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it 선생의 끈이론 비판 글 : 이론물리학의 종말(?)과 인공지능 물리학자

고대인들은 천상의 법칙은 지상의 법칙과 분리된 법칙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뉴턴이 만물을 아우르는 단일 법칙으로 설명하여 지성들에 큰 충격을 주었듯이, 최소한의 이론으로 최대한의 현상을 설명하는 방향이 물리학 발전의 거대한 틀이다. 표준모형을 포함하여 모든 자연현상을 단일 법칙으로 설명하는 궁극의 이론이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일 것이다.

이 궁극의 이론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라고 짐작되는 이론 중의 하나가 끈이론이다. 평소 끈이론에 비판적인 Peter Woit 선생이 블로그에 또 끈비판 글[1]을 쓰셨던데, 뭐 이 블로그 글도 그렇고 걍 썰(?)로 흘려 들으시라-_-

1996년에 John Horgan이라는 과학저술가가 다양한 학자들을 인터뷰하고 종합하여 과학 발전이 끝났다고 결론을 내린 글[2]을 썼다고 한다. 이런 책이 있는 줄은 몰랐네. ㅎ 이 책[2]의 번역본이 있나 싶어서 검색해 봤는데, 역자가 불분명한 판본이 있긴 있던데[3] 원체 옛날에 출간된 거라 그런지 이미 절판된 듯 하다. 책의 내용을 대락적으로 추정해보면-_- 과학 연구 그 자체가 쫑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대성이론이라든지 DNA의 구조 발견 등등 과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길 정도의 breakthrough가 인제 더 이상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 같다. 이거 완전 프랜시스 후쿠야마 선생이 역사 발전은 끝났다[4]고 주장하는 내용의 이과 버전 아닌가-_-???

아무래도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Horgan 선생의 주장에 공감하기는 힘들 듯 하지만, end of science는 아닐지라도 end of fundamental physics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듯 하다. 본 블로그에서도 현재 이론물리학에서 진전이 막혀있는 상태라서 열라게 위기-_-라는 Giudice 선생의 글 이야기[5]를 한 적이 있는데, 이제 물리학을 근본부터 재고해야 한다는 생각도 나오는 것 같다. 일전에 Lost in Math 책[6] 이야기[7]를 했는데, 이 책[6]의 저자인 Sabine Hossenfelder 선생이 블로그에 현재 정체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글[8]을 얼마전에 쓰신 듯. 지난 6월에는 Robbert Dijkgraaf 선생이 콴타 매거진에 단일한 큰 법칙이 있는게 아니라 다양한 법칙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글[9]을 쓴 것 같던데, 그런 맥락인 것 같다. 다양한 견해들이 있는 듯 하다.

뭐 여하간 Woit 선생은 글[1] 마지막에 AI 물리학자 이야기도 하던데, 다양한 사례와 함께 Tailin Wu와 Max Tegmark의 논문[10]을 언급하고 있다. 이거 대충보니 비 지도학습으로 물리학의 이론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이야기 같던데, 내용은 사실 무슨 말인지 거의 이해 못하겠다-_- 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논문[11]도 예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서로 레퍼런스에 없으니 별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겠구만. ㅋ

Woit 선생의 망상(?)대로, 정말 이론물리학이 쫑나고 물리학자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면, 아무래도 물리학자의 미래는 암울해질 듯 하다. ㅎㅎ 근데 일전에 시바의 유전학 선생이 쓰신 딥러닝에 관심꺼라는 글[12]을 본 기억이 나는데-_-, 아무래도 딥러닝으로 물리학자를 만드는 거는 무리가 있는 것 같긴 하다. ㅋ

근데 어째 자꾸 끈비판 물리학자들의 글만 보는 상황이 된건지 모르겠네-_- 다음에는 끈옹호 물리학자의 글을 찾아봐야 할 듯. ㅎ

.


[1] The End of (one type of) Physics, and the Rise of the Machines (math.columbia.edu/~woit)
[2] Horgan, John (1996), The End of Science: Facing the Limits of Science in the Twilight of the Scientific Age. New York: Broadway Books
[3] 과학의 종말 존 E. 호건 (지은이) | 까치 | 1997-06-10 | 원제 The End of Science
[4] Francis Fukuyama (1992). 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 Free Press. ISBN 978-0-02-910975-5
[5]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6] Lost in Math: How Beauty Leads Physics Astray (amazon.com)
[7] 내 백과사전 수학에서 길을 잃다(Lost in Math) 2018년 7월 10일
[8] The present phase of stagnation in the foundations of physics is not normal (backreaction.blogspot.com)
[9] 콴타 매거진 There Are No Laws of Physics. There’s Only the Landscape. June 4, 2018
[10] Tailin Wu, Max Tegmark, “Toward an AI Physicist for Unsupervised Learning”, arXiv:1810.10525 [physics.comp-ph]
[11] Raban Iten, et al. “Discovering physical concepts with neural networks”, arXiv:1807.10300 [quant-ph]
[12] https://www.facebook.com/genetics001/posts/1954647407984219

28 GeV 질량의 새로운 입자 발견?

가디언지 기사[1]를 보니 CERN의 Compact Muon Solenoid에서 28 GeV 정도의 질량을 가진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I fucking love science에도 관련 기사[2]가 있다.

Compact Muon Solenoid가 뭔가 했더니만, 다목적 입자검출기 같다. 본인이 고딩때-_-는 superheating된 액체수소에 자기장을 걸어서 입자를 검출한다고 들었는데, 요새는 그런 방법은 전혀 쓰지 않는 모양이구만-_- 뭐 여하간 이 장치에서 일전에 화제가 됐던 힉스 입자도 검출했다고 하니, 나름 활약이 큰 듯 하다.

근데 이 CMS에서 얼마전에 28 GeV 질량의 정체불명의 입자를 발견한 듯 한데, 모르긴해도 이게 표준 모형으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 포지션의 입자인 듯 하다. 양성자 질량이 위키에 따르면 938 MeV 정도 된다고 하니, 양성자보다 30배정도 되는 꽤 큰 입자인 듯 하다. 8월에 이미 arXiv에 내용이 올라와 있었던 것 같다.[3]

어쩌면 이 입자가 supersymmetry에서 말하는 그 입잔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긴 했는데, 뭐 본인은 문외한이니 택도 없는 헛소리일 것 같다-_-

물질-반물질 비대칭성, 뉴트리노 진동, g 빼기 2값[4] 등등 표준 모형을 벗어나는 현상이 너무 많아서 물리학자들이 이미 위기감[5]을 느끼고 있으니, 새삼 ‘엄청난 발견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오버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걍 기록차 포스팅해 봄. ㅋㅋㅋ

.


[1] 가디언 Has new ghost particle manifested at Large Hadron Collider? Wed 31 Oct 2018 06.00 GMT
[2] IFLScience Scientists At CERN May Have Detected A New “Ghost Particle” 01 NOV 2018, 18:07
[3] CMS Collaboration, “Search for resonances in the mass spectrum of muon pairs produced in association with b quark jets in proton-proton collisions at √s= 8 and 13 TeV”, arXiv:1808.01890 [hep-ex]
[4] 내 백과사전 페르미랩의 뮤온 (g 빼기 2) 실험 2017년 6월 2일
[5]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하이퍼 카미오칸데 건설 계획

일전에 T2K 실험 이야기[1]도 했지만, 슈퍼 카미오칸데뉴트리노 진동 등의 혁혁한 공을 올리고 있는 거에 탄력을 받은건지, 이거 업그레이드 버전을 또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2]가 떴다. 이름하여 하이퍼 카미오칸데!!

근데 얘네들 작명센스는 별로인 듯-_- 카미오칸데 → 슈퍼 카미오칸데 → 하이퍼 카미오칸데 다음에는 이제 붙일 이름도 없을 것 같다. 울트라 카미오칸데?ㅋㅋㅋㅋ

검색해보니, 하이퍼 카미오칸데 건설 부지로 한국을 검토한 적이 작년에 있었는 듯 하다.[3] 아무래도 분위기상 불발로 끝났을 것 같다. 여고생-_-으로 밀어부칠 껄 그랬나???[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뉴트리노없는 이중 베타붕괴 관측실험장비인 SNO+도 건설중이라고 들었는데[5], 대형 뉴트리노 검출장비 경쟁이 국제적으로 있는 듯 하다.

검색해보니 ILC는 일본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일본으로 확정된 듯한 분위기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2007-8 금융위기의 여파로 영미권에서 가속기 예산이 꽤 삭감된 듯. 이거 선형 충돌기, 뉴트리노 검출기 등등 초대형 물리실험은 일본이 다 하는 건가-_- 일본이 초 물리학 강국이 될 것 같다. 중국도 뭔가 기초과학에 대해 대륙의 스케일적 야심[6]이 있는 듯 하고, 사이에 낀 한국만 손가락 빨고 있는 분위기-_-다. ㅋ

.


[1] 내 백과사전 T2K 실험 2011년 7월 7일
[2] 연합뉴스 “노벨상 또 수상?”…日정부, 차세대 소립자 관측시설 건설 검토 2018/08/24 10:08
[3] 헬로디디 ‘하이퍼카미오칸데’ 한국에 건설되나? 2017.07.24
[4] 내 백과사전 세후리에 ILC를! -유치를 위해서는 여고생으로 가자! 2013년 4월 21일
[5] Erica Caden for the SNO+ Collaboration, “Status of the SNO+ Experiment”, arXiv:1711.11094 [physics.ins-det]
[6] 내 백과사전 중국의 대형 전자-양전자 충돌기 건설에 대한 양전닝의 반대 2016년 9월 18일

끈이론 박사학위 이후 가능한 경력 중의 하나 : Ninja Sex Party

코메디 컨셉의 2인조 밴드라 하면 ‘노라조‘가 생각나는데, 실물 앨범도 두 개 산 적이 있다. ㅎㅎ

Ninja Sex Party라는 코메디 컨셉의 2인조 밴드가 있는데, 그들의 인터뷰[1]에 따르면 Dan AvidanUpright Citizens Brigade Theatre에서 개설하는 코메디 클래스를 Brian Wecht라는 친구가 수강하다가 의기투합을 한 듯 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Brian은 하바드와 MIT의 이론물리학 센터에서 포닥과정으로 끈이론을 연구하다가 밴드를 차린 모양이다. ㅎ

arXiv를 검색해보니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논문[2]이 2015년인 듯 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15년에 포닥을 그만두었다고 하니, 마지막 논문을 마무리하고 나온 듯. 구글 스칼라 검색[3]에 따르면 나름 인용수가 높은 듯 한데, 나름 개인사정이 있을 듯 하다. John Urschel[4]처럼 연구와 병행하지는 않는 듯 하다.

코미디 컨셉이지만 인터뷰[1]에 있는 음악 Wish You Were Here[5]는 나름 진지한 음악이었다. 헐. 음악 괜찮은 듯. 노라조도 앨범에 개그 컨셉 음악과 진지한 음악이 섞여 있는게 비슷하다. ㅋ 멜론과 네이버 뮤직에 검색해보면 음악이 나오는 걸 보니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구매가 가능할 듯 싶다.

피터 드러커 선생이 인생 2모작을 준비하라고[6] 했긴 하지만, 이건 쉽지 않은 길인 듯. ㅎㅎㅎ 응원하는 차원에서 앨범 하나 구매해 볼까 싶다. ㅎ

.


2018.9.10
검색해보니 Wish You Were Here는 이 사람들의 원곡이 아니라 원래 핑크 플로이드의 유명한 곡인 듯.

.


2018.9.11
지인의 제보에 의하면 2016년 논문[7]도 있다.

.


[1] RIFF Magazine INTERVIEW: Ninja Sex Party drops string theory for boner rock August 29, 2018, 5:30 am
[2] James McGrane, Sanjaye Ramgoolam, Brian Wecht, “Chiral Ring Generating Functions & Branches of Moduli Space”, arXiv:1507.08488 [hep-th]
[3] Brian Wecht (google scholar)
[4] 내 백과사전 미식축구 선수가 수학 논문을 쓰다 2015년 3월 22일
[5] Wish You Were Here – Ninja Sex Party (youtube 5분 18초)
[6] 내 백과사전 피터 드러커의 다차원적인 삶 2013년 7월 11일
[7] Michele Del Zotto, Jonathan J. Heckman, Piyush Kumar, Arada Malekian, Brian Wecht, “Kinetic Mixing at Strong Coupling”, arXiv:1608.06635 [hep-ph]

[서평]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짐 알칼릴리, 존조 맥패든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17-11-24 | 원제 Life On The Edge (2014년)

.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유사과학인 줄 알았다-_- 원제가 Life On The Edge인데,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싶어서 찾아보니, 일전에 본 2014 이코노미스트지 추천서[1]가 아닌가! 이코노미스트지 추천이 아니었으면 절대 안 읽었을 거다. ㅋㅋㅋ

이 책은 비교적 신생학문인 양자생물학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책인데, 양자생물학은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생물의 분자적 현상을 설명하는 분야같다. 책 내용은 생물학에서 잘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수수께끼를 양자역학을 토대로 설명을 시도하는 연구에 초점이 있다. 대단히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되어있어, 양쪽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상당히 볼만할 것이다.

다만 책의 맨 뒤쪽은 인간의 의식 존재와 최초의 생명 탄생을 양자역학과 관련하여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좀 오버하는 느낌이 없지 않고, 지나치게 최근의 결과라 향후 변경의 여지가 크다. 사실 이 뒷부분은 매우 대충 읽었다-_-

3장까지는 과학사와 양자역학의 배경지식을 짧게 짚고 있어서 대부분 다른 대중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고, 본격적인 내용은 4장부터 엽록소에서 양자적 현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2], 5장은 향을 감지하는 원리, 6장은 생물이 지자기를 감지하는 원리, 7장은 유전자 복제 과정, 8장은 인간의 의식, 9장은 최초의 생명과 관련하여 양자역학적 설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p60에 프랜시스 크릭 선생이 블레츨리 파크에서 암호를 해독했다는 언급이 한 줄 나오는데, 본인이 알기로는 크릭 선생은 블레칠리 파크에서 일한 적이 없다. 크릭 선생은 당시 물리학자로서 기뢰 등의 전쟁 무기와 관련하여 연구한 걸로 알고 있다.[3]

p88부터 티라노사우르스의 콜라겐을 추출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일전에 본 닉 레인 선생의 책[4]에 관련 이야기[5]가 있다. 닉 레인 선생도 최초 생명의 탄생시 발생했던 생화학적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6]을 썼는데, 이것도 흥미로우니 함 보시길 권한다. ㅋ

뭐 여하간 과학 대중서를 즐겨 읽는다면 꽤 재미있을테니, 일독을 권한다. 어쨌건 나는 재밌게 읽었음. ㅋ

.


2018.11.24
위 p88에 관한 이야기는 일전의 이야기[7]를 참고할 것.

.


[1] 내 백과사전 2014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4년 12월 7일
[2] 내 백과사전 엽록체 안의 양자컴퓨터 2018년 8월 3일
[3] 프랜시스 크릭 – 유전 부호의 발견자 매트 리들리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11-06-20 | 원제 Francis Crick (2006년)
[4]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의 도약 : 진화의 10대 발명 2011년 7월 1일
[5]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르스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생 동물 2011년 6월 29일
[6] 바이털 퀘스천 –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닉 레인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까치 | 2016-07-05 | 원제 The Vital Question (2015년)
[7] 내 백과사전 고생물의 분자적 증거와 오염문제로 인한 논쟁 2018년 9월 19일

엽록체 안의 양자컴퓨터

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짐 알칼릴리, 존조 맥패든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17-11-24 | 원제 Life On The Edge (2014년)

p167-173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DNA 다음으로) 중요한 분자라고 할 수 있는 엽록소는 더 자세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그림 4.5). 엽록소는 주로 탄소(회색 구)와 질소(N) 원자로 이루어진 오각형이 중심에 있는 마그네슘 원자(M)를 둘러싸고 있으며, 탄소, 산소(O), 수소(흰색) 원자로 이루어진 꼬리가 달려 있는 2차원 구조다. 마그네슘 원자에서는 최외각 전자가 원자의 나머지 부분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태양에너지의 광자를 흡수하면 전자가 마그네슘을 둘러싸고 있는 탄소로 빠져나올 수 있고, 마그네슘 원자에는 양전하를 띠는 구멍이 생긴다. 정공hole 또는 양공이라 불리는 이 구멍은 매우 추상적인 방식으로 생각될 수 있는데, 양전하로 하전된 구멍 자체를 하나의 ‘물체thing’로 보는 것이다. 이 개념에서는 마그네슘 원자의 나머지 부분은 중성으로 남겨두고, 광자의 흡수를 통해서 탈출한 전자와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양전하를 띠는 구멍으로 구성되는 계를 창조한다. 엑시톤(그림 4.6을 보라)이라 불리는 이 이중계는 음극과 양극으로 이루어진 작은 전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 전지에는 나중에 사용할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엑시톤은 불안정하다. 전자와 정공은 정전기적 인력을 느끼고 서로 끌어당긴다. 전자와 정공이 다시 결합하면, 원래 광자에 있던 태양에너지는 열로 손실된다. 따라서 식물이 포획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엑시톤을 반응 중심이라고 알려진 분자 제조 시설로 잽싸게 옮겨야 한다. 반응 중심에서는 전하 분리라는 과정이 일어난다. 간단히 말해서, 고에너지 상태의 전자를 원자에서 완전히 분리해 이웃한 분자에 전달하는 과정인 전하 분리는 앞 장에서 관찰했던 효소의 작용과 무척 비슷하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엑시톤보다 더 안정된 (NADPH라고 불리는) 화학 전지가 만들어지고, 이 전지는 광합성의 모든 주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데 이용된다.

그러나 반응 중심은 분자 규모에서 볼 때 들뜬 엽록소 분자와 꽤 멀리(나노미터 거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에너지가 반응 중심에 닿기 위해서는 엽록소의 숲에 있는 한 안테나 분자에서 다른 안테나 분자로 전달되어야만 한다. 이런 작용은 엽록소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덕분에 일어날 수 있다. 광자를 흡수한 분자와 이웃한 분자는 맨 처음 들뜬 전자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어받아 들뜬 상태가 될 수 있고, 이 에너지를 다시 자신의 마그네슘 원자의 전자에 전달한다.

문제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에너지를 전달해야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면, 엽록소의 숲을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다가 결국에는 반응 중심에 에너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그냥 잃게 될 것이다.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할까? 엑시톤이 소멸되기 전에 길을 찾으려면 시간이 별로 없다.

최근까지도 한 엽록소 분자에서 다른 엽록소 분자로의 에너지 도약은 무계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여겨졌다. 본질적으로, 무작위 걸음이라고 알려진 탐색 전략을 최후의 수단으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무작위 걸음은 때로 ‘주정뱅이 걸음drunken walk’이라고도 불리는데, 술에 취한 사람은 술집을 나와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에는 집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위 걸음은 어딘가를 가는 수단으로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만약 집이 아주 멀다면, 그 취객은 마을 반대편에 있는 덤불숲에서 아침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무작위 걸음을 하는 대상이 시작점으로부터 이동하는 거리는 걸린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술에 취한 사람이 1분 동안 1미터를 전진한다면, 4분 뒤에는 2미터, 9분 뒤에는 3미터를 나아간다는 것이다. 진행 속도가 이렇게 더디므로, 동물과 미생물이 먹이나 사냥감을 찾을 때 무작위 걸음을 하는 일은 당연히 드물다. 무작위 걸음은 다른 선택권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략일 뿐이다. 개미 한 마리를 낯선 곳에 내려놓으면, 개미는 냄새를 맡자마자 무작위로 돌아다니지 않고 냄새를 따라갈 것이다.

후각도 없고 다른 길 찾기 능력도 없는 엑시톤 에너지는 주정뱅이의 전략을 따라 엽록체의 숲을 나아갈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잘 납득되지 않았는데, 광합성의 첫 단계인 이 과정은 대단히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엽록소의 안테나 분자에서 포획한 광자 에너지가 반응 중심으로 전달되는 과정은 알려진 모든 자연적 반응과 인위적 반응에서 가장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효율성이 무려 100퍼센트에 근접한다. 최적의 조건 하에서는 엽록소 분자가 흡수한 에너지가 거의 다 반응 중심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만약 정처 없이 헤매는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면, 거의 모든 에너지가 중간에 사라져야 마땅하다. 어떻게 광합성 에너지는 주정뱅이나 개미나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기술보다도 목적지를 훨씬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생물학에서 가장 난해한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양자 맥놀이

MIT 모임의 회원들이 웃어넘긴 기사의 도화선이 된 연구 논문3의 책임 저자는 귀화 미국인인 그레이엄 플레밍이었다. 1949년에 잉글랜드 북부의 배로에서 태어난 플레밍은 현재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한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양자역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그의 팀은 “2차원 푸리에 변환 전자 분광학two-dimensional Fourier transform electronic spectroscopy”(2D—FTES)이라는 인상적인 이름의 막강한 기술을 활용한다. 2D-FTES는 가장 미세한 분자계에 지속 시간이 짧은 레이저 펄스를 집중시킴으로써 그 분자계의 내부 구조와 역학을 조사할 수 있다. 이들은 식물이 아니라 주로 페나-매슈스-올슨(FMO) 단백질이라는 광합성 복합체를 이용해서 연구를 했다. 이 단백질은 녹색황세균이라는 광합성 미생물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세균은 흑해와 같은 황화물이 풍부한 깊은 바다에서 발견된다. 연구자들은 광합성 복합체에 세 개의 레이저 펄스를 연속적으로 쏘는 방식으로 엽록소 시료를 조사했다. 레이저 펄스가 매우 빠르고 정확한 시간 동안 지속되는 에너지를 방출하면, 시료에서는 이 에너지를 감지한 감지기가 빛 신호를 만든다.

이 논문의 주저자인 그레그 엥겔은 밤을 꼬박 새워서 50〜600펨토초 길이의 신호가 만들어내는 자료들을 이어 붙이고 그 결과를 그래프로 만들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최소 600펨토초 동안 진동하면서 오르내리는 신호였다(그림 4.7). 이 진동은 이중 슬릿 실험 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번갈아 나타나는 간섭무늬를 닮았다. 또는 악기를 조율할 때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맥놀이와도 비슷했다. 이런 ‘양자 맥놀이’는 엑시톤이 엽록소라는 미로에서 하나의 길을 따라서만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경로를 동시에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림4.8). 이와 같은 여러 갈래의 길은 거의 조율된 기타에서 나는 진동음과 조금 비슷한 작용을 한다. 길이가 거의 같으면 맥놀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양자 결맞음은 대단히 섬세해서 유지시키기가 극히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자. 결어긋남을 막기 위해 영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유수의 MIT 양자컴퓨터 연구자들보다 미생물과 식물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플레밍의 논문에서 내놓은 주장은 참으로 대담했다. 세스 로이드의 말처럼, 이 “수상한 양자 속임수”는 이 MIT 학자 모임의 화를 돋웠다. 버클리 연구진은 FMO 복합체가 반응 중심에 이르는 가장 빠른 경로를 찾는 양자컴퓨터처럼 작용한다고 제안하고 있었다. 이런 최적화 문제는 다수의 목적지를 경유하는 여행 경로와 연관된 유명한 수학 문제인 외판원 순회 문제에 해당되며, 대단히 강력한 컴퓨터로만 해결이 가능하다.

 


3 G. S. Engel, T. R. Calhoun, E. L. Read, T-K. Ahn, T. Mančal, Y-C. Cheng, R. E. Blankenship and G. R. Fleming, ‘Evidence for wavelike energy transfer through quantum coherence in photosynthetic systems’, Nature, vol. 446 (2007), pp. 782-6 doi: https://doi.org/10.1038/nature05678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물리학자, 생물학자 양반들???? 혼란하다 혼란해-_-

수학에서 길을 잃다(Lost in Math)

Peter Woit 선생의 블로그[1]에서 ‘Lost in Math'[2]라는 신간 소개를 하는 걸 며칠 전에 봤는데, 이 책이 Mathematical Investor 블로그[3]에서도 또 소개가 되고 있길래, 나도 포스팅하지 않을 수 없구만. ㅋ

책 내용 자체는 아무래도 일전에 Gian Francesco Giudice 선생의 그 이야기[4]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 즉, empirical evidence 보다는 mathematical beauty에 더 치중하는 이론 물리학에 대한 문제제기 같아 보인다. 저자 Sabine Hossenfelder은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독일 사람인 듯 한데, 나름 인지도가 있는 듯 하다.

math investor 블로그[3]에서는 현재 경제학 분야도 실증적 접근 보다는 지나치게 수학적 모델링의 우아함을 추구한 나머지 수학에서 길을 잃은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그 예로 CAPM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본인은 CAPM을 정확히 이해를 못해서-_- 잘 모르겠구만. 예전에 좀 찾아보다가 귀찮아서 접었음-_- 좀 공부해 둘 껄… ㅋ 이 비슷한 이야기를 몇 번[5,6] 들은 적이 있긴 하다.

여하간 이 책의 역서가 나오면 잽싸게 구입할 의사가 있는데, 나오려나 모르겠다. ㅋㅋ

.


2018.12.15
The present phase of stagnation in the foundations of physics is not normal (backreaction.blogspot.com)

.


2018.12.16
Can Foundational Physics Be Saved? (overcomingbias.com)
Response To Hossenfelder (overcomingbias.com)

.


[1] Lost in Math (math.columbia.edu)
[2] Lost in Math: How Beauty Leads Physics Astray (amazon.com)
[3] Are economics and finance “lost in math”? (mathinvestor.org)
[4]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5] 내 백과사전 경제학자의 공허한 수학 2014년 9월 27일
[6] 내 백과사전 경제학자의 수학공부 2012년 5월 1일

하드론을 이용한 암 치료법

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소식지인 CNRS 뉴스의 기사[1]에 하드론 치료법에 대한 기사가 있어 포스팅해봄.

입자 가속기로 가속된 입자가 물질을 통과할 때, 특정 깊이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방출한 후, 급격히 운동 에너지를 잃는 현상이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Bragg peak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이 원리를 이용하면 인체에 가속된 입자를 쏘아서 특정 부위의 세포만 정밀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암은 단일 질병이 아니라 워낙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고, 각 케이스마다 처리법이 천차만별인 듯 하다. 이론적인 관점에서 The Hallmarks of Cancer와 같이 암을 정형화하고, 통일된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노력도 없지는 않으나, 아직까지 크게 성공적이지는 않은 듯[2] 하다.

다양한 암들 중에서 화학요법이 잘 통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수술로도 절제하기 매우 까다로운 부위에 있을 경우, 대단히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모양인데, 이 경우 이런 하드론을 이용한 치료법을 시도하는 듯 하다. X선 등을 이용한 방사선 요법은 투과율이 높아서 다른 세포의 파괴도 많이 일어나는 모양인데, Bragg peak 때문에 다른 장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는 Particle therapy라는 용어로 등록되어 있고, 국내에서는 ‘양성자 치료’, ‘중입자 치료’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간단한 원리로 몇몇 홈페이지[3,4]를 참고하면 좋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병원이 무려 3000억(!)을 투자하고 있다[5]고 하니, 어쩌면 국내에서도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양성자를 가속시켜 쏘는 방법과 탄소핵을 가속하여 쏘는 방법이 있는 듯 하다. 탄소는 양성자보다 무거워서 높은 타격효과를 노리는 것 같다. 양성자를 쏘면 ‘양성자 치료’이고, 탄소원자를 쏘면 ‘중입자 치료’라 부르는 듯 하다. 그런데 CNRS 기사[1]를 보니 높은 원자량은 세포와 충돌하여 낮은 원자량의 원소로 분해되는데, 이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아직까지 신기술이라 그런지 거의 연구된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환자라면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닐 듯 하다. 특정 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이 74%에 달한다는 주장[6]도 있다. 이 치료를 받을 정도면 화학요법이나 여러 치료법을 이미 시도하여 실패한 환자일 가능성이 높은데, 물론 다른 치료법들과 벙행했을 것이므로 단독치료법의 유효성이라 생각하기 어렵지만, 여하간 나름 뛰어난 치료법이라 생각한다.

뭐 입자가속기가 싼 물건은 아니다보니, 의학자들이 이런 종류의 연구를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은 듯 한데, 기사[1]에서는 척박한 프랑스 연구환경에 대한 개탄(?)도 조금 나온다. 프랑스에서 전문적으로 이런 하드론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해 CYCLHAD라는 기관이 새로 개설된 모양이다.

입자가속기를 사용해야 하므로 치료비가 어마무지막지한 모양인데, 아마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가 될 듯-_- CAR-T도 치료비가 어마어마 하다[7]고 하던데, 그것보다 더 많이 나오려나? ㅋ

.


2018.10.13
국제신문 ‘중입자 가속기’ 매듭 풀었다 2018-10-11 19:58:30

.


[1] CNRS news Hadron Therapy Ready for Takeoff 07.05.2018
[2] 내 백과사전 Robert A. Weinberg의 기고글 : 우리는 암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나? 2015년 3월 25일
[3] 양성자치료 원리 (국립 암센터)
[4] 중입자 치료란? (한국 원자력 의학원)
[5] 조선일보 세브란스, ‘중입자 치료기’ 국내 최초 도입…암 환자 일본 원정 치료 사라질 듯 2018.03.29 17:47
[6] 후생신보 간암 양성자 치료, 3년 생존률 74% 달해 2018/06/29 [16:39]
[7] 내 백과사전 CAR-T의 FDA 허가 2017년 7월 15일

“놀랍도록 간단한(remarkably simple)” 공식

symmetry 매거진 기사[1]를 봤는데, 스탠포드 선형가속기 센터 소속의 Lance Dixon 선생의 인터뷰 영상[2]을 소개하고 있다.

영상[2]을 대충보니, 입자가속기에서 충돌현상이 일어날 때 입자들이 사방으로 방출되는데, 생성된 입자들의 방출되는 방향과 각도에 따른 관계식 같은 게 있는 모양이다. 이런걸 Energy-Energy Correlation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Lance Dixon 등이 쓴 논문[3]에는 이 관계식이 “놀랍도록 간단한(remarkably simple)” 공식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니, 얼마나 간단한 공식인지 함 봅시다. ㅋ

이 개그를 하려고 이 글을 써봤음. ㅋㅋㅋㅋㅋ 영혼을 파괴하는 연습문제[4] 수준이구만-_-

.


[1] symmetry magazine We’re going to need a bigger blackboard 06/06/18
[2] Theorists love giant formulas (even more than coffee) (youtube 3분 17초)
[3] Lance J. Dixon, Ming-xing Luo, Vladyslav Shtabovenko, Tong-Zhi Yang, Hua Xing Zhu, “The Energy-Energy Correlation at Next-to-Leading Order in QCD, Analytically”, arXiv:1801.03219 [hep-ph]
[4] 내 백과사전 영혼을 파괴하는 연습문제 2012년 3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