있는데, 함 보시라. 재생시간 4초

Brainstorm라 말하는지 Green Needle이라 말하는지 분간이 되는지?? 이것은 음파의 트릭을 쓰는 Yanny / Laurel과는 달리 어떻게 듣고 싶냐에 대한 마음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이 쪽이 더 신기하다. ㅎㅎㅎ

 


[1] https://plus.google.com/+TimothyGowers0/posts/SzSCmhR2zxF
[2] https://twitter.com/CloeCouture/status/996218489831473152
[3] 내 백과사전 재미있는 색 착시 2017년 5월 13일
[4] psychology today The Psychology of Laurel and Yanny May 18, 2018
[5] Brainstorm or Green Needle? (youtube 4초)

대변 이식의 존재론적 질문 : 똥이란 무엇인가?

Science News의 기사[1]에 제목이 웃겨서-_- 포스팅해봄. ㅋ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전하여 미생물의 균형을 맞추는 시술법이 있는 모양인데, Fecal microbiota transplant라고 부르는 것 같다. 국내에서도 작년부터 세브란스 병원에서 시술되는 듯[2]하다.

나름 신종 치료술이고 인기가 꽤 있는 모양인데, 똥 은행-_-이라 할 수 있는 OpenBiome이라는 회사에서는 2012년 이래로 3만 종류 이상의 똥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1]

당연히 FDA 측에서는 향후 일어날 지 모를 의료 사고를 막기 위해서 이런 종류의 시술에 규제 방법을 고심하게 되는데, 시술되는 똥을 의약품으로 봐야 하는지, 인체 장기의 일부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종류의 분변 이식 시술법은 약제의 복용과 장기의 이식 사이에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게 문제다. 기사[1] 중간에 시술의 연속성에 대한 도표가 하나 있는데, 개인의 분변을 개인에게 직접 이전하는 시술부터, 농축된 미생물 캡슐을 삼키는 시술이나, 다수의 사람에게 추출한 배양된 박테리아 칵테일을 삼키는 시술까지 다양하다.

2013년에 FDA에서는 이 시술법을 의약품으로 규정했던 모양인데, von Rosenvinge라는 사람이 이를 두고 (아마 비꼬려는 의도인 듯) ‘이것은 우리 모두 평균적으로 하루 1회 의약품을 배설하는 제약공장이라는 것 의미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ㅋㅋㅋ

뭐 여하간 모든 신기술은 사회적 도입에 따르는 성장통을 겪는 법이라, 자연스러운 논란 같아 보이긴 한데, 이러한 분변 이식 시술법 때문에 ‘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 하게 되다니 좀 재미있음. ㅋ

 


[1] science news To regulate fecal transplants, FDA has to first answer a serious question: What is poop? 10:00AM, MAY 18, 2018
[2] 한국일보 “똥도 이식”… 건강한 사람 대변 이식해 장염 치료 2017.06.26 20:00

게임 개발자가 된 물리학자

딘 다카하시 저/허준석 역,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 : X박스와 게임의 미래”, 푸른미디어, 2003

p58-61

그의 고등학교 성적은 여전히 좋지 못하여 졸업 평점은 2.3에 머물렀다. 블랙클리는 집에서 숙제보다는 전자 서적을 뒤적거리곤 했다. 라디오쌕2)이 그가 즐겨 찾는 상점이었고 항상 뭔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물리 선생인 빌 클레이뵈커는 블랙클리의 호감을 샀다. 선생은 그에게 물리학의 재미를 가르쳐 주었다. 선생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실험하는 도중에 폭발을 일으켰는데, 그때마다 뭔가 가르칠 것을 말해 주었다. 그는 블랙클리의 우상이었다. 둘은 친구로서 가까워지기도 하여 저녁 식사를 함께 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블랙클리는 클레이뵈커 선생을 인생의 영웅이라고 여겼다.

대학에 들어갈 시기가 다가오자, 그는 고향을 떠나고 싶었다. 보스턴 근처의 터프츠 대학에 지원해 입학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생존의 기술’을 익히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금새 수업에 싫증을 느꼈고, 4인조 재즈 밴드를 조직하여 보스턴 근처의 호텔에서 공연했다. 2학년 때에는 라디오 광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개업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2년을 보냈지만 학점은 전혀 따지 않았다. 그의 부모들은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길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과학교습으로 생활비를 조달했다. 재즈 연주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다. 재즈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설 때 느꼈던 공포를 극복하게 되었다. 그는 자마이카 출신의 밴드 동료가 뒷좌석에서 마리화나를 피워대는 동안 심야의 보스턴 거리를 질주하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는 여름 방학 동안 뉴멕시코로 낙향해 아버지가 일하는 병원의 연구재단에 취직했다. 여기서 외과의사인 후쿠시마 에이이치의 조수로 일하게 되면서 일이 제대로 풀려 나갔다. 블랙클리는 맡은 일에 몰두했고 『자기공명학회지』에 〈자기 공명 플로우 이미징〉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신체 내부를 보여주는 X-레이를 개량하는 문제를 다루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전혀 다른 학생이 되었다. 그는 보스턴의 학교로 귀환했고 의료 물리학 과목들을 수강하여 2년 만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웠다.

“뭔가 딱 걸려든 느낌이었죠 그리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는 문제아에서 학장의 추천 리스트에 드는 모범생이 되었습니다.”

물리학에 뛰어났던 블랙클리는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의 이름을 따 설립된 시카고 외곽에 위치한 페르미국립가속기 연구소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분자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것에 관심을 끊었고 음악은 완전히 포기했다. 이 즈음, 그는 취미 삼아 글라이더를 타기도 했고 비행사 면허도 취득했다. 그는 장학금으로 받는 1만 1,000달러 남짓의 낮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에만 매달렸다. 그는 가난한 생활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콜라를 마시고 싶어도 캔 하나를 마음 편히 사먹을 수 없었다. 이 같은 가난에 대한 기억이 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다.

그의 지도교수가 페르미 연구소 내의 파벌 싸움에 휘말려 곤경에 처하기 전까지 그는 물리학에 매진했다. 이론가이기도 한 그의 지도교수는 고가의 새로운 장비 없이 ‘톱 쿼크‘, 즉 자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의 하나인 아원자 입자를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예산이 이미 집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관료들이 이러한 발견을 반가워할 리 없었다. 그의 지도교수가 이 분쟁 때문에 연구소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이때 블랙클리는 환멸을 느꼈다. 밤새 고민한 끝에, 그는 더 이상 이렇게 치사하고 말이 많은 일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한편, 분자 가속기의 도입도 취소되었다. 1993년, 의회는 블랙클리가 자신의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로 했던 110억 달러짜리 초전도 충돌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뭔가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했다. 그는 분자 물리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곡예 비행에 사용되는 비행체를 설계하는 일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이 일 대신, 그는 인생의 항로를 다시 게임으로 돌렸다. 그는 여자친구와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네드 러너가 낸 구인 광고를 보고 룩킹글래스테크놀로지스(Looking Glass Technologies)에 입사했다. 이 회사는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컴퓨터 게임 회사였다. 1992년, 블랙클리가 24살이 되던 해였다. 그는 룩킹글래스에서 게임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물리 모델 부분을 책임지게 되었다. 이 일은 그에게 딱 들어맞았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된 최고의 베스트셀러 전투비행 시뮬레이터 〈척예거〉(Chuck Yaeger)를 제작한 네드 러너는 블랙클리가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러너를 붙들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러너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위한 물리 모델을 구축해 줄 프로그래머가 필요했다. 게임 속의 자동차는 현실의 차와 흡사하게 적절한 탄성, 유체역학 및 충돌의 논리를 갖추어야 했다. 이들을 모사(模寫)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물리 법칙들에 밝았던 블랙클리에게 이 일은 간단한 것이었다.

“게임에서 물리학을 구현하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깨달았죠. 난 구슬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묘사한 데모를 제작했습니다.”

그는 분자 물리학에 그랬던 것만큼 게임의 물리역학에 대해서도 열정적이었다. 이러한 자세는 ‘게임의 고전’을 창조한다는 목표를 지닌 룩킹글래스와 잘 어울렸다. 룩킹글래스의 MIT 출신들에게 게임은 결코 저급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었던 것이다. 룩킹글래스의 게임은 그저 때려부수는 것을 원하는 철없는 소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즉, 그들에게 게임은 예술이었다. 블랙클리는 게임이 영화, 책, 회화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이들의 믿음에 쉽게 동화되었다.

블랙클리는 다시 한번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고 느꼈다. 그는 자동차 게임(하지만, 이미 게임의 제작이 상당히 진행되어 그의 아이디어가 사용되지는 못했다) 제작에 참여했고, 이후 공상과학 성공작인 〈시스템 쇼크〉의 물리역학을 담당했다. 곧장 그는 자신의 팀을 만들어 〈플라이트 언리미티드〉라는 게임을 제작했다. 게임 제작에는 그의 비행사 면허, 물리학 지식, 글라이더 비행 경험이 총동원되었다. 이 게임에서 블랙클리는 비행체의 무게, 바람의 저항, 강하각(降下角) 및 여러 요소들 게 의해 비행체의 위치가 결정되는 사실적인 비행 역학을 구현했다. 게다가, 그는 연산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의 PC로 이 작업을 해냈다. 이 게임은 78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틈새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는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블랙클리가 이렇게 말했다.

“게임의 비행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비행사들이 말해주었고 난 이 점이 가장 자랑스러웠습니다. 난 게임의 세계에 물리학의 중요성을 퍼뜨리고자 애쓰고 있던 참이었죠.”

 


2) Radio Shack: 텍사스에 본점을 둔 유명한 미국의 무선통신 및 전자부품 판매상점. 자세한 것은 http://www.radioshackcorporation.com 을 참고.

좀 옛날 이야기이긴 하지만, 20대까지의 인생경력 치고는 인상적인 사람이라 함 올려봄. ㅋㅋ

토성에서 바라본 지구 : The Day the Earth Smiled

지구를 찍은 가장 유명한 사진들 중에 EarthriseBruce McCandless우주유영 사진이 있는데, 우주 관련 사진 모은 데서는 매번 등장한다. ㅎㅎ

그만큼 유명한 사진은 아니지만 이 사진도 나름 유명한 듯 하다.

Cassini–Huygens 우주선이 토성 주위를 공전하다가 토성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 뒤쪽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토성고리를 포함한 전체 모자이크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2013년 7월 19일이 그 순간이었는데, 이 날을 The Day the Earth Smiled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카시니 인공위성은 이 때 성공적으로 사진을 지구까지 전송했던 모양인데, 이 모자이크 사진들 중 지구가 포함된 유일한 사진이라고 한다. 멋있어서 걍 포스팅해 본다. ㅎㅎ 이미지 출처는 NASA JPL 홈페이지[1]이다.

토성이 태양을 가리고 있어 토성 뒷면이 완벽히 검게 보인다. 대신에 고리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앙에서 우측에 가장 밝게 빛나는 푸른 점이 바로 지구라고 한다. 지구에서 대략 14억 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이고, 이 사진은 태양계 외곽(outer solar system)에서 지구를 찍은 세 번째 사진이라고 한다.[1]

참고로 매우매우 먼 거리에서 보내는 미미한 신호를 포착하고, 노이즈를 제거하여 사진을 완성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라고 들었다.[2] ㅋㅋ

갑자기 쓸데없이 토성 북극의 정육각형 구름이 생각나는데, 위키피디아의 그 사진도 카시니가 찍은 거라고 한다. ㅋ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카시니 인공위성의 입장에서 토성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순간은 2006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였다고 하니, 나름 희귀한 순간을 포착한 셈이다. 참고로 카시니 인공위성은 작년 9월 15일에 마지막으로 신호를 전송한 후 토성에 추락하여 임무를 마쳤다고 한다.

홈페이지[1]에는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본인도 데스크탑과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넣었다. ㅎㅎㅎ

저 작은 점 위에서 사람들이 앙앙불락 싸우는 걸 보니, 다 와각지쟁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게 정말 하찮다. ㅎㅎㅎ 빡치는-_-순간이 있을 때마다 바탕화면이나 한 번씩 보면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다. ㅋㅋㅋㅋ

 


[1] The Day the Earth Smiled: Sneak Preview (jpl.nasa.gov)
[2] itworld NASA가 46억km 떨어진 명왕성 사진을 다운로드 받는 방법 2015.07.16

동굴 벽화에서 나타나는 고대인의 자폐증?

popular archaeology 기사[1]를 보니 흥미로운 논문[2]이 소개되어 있다. 고고학과 미술과 정신의학에 모두 관심이 있는 본인으로서는 흥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구만. ㅋㅋㅋㅋ

3만년 전후의 기간에 유럽 동굴벽화에는 갑작스러운 사실주의의 경향이 일어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사진을 자주보는 현대인에게는 사실주의 화풍에 별다른 감흥이 없을 듯 하지만, 고대인에게는 꽤나 임팩트가 있는 그림일 것이라 생각한다. 일전에 Raphaella Spence의 작품[3]이나 Pedro Campos의 작품[4]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아마 현대인이 이런 작품을 보며 드는 느낌이 고대인이 사실주의 작품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ㅋㅋㅋ

여하간 3만년 전후의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 이유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모양인데, 이것을 고대인의 자폐증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는 모양이다. 일전에 올리버 색스 선생의 저서를 인용한 적[5]이 있었는데, 말미에 잠시 나디아 이야기가 나온다. 나디아는 서번트 신드롬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언급되는 사례인데, 나디아가 5살에 그렸다는 그림과, 일반적으로 5세 어린이가 그린 그림과의 비교가 논문[2;p271]에 들어 있다.

서번트 신드롬은 분류에 따라서 고기능 자폐,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도 부르는데, 각각의 차이는 나도 정확히 잘 모르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학술적인 논쟁이 좀 있는 듯… 여하간 이런 종류의 자폐아는 일전에 어느 자폐아가 쓴 시[6]에서도 볼 수 있지만, 특정분야에서 조숙하고, 디테일을 무척 신경쓰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여하간 논문[2]의 저자는 동굴벽화의 이런 화풍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자폐로 보는 듯 한데, 술먹고 읽어서 그런지 논거의 핵심이 잘 이해는 안 되네-_- 여하간 나디아의 사례를 꺼내는 건 좀 에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디아는 자주 언급되는 걸로 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구만.

추가로, 고대 증거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증거의 손실 때문에 실제로 갑작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고생물학의 유명한 경구를 여기서 들자면,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실제로는 서서히 일어난 변화가 갑작스럽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ㅎㅎ

몰랐는데, 검색해보니 나디아는 지난 2015년에 4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7]고 한다. 자폐증의 몰이해의 시기에 태어나 고생한 걸 생각하면 마음이 좀 짠하다.

 


[1] popular archaeology How our ancestors with autistic traits led a revolution in Ice Age art Tue, May 15, 2018
[2] Penny Spikins, Callum Scott, Barry Wright, “How Do We Explain ‛Autistic Traits’ in European Upper Palaeolithic Art?”, Open Archaeology, Volume 4, Issue 1, Published Online: 2018-05-12 DOI: https://doi.org/10.1515/opar-2018-0016
[3] 내 백과사전 Raphaella Spence의 작품 2014년 3월 5일
[4] 내 백과사전 Pedro Campos의 작품 2012년 5월 21일
[5] 내 백과사전 숫자가 보이는 사람 2012년 5월 17일
[6] 내 백과사전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10살 어린이의 시 2016년 4월 17일
[7] the guardian Nadia Chomyn obituary Wed 9 Dec 2015 12.57 GMT

고고학의 두 문화(two cultures)

The Two Cultures라는 C. P. Snow 선생의 대단히 유명한 에세이가 있다. 뭐 대부분 아실 듯 싶지만 거칠게 요약하자면, 문과 지식인-_-과 이과 지식인-_-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몰이해 및 나아가 양 집단 사이의 반목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근데 제대로 요약한 거 맞나-_-?

여하간 네이쳐 기사에 고고학계에 존재하는 두 문화의 반목에 대한 기사[1]를 봤는데, 고고학과 생물학 양쪽에 관심이 있는 본인으로서는 나름 흥미롭다. ㅋ 기사[1]가 무척 길지만 재미있으니 함 읽어볼만 하다.

고대 유전체(ancient genomics)의 분석이 늘어나면서, 고고학계의 오래된 정설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가 종종 발표되는 모양인데, 기사[1] 앞부분에서도 그런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고대 유전체 분석이 고고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는 일전에 Martin Jones의 저서인 ‘고고학자, DNA 사냥을 떠나다'[2]라는 책을 읽은 적[3]이 있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기사[1]에 스톤헨지 근교의 신석기 유적에 대한 연구 이야기가 나오는데, 뭐 한국인으로서는 큰 감흥이 안 오지만, 모르긴해도 영국인들에게는 나름 임팩트 있는 결과인 듯 하다. 만약 DNA 분석으로 고조선에 대하여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한국인에게도 나름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될 듯. ㅋ

뭐 여하간 고고학계에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모양인데, DNA 분석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부류가 있고, 지나치게 단편적인 증거로 전체 스토리를 새로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학자도 있는 것 같다.

후자의 견해도 수긍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사실 단편적인 증거나 가설만으로 이어붙이면 뭐든 못하는 게 없다. 재야 사학자들 중에는 고구려/신라/백제의 삼국이 중국 대륙에 있었다!! 라는 주장[4]부터, 영어는 사실 한국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는 해괴한 주장[5,6]을 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페이스북의 언어학 그룹에도 이런 사람들의 주기적 출몰로 골치가… -_-) 이런 사람들의 주장도 자기딴에는 근거가 없지는 않다. (그리고 절대 절대 설득되지 않는다-_-)

결국 단편적인 증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분야들에서 나온 증거들의 조합으로 내러티브를 완성해야 고고학적 사실이 확립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지나치게 DNA 증거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고대 인류의 이동경로의 사례를 들자면, 하플로그룹의 추적으로 예상한 고대 인류의 이동경로[7]를 언어학이나 고고학으로 뒷받침 하면서 완성한 사례는 좋은 사례라 본다. 반면에 일전에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 흔적에 대한 이야기[8]를 했지만, 지나치게 단편적인 증거 때문에 일어나기 힘든 사실을 주장하는 일은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DNA 증거는 강력하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와 정황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본인의 견해는 생물학이든 고고학이든 전공과 무관하므로 그냥 흘려듣기 바란다-_- 사실 이 글은 술먹고 쓰는 글이니 넘어갑시다. ㅋㅋ 요새 대부분의 포스팅은 술먹고 쓰는 글임-_-

 


[1] 네이쳐 뉴스 Divided by DNA: The uneasy relationship between archaeology and ancient genomics 28 MARCH 2018
[2] 마틴 존스 저/신지영 역, “고고학자, DNA 사냥을 떠나다“, 바다출판사, 2007
[3] http://zariski.egloos.com/2227703
[4] 정용석 저, “고구려 신라 백제가 중국 대륙을 지배했다“, 책이있는마을, 2004
[5] 강상순 저, “영어는 우리말입니다“, 홍일, 1997
[6] 허핑턴포스트 영어가 우리 말이었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가? 2015년 10월 06일 11시 44분
[7] 내 백과사전 고인류의 유라시아 이동경로 추적 2012년 12월 5일
[8] 내 백과사전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의 흔적? 2017년 4월 28일

케냐 최초의 인공위성 1KUNS-PF

케냐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The EastAfrican의 기사[1]를 보니, 케냐 최초의 인공위성 1KUNS-PF의 발사 소식이 실려 있다. MIT tech review에도 단신[2]으로 실려있다.

인공위성 발사체만 나이로비 대학에서 제작한 것 같고, 발사 수행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수행한 모양이다. 일전에 하야부사2 이야기[3]도 했지만, 일본이 인공위성 발사 기술에 나름 선진적인 듯.

대충보니 인공위성은 크기가 머그컵 사이즈로 생각보다 무척 작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케냐 지형을 정찰하고, 밀입국 등의 감시를 수행할 모양으로, 수명은 대략 2년 정도로 추정된다.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근래 휴대폰 관련 기술의 발달 덕분에 여러 각종 전자장비가 작아진 것을 감안하면, 충분할 것 같다. GPS, 자이로 등등 과거에는 전투기에나 들어갈 대형 사이즈의 첨단장비들이, 비슷한 정밀도를 가지고 휴대폰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이코노미 인사이트 기사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기사 출처가 생각이 안 나네-_-

케냐의 우주 개발 프로그램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 됐는데, 나름 굴곡이 많았던 것 같다. 케냐 사람들은 나름 감격일 듯 하다.

일전에 인도의 화성탐사선 Mangalyaan 이야기[4]도 했고, 국제 우주연맹 회의에는 아직도 내전중인 시리아가 참여한다는 이야기[5]도 들은 적 있는데, 국가별로 인공위성에 대한 로망이 하나씩은 다 있는 듯 하다. ㅎㅎ

 


[1] The EastAfrican Kenya set to launch $1m satellite TUESDAY MAY 8 2018
[2] MIT tech review Kenya’s first satellite is now in Earth orbit May 11th, 2018 12:59PM
[3] 내 백과사전 하야부사 2호 발사 2014년 12월 3일
[4] 내 백과사전 인도의 화성탐사선 Mangalyaan 2013년 10월 15일
[5] 이코노미스트 How long a reach? Sep 28th 2013

BICEP 실험의 영광과 좌절

아마 경제학 용어가 우주론에 차용된 드문 사례중의 하나가 바로 ‘인플레이션‘일 것이다. 최초 빅뱅 당시에 나온 빛들은 적색편이가 심해진 탓에 매우 파장이 길어져 버렸는데, 이 길어진 파장의 빛을 우주배경복사(CMB)라고 부른다. 근데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 지점들에서 날아오는 우주배경복사들이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균질하다는 점이 문제다. 소위 지평선 문제라 부르는 이야기인데, 이 먼 점들이 옛날에 아주아주아주 가까웠지만 무슨 이유 때문에 삽시간에 (광속보다 훠어얼씬 빨리-_-) 멀어졌다고 설명을 시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주가 만들어진 지 10−33초와 10−32초 사이의 어느 순간에 10−36초 동안의 짧은 시간 동안 우주가 초초초초초초 빠르게 커졌다고 설명한다. 일전에 암흑 에너지 이야기[1]하면서 한 적이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그 밖에 평탄성 문제자기 홀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WIMP처럼 여러 문제를 한큐에 해결하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이론이 아닐 수 없다. ㅋㅋ 다만 증명이 어려울(어쩌면 불가능할) 뿐이다-_-

2014년에 남극에 소재한 BICEP2 관측소에서 인플레이션의 증거를 찾았다고 했다가, 그 결과를 취소했던 헤프닝이 있었는데, 본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적[2]이 있다. 관측소 초기 시절부터 연구에 참여했던 Brian Keating 선생이 이 헤프닝과 관련하여 노틸러스 잡지에 기고한 글[3]을 읽어봤다. 글의 분량이 좀 돼서 읽기 빡시다-_- 중간에 손자병법의 한 구절도 나오는데, 뭔가 Keating 선생이 나름 지식을 두루 섭렵하는 사람 같다. ㅋ

인플레이션 모델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많은 것을 설명하기 때문에, 글[3]에서 말한 대로 그 증거를 찾는다면 노벨상 확정인건 맞는데, 이 사람들이 우주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게 아니라 노벨상이 너무 갖고 싶어서 실험하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_- 글[3] 내용이 다 잡은 성배를 놓쳐서 너무너무 아쉽다~~같은 느낌-_-만 난다. ㅋㅋ

잘 모르긴 해도 우주배경복사의 편광화가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한데, 뭐 본인은 이론적인 내용은 하나도 모른다. ㅋㅋ 여하간, 측정에 있어 가장 방해가 적은 남극에 관측소가 있는데다가, 은하 내부의 우주 먼지에 의한 오차보정 등등 여러 종류의 오차보정을 하고도 남는 값이 있다면, 그것이 최초 빅뱅 당시의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나름 꽤 고생스러운 데이터 분석인 듯 하다.

근데 그 우주 먼지에 의한 에너지 방출 계산이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경쟁관계에 있는 Planck 우주선 관측팀이 협력이나 데이터 공유를 거부한 건 좀 아닌 듯. 사실 이런 연구는 세금으로 하는 건데, 협력은 못하더라도 데이터 공유는 해야 맞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하간 재현가능해야 하는 실험은 크로스 체킹을 해야 맞는 거고 이것도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이지만, Keating 선생이 이런 서정적인 글까지 쓰는 걸 보면 나름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암흑 에너지를 찾기 위한 노력 2013년 8월 24일
[2] 내 백과사전 인플레이션 이론의 증거 2014년 3월 19일
[3] Nautilus How My Nobel Dream Bit the Dust APRIL 19, 2018

[서평]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
장 루이 쿠르조(저자) | 김옥진(역자) | 스크린셀러 | 2011-06-27 | 원제 Je ne pouvais pas l’abandonner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1]의 범인인 베로니크씨의 남편인 쿠르조가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잘 알려지지 않은 정신질환의 한 종류인 ‘임신거부증‘에 대해 알리고자 쓴 책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일견 불합리해 보였던 행동들(사건 직후 프랑스로 출국했다든지, 출산을 하고도 임신 사실을 몰랐다든지)에 대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능하다.

임신거부증은 임신한 여성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임신 사실을 거부하는 증상을 말하는데, 임신 20주차까지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미한 경우 부터, 출산 후에야 비로소 임신 사실을 깨닫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출산을 하고도 임신임을 인지하지 못하여 영아유기를 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데, 베로니크 씨의 경우도 아마 이 경우가 아닌가 싶다. 오래전에 읽은 BBC 기사 중에서 칠레 여자 역도 선수가 임신 사실도 모르고 베이징 올림픽 훈련 도중에 출산을 했다는 기사[2]를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런 건가 싶다.

물론 이것이 실제로 정신질환인가, 아니면 그냥 사람의 성향을 과도하게 따지는 건가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데,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의문의 여지는 있다. 다만 이것이 정도를 넘어 영아유기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된다.

상식적으로 아기를 보고도 출산임을 인지하지 못할 수가 있을까 싶긴한데,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정신질환은 라마찬드란 선생의 저서[3]나 올리버 색스 선생의 저서[4]에 여러 사례가 나온다. 이걸 보면 생각이 바뀔 지도? ㅋ

임신거부증이 있는 여성들이 시간 개념에 약하다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이 부분은 별도 포스트[5]를 했다.

여하간 최초에 부인이 범인으로 지목당했을 때, 남편인 쿠르조씨가 국과수의 DNA 감식 결과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는데, 최초에 그는 자신의 부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완벽히 전혀 없다고 생각했으므로, 그의 이런 반응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긴 한다. 그러나 일전에 읽은 정희선 선생의 저서[6]를 읽어보니, 이 사건 당시에 이러한 국과수에 대한 능력의심에 대단히 섭섭했더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ㅎㅎ

그 밖에 저자의 동네 사람들이 스토킹하는 기자를 쫓아내 준다든지 하는 이웃사람들의 소소한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 같으면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이웃사람들에게 배척당할 듯 한데, 약간의 문화적 차이를 엿볼 수 있다. 프랑스의 사회보장제도를 활용하여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베로니크 부인이 형무소에서 외출하여 취직 면접을 보고 다시 형무소로 복귀한 경험담도 나온다. 물론 모범수라서 가능했겠지만, 프랑스 재활 시스템을 보니 국내 재활 시스템에 대해서도 꽤 궁금해진다.

저자는 자신의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저자의 구구절절한 감정표현을 통해 알 수 있다. 저자는 다른 여자와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가정을 다시 일으켜 세워 정상적이고 평범한 가족을 만들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어,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라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현재 절판되어 있는데, 본인은 중고로 매입하였다. 절판이라 좀 아쉽구만. 절판 걱정이 없는 ebook이 빨랑 확산돼야 한다. 진짜로. ㅋ

 


[1]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나무위키)
[2] bbc Chile weightlifter has unexpected baby during training 23:52 GMT, Tuesday, 15 December 2009
[3] 내 백과사전 [서평]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2011년 8월 18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2012년 5월 18일
[5] 내 백과사전 임신거부증 Denial of pregnancy 2018년 5월 3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 정희선 전 국과수 원장이 말하는 한국의 과학수사 현장 2018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