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Xiv의 기괴한 논문들

symmetry 매거진의 기사[1]를 재밌게 봤었는데, 때마침 해커뉴스[2]에서도 화제가 되길래 걍 써봄. ㅋ

arXiv의 기괴한 논문들을 소개하는 기사[1]인데, abstract가 ‘probably not’ 밖에 없는 논문[3], abstract가 동화처럼 씌여진 논문[4], 플라톤의 국가론을 연상케 하는 다이얼로그[5] 등등이 있다. 일전에 본 블로그에서 이야기한 신호위반의 부당함을 증명한 논문[6]도 있다. ㅋ

[5]를 쓴 Carlo Rovelli 선생은 일전[7]에도 이야기 했지만, loop quantum gravity를 연구하는 사람인데, string theory를 연구하는 사람과의 가상적인 대화인 것 같다. (abstract를 보면 진짜 했던 대화인듯 하기도 하고..? ㅋ) 매거진[1]의 소개글에 It’s all Greek to you. 라는 말장난을 쓰는데, Greek이 그리스어라는 뜻도 있지만 당최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뜻도 있다. ㅋ

 


[1] symmetry 매거진 Quirks of the arXiv 07/07/17
[2]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4778902
[3] M. V. Berry et al. “Can apparent superluminal neutrino speeds be explained as a quantum weak measurement?” arXiv:1110.2832 [hep-ph]
[4] Shalev Ben-David, Or Sattath, “Quantum Tokens for Digital Signatures”, arXiv:1609.09047 [quant-ph]
[5] Carlo Rovelli, “A dialog on quantum gravity”, arXiv:hep-th/0310077
[6] 내 백과사전 신호위반딱지의 부당함을 물리학으로 증명하다 2012년 4월 16일
[7] 내 백과사전 Lisa Randall이 Carlo Rovelli의 대중물리학 책을 혹평하다 2017년 3월 9일

Howie Day가 LHC를 방문한 이유

symmetry 매거진에 실린 기사[1]를 보니 가수 Howie DayLHC를 방문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나 어릴 적에는 팝송에 죽고 살았는데 ㅋㅋㅋ 요새는 맨날 오덕쪽 음악만 듣다보니-_- 팝음악을 거의 듣지 않아, 본인은 Howie Day라는 가수를 처음 들었다. 꽤 유명한 가수인 듯?

Howie Day의 히트곡 중에 하나가 ‘Collide‘라고 하는데, ‘충돌’을 목적으로 건립된 LHC에서 부르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적합한 제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ㅋㅋㅋ CERN에서 연구하는 세 명의 대학원생이 이 곡을 패러디하여 뮤직비디오[2]를 만든 게 나름 회자된 모양. B급 아마추어 영상제작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재미있는 비디오니 한 번 보는 걸 추천한다.

이 뮤직비디오를 가수 본인이 직접 보고는 대폭소를 하여, 자기가 직접 그 패러디된 가사를 부르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 ㅋㅋㅋ 그래서 가수 본인이 LHC를 방문하여 직접 다시 부른 뮤직비디오[3]도 탄생하였다. 음악 괜찮구만~ ㅎㅎ

두 영상에서 LHC 내부 전경이 꽤 많이 나온다. LHC 관광을 함 해보고 싶지만 못 가보는 본인 같은 사람에게 간접적 위안을 주는 듯 하다. 옛날에 Chris Hadfield씨가 패러디한 Space Oddity[4]가 생각나는 구만.

 


[1] symmetry 매거진 Howie Day records love song to physics 06/23/17
[2] https://www.youtube.com/watch?v=-1AF7GwAxfI
[3] https://www.youtube.com/watch?v=1YB0xM9cgr8
[4] 내 백과사전 Space Oddity 2013년 6월 8일

Microsoft Station Q : 마이크로소프트의 양자컴퓨터 연구랩

2년전에 이코노미스트지 기사[1]에서 필즈상 수상자인 Michael Freedman 선생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아 양자컴퓨터를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소식이 어찌됐나 까먹어가던 차에, 마침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기사[2]를 보니, 흥미롭게도 마이크로소프트가 타사에 비해 어떤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한 소식이 들린다. 헐, 진짠가?

몰랐는데, Freedman 선생이 설립한 랩 이름이 Microsoft Station Q라고 한다. Station Q의 홈페이지의 소개[3]에 따르면, Freedman 선생이 연구를 나름 오래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었는 듯.

Freedman 선생은 토폴로지 쪽에 업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구하고 있는게 바로 topological quantum computer라고 한다. 뭐 본인은 topological quantum computer와 그냥 quantum computer가 뭐가 다른지도 모르겠다-_- 뭔가 토폴로지의 백그라운드가 사용되는 듯. ㅋ 이코노미스트지[1]에 anyon 등등의 나름 자세한 설명이 있으나 뭔 말인지 모르니 넘어갑시다.

주간기술동향의 기사[2]에서는 궁극적인 응용의 범위만 설명하고 있을 뿐, 어떤 측면에서 기술수준이 앞서있는지에 대한 단서는 별로 없어서 실망이다. 다만 설명들이 너무 좋은 이야기들만 늘어놔서 모두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다. Too good to be true. 나름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뭐 여하간 구글과 나사에서 D-wave의 양자 컴퓨터를 산다고 설치더니만[4]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발 앞서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여하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대단하구만 Freedman 선생!! 필즈상이 미래에 업적을 이룰 사람에게 주는 격려상이라는 취지로 볼 때, 매우 수상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Cédric Villani씨는 필즈상 수상 이후에 공부는 안 하고 마크롱 팀에 들어가서 정치하려는 것과 대조되는 듯-_- 얼마전에 69% 득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듯 하다.[5,6]

뭐 여하간 미래는 어찌될지 모를 일이지만, 어쩌면 컴퓨터 자체가 여태까지의 실리콘 베이스에서 전혀 다른 구조로 변하는 혁신의 시초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니 좀 더 관심있게 관찰해 볼 일인 것 같다.

 


2017.6.27
Quantum Computing: A beginner’s notes and overview of IBM’s Quantum Experience in IBM blog

 


[1] 이코노미스트 A little bit, better Jun 20th 2015
[2] 주간기술동향 1796호(2017.05.17 발행) MS의 양자 컴퓨터 개발, 양자 알고리즘 연구에서 타사에 우위 (pdf)
[3] https://stationq.microsoft.com/about-stationq/
[4] 내 백과사전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 될까? 2013년 5월 18일
[5] https://plus.google.com/+TerenceTao27/posts/cSQAfZCUyNV
[6] http://www.villani2017.eu/

페르미랩의 뮤온 (g 빼기 2) 실험

입자물리학의 최신 소식을 전달하는 웹진 symmetry 매거진을 가끔 보는데, 오늘 보니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에서 실시하는 뮤온 g-2 실험에 대한 기사[1]가 실려 있길래 걍 포스팅 함 ㅋ

표준 모형은 대단히 성공적인 이론이지만, 이 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현상들까지 설명하는 더 큰 물리학 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일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2]도 있는데, 뭐 여하간 그런 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현상들 중의 하나가 뮤온의 g값이라고 한다.

입자의 자기 모멘트와 자기 회전 비율(gyromagnetic ratio) 사이의 비율을 g값이라고 하는데, 표준 모형에서는 뮤온의 이 g값이 2보다 조금 크게 예측된다고 한다. \displaystyle a_{\mu} = \frac{g-2}{2}라고 정의할 때, 표준 모형에서 a_{\mu}의 값은 0.0011659180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쬐에에에끔 더 크게 측정되는 모양인데, 반복된 측정 결과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의 최종보고서[3]에서 0.0011659209로 결론 난 모양이다. 이 차이는 표준편차의 3배나 벗어나므로 단순하게 측정 오차라고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더욱 정밀한 측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결국 페르미랩에서 매우 정밀한 g 빼기 2 실험을 시도하는 것 같다. 웹진인 ‘물리학과 첨단기술’의 2015년 6월호[4]에 있는 기사[5]가 상당히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여하간 이 실험을 위해서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 거대한 단일 전자석이 필요한 모양인데, 이거 운송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Tennessee–Tombigbee 운하를 따라 배로 운송했던 모양인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소식을 어디서 들은건지 운집해서 구경했다[1]고 한다. 아무래도 대부분 물리학 덕후-_-임에 틀림없을 듯. ㅋㅋㅋ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석이라나 뭐라나-_-

symmetry 매거진에 실험실 내부를 볼 수 있는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소개[6]하고 있다. 재미있으니 함 보시라. 일전에 국제 우주 정거장의 파노라마[7]가 연상되는데, 실험실 내부를 이렇게 보여주니 상당히 좋구만.

뭐 여하간 뉴트리노 진동, 물질-반물질 비대칭성 등등을 모두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의 이론‘이 나 죽기전에 좀 완성이 돼야 할 텐데, 자꾸 이론을 벗어나는 요상한 현상이 관측되니 그런 날은 요원할 듯 하다-_-

 


[1] symmetry magazine Muon magnet’s moment has arrived 06/01/17
[2] 내 백과사전 Lisa Randall이 Carlo Rovelli의 대중물리학 책을 혹평하다 2017년 3월 9일
[3] Muon (g-2) Collaboration: G.W. Bennett, et al, “Final Report of the Muon E821 Anomalous Magnetic Moment Measurement at BNL”, arXiv:hep-ex/0602035 DOI:10.1103/PhysRevD.73.072003
[4] http://webzine.kps.or.kr/contents/index.php?mode=view&update ….
[5] 김영임. “Muon g-2 Experiments”, 물리학과 첨단기술 2015년 6월 제24권 6호, DOI:10.3938/PhiT.24.033 (pdf)
[6] http://vms.fnal.gov/w1/vr/mg2/index.html
[7] 내 백과사전 국제 우주 정거장(ISS) 가상 탐험 2015년 9월 3일

물리학자들이 리만 가설을 풀 지도 모른다?

해커뉴스[1]에서 괴이한 Quanta 매거진의 기사[2]를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Quanta 매거진은 신보다 돈이 많다[3]는-_- 사이먼스 선생이 만든 재단에서 발행하는 과학 웹진이다.

일전에 1+2+3+4+… = -1/12와 같은 괴이한 등식이 물리학에서 이용된다는 이야기[4]를 했는데, 제타 함수가 물리학에서 무슨 의미가 있긴 있는 것 같다. 기사[2]에 의하면 무슨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quantum system을 만들면 리만 가설이 증명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수리 물리학자 세 명이 리만 가설의 대략적인 증명방향을 제시[5]한 모양이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 양반???

근데 이미 아는 지식도 까먹어 가는 마당에 물리학조차 전혀 모르니, 뭔 말인지 한 개도 모르겠다. 글[5]에서 첫 문단에 있는 함수 방정식 밖에 모르겠다.

에라이~ 걍 미쿠나 봐야겠다. ㅋ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4040885
[2] Quanta Magazine Physicists Attack Math’s $1,000,000 Question April 4, 2017
[3]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헤지펀드 엘리트들 2012년 4월 12일
[4] 내 백과사전 1+2+3+4+… = -1/12 2014년 1월 13일
[5] Carl M. Bender, Dorje C. Brody, and Markus P. Müller, “Hamiltonian for the Zeros of the Riemann Zeta Function” Phys. Rev. Lett. 118, 130201 – Published 30 March 2017 DOI:10.1103/PhysRevLett.118.130201

Lisa Randall이 Carlo Rovelli의 대중물리학 책을 혹평하다

이론 물리학자 Peter Woit 선생의 블로그 Not Even Wrong의 글[1]을 보니,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Lisa Randall 선생의 글[2] 이야기가 나와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 Carlo Rovelli 선생이 쓴 대중 물리학서 Reality is Not What It Seems[3] (La realtà non è come ci appare의 영문 번역판임)을 Lisa Randall 선생이 아주 혹평한 모양이다. ㅎㅎ Carlo Rovelli 선생이 이에 대해 다시 반론하는 페이스북의 글[4]도 올라와 있다.

물리학자들은 표준모형을 넘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모두 수학적 프레임워크에 넣어 설명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시도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이 바로 끈이론이라고 한다. 그러나 끈이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없지 않은데, Loop quantum gravity도 그러한 방법들 중 하나라고 들었다. 뭐 본인도 다 줏어 들은 거라서 내용은 하나도 모른다-_-

위키피디아를 보니 Carlo Rovelli 선생은 루프 양자 중력 쪽의 주요 기여자라고 하는데, Lisa Randall 선생은 끈이론파(?)니까 좀 근본적으로 다른 눈을 가졌다고 짐작되는데, 그런 이론적 배경에서의 혹평은 아닌 것 같다. 뉴욕타임즈에 기고된 랜들 선생의 글[2]에는 ‘전자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Electrons don’t always exist)‘와 같은 표현은 말이 안된다, 우주와 플랑크 스케일의 비는 10120이 아니라 1060이다, 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근래 유행한 “alternative facts” 이야기[5]도 나온다 ㅋㅋㅋ

논란이 된 Carlo Rovelli선생의 책[3]은 검색해보니 국내에 번역서가 없는 듯 한데, 그의 다른 책 Sette brevi lezioni di fisica[6]가 ‘모든 순간의 물리학'[7]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다. 이탈리아어-영어의 중역본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자가 이탈리아어 전공자인걸 보니 그건 아닌 듯 하다. ㅎㅎ 일전에 다른 루프 양자 중력 연구자인 Lee Smolin의 저서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8]을 읽은 적이 있는데, 하도 오래돼서 내용이 생각이 안 나네-_- 역시 책 읽고 서평을 안 남기면 말짱 황인가-_-

 


2017.7.16
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Randall 선생이 끈이론을 연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1] Reality is Not What It Seems in Not Even Wrong
[2] 뉴욕타임즈 A Physicist’s Crash Course in Unpeeling the Universe MARCH 3, 2017
[3] https://www.amazon.com/Reality-Not-What-Seems-Journey/dp/0735213925
[4] https://www.facebook.com/Prof.Rovelli/posts/1622834574408273
[5] 내 백과사전 트럼프가 리만 가설을 증명한다면? 2017년 2월 7일
[6] https://www.amazon.it/Sette-brevi-lezioni-fisica-Rovelli/dp/8845929256
[7]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8256492
[8]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93977

중국의 대형 전자-양전자 충돌기 건설에 대한 양전닝의 반대

이미 되게 유명한 사건 같긴 한데, 국내에는 별로 이슈가 안 되고 있는 듯 하여 함 포스팅해 본다. ㅎㅎ

중국의 초대형 입자 충돌기 건설 계획은 여러 매체로부터 들은 바 있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이름이 Circular Electron Positron Collider인 것 같다. 크기가 무척 인상적인데, 가속기 둘레가 무려 80km에 달한다고 한다. 참고로 LHC의 둘레가 대략 27km라고 하니, 거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가 된다. 과거 미국이 건설하려다가 접은 SSC의 크기가 81.7km라고 하니 이와 비슷하다.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제 중국이 기초과학까지 선두하는 건가 하면서 인상적으로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John Baez 선생의 블로그 Azimuth에서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1]하고 있다. 해커뉴스에서도 글이 소개[2]되긴 했는데, 전산관련 내용이 아니라 그런지 그리 관심은 받지 못하는 듯. ㅋ

내용인 즉슨,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 선생 (양-밀스 이론의 그 ‘양’이다. ㅋ)이 중국의 초대형 입자 가속기 건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인데, 연합뉴스 기사[3]도 있다. 주요 이유는 중국의 능력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고, 다른 중요한 연구자금을 고갈시킨다는 내용 같다. 또, LHC가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표준 모형을 벗어나는 (즉, 어쩌면 끈 이론을 입증할 수도 있는) 입자를 아직도 못 발견한 상황에서, 더 큰 가속기의 건설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주로 북경어로 토론되고 있는 모양인데, Baez선생의 블로그[1]에 일부 영어로 번역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걸 보니 일전에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IBS의 소위 ‘노벨상 프로젝트’를 비판하는 이일하 교수의 글[4]이 생각나는데, 아무래도 가속기 건설이 원체 큰 예산이다보니 그럴법하다. 일전에 중국의 국제 우주정거장인 천궁 계획에 대한 글[5]을 소개한 바 있는데, 계획 대로만 간다면 이것의 비용도 절대 가속기에 꿀리지 않을 것이다. ㅋㅋ 아무리 중국이 돈을 많이 벌었기로니 이건 좀 무리가 있는 계획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ㅎㅎ

 


[1] The Circular Electron Positron Collider in Azimuth
[2]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2511845
[3] 연합뉴스 노벨상 수상자 비판에 中 슈퍼입자가속기 건설 계획 ‘흔들’ 2016/09/07 22:45
[4] 사이언스 온 “기초과학연구원 ‘블랙홀’에, 기초과학 연구비 씨가 마른다” 2013. 08. 29
[5] 내 백과사전 중국의 우주정거장 계획 2013년 9월 28일

[서평] 뉴턴과 화폐위조범 – 천재 과학자, 세기의 대범죄를 뒤쫓다

뉴턴과 화폐위조범10점
토머스 레벤슨 지음, 박유진 옮김/뿌리와이파리

뉴턴이 케임브리지에서 35년간 지내면서 이룩한 업적은 유명하지만, 케임브리지를 나와 조폐국에서 이룬 혁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뉴턴의 전기지만, 그의 유명한 자연철학에서의 발자취보다는 조폐국에서의 행적에 더 집중하는 독특한 내용의 책이다.

한편으로는 당대 유명했던 화폐 위조범인 William Chaloner의 행적도 알려진 기록을 토대로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다양한 사료를 참고하고 있어서 내용상의 충실함이 엿보인다. 저자인 Thomas Levenson씨는 위키피디아에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과학 저술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인 듯 하다. 윌리엄 챌로너의 무용담을 읽으니 예술적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었던 아트 윌리엄스에 대한 책[2]이 생각난다. 이쪽도 재미있으니 관심있으면 참고하기 바란다.

일전에 본 블로그의 댓글[1]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smart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이 책에서 이 두 사람의 대결이 book smart와 street smart의 승부같이 느껴져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현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1600년대 영국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을 느낄 수 있으므로, 역사문화적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앞부분 1/3 가량은 뉴턴의 초창기 삶에 대한 설명으로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주요 주제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당대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뉴턴이나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이 부분에서도 1600년대 지식인들 사이의 연결고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한편 프린키피아를 저술한 이후 연금술에 몰두하는 뉴턴의 모습도 잠시 묘사된다. ‘녹색 사자의 피’를 합성해 내며 흡족해하는 뉴턴의 연구를 보아 알 수 있듯이, 학문체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경우는, 아무리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라도 그 학문 체계 내부적 방법론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결론을 얻어내는 사고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한의학적 결과가 유용하고 유명한 저널에 실린들, 기/어혈/사상체질 등의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에 의해 구축된 학술적 시스템을 초월하여 올바른 과학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려해볼만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p307에는 금본위적 관점에서 벗어나 종이돈, 나아가 돈이 신용에 근거한 추상적 개념이 될 수 있음을 파악하는 뉴턴의 탁견이 소개되는데, 지금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소리지만, 당대는 혁명적 관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학의 태동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경제학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볼만한 대목이다.

참고로 금본위적 시각은 현대에도 만연해 있는데, 종이돈은 사실 돈이 아니고 오직 금만이 진짜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다. 예전에 페이스북의 ‘경제가 보이네요’라는 그룹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얼치기들 있던데, 머리가 나쁜 사람이 원체 많아서그런지 본인이 설명해 줘도 못 알아 먹길래 걍 탈퇴하고 말았다-_-

한편 뉴턴이 화폐국에서 화폐생산을 계량화 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생산량을 초과달성하는 대목은 경영학적으로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이다. 경제/경영학의 역사적 관점에서도 어느 정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본다.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관점에서 눈여겨 둘만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내 백과사전 웨이슨의 선택과제 Wason selection task 2011년 12월 27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아트 오브 메이킹 머니- 가장 예술적으로 돈을 벌었던 남자, 아트 윌리엄스 이야기 2014년 6월 15일

파인만의 페르마 마지막 정리에 대한 추정

해커뉴스[1]에서 파인만 선생이 과거에 했다는 흥미로운 계산을 소개[2]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파인만 선생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전에 그의 자서전[3]을 읽은 바 있지만, 한 분야의 정점에 이르면서도 동시에 다방면의 다재다능함을 이룩한 역사상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가 와일즈-테일러 정리(a.k.a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관련된 계산을 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 계산을 소개한 블로거 Luis Batalha씨는 자신의 소개[4]에 의하면 포르투칼 출신의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전에 Fermat’s Library를 소개한 적[5]이 있는데,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이라고 한다. ㅎㅎ

Luis Batalha씨의 글[2] 따르면 Silvan S. Schweber가 쓴 책[6]에 날짜를 확인할 수 없는 파인만의 manuscript를 소개하고 있는데, 파인만은 1988년에 별세했고, 와일즈와 테일러의 정리는 1994년에 발표되었으므로 어쨌든 그의 계산은 당대에 아직 미해결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아래 계산은 마지막 본인의 계산을 제외하면 모두 위 소개한 블로그 [2]에 나와 있는 내용이므로 부족하면 원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먼저, 어떤 큰 자연수 N에 대하여 n-거듭제곱 수 일 “확률”을 계산해 보자. 해커뉴스[1]의 댓글 중에 사실 n-거듭제곱수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여기서 “확률”의 의미가 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N 이하의 모든 자연수가 균일하게 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하에 n-거듭제곱수가 선택될 가능성을 뜻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두 개의 세제곱근의 거리인 \sqrt[n]{N+1}-\sqrt[n]{N}을 이용한다.

\displaystyle \begin{aligned}d & = \sqrt[n]{N+1}-\sqrt[n]{N} \\ & =\sqrt[n]{N}\left(\sqrt[n]{1+ \frac{1}{N}} -1 \right) \\ & =\sqrt[n]{N}\left( \left( 1+ \frac{1}{n}\frac{1}{N}+ \frac{\frac{1}{n}\left(\frac{1}{n}-1\right)}{2}\frac{1}{N^2}+\cdots\right)-1\right) \end{aligned}

물론 위 계산에서 taylor expansion (1+x)^k = 1+ kx +\cdots를 이용했다. 어쨌든 N이 충분히 크다면, 쿨하게 뒤쪽 항을 날려버리고 ㅋㅋ 위 결과는 근사적으로

\displaystyle d \approx \frac{\sqrt[n]{N}}{nN}

이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파인만은 아무 설명없이 N이 n-거듭제곱수가 될 확률은 \frac{\sqrt[n]{N}}{nN}이라고 써 놓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Luis Batalha씨가 설명[2]을 해 놓고 있다. 만약 N이 n-거듭제곱수가 되려면 구간 \sqrt[n]{N}, \sqrt[n]{N+1}에 적어도 한 개의 정수 (즉, \sqrt[n]{N})이 있게 된다. 임의의 두 연속한 정수의 간격은 1이므로 구하고자 하는 확률은 \frac{d}{1}이 되는 것이다.

이제 와일즈-테일러 정리로 돌아가서 N= x^n +y^n이 n-거듭제곱수가 될 확률은 \frac{\sqrt[n]{x^n + y^n }}{n(x^n +y^n )}이 된다. 물론 특정 x, y가 성립할 확률이므로 모든 x > x_0y > y_0에 대해 이 확률의 총합을 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이중 무한급수의 합을 계산해야 하는데, 여기서 파인만은 무한급수 대신 다루기 쉬운 적분으로 대략 합의를 본다. ㅋ 또 파인만은 x_0 = y_0라고 두는데 즉,

\displaystyle \int_{x_0}^{\infty}\int_{x_0}^{\infty}\frac{1}{n}(x^n + y^n )^{-1+\frac{1}{n}}dx dy = \frac{1}{nx_0^{n-3}}c_n
여기서, \displaystyle c_n = \int_{0}^{\infty}\int_{0}^{\infty}(u^n +v^n )^{-1+\frac{1}{n}}du dv

라고 쓴다. 이 결과는 Luis Batalha씨가 계산[2]했듯이 Jacobian을 계산하여 변수치환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인데, 실제로는

\displaystyle c_n = \int_{1}^{\infty}\int_{1}^{\infty}(u^n +v^n )^{-1+\frac{1}{n}}du dv

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 Luis Batalha씨는 파인만이 계산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듯. 뭐 본인은 귀찮아서 검산 안 해봤다-_-

여하간 이 대목에서 우리는 2 이상의 모든 자연수에 대해 x^n +y^n이 n-거듭제곱수인지 확인해야 하므로 x_0 =2를 대입한다. 그러면 확률 \frac{1}{n2^{n-3}}\int_{1}^{\infty}\int_{1}^{\infty}(u^n +v^n )^{-1+\frac{1}{n}}du dv은 n=4 정도만 돼도 0.1근방으로 낮게 형성되는데, n이 커질 수록 급속히 떨어져서 n=10정도 되면 거의 남지 않게 된다.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와일즈-테일러 정리의 반례가 나올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파인만은 이미 소피 제르맹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인 즉슨, 소피 제르맹이 100이하의 지수에 대해 와일즈-테일러 정리의 반례가 없음을 얻은 결과라고 하는데, 해커뉴스의 댓글[1]에 누군가가 왜 하필 100이냐? 100에 무슨 특징이 있는거냐? 하고 묻길래 본인이 찾아보니 Harold Edwards 선생의 책[7]에 설명이 잘 돼 있다. 몇몇 트리키한 lemma를 이용해서 n=100까지 노가다를 한 것 같다-_-

이 대목에서 Luis Batalha씨는 독자의 연습문제로 충분히 큰 n에 대해 c_n \approx \frac{1}{n}을 제시하는데, 이게 어떻게 나온건지 본인의 짧은 머리로 통밥을 좀 굴려봤다. ㅋㅋㅋ

n이 크면 지수인 -1+ \frac{1}{n}은 어쨌건 음수이므로 AM-GM inequality를 이용하여

\displaystyle \begin{aligned} c_n & \le \int_{1}^{\infty}\int_{1}^{\infty}(2(uv)^{\frac{n}{2}})^{-1+\frac{1}{n}}du dv \\ & = 2^{-1+\frac{1}{n}} \int_{1}^{\infty}\int_{1}^{\infty} (uv)^{\frac{1-n}{2}}du dv \\ & = 2^{-1+\frac{1}{n}} \left(\frac{2}{n-3}\right)^2\end{aligned}

가 되어, Luis Batalha씨는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제시한 근사보다 더 영에 가까운 좋은 근사가 되는 것 같다-_-

여하간 이 결과를 가지고 100이후로 모든 지수에 대한 무한급수를 계산해야 하지만 여기서 다시 파인만 선생은 적분을 선택하여 확률의 총합을 구하면

\displaystyle \int_{100}^{\infty}\frac{1}{n^2 2^{n-3}}dn \approx 8.85 \times 10^{-34}

가 된다. 이것은 무지막지하게 낮은 확률이므로 파인만 선생은 “내 생각에는(for my money)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참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for my money라는 숙어는 처음 알았다-_-

전반적으로 수학적 엄밀성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계산이지만, 역시 물리학자답게 간명하면서도 실용적 결론이라 할 수 있겠다. 일전에 Heath-Brown 선생의 density에 대한 계산[8]도 소개를 했지만, 와일즈-테일러 정리의 발표 이전에도 반례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간접적 증거가 쌓여 있었다. 와일즈-테일러 정리의 반례가 발견되었더라면, 수학계에 그보다 더 큰 놀라움은 없었을 터일 것이었다.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2018221
[2] Feynman on Fermat’s Last Theorem by Luis Batalha
[3] 내 백과사전 [서평] 파인만! : 파인만 서거 20주년 기념 특별판 2010년 12월 16일
[4] http://www.lbatalha.com/about/
[5] 내 백과사전 새로 생긴 수학 사이트 두 개 2015년 9월 16일
[6] Silvan S. Schweber, QED and the Men Who Made It,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
[7] Harold M. Edwards, Fermat’s Last Theorem: A Genetic Introduction to Algebraic Number Theory, 3rd edition. Graduate Texts in Mathematics (Book 50), Springer, 2000
[8] 내 백과사전 “거의 모든” 지수에 관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2010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