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10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세종서적

일전에 이코노미스트지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에세이 이야기[1]를 했는데, 이 에세이가 해커뉴스[2]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댓글 중에 누가 프란스 드 발 선생의 이 저서를 추천하는 이가 있길래, 혹시나 번역된 게 있나 싶어 검색해보니 바로 나왔다. ㅎㅎㅎ

영장류학자인 Frans de Waal 선생의 이름은 일전에 원숭이 불평등 실험 이야기[3]를 할 때 처음 들었는데, 국내에 그의 번역서가 꽤 많다. 그가 소개하는 연구 내용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흥미를 자아내서 그런 것 같다.

행동주의는 동물의 사고나 인지의 개념을 철저히 부정하고, 동물을 보상/처벌에 따른 입출력 머신으로 취급하는 학술적 경향인데, 심지어 인간의 행동과 학습조차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시도된 적이 있다. 이를 언어학적 논리로 격파한 사람이 촘스키인데, 이에 관해서는 과거의 포스팅[4]을 참고하기 바란다.

동물연구에서 행동주의가 대단히 지배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에 과거 de Waal 선생이 꽤나 고생하신 것 같은데, 책 안에서도 그가 학술적 경력 단절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를 출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인지, 나아가 심리까지를 인정한 여러 초기 학자들은 상당히 강력한 비난과 반발을 받아 왔던 것 같다.

정신적 능력에 있어, 인간 이외의 동물과 인간사이에는 넘사벽-_-의 불연속적 간극이 있다고 가정하는 개념을 현재에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도 일전에 페이스북의 언어학 그룹에서 동물은 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활동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러한 불연속성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과거 동물의 지능을 낮다고 평가했던 실험들의 문제점과 새롭게 행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번역서의 부제이자 원제인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가 정확히 책의 주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 /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한다 / 인간만이 시간과 미래를 인지하여 대비하는 행동을 한다 / 인간만이 메타인지(예를 들어,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를 할 수 있다’ 등등등의 주장에 대해 차례로 반박을 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전에 마술트릭을 개에게 보여주는 영상을 포스팅[5] 했는데, 이런 영상만 봐도 동물에게 인지적 판단이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지금이야 동물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매우 쉽게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학자들조차 그러한 영상을 보는 일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구나 그런 독특한 장면들은 일화적 증거로서 과학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학계에서 행동주의와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이 만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의인화나 감정이입은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분석에 주의를 해야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일전에 읽은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6]에서도 개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조심하는 내용이 있다. 거울 자각 테스트[7]도 그런 과정에서 봐야 할 것 같다.

본 블로그에 책의 몇몇 부분을 인용[8,9,10]해 두었으므로 독서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은 ebook으로 읽었으므로 인용할 때 종이페이지의 위치는 알 수 없다.

 


[1]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2]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105180
[3] 내 백과사전 원숭이도 불평등을 거부한다 2012년 8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촘스키가 일으킨 혁명 2013년 4월 20일
[5] 내 백과사전 개에게 마술 보여주기 2017년 4월 9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 – 개와 핸들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2017년 11월 5일
[7]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
[8] 내 백과사전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동물 실험과 행동주의의 문제점 2017년 10월 12일
[9] 내 백과사전 인간 중심적 인지 연구의 문제점 2017년 10월 21일
[10] 내 백과사전 돌고래의 이름 2017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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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이름

프란스 드 발 저/이충호 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세종서적, 2017

꺾은 괄호안은 이해를 돕기위한 본인의 삽입임. 강조는 원문을 따름.

이러한 신원 확인을 통해 앤[Ann Weaver]은 일부 수컷들이 동맹을 이루어 항상 함께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일치된 동작으로 헤엄을 치며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서로 가까이 붙어 다니지 않을 때도 아주 드물게 있는데, 이때는 어떤 기회를 감지한 경쟁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이다. 암컷과 5~6세 이전의 새끼들도 함께 무리를 지어 다닌다. 그 외에는 돌고래 사회는 분열-융합[fission-fusion] 사회인데, 돌고래들이 일시적인 조합을 이루어 모이며, 이 조합은 시간에 따라 그리고 날에 따라 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물 밖으로 나오는 신체의 작은 일부를 봄으로써 누가 근처에 있는지 아는 것은 돌고래들이 서로를 알아보는 방법과 비교하면 다소 번거로운 기술이다.

돌고래들은 서로가 내는 소리를 안다. 이것은 그 자체로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닌데, 우리 역시 많은 동물들이 그러듯이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발성 기관(입, 혀, 성대, 폐활량)의 형태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이 때문에 우리는 소리의 높이와 크기와 음색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 나는 연구실에 앉아서 모퉁이 저편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직접 보지 않아도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돌고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돌고래는 각자 고유한 억양을 지닌 고주파음인 ‘서명 휘파람signature whistle‘ 소리를 낸다. 이 고주파음은 전화벨 소리의 멜로디가 변하듯이 변한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멜로디이다. 어린 돌고래는 첫 해에 자신만의 휘파람 소리가 발달한다. 암컷은 동일한 멜로디를 평생동안 유지하는 반면, 수컷은 가까운 친구들의 멜로디에 맞추어 이를 조절하는데, 그래서 동일한 수컷 동맹에 속한 수컷들이 내는 소리는 서로 비슷하게 들린다.48 돌고래는 특히 고립되었을 때 서명 휘파람 소리를 내지만(포획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돌고래는 항상 서명 휘파람 소리를 낸다), 바다에서 큰 무리로 모이기 전에도 낸다. 그런 순간에는 정체성을 자주 그리고 널리 방송하는데, 어두컴컴한 물속에서 분열-융합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종에게는 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 휘파람 소리가 개인 식별에 사용된다는 사실은 이 소리를 수중 스피커를 통해 다시 들려줌으로써 입증되었다. 돌고래는 남보다는 가까운 친족의 소리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이것이 단지 목소리 인식이 아니라 소리의 특정 멜로디를 바탕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은 컴퓨터로 그 멜로디를 흉내 내 만든 소리(멜로디만 보존하고 목소리를 없앤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입증되었다. 이 합성 소리는 원래의 소리와 동일한 반응을 이끌어냈다.49

돌고래는 친구들을 놀랍도록 잘 기억한다. 미국의 동물행동주의 심리학자 제이슨 브럭은 사육되는 돌고래가 번식 목적을 위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자주 옮겨진다는 사실을 활용했다. 그는 오래전에 떠난 수족관 동료의 서명 휘파람 소리를 다시 들려주었다. 돌고래들은 익숙한 소리에 반응해 활기를 띠고 스피커로 다가와 응답하는 휘파람 소리를 냈다. 브럭은 돌고래가 과거에 함께 지낸 시간이 길었건 짧았건, 또 서로 본 지 얼마나 오래되었건, 이전의 수족관 동료를 아무 어려움 없이 인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서로 떨어진 시간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베일리라는 암컷이 20년 전에 다른 곳에서 함께 살았던 암컷 돌고래 앨리의 휘파람 소리를 알아본 것이었다.50

갈수록 점점 전문가들은 서명 휘파람 소리를 이름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소리는 단순히 각자가 직접 만들어내는 식별자가 아니라, 때로는 남이 흉내 내기도 한다. 돌고래의 경우, 특정 동료를 그 동료의 서명 휘파람 소리로 부르는 것은 그 이름을 부르는 것과 같다. 로아[Roah; Konrad Lorenz가 길렀던 까마귀]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로렌츠를 불렀지만, 돌고래는 가끔 다른 돌고래의 특징적인 소리를 모방해 상대의 주의를 끈다. 돌고래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사실은 관찰만으로는 입증하기가 분명히 힘들다. 따라서 이 문제는 또다시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스테파니 킹과 빈센트 재닉은 세인트앤드루스 대학 근처의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큰돌고래들을 대상으로 놓아기르는 돌고래들의 서명 휘파람 소리를 녹음했다. 그러고 나서 그 소리를 수중 스피커를 통해 여전히 그 부근에서 헤엄치고 있던, 그 소리를 낸 돌고래들에게 들려주었다. 돌고래들은 자신들의 특징적인 휘파람 소리에 같은 소리로 응답했고, 때로는 여러 차례 응답했는데, 마치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음을 확인해주는 것 같았다.51

동물들이 서로를 이름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큰 아이러니처럼 보이는데, 한때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것은 금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마니시와 그 지지자들이 그렇게 했을 때 그들은 조롱을 받았으며, 구달이 자신의 침팬지들에게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와 플로 같은 이름을 붙여주었을 때에도 그랬다. 반대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면 실험 대상을 인간화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실험 대상과 거리를 두고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려고 해야 하고, 오직 인간만이 이름을 가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제 밝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문제에서는 일부 동물이 우리보다 앞섰는지도 모른다.

 


48 King, Stephanie, et al. 2013. Vocal copying of individually distinctive signature whistles in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80:20130053.
49 Sayigh, Laela, et al. 1999. Individual recognition in wild bottlenose dolphins: A field test using playback experiments. Animal Behaviour 57:41~50.; Janik, Vincent et al. 2006. Signature whistle contour shape conveys identity information to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103:8293~97.
50 Bruck, Jason. 2013. Decades-long social memory in bottlenose dolphin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80: 20131726.
51 King, Stephani, and Vincent, Janik. 2013. Bottlenose dolphins can use learned vocal labels to address each other.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110: 13216〜21.

인간 중심적 인지 연구의 문제점

프란스 드 발 저/이충호 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세종서적, 2017

동물을 단순히 자극-반응 기계로 간주하던 암흑시대에서 벗어난 우리는 동물의 정신적 삶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그리핀이 쟁취하려고 애썼던 큰 진전이다. 하지만 동물인지가 갈수록 인기를 끄는 주제가 되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는 동물인지는 우리 인간이 가진 인지의 빈약한 대체물에 불과하다는 사고방식에 자주 접한다. 이 사고방식에 따르면, 동물인지는 정말로 심오하고 놀라운 것일 리가 없다. 많은 학자들은 오랜 경력의 끝에 이르러 우리는 할 수 있지만 동물은 할 수 없는 온갖 일들을 열거함으로써 인간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한다.57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추측은 만족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처럼 지구에 존재하는 전체 인지 스펙트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시간 낭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연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던질 수 있는 질문이라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종이 누구니?”밖에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이상한 동물인가?

고대 그리스인의 터무니없는 척도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장소에 인간을 계속 두려고 한 것은 의미론과 정의와 재정의, 그리고 골대를 옮기는 행위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가 동물에 대한 낮은 기대를 실험으로 번역할 때마다 거울은 우리가 좋아하는 대답을 들려준다. 편향된 비교도 의심을 품어야할 한 가지 근거이지만, 또 한 가지 근거는 증거의 부재를 크게 선전하는 것이다. 내 서랍에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몰라서 빛을 보지 못한 부정적 발견들이 많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내 동물들에게 특정 능력이 없음을 시사할 수 있지만, 대개는 특히 자발적 행동이 다른 것을 시사할 경우, 나는 동물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테스트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내가 그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상황을 만들거나 문제를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제시해 동물들이 그것을 풀 마음조차 생기지 않게 했을지도 모른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하기 전에 과학자들이 긴팔원숭이의 지능을 낮게 평가한 사실이나 너무 작은 거울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코끼리의 거울 자기 인식 능력을 너무 일찍 부정한 사실을 떠올려보라. 부정적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기 때문에 피험자를 의심하기 전에 실험 방법을 의심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책들과 기사들은 진화인지의 핵심 문제 중 하나가 우리를 나머지 동물들과 구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의 본질을 찾는 것을 주요 주제로 열린 학회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로 우리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일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것은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이 질문이 관앵무나 흰돌고래를 나머지 동물들과 구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할 이유가 있는가? 다윈이 임의로 하던 사색 중 하나가 떠오른다. 그는 “개코원숭이를 이해하는 사람은 존 로크보다 형이상학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58라고 말했다. 모든 종은 그 인지가 우리의 인지를 빚어낸 것과 동일한 힘들의 산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각자 내놓을 만한 심오한 통찰이 있다. 자기 분야의 핵심 문제가 인간의 신체에서 유일무이하게 독특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라고 선언한 의학 교과서가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러면 우리는 무슨 생뚱맞은 소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 텐데, 이 질문이 약간 흥미로운 것이긴 하지만, 의학 분야에는 심장이나 간, 세포, 신경 시냅스, 호르몬, 유전자 등의 기능과 관련해 훨씬 기본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 정말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쥐의 간이나 인간의 간이 아니라 간 자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모든 기관과 과정은 우리 종보다 훨씬 오래되었으며, 수백만 년 이상 진화해오는 동안 종마다 고유한 변경이 일부 일어났다. 진화는 항상 이런 식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인지는 달라야 할 이유가 있는가?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인지가 일반적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인지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어떤 요소들이 필요하며, 이 요소들이 어떻게 그 종의 감각계와 생태와 조화를 이루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온갖 종류의 인지들을 망라하는 단일 이론을 원한다. 이 계획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나는 인간의 독특성을 내세우는 주장들을 일시 중지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주장들의 초라한 실적을 감안하면, 수십 년 동안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릴 때가 되었다. 그러면 더 포괄적인 틀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언젠가 인간의 마음에서 특별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아닌지) 더 잘 보여주는 그림을 허용하는 새 개념들로 무장하고서 우리 종의 특수한 사례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57 Jeremy Kagan 2004. The uniquely human in human nature. Daedalus 133:77~88., David Premack, 2007. Human and animal cognition: Continuity and discontinuit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104:13861~67
58 Charles Darwin, Notebook M,1838, http://darwin-online.org.uk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동물 실험과 행동주의의 문제점

프란스 드 발 저/이충호 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세종서적, 2017

우리는 다른 종들도 정신적 삶이 있다고 생각할 만큼 충분히 마음이 열려 있을까? 우리는 이를 조사할 만큼 충분히 창조적일까? 우리는 주의와 동기와 인지의 역할을 따로 분리해낼 수 있을까? 이 세 가지는 동물이 하는 모든 일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나쁜 수행 결과는 이 셋 중 어느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위에 나왔던 장난기 많은 두 유인원의 경우, 나는 이들의 나쁜 수행 결과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지루함을 선택했지만, 정말로 그렇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어떤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정말로 알려면 인간의 독창성이 필요하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만약 강압 상태의 동물을 시험한다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어린이가 어디로 빠져나와야 하는지를 기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린이를 수영장에 밀어 넣고서 기억력을 테스트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매일 수백 군데의 연구소에서 사용되는 표준 기억력 테스트인 모리스 수중 미로 테스트에서, 쥐는 벽이 높은 수조에서 미친 듯이 헤엄을 치다가 물속에 잠긴 단을 발견하면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계속 이어지는 시행들에서 쥐는 물에서 빨리 나오려면 단의 위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컬럼비아 장애물 방법Columbia obstruction method도 있는데, 여기서 동물들은 다양한 박탈 기간을 거친 뒤에 전기가 흐르는 격자 장애물을 지나가야 한다. 먹이나 짝(혹은 어미 쥐의 경우에는 새끼)을 향해 다가가고 싶은 충동이 고통스러운 전기 충격의 두려움을 능가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런 실험을 한다. 많은 연구실에서는 음식물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동물의 체중을 정상 체중의 85퍼센트 상태로 유지한다. 음식물을 박탈당한 닭이 미로 과제의 세밀한 차이를 알아채는 데 그다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실험 결과가 나온 ‘너무 배가 고프면 배우는 데 지장이 있을까?’라는 제목의 논문이 기억나기는 하지만, 배고픔이 동물의 인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데이터는 비참할 정도로 적다.5

공복이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가정은 흥미롭다. 자신의 삶을 한 번 돌아보자. 우리는 도시의 배치를 익히고 새 친구들을 사귀고 피아노 연주법을 배우거나 맡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여기서 음식이 어떤 역할을 할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음식 박탈 실험을 해보자고 제안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동물은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할 이유가 있을까? 미국의 유명한 영장류학자 해리 할로는 배고픔 감소 모형hunger reduction model을 처음부터 비판했다. 할로는 지능이 높은 동물은 주로 호기심과 자유로운 탐구를 통해 배우는데, 음식물에 편협하게 집착하게 하는 것은 이 두 가지를 죽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키너 상자를 조롱했는데, 이 상자가 복잡한 행동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아니라 음식물 보상의 효과를 보여주는 데 탁월한 도구라고 여겼다. 할로는 이를 비꼬면서 주옥같은 명언을 덧붙였다.

“나는 심리학 연구 대상으로서 쥐의 가치를 절대로 폄하하지 않는다. 실험자들의 교육을 통해 극복할 수 없는 쥐의 문제는 거의 없다.”6

나는 세워진지 약 100년이나 된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초기 시절에 침팬지를 대상으로 음식물 박탈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가 애틀랜타로 옮겨가 생물의학과 행동신경과학을 연구하는 주요 연구소가 되기 전에 아직 플로리다 주 오렌지파크에 있던 시절이었다. 그 때 1955년에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는 쥐를 대상으로 한 절차를 모델로 삼아 조작적 조건 형성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이 절차에는 급격한 체중 감소와 침팬지의 이름을 숫자로 바꾸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유인원을 쥐처럼 다룬 방법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은 막대한 긴장을 초래하는 바람에 2년 동안만 계속되다가 중단되었다. 프로그램 관리자와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유인원에게 강요된 금식을 매우 마음 아프게 여겼고, 이 방법만이 유인원에게 ‘삶의 목적’을 줄 수 있다고 즐거운 듯이 주장한 완고한 행동주의자들과 늘 논쟁을 벌였다. 그들은 인지(그들은 그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았다)에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으면서 강화 계획과 일시 중단의 처벌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원들이 밤중에 몰래 유인원에게 먹이를 줌으로써 그들의 계획을 방해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행동주의자들은 자신들이 환영받지 못하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떠났는데, 훗날 스키너가 표현한 것처럼 “마음이 여린 동료들이 침팬지를 만족스러운 수준의 박탈 상태로 만들려는 [그들의] 노력을 좌절시켰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 마찰이 단지 방법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윤리에 관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굶김으로써 시무룩하고 성질 나쁜 유인원을 만드는 과정이 불필요했다는 사실은 한 행동주의자가 다른 유인책을 사용한 시도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가 141번 침팬지라고 부른 침팬지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마다 실험자의 팔을 쓰다듬을 기회를 보상으로 제공하자,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학습했다.8

행동주의와 동물행동학의 차이는 늘 ‘인간의 통제’ 대 ‘자연적 행동’의 차이였다. 행동주의자들은 동물을 실험자가 원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빈약한 환경에 둠으로써 그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 만약 동물이 실험자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런 행동은 ‘잘못된 행동’으로 분류했다. 예를 들면, 너구리는 동전을 상자 속으로 떨어뜨리도록 훈련시키는게 거의 불가능한데, 너구리는 동전들을 꼭 붙들고 미친 듯이 서로 비벼대는 것(이 종에게는 완전히 정상적인 먹이 채집 행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9 하지만 스키너는 이런 선천적 성향을 보는 눈이 없었고, 통제와 지배의 언어를 선호했다. 그는 행동 공학과 조작을 이야기했는데, 단지 동물과 관련해서만 그런 게 아니었다. 말년에 그는 인간을 행복하고 생산적이고 ‘최대로 효율적인’ 시민으로 개조하려고 시도했다.10 조작적 조건 형성이 확실하고 소중한 개념이며 강력한 행동 변화 인자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행동주의의 큰 실수는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선언한 데 있었다.

 


5 Buckley, L. A., et al. 2011. Too hungry to learn? Hungry broiler breeders fail to learn a y-maze food quantity discrimination task. Animal Welfare 20: 469~81.
6 Harlow, H. F. 1953. Mice, monkeys, men, and motives. Psychological Review 60:23~32. p31
7 Donald Dewsbury 2006. Monkey Farm: A History of the Yerkes Laboratories of Primate Biology, Orange Park, Florida, 1930~1965. Lewisburg, PA: Bucknell University Press. p226
8 Falk, J. L. 1958. The grooming behavior of the chimpanzee as a reinforcer. Journal of the Experimental Analysis of Behavior 1:83~85.
9 Breland, K., and M. Breland. 1961. The misbehavior of organisms. American Psychologist 16:681~84.
10 B. F. Sknner 1969. Contingencies of Reinforcement. New York: Appleton-Century-Crofts. p40

행동주의는 4~50년대 심리학계에서 상당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주도적 개념이었는데, 이에 관한 학계의 분위기는 크리스틴 케닐리의 저서[1]에서도 조금 소개되어 있다. 본 블로그에서 행동주의를 언어학으로 반박한 촘스키의 내용을 인용한 적[2]이 있다. 스키너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조던 엘런버그의 책[3]에도 짧게 소개되어 있다.

 


2017.10.17
아틀랜틱 Skinner Marketing: We’re the Rats, and Facebook Likes Are the Reward JUN 10, 2013

 


[1] 내 백과사전 [서평] 언어의 진화 : 최초의 언어를 찾아서 2013년 4월 28일
[2] 내 백과사전 촘스키가 일으킨 혁명 2013년 4월 20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 2016년 8월 13일

재미있는 색 착시

일전에 스기하라의 원기둥 착시 이야기[1]도 했지만, 착시라는게 다 알면서도 속는 거라서 신기방기하다. ㅋㅋ

주변의 색에 영향을 받아 인간의 눈은 색보정을 하게 되는데, 색 관련 착시로 MIT의 심리학자 Edward H. Adelson이 만든 체커 그림자 착시가 가장 유명하다. 아래 그림에서 두 지점 A와 B의 색은 정확히 동일하다.

아이추판다씨가 이에 대해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간략히 설명한 글[2]이 생각나는데, 읽어보면 꽤 유익하다.

뭐 똑같은 현상은 아니지만, 드레스 색깔논란이 과거에 있었다. 위키피디아에 무려 ‘The dress‘라는 놀라운 이름의 항목으로 등록돼 있다. 헐-_- 자세한 내용은 나무위키의 ‘드레스 색깔 논란’항목[3]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ねとらぼ의 기사[4]를 읽다보니 누가 체커 그림자 착시를 활용한 이미지를 소개하는데, 쓸데없이 꽤 잘 만든 것 같아서 걍 포스팅해봄 ㅋㅋㅋ

위 사각형안의 두 옷의 줄무늬 색이 #928CBA과 #8D7F64으로 정확히 같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으로 확인해 보시라. ㅋㅋ 아 내 눈이 안 믿겨 ㅋㅋㅋ

참고로 이미지 안의 캐릭터는 야자와 니코[5]임-_-

 


[1] 내 백과사전 스기하라의 원기둥 착시 2016년 10월 10일
[2] 합리적 착시(?) by 아이추판다
[3] 드레스 색깔 논란 in 나무위키
[4] ねとらぼ 青と黒を移動させると白と金……? 見える色が変わるドレスの錯視が再現されたイラストにびっくり 2017年05月11日 20時28分
[5] 야자와 니코 in 나무위키

개에게 마술 보여주기

페북에서 Frans de Waal 선생이 공유한 동영상[1]을 봤는데, 지하철에서 혼자 킬킬 대며 열라 웃었다. ㅋㅋㅋㅋ

일전에 동물이 생각하는 법[2]과 자연적 적응이 아닌 실험실에서 개가 추론하는 이야기[3]를 했는데, 어쨌건 간에 물리적으로 던지는 행위 뒤에 공이 날아가는 역학적 현상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개가 정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적 형태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개가 어떤 형태로든 추론적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1] https://www.facebook.com/franspublic/posts/10155231220699700
[2]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3] 내 백과사전 개의 추론 능력 2013년 4월 21일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아틀랜틱 기사[1]에 여러 동물에 관한 거울 자각 테스트의 효용에 대한 기사가 나와 있다. 흥미로우니 기사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일전에 동물의 마음에 관한 이코노미스트지의 에세이[2]를 소개했듯이, 동물이 어떤 종류의 인지적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 맞다. 그런데 그 마음이 거울을 보고 자기라는 것을 자각하는지, 아니면 ‘저쪽에 있는 녀석이 왜 나를 따라 하는 거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아틀랜틱 기사[1]에 이와 관련된 여러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거울을 보고 자신을 자각하는 테스트는 Gordon G. Gallup이라는 심리학자가 1970년에 침팬지를 대상으로 개발[3]하여 유명해졌다고 한다. 스스로 볼 수 없는 얼굴의 위치에 표식을 해 놓고 거울로 발견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 주로 쓰이는 듯.

종별로 항상 일정하게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은 아니고 침팬치와 같은 영장류도 테스트에 실패할 때가 있는 듯 하다. 개, 판다, 바다사자와 같은 동물은 실패하고, 가오리(manta rays)와 같은 생물은 행동을 해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새도 통과를 못하지만, 새 중에서 뇌가 비교적 큰 편이라는 유럽 까치(european magpie)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깃털에 달린 노란 점을 떼려고 하는 행동을 한다[4]고 한다.

사람에 대해서는 주로 영아에게 시행되는데, 서구권 아기들은 나이가 18개월에서 24개월 정도 되면 대부분 거울 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한다. 그러나 케냐와 같이 거울이 흔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82명 중에 2명만이 통과했다[5]고 하니, 이 거울 테스트도 신경/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인식능력을 확인한다기 보다는 문화의 영향이라고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6세가 된 케냐 어린이는 거울을 응시할 뿐, 이마에 붙은 표식을 떼지 않았다고 하는데, 본인 생각으로는 거울로 자신임을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이마에 뭔가 붙어 있는 것을 떼려는 행동을 안 하는 것 자체도 어떤 문화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싶다. 일전에 마셜 맥루한의 저서에서 영화감상도 문명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6]를 했는데, 그런 맥락에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틀랜틱 기사[1]에는 이런 문화적 해석에 기반한 추론도 나온다. 고릴라가 거울 테스트에 실패하지만, 고릴라 사회에서는 직접 눈을 보는 행위는 공격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개도 거울 테스트에 실패하지만 개는 시각정보 보다 후각정보에 더 많이 반응한다. 아시아 코끼리의 2/3도 실패하지만 코끼리는 먼지와 진흙과 같은 물질을 몸에 붙이지, 일부러 떼지는 않는다. Clark’s nutcracker라는 새는 거울 테스트를 실시하면 잠재적 먹이 도둑으로 판단하여 음식을 보관하는 것을 자제하지만, 흐린 거울을 이용하면 오히려 자기라고 더 잘 인식을 하는 모양[7]이다.

결국 거울 테스트가 무엇을 알려주는지에 대한 해석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 일방적인 이분법적 해석은 삼가야 한다는 이야기 같다. 세상 무엇이든 간단한 건 없는 것 같다.

 


2017.3.17
BBC ‘Narcissistic’ bird wins internet fans in Australia 2 hours ago

 


2017.9.2
사이언티픽 어메리칸 What Do Dogs See in Mirrors? August 31, 2017

 


[1] 아틀랜틱 What Mirrors Tell Us About Animal Minds 10:16 AM ET
[2]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3] Gallup, GG Jr. (1970). “Chimpanzees: Self recognition”. Science. 167 (3914): 86–87. doi:10.1126/science.167.3914.86
[4] Prior, H., Schwarz, A., & Güntürkün, O. (2008). “Mirror-Induced Behavior in the Magpie (Pica pica): Evidence of Self-Recognition”. PLoS Biology, 6(8), e202. http://doi.org/10.1371/journal.pbio.0060202
[5] Tanya Broesch, et al. (2010) “Cultural Variations in Children’s Mirror Self-Recognition”, 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 Vol 42, Issue 6, pp. 1018 – 1029, doi:10.1177/0022022110381114
[6] http://zariski.egloos.com/2262564
[7] Dawson Clary, Debbie M. Kelly (2016) “Graded Mirror Self-Recognition by Clark’s Nutcrackers”, Scientific Reports 6, Article number: 36459 doi:10.1038/srep36459

신경과학자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지[1]를 읽다보니 화제의 그 논문[2] 이야기가 나와 있다. 역시 이코노미스트지는 훌륭한 과학(?)잡지 인 듯-_-

Mad Scientist님 께서 페이스북에서도 다루었고[3], 과학 만화로 이름을 날리시는 김명호 화백도 다루었고[4], 오늘의 유머에 어느 분이 잘 설명[5]을 하셔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른다면 [3,4,5]에 설명이 엄청 잘 돼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일전에 수잰 코킨의 저서[6]에서 HM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는 내용도 있지만, 사람의 뇌의 작동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던 시절에 해마의 명백한 역할을 알려주는 현상을 성공적으로 발견한 이래로 두뇌의 일부가 파손된 사람을 연구하는 방식의 방법론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 라마찬드란 선생의 저서[7]에서도 비슷한 관점에서 수를 세는 모듈[8]에 대한 이야기 등등 도 나온다. 그러나 사실 수잰 코킨의 책[6]이나 라마찬드란의 저서[7] 등에서 소개하는 일련의 인지/심리 실험의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연구사례들이 (비록 매우 흥미롭고 놀랍기는 하나) 환원주의적 관점에서 생명활동의 분자적 수준의 이해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연구 방향이 궁극적인 도달지점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상을 받는다. 본인은 이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수잰 코킨도 그녀의 저서[6]에서 단기 기억은 신경의 전파로, 장기 기억은 단백질의 형태로 각각 다르게 저장되는 매커니즘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혹시 기존 분자생물학과의 접점은 거기까지가 거의 끝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아니라면 죄송-_-

물론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당연히 뇌와 전혀 다르므로 이와 같은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반론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의 견해로는, 내부를 마음대로 뜯어 볼 수 없는 블랙박스를 연구하는 방법론에 있어서 기존의 모든 데이터와 연구방법이 동등한 무게를 가지지 않으며, 더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부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오바마 씨가 BRAIN Initiative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옛날에 들었고, 유럽연합에서도 Human Brain Project를 추진하는 모양이던데, 본인은 문외한이라 두 거대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구의 방법론과 방향성에 대해 고찰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17.1.26
연합뉴스 뇌 연구법에 근본적 결함?…뇌과학·인공지능 학계에 파문 2017/01/13 04:00

 


[1] 이코노미스트 Testing the methods of neuroscience on computer chips suggests they are wanting Jan 21st 2017
[2] Jonas E, Kording KP (2017) “Could a Neuroscientist Understand a Microprocessor?” PLOS Computational Biology 13(1): e1005268. doi:10.1371/journal.pcbi.1005268
[3] https://www.facebook.com/madscietistwordpress/posts/634524346694987
[4] 만화가의 과학뉴스- 뇌신경학자는 동킹콩을 이해할 수 있을까 by self_fish
[5] 현대 신경과학은 과연 동키콩을 이해할 수 있는가 in 오늘의유머
[6] 내 백과사전 [서평] 어제가 없는 남자, HM의 기억 2015년 10월 19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2011년 8월 18일
[8] 내 백과사전 두뇌 속의 수를 세는 모듈 2011년 7월 19일

확률 문법의 간략한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언어인지과학과 학회인 사이시옷에서 프레젠테이션 타입으로 제공하는 확률문법의 간략한 소개[1]가 올라와 있다.

다른 슬라이드도 있는데, 대부분 본인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크게 흥미가 없는 것이었지만, 이번 것은 처음 보는 지식이 무척 많았다. 무척 흥미진진한 내용이니 일독을 권한다! 꼭 읽어보시라!

참고로 중간에 나오는 Colorless green ideas sleep furiously는 유명한 촘스키 선생의 문장이다. ㅋ

 


[1] https://www.facebook.com/saishiot/posts/1786185108337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