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가 된 물리학자

딘 다카하시 저/허준석 역,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 : X박스와 게임의 미래”, 푸른미디어, 2003

p58-61

그의 고등학교 성적은 여전히 좋지 못하여 졸업 평점은 2.3에 머물렀다. 블랙클리는 집에서 숙제보다는 전자 서적을 뒤적거리곤 했다. 라디오쌕2)이 그가 즐겨 찾는 상점이었고 항상 뭔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물리 선생인 빌 클레이뵈커는 블랙클리의 호감을 샀다. 선생은 그에게 물리학의 재미를 가르쳐 주었다. 선생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실험하는 도중에 폭발을 일으켰는데, 그때마다 뭔가 가르칠 것을 말해 주었다. 그는 블랙클리의 우상이었다. 둘은 친구로서 가까워지기도 하여 저녁 식사를 함께 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블랙클리는 클레이뵈커 선생을 인생의 영웅이라고 여겼다.

대학에 들어갈 시기가 다가오자, 그는 고향을 떠나고 싶었다. 보스턴 근처의 터프츠 대학에 지원해 입학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생존의 기술’을 익히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금새 수업에 싫증을 느꼈고, 4인조 재즈 밴드를 조직하여 보스턴 근처의 호텔에서 공연했다. 2학년 때에는 라디오 광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개업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2년을 보냈지만 학점은 전혀 따지 않았다. 그의 부모들은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길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과학교습으로 생활비를 조달했다. 재즈 연주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다. 재즈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설 때 느꼈던 공포를 극복하게 되었다. 그는 자마이카 출신의 밴드 동료가 뒷좌석에서 마리화나를 피워대는 동안 심야의 보스턴 거리를 질주하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는 여름 방학 동안 뉴멕시코로 낙향해 아버지가 일하는 병원의 연구재단에 취직했다. 여기서 외과의사인 후쿠시마 에이이치의 조수로 일하게 되면서 일이 제대로 풀려 나갔다. 블랙클리는 맡은 일에 몰두했고 『자기공명학회지』에 〈자기 공명 플로우 이미징〉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신체 내부를 보여주는 X-레이를 개량하는 문제를 다루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전혀 다른 학생이 되었다. 그는 보스턴의 학교로 귀환했고 의료 물리학 과목들을 수강하여 2년 만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웠다.

“뭔가 딱 걸려든 느낌이었죠 그리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는 문제아에서 학장의 추천 리스트에 드는 모범생이 되었습니다.”

물리학에 뛰어났던 블랙클리는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의 이름을 따 설립된 시카고 외곽에 위치한 페르미국립가속기 연구소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분자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것에 관심을 끊었고 음악은 완전히 포기했다. 이 즈음, 그는 취미 삼아 글라이더를 타기도 했고 비행사 면허도 취득했다. 그는 장학금으로 받는 1만 1,000달러 남짓의 낮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에만 매달렸다. 그는 가난한 생활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콜라를 마시고 싶어도 캔 하나를 마음 편히 사먹을 수 없었다. 이 같은 가난에 대한 기억이 꽤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다.

그의 지도교수가 페르미 연구소 내의 파벌 싸움에 휘말려 곤경에 처하기 전까지 그는 물리학에 매진했다. 이론가이기도 한 그의 지도교수는 고가의 새로운 장비 없이 ‘톱 쿼크‘, 즉 자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의 하나인 아원자 입자를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예산이 이미 집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관료들이 이러한 발견을 반가워할 리 없었다. 그의 지도교수가 이 분쟁 때문에 연구소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이때 블랙클리는 환멸을 느꼈다. 밤새 고민한 끝에, 그는 더 이상 이렇게 치사하고 말이 많은 일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한편, 분자 가속기의 도입도 취소되었다. 1993년, 의회는 블랙클리가 자신의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로 했던 110억 달러짜리 초전도 충돌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뭔가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했다. 그는 분자 물리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곡예 비행에 사용되는 비행체를 설계하는 일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이 일 대신, 그는 인생의 항로를 다시 게임으로 돌렸다. 그는 여자친구와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네드 러너가 낸 구인 광고를 보고 룩킹글래스테크놀로지스(Looking Glass Technologies)에 입사했다. 이 회사는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컴퓨터 게임 회사였다. 1992년, 블랙클리가 24살이 되던 해였다. 그는 룩킹글래스에서 게임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물리 모델 부분을 책임지게 되었다. 이 일은 그에게 딱 들어맞았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된 최고의 베스트셀러 전투비행 시뮬레이터 〈척예거〉(Chuck Yaeger)를 제작한 네드 러너는 블랙클리가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러너를 붙들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러너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위한 물리 모델을 구축해 줄 프로그래머가 필요했다. 게임 속의 자동차는 현실의 차와 흡사하게 적절한 탄성, 유체역학 및 충돌의 논리를 갖추어야 했다. 이들을 모사(模寫)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물리 법칙들에 밝았던 블랙클리에게 이 일은 간단한 것이었다.

“게임에서 물리학을 구현하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깨달았죠. 난 구슬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묘사한 데모를 제작했습니다.”

그는 분자 물리학에 그랬던 것만큼 게임의 물리역학에 대해서도 열정적이었다. 이러한 자세는 ‘게임의 고전’을 창조한다는 목표를 지닌 룩킹글래스와 잘 어울렸다. 룩킹글래스의 MIT 출신들에게 게임은 결코 저급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었던 것이다. 룩킹글래스의 게임은 그저 때려부수는 것을 원하는 철없는 소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즉, 그들에게 게임은 예술이었다. 블랙클리는 게임이 영화, 책, 회화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이들의 믿음에 쉽게 동화되었다.

블랙클리는 다시 한번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고 느꼈다. 그는 자동차 게임(하지만, 이미 게임의 제작이 상당히 진행되어 그의 아이디어가 사용되지는 못했다) 제작에 참여했고, 이후 공상과학 성공작인 〈시스템 쇼크〉의 물리역학을 담당했다. 곧장 그는 자신의 팀을 만들어 〈플라이트 언리미티드〉라는 게임을 제작했다. 게임 제작에는 그의 비행사 면허, 물리학 지식, 글라이더 비행 경험이 총동원되었다. 이 게임에서 블랙클리는 비행체의 무게, 바람의 저항, 강하각(降下角) 및 여러 요소들 게 의해 비행체의 위치가 결정되는 사실적인 비행 역학을 구현했다. 게다가, 그는 연산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의 PC로 이 작업을 해냈다. 이 게임은 78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틈새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는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블랙클리가 이렇게 말했다.

“게임의 비행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비행사들이 말해주었고 난 이 점이 가장 자랑스러웠습니다. 난 게임의 세계에 물리학의 중요성을 퍼뜨리고자 애쓰고 있던 참이었죠.”

 


2) Radio Shack: 텍사스에 본점을 둔 유명한 미국의 무선통신 및 전자부품 판매상점. 자세한 것은 http://www.radioshackcorporation.com 을 참고.

좀 옛날 이야기이긴 하지만, 20대까지의 인생경력 치고는 인상적인 사람이라 함 올려봄. ㅋㅋ

BICEP 실험의 영광과 좌절

아마 경제학 용어가 우주론에 차용된 드문 사례중의 하나가 바로 ‘인플레이션‘일 것이다. 최초 빅뱅 당시에 나온 빛들은 적색편이가 심해진 탓에 매우 파장이 길어져 버렸는데, 이 길어진 파장의 빛을 우주배경복사(CMB)라고 부른다. 근데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 지점들에서 날아오는 우주배경복사들이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균질하다는 점이 문제다. 소위 지평선 문제라 부르는 이야기인데, 이 먼 점들이 옛날에 아주아주아주 가까웠지만 무슨 이유 때문에 삽시간에 (광속보다 훠어얼씬 빨리-_-) 멀어졌다고 설명을 시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주가 만들어진 지 10−33초와 10−32초 사이의 어느 순간에 10−36초 동안의 짧은 시간 동안 우주가 초초초초초초 빠르게 커졌다고 설명한다. 일전에 암흑 에너지 이야기[1]하면서 한 적이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그 밖에 평탄성 문제자기 홀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WIMP처럼 여러 문제를 한큐에 해결하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이론이 아닐 수 없다. ㅋㅋ 다만 증명이 어려울(어쩌면 불가능할) 뿐이다-_-

2014년에 남극에 소재한 BICEP2 관측소에서 인플레이션의 증거를 찾았다고 했다가, 그 결과를 취소했던 헤프닝이 있었는데, 본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적[2]이 있다. 관측소 초기 시절부터 연구에 참여했던 Brian Keating 선생이 이 헤프닝과 관련하여 노틸러스 잡지에 기고한 글[3]을 읽어봤다. 글의 분량이 좀 돼서 읽기 빡시다-_- 중간에 손자병법의 한 구절도 나오는데, 뭔가 Keating 선생이 나름 지식을 두루 섭렵하는 사람 같다. ㅋ

인플레이션 모델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많은 것을 설명하기 때문에, 글[3]에서 말한 대로 그 증거를 찾는다면 노벨상 확정인건 맞는데, 이 사람들이 우주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게 아니라 노벨상이 너무 갖고 싶어서 실험하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_- 글[3] 내용이 다 잡은 성배를 놓쳐서 너무너무 아쉽다~~같은 느낌-_-만 난다. ㅋㅋ

잘 모르긴 해도 우주배경복사의 편광화가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한데, 뭐 본인은 이론적인 내용은 하나도 모른다. ㅋㅋ 여하간, 측정에 있어 가장 방해가 적은 남극에 관측소가 있는데다가, 은하 내부의 우주 먼지에 의한 오차보정 등등 여러 종류의 오차보정을 하고도 남는 값이 있다면, 그것이 최초 빅뱅 당시의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나름 꽤 고생스러운 데이터 분석인 듯 하다.

근데 그 우주 먼지에 의한 에너지 방출 계산이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경쟁관계에 있는 Planck 우주선 관측팀이 협력이나 데이터 공유를 거부한 건 좀 아닌 듯. 사실 이런 연구는 세금으로 하는 건데, 협력은 못하더라도 데이터 공유는 해야 맞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하간 재현가능해야 하는 실험은 크로스 체킹을 해야 맞는 거고 이것도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이지만, Keating 선생이 이런 서정적인 글까지 쓰는 걸 보면 나름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암흑 에너지를 찾기 위한 노력 2013년 8월 24일
[2] 내 백과사전 인플레이션 이론의 증거 2014년 3월 19일
[3] Nautilus How My Nobel Dream Bit the Dust APRIL 19, 2018

4000명의 물리학자가 라스 베가스를 방문했을 때

해커뉴스[1]를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2]가 나와 있어 걍 글 써봄. ㅋㅋ

1986년 미국 물리학회의 연간 미팅이 샌 디에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호텔 예약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컨퍼런스 주최자는 하는 수 없이 라스 베가스에 소재한 MGM Grand에 예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호텔은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단일 호텔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이 호텔은 물론 자체 카지노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근데 이 물리학 학회 기간에 호텔의 수익은 최저를 기록하는 바람에 호텔 측에서는 정중하게 미국 물리학회에게 두 번 다시 오지 말아달라고-_- 이야기 했다고 한다. ㅋㅋㅋ 이유가 무엇일까?

MIT 애들이 MIT Blackjack Team을 만들어 러시아 무기상 행세를 하며 카지노를 거덜-_-냈다던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3]나, 아니면 수학자 에드워드 소프 선생이 카지노를 털다가 목숨이 위험할뻔했던 이야기[4]가 생각나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ㅎㅎ

일부 물리학자가 포커 월드 시리즈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사례가 있긴 하다. 끈 이론을 연구하는 Marcel Vonk라는 물리학자는 2010 포커 월드시리즈에서 570,960달러를 받아 최초의 네덜란드 우승자가 되었다고 한다. Michael Binger라는 사람은 프로 포커 선수이긴한데, 스탠포드에서 이론물리학의 Ph.D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자기 연구와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이해하기가 너무나 바쁜 나머지, 호텔 카지노가 텅텅 비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라스 베가스 호텔들은 카지노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방값을 손익분기 이하로 내놓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2] ㅋㅋ 결론은 물리학자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_-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6516837
[2] How 4,000 Physicists Gave a Vegas Casino its Worst Week Ever (Physics Central)
[3] citynet magazine The MIT Blackjack Team MARCH 17, 2003
[4]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 2017년 9월 22일

Gil Kalai 선생의 양자 컴퓨터에 대한 부정적 견해

가끔 Gil Kalai 선생의 블로그[1]를 보는데, 오늘 보니 때 마침 콴타 매거진에서 Gil Kalai 선생을 인터뷰한 기사[2]를 링크해 놓고 있었다.

본 블로그에서는 주로 조합론 문제와 관련하여 Gil Kalai 선생의 블로그를 언급한 적[3,4,5]이 있다. 음… Gil Kalai 선생이 양자 컴퓨터에 대해 꽤나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Gil Kalai 선생의 위키피디아 항목에서 전에는 언급이 없었는데, 오늘 보니 양자 컴퓨터에 대한 언급이 생겼네. ㅎㅎ 물론 그의 견해는 학계에서 마이너한 것은 사실이다. 뭐 본인은 판단할 능력은 없지만 나름 흥미롭게 관전할 만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ㅎ

 


[1] My Argument Against Quantum Computers: An Interview with Katia Moskvitch on Quanta Magazine in Combinatorics and more
[2] Quanta Magazine The Argument Against Quantum Computers February 7, 2018
[3] 내 백과사전 R(5,5)의 upper bound가 하나 줄어들다 2017년 3월 30일
[4] 내 백과사전 8차원에서 가장 밀도있는 구 쌓기 문제가 해결되다 2016년 3월 25일
[5] 내 백과사전 15명의 여학생 문제와 Steiner system의 존재성 2014년 1월 17일

[서평] 젭토스페이스 – 힉스 입자를 발견한 LHC 물리학의 세계

젭토스페이스10점
잔 프란체스코 주디체 지음, 김명남 옮김/휴머니스트

일전에 Gian Francesco Giudice 선생의 기고글 이야기[1]를 했는데, 혹시 Giudice 선생의 책의 번역본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있길래 슥샥 사서 읽어봤다. ㅋㅋ

몰랐는데, 접두사 Zepto-는 10−21을 의미한다고 한다. 참고로 화엄경 숫자세기[2]-_- 같은 접두사를 나열하면 마이크로의 1/1000이 나노이고, 나노의 1/1000이 피코이고, 피코의 1/1000이 펨토, 펨토의 1/1000이 아토, 아토의 1/1000이 젭토가 된다.

저자가 CERN에서 연구하는 학자다 보니까 대부분의 내용은 LHC와 관련된 이야기로 돼 있다. 책의 앞부분 1/4 정도는 물리학사의 개괄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아는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그 뒤로 들어가면 LHC가 처음에 어떻게 계획되었고, 어떤 과정으로 건설되었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쭉 설명하고 있다. 대단히 정확도가 높고 균질하게 완성도가 높은 장비들을 동원하는 작업이므로, 여러모로 기술적/산업적 측면에서 대단히 극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LHC가 여러 회사들의 산업기술의 발달에도 한 몫을 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나온다.

책의 뒤쪽에는 일전에 이야기[1]한 Naturalness의 문제(p297)와 암흑물질, WIMP 문제(p376) 등의 우주론과 맞닿아 있는 현대 물리학의 주요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쓸 당시와 기고글[3]을 쓸 당시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 모양이다. ㅎㅎ 여하간 저자의 arxiv에 있는 글[3]을 참고하는 것도 책을 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 하다.

p197에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Lady Windermere’s Fan, Act III 달링턴 경의 대사를 인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본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한 적[4]이 있다. 본인도 좋아하는 대사다. ㅎㅎㅎ

저자가 이탈리아 인이라 원서가 이탈리아어가 아닐까 싶었는데, 영어로 돼 있는 듯[5] 하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2] http://zariski.egloos.com/2254343
[3] Gian Francesco Giudice, “The Dawn of the Post-Naturalness Era”, arXiv:1710.07663 [physics.hist-ph]
[4] 내 백과사전 노르웨이 음악가가 도시 하수구에서 찾은 초소형 운석 2016년 12월 14일
[5] https://www.amazon.com/Zeptospace-Odyssey-Journey-into-Physics/dp/0199581916

엔지니어, 물리학자, 수학자

An engineer thinks that his equations are an approximation to reality. A physicist thinks reality is an approximation to his equations. A mathematician doesn’t care.
엔지니어는 수식이 현실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물리학자는 현실이 수식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수학자는 관심없다-_-

출처가 기억 안남… ㅋ

일전에 더치페이 코메디 이야기[1]를 했지만, 세간에는 수학자/물리학자/엔지니어를 엮는 개그가 좀 많은데[2], 살다보면 꽤 많이 들을 수 있다. ㅎㅎ 근데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임. ㅋㅋ

 


[1] 내 백과사전 수학 전문가들이 더치페이를 하다 2013년 8월 23일
[2] http://www.cs.northwestern.edu/~riesbeck/mathphyseng.html

뮤온 단층 촬영법으로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내부 탐색하기

이집트 학자인 Kara Cooney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이야기[1]가 나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이코노미스트지[2]에서 조금 자세한 소식이 나오길래 검색을 좀 해 봤다. ㅋㅋ

이집트에 관련된 이야기로는 곽민수 선생께서 더퍼스트에서 연재[3]를 하고 있는데, 이거 읽어보면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 쿠푸왕이집트 제 4왕조의 파라오로서, 대피라미드의 주인으로 알려져 있다. 재위기간은 기원전 2509년부터 2483년까지라고 한다.[7] 이코노미스트지[2]는 이 대피라미드가 고대에 이미 도굴당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곽민수 선생은 도굴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어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견해를 더 정론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4]

여하간 최초 발견상태부터 비어있었기 때문에 거대한 대피라미드 안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이 충분히 가능한데, 나고야 대학의 기본입자연구실[5] 소속의 모리시마 쿠니히로(森島邦博) 선생이 뮤온 단층 촬영법을 이용하여, 거의 비행기 사이즈의 대형 공간이 있다는 결과를 얻은 듯[6]하다. 네이쳐에 실린 논문[6]은 유료라 볼 수 없지만 arxiv[7]에 올라온 것을 보면 된다.

그러나 이집트 학자 Zahi Hawass는 모리시마 선생의 발견을 꽤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듯[8] 하다. 이미 피라미드에는 여러 개의 빈 공간이 많이 있고, 이것이 의미있는 ‘방’인지 아닌지는 모른다는 이야기 같다. 이 결과 자체는 전혀 새로운 발견은 아니라는 이야기. 뭐 향후의 탐사가 더 중요할 것 같다.

Muon tomography가 뭔가 싶어서 위키피디아를 대충 봤는데-_- Muography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것 같다. 일단 기본적인 원리는 병원의 CT 촬영과 동일한 것 같은데, 여러 각도에서 측정한 입자의 투과 강도를 종합하여 3차원 입체를 구성하는 방법인 듯 하다. 다만 뮤온 입자약한 핵력으로만 물질과 반응하기 때문에, 투과성이 x선이나 감마선보다 뛰어나므로 훨씬 거대한 물체를 측정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Muon tomography가 최초로 활용된 사례는 1950년대 호주에서 터널을 뚫는 공사에서 였다고 한다. Luis Alvarez라는 물리학자가 1960년대에 카프레의 피라미드에서 Muon tomography로 알려지지 않은 방을 찾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큰 수확은 없었는 듯 하다.[9]

이번 모리시마 선생의 논문[7;p4]의 Acknowledgements에 언급되어 있지만 ScanPyramid project라는 이름의 행사로 진행하는 것 같은데, 홈페이지[10]도 있다. NHK가 스폰서를 하는 듯. ㅎㅎ

 


2018.1.8
cairo scene ZAHI HAWASS: EGYPT’S GREATEST ANCIENT MYTHBUSTER OR LOUDEST OBSTRUCTIONIST? 26/12/2016 11:09

 


[1] https://www.facebook.com/karacooneyegyptologist/posts/10156016583617042
[2] 이코노미스트 A new chamber has been detected in the Great Pyramid of Giza Nov 4th 2017
[3] 내 백과사전 미디어더퍼스트의 이집트 이야기 2015년 9월 24일
[4] 더퍼스트 위대한 업적, 끝나지 않은 수수께끼 – 대피라미드 3월 24일 11:22 2016
[5] http://flab.phys.nagoya-u.ac.jp/2011/introduction/member/
[6] Kunihiro Morishima et al. “Discovery of a big void in Khufu’s Pyramid by observation of cosmic-ray muons”, Nature (2017) doi:10.1038/nature24647
[7] Kunihiro Morishima et al. “Discovery of a big void in Khufu’s Pyramid by observation of cosmic-ray muons”, arXiv:1711.01576 [physics.ins-det]
[8] the daily star Archaeologist criticises pyramid void ‘discovery’ Nov. 04, 2017 | 03:13 PM
[9] Alvarez, L.W. (1970). “Search for hidden chambers in the pyramids using cosmic rays”. Science. 167: 832–9. doi:10.1126/science.167.3919.832
[10] http://www.scanpyramids.org/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John Baez 선생의 구글 플러스[1]에서, 이론 물리학의 위기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한 Gian Francesco Giudice 선생의 arxiv에 올라온 글[2]에 대해 비전공자를 위해 약간 해설하는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뭐 본인은 물리학에 전혀 문외한이라 뭔말인지 쥐똥만큼도 모르겠지만, 어쨌건 간에 검색을 열라 해서-_- 이런 식으로 이해했다.

글[2]의 제목에 있는 Naturalness가 뭔 뜻인가 싶었는데, 물리학과 첨단기술 2014년 5월호[3]에 실린 글[4;p4]에 Naturalness에 대해 설명이 잘 돼 있다. 지나치게 작거나 큰 물리상수 뒤에는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어떠한 물리학적 이론이 깔려 있어, 이를 Fine-tuning 없이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론 물리학자들의 일반적 정서를 가리키는 것 같다. 또, Baez 선생이 말한[1] ‘WIMP miracle’이 뭔 말인가 싶어서 검색해 봤는데, 어느 블로거[5]의 친절한 설명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WIMP로 힉스의 가벼운 질량과 암흑 물질의 존재를 한 방에 설명 가능하므로 편리하지만,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LHC에 기대를 걸었던 많은 물리학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현재까지도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입자들의 발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 큰 에너지 레벨에 베팅을 하려는 시도[6]도 있긴 하지만-_- 좌우지간에 이론 물리학자들의 실망이 꽤나 큰 것 같다. 양자 중력의 방법론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끈 이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본인이 알기로 끈 이론은 순수하게 수학적 매력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고 실험적 뒷받침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글[2;p1]의 앞부분에 ‘Guido 선생은 실용적이었고, 정교한 수학적 구성에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라는 언급은 아마 끈 이론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싶다. ㅎㅎ

이론 물리학과 실험 물리학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 왔는데, 이론이 어떤 현상을 예측하고 실험이 그대로 결과를 찾아내면서 발전할 때도 있고, 반대로 실험이 기존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현상을 발견하여 이론이 이를 설명하면서 발전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근래 뉴트리노 질랑, 물질-반물질 비대칭성 등등의 현상은 자꾸 관측되는데, 이를 설명할만한 통합된 물리학 이론이 없다는 점에서 실험 물리학의 발걸음에 이론 물리학이 따라오지 못하는 형편이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론 물리학의 위기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래서 Giudice 선생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부수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혁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권위 있는 학자가 학계의 새로운 접근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일전에 와인버그 선생이 말한 full circle 이야기[7]와 왠지 비슷해 보인다. ㅋ

 


2018.1.12
이코노미스트지에 기사[8,9]가 실려 있는데, 전반적인 내용은 모두 본 블로그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기사[8]에 no guts, no glory가 무슨 뜻인가 했는데, 배짱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idiom인 듯. 물론 GUT은 대통일 이론을 의미함. ㅋ

 


[1] https://plus.google.com/+johncbaez999/posts/9Zn9QTSt1F3
[2] Gian Francesco Giudice, “The Dawn of the Post-Naturalness Era”, arXiv:1710.07663 [physics.hist-ph]
[3] http://webzine.kps.or.kr/ ….
[4] 남순건, “10년 후의 입자 물리학”, 물리학과 첨단기술, 2014년 5월호, DOI:10.3938/PhiT.23.015 (pdf)
[5] SIMP by 서민석
[6] 내 백과사전 중국의 대형 전자-양전자 충돌기 건설에 대한 양전닝의 반대 2016년 9월 18일
[7] 내 백과사전 Robert A. Weinberg의 기고글 : 우리는 암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나? 2015년 3월 25일
[8] 이코노미스트 Fundamental physics is frustrating physicists Jan 11th 2018
[9] 이코노미스트 The next super-collider should be built in China Jan 11th 2018

초기 우주 물리학과 브렉시트

영국 Sussex 대학 소속의 이론 물리학자 Peter Coles 선생의 다음학기 개설될 과목 이름이 (아마 농담일 테지만) Physics of the Early Universe(EU) and Brexit라고 한다.[1]

실라버스를 보니 기초 우주론의 소개와 더불어 이것들과 브렉시트와의 연관성을 강의한다고 하는데, 진짜 개설되면 한 번 수강해보고 싶구만 ㅎㅎㅎ

 


2017.10.30
찾아보니 블로그[2]도 있었네. ㅎㅎ

 


[1] https://twitter.com/telescoper/status/922818697353449472
[2] Physics of the EU – Revised Syllabus in IN THE D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