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로렌스 레비 (지은이),강유리 (옮긴이) 클레마지크 2017-06-14 원제 : To Pixar and Beyond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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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Lawrence Levy씨가 픽사가 무명이던 시절에 CFO로 영입되면서, 픽사가 성공하는 과정을 지켜본 자신의 경험담을 개략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과거 David A. Price의 ‘픽사 이야기'[1]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픽사의 탄생부터 전반적인 3D 애니메이션 기술사를 훑는 책이라면, 이 책은 재무와 경영적 관점에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서술한 책이라 좀 다른 관점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저자는 처음 픽사를 보았을 때의 인상과 초창기 픽사가 처한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서술하면서 시작하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당시에는 아무리 봐도 절망적인 상태였는 듯 하다. 지나고 봐서야 히트작이 연이어 나왔으니 그의 선택이 좋게 끝났지만, 나 같으면 도저히 픽사에 합류할 결정을 하지 못했을 듯 하다. ㅎㅎ

책 전반적으로 저자가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여러모로 계약을 진행하거나, 사람들 사이를 중재하거나, 사업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등 자신이 겪은 난항들에 대해 회고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책 제목에 잡스 이름이 있긴 하지만, 사실 잡스는 픽사가 어려울 때 꾸준하게 (투덜대면서-_-) 투자해 준 공로뿐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일전에 월터 아이작슨잡스 전기[2]에서도 봤듯이 잡스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일화도 약간 있다. 예를 들어 잡스는 자신의 견해를 고집할 때도 많지만 상대가 프로라고 인정되면 믿고 맡기는 이야기가 전기[2]에 나오는데, 투자자의 스토리에 대한 간섭이 일반화된 산업에서, 픽사 내부의 창작적 결정에 대해 독립성을 유지하게 해 준다.(p256) 이런 것들도 다 지나고나면 쉬워 보여도 당대에는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 본다. 어쨌건 잡스는 기술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모두 걸친 사람으로서, 훗날 애플이 음악 등의 컨텐츠 사업으로 진출하는데 나름 장점이 되었을 것이다.

p279에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는 것이 RJR 내비스코 인수 이래로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이라는 언급이 있는데, 이에 관해서 유명한 [3]이 있다. 이 책[3]이 엄청 재밌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ㅎ

저자는 픽사에서 10년 이상 일을 했다고 하는데, 책의 2/3 정도 분량은 픽사에 합류한 후 2년 정도의 기간에 할당하고 있다. 아무래도 픽사 초창기에 가장 위험했고 다이내믹한 기간이라 그런 듯 하다.

원제가 ‘To Pixar and Beyond: My Unlikely Journey with Steve Jobs to Make Entertainment History’라고 하는데, 원제보다는 역서 제목이 조금 더 적절한 듯 하여 마음에 든다. ㅎㅎ

텍스트의 분량이 약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한 내용이라 술술 읽힌다. 집중하면 한 나절에 완독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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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픽사 이야기 PIXAR TOUCH :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 2011년 5월 26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스티브 잡스 2011년 11월 21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문앞의 야만인들 : RJR내비스코의 몰락 2011년 5월 3일

[서평]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은이),이재만 (옮긴이) 책과함께 2019-01-28 원제 : The Sleepwalkers: How Europe Went to War in 1914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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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알기로 1차 세계대전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따른다.

가브릴로 프린치프프란츠 페르디난트 오스트리아 황태자 살해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
세르비아의 보호국을 자처하는 러시아가 동원령 발동
오스트리아의 동맹국인 독일도 동원령 발동
프랑스-러시아 연합에 의해 프랑스도 동원령 발동
독일의 중립국 벨기에 침공으로 인해 영국도 참전
주요 강대국들이 전부 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전세계 식민지들이 본국의 전쟁에 참여

뭐 이런 수순인데, 각 단계별로 현대인의 관점에서 공감하기 어렵거나, 인과관계의 측면에서 의아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외교관계와 각 국가가 타국을 보는 관점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주로 외교적 관점에서 추적하는 책이다.

1차 세계대전 관련 저술로 일전에 존 키건 선생의 저서[1]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반면에 순전히 군사적 관점의 저술이고, 1차 대전의 발생경과에 대한 설명은 수 페이지에 그친다. 근데 읽은지 하도 오래돼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대충 다시 봤다. 키건 선생의 책에는 큰 프레임으로서 사건 진행의 서술은 간략하게 되어 있지만,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은 이를 확대하여, 국가들의 대외 정책과정에서 매우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비협조적이고 불명확한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왔음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훌륭하다.

애초에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국경을 넘어서까지 타국의 황태자를 왜 살해했는지에 대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세르비아인의 민족주의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본 블로그에 일부 인용[2]을 해 두었으니 참고 바란다. 그러고 보면 일전에 본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3]가 생각나는데, 전반적으로 진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면이 있지 않나 싶다. 그 때는 그 만화[3]를 추천했지만, 지금은 추천하지 않는다.

p235에 그레이트 게임이 언급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피터 홉커크 선생의 저서[4]가 볼만하다. 다만 피터 선생의 책은 러일전쟁에서 끝나지만, 이 책을 보니 실제로 영국과 러시아의 중앙아시아에서의 긴장관계는 1차 대전까지도 유지되는 것 같다. 피터 선생의 책에서는 영국 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여론이 얼마나 나빴는지에 대해 상세히 나오는데,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을 보니 비단 영국 뿐아니라 외국을 대하는 주전론적 여론이 유럽 전체를 휩쓸고 있었던 것 같다.

p236에서 영국이 고립정책을 버리고 영일동맹을 맺을 수 밖에 없는 영국의 국제관계를 약간 설명한다. 일전에 본 도널드 킨 선생의 저서[5]에서는 영국이 아쉬울 건 거의 없고, 일본이 근대화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일본쪽이 매달려서 동맹이 된 듯한 인상을 주는데, 영국도 나름 이해관계가 있는 동맹임을 알 수 있다.

p346에 슐리펜 계획이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연구를 짧게 언급하는데, 뒤쪽에 참고문헌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테렌스 주버 선생의 이름이 나온다. 이에 관해서는 길잃은어린양 선생의 블로그[6]에 상당히 상세히 쟁점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람.

p742부터 러시아가 왜 세르비아 문제에 개입했는지, 대외적으로 표명된 원인이 아닌 경제적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대외적으로 표명된 주장 뒤쪽에 숨은 플레이어들의 내면적 의도를 간파하는데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의 탁월함이 아닐까 싶다.

각 국가들은 상호 적대감과 피해망상으로 인하여 상호 저신뢰 관계에 묶여있었고, 이로 인하여 최종적으로는 전체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론을 알고 있는 후대인이 보기에는 어리석은 선택들이었으나, 당대의 당사자들이 가진 정보와 관점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경제학에서 개별 플레이어가 각자 자신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면 국부가 증대된다는 애덤 스미스류의 주장에 대한 생생한 반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반적으로 1차 대전의 발생원인을 외교관계를 통해 해석하고 있고, 당대 복잡했던 사안과 사회적 분위기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추적하고 있다. 다체 문제보다도 복잡한 국가간의 외교관계를 풀어내면서, 개별 플레이어들의 당대 관점에서 사건을 이해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책 겉면에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처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이 책을 건네줬다고 나와 있던데, 검색해보니 2017년 12월에 북한을 방문했다[7]고 나온다. 그 때 준 모양이다. 아무래도 상호 저신뢰 관계 속에서 외교가 진행되면 궁극적으로 파국이 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텍스트의 분량이 상당하고, 당대 복잡한 사안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아무래도 유럽사에 관심이 좀 있어야 읽을만할 듯 하다. 읽기 빡셌다-_- 아무래도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책 같아 보이는데,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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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4

재생시간 8분 5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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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차세계대전사 (보급판) 존 키건 (지은이),조행복 (옮긴이)청어람미디어 2016-04-15 원제 : The First World War
[2] 내 백과사전 범 세르비아 민족주의의 기원 2019년 6월 4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가브릴로 프린치프- 세기를 뒤흔든 청년 2014년 7월 18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2012년 12월 20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메이지라는 시대 – 유신과 천황 그리고 근대화 2018년 7월 26일
[6]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S-2 (panzerbear.blogspot.com)
[7] 연합뉴스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5일부터 나흘간 북한 방문 2017-12-05 02:37

[서평] 역사 속의 소프트웨어 오류 – 부실한 소프트웨어가 초래한 위험천만한 사건 사고들

역사 속의 소프트웨어 오류 – 부실한 소프트웨어가 초래한 위험천만한 사건 사고들 | AcornLoft
김종하 (지은이) 에이콘출판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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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하다가 발견한 블로그의 주인장께서 책을 광고[1]하시길래 한 번 사봤다. 2014년에 나왔으니 나온지는 좀 된 책인데 여태 몰랐네. ㅎㅎ

제목 그대로 소프트웨어 버그로 인하여 발생한 여러가지 사건 사고 케이스를 모아 놓은 책이다. 저자 자신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보니까 이런데 관심이 생겼는 듯 하다. 무기 오작동이나 항공기 사고 등의 인명사고부터 소소한 게임의 버그까지 사례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몇몇 케이스는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대부분은 거의 몰랐던 사고들이라 재미있다.
p172에 언급된 오염된 피 사건은 게이머들에게 대단히 유명한 사건이다.
p240에 Knight Capital의 유명한 사건[2]이 언급된다. 본 블로그의 내용보다 책의 내용이 좀 더 자세하다.
일전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진법 오차 이야기[3]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의 1장에 좀 더 자세한 정황에 대한 설명이 있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품이 꽤 들어간 글임을 느낄 수 있다. 나도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글을 많이 읽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글을 읽으면, 간단한 용어 하나라도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상당히 조사를 하는 등의 고생이 심하다. (그리고 영어 울렁증이..-_-) 저자가 광범위하게 조사하여 사건의 앞뒤를 맞추고 재구성하는 스토리를 쭉 보면, 품이 이만저만 들어간게 아닌 듯 하다.

한가지 흠 아닌 흠이 있다면, 책 맨 뒤에 있는 레퍼런스가 전부 url인데, 당연히 이걸 일일이 손으로 쳐서 확인하기 불편하다. 디지털화된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책일 수록 ebook으로 나와야 맞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의 각 장별로 서로 연관성이 적고 텍스트도 많지 않아, 짬을 내서 독서를 하는 사람에게 적당할 듯해 보인다. 시간을 내서 집중하면 1~2일 정도에 완독 가능할 듯? 상식겸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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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책 “역사 속의 소프트웨어 오류”가 출간되었습니다 (story.wisedog.net)
[2] 내 백과사전 45분 동안 4억6천만 달러 손실을 본 Knight Capital의 소프트웨어 버그 2019년 4월 4일
[3] 오차가 인명에 영향을 준 이야기 (udaqueness.blog)

[서평] 앨런 그린스펀의 삶과 시대

앨런 그린스펀의 삶과 시대
세바스찬 말라비 (지은이),박홍경 (옮긴이) 다산출판사 2018-10-30 원제 : The Man Who Knew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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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엄청나게 재밌게 읽었던 ‘헤지펀드 열전‘[1]의 저자인 세바스찬 말라비 선생의 저술이다. 2016년도 이코노미스트지의 올해의 책 선정도서[2]인데, 이코노미스트지 올해의 책의 도서라면 일단 거의 평타 이상은 나오니까, 역서가 나오자마자 즉각 구매했다. ㅎㅎ

19년간 미 연방준비은행의 의장을 역임한 앨런 그린스펀의 전기인데, 말라비 선생이 다양한 사람과의 인터뷰와 자료를 모아서 그가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일생 전체를 조립하고 있다. 책의 원제인 ‘The Man Who Knew’보다도, 번역서의 제목 ‘앨런 그린스펀의 삶과 시대’가 훨씬 내용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적절해 보인다.

초반부터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그린스펀이 어렸을 때 재즈 연주자로서 순회공연을 다녔는 줄은 몰랐다. 재즈 순회 공연하던 사람이 후에 전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중앙은행장을 19년이나 연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ㅎㅎ

젊은 그린스펀이 아인 랜드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에는 꽤나 놀랐다. 페북의 철학 관련 그룹에서 아인 랜드를 까는-_- 짤방을 심심치 않게[3,4] 보는데, 아무래도 주류 철학계에서는 아인 랜드와 객관주의를 별로 좋지 않게 보는 듯.

덕분에 젊은 그린스펀은 극단적 리버럴의 관점에서 여러가지 국가적 규제에 반대하게 되는데, 독점 기업을 지지한다든지, 연방 준비은행 제도를 반대하고 금본위제를 지지한다든지[5], 주류 제도권에 들어오기에는 좀 과격한 주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훗날 그가 연방준비은행장으로서 명성을 날리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걸 보니 일전에 santa croce 선생의 글 중에서 시장을 혐오한 중앙은행장 이야기[6]가 생각나는데, 중앙은행에 적대적인 사람이 중앙은행장이 되는 아이러니는 언제나 흥미롭구만. ㅎㅎ

p30에 제시 리버모어의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 언급되는데, 투자나 경제 관련 서적을 읽으면 이 책에 영향을 안 받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_- 그린스펀도 재즈밴드를 하면서 읽은 이 책에 푹 빠지고, 경제쪽을 생각했다고 하니, 나름 보이지 않게 여러모로 경제사적 영향을 미친 책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도 서로 다른 역자들의 몇 가지 버전으로 출간되어 있던데, 함 읽어봐야 할 듯 하다.

p103에 이 책의 제목이 되는 The Man Who Knew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린스펀이 통계 데이터를 하도 꿰고 사니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 이라는 의미로 그린스펀을 가리키는 문구가 되었던 모양이다. 사교 파티장에까지 가서 통계 자료를 검토하는데 푹 빠졌다-_-는 에피소드(p78)를 보니, 젊은 그린스펀은 완전히 통계 오타쿠-_-였던 것 같다. 그의 다채로운 통계 데이터로 무장한 현란한 말빨은 연준의장이 되어서도 여전했는지 Greenspeak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난다.

p130에 닉슨 대통령이 가격 통제 정책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본인이 미국사에 무지해서 그런지 이건 처음 알았다. 와 미국도 사회주의 국가들처럼 모든 품목에 가격을 매기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구만-_- 놀랍다 놀라워. 사람들이 이게 왜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ㅎㅎ

p192에 레이건의 선거 보좌진들을 언급하면서 George Shultz의 이름이 나오던데,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다 싶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일전에 읽은 ‘배드 블러드‘[7]에서 테라노스의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그 손자가 내부자 고발을 하는 내용이 생각났다! ㅎㅎ 여러모로 기구한 사람인 듯. ㅎㅎ

p202 이후로 래퍼 곡선을 위시한 공급중시론자가 레이건 시절 활개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린스펀도 당대 공급중시론자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페이스북 같은데서 자칭 우파라는 사람들이 아직도 래퍼를 띄우면서 공급중시론을 주장하는 걸 종종 보는데, 자유의지론자인 그린스펀에게조차도 설득이 안되는 논리를 들이미는 꼴이 웃긴다. 공급중시론은 크루그먼 선생의 저술[8]에서 열라게 깐다-_-[9]

p221에 ‘내장 컴퓨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직감적 판단을 가리키는 idiom이 gut feeling이라서 이런 표현을 쓴 게 아닌가 싶다.

p363에 마이클 스타인하트1994년 채권 시장 위기에 대해 짧게 언급하는데, 이건 저자의 전작[1]에 더 상세히 나와 있다.

p387에 1994년 맥시코 페소위기 당시 구제금융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일전에 본 가이트너씨의 자서전[10]도 참고할만 하다.

p435에 LTCM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린스펀이 구제금융을 쓰지 않고 민간차원에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그린스펀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저자의 전작[1]이나 로저 로웬스타인저서[11]가 참고할만 하다.

p508에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는 주택 버블을 제어할 수 없다는 류의 주장에 대한 저자의 반박이 나와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그린스펀은 이런 ‘무기력 이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듯 한데, 샤트야지트 선생의 저서[12]에서도 이를 신랄하게 비판한다.[13] ㅎㅎ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는 서브프라임 버블의 주역으로서 비난을 받는 그린스펀에 대해, 그가 할 수 있었던 일과 그렇지 못했던 일을 구분하여 그의 공과 과를 명백히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자는 일방적으로 그린스펀을 매도하지는 않지만, 그가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금리 정책과 각종 규제문제의 도입에 대해서 그린스펀의 변명과는 달리, 충분히 영향력을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도 소위 ‘그린스펀 풋’으로 표현되는 그의 시장안정성에 대한 기이한 집착 때문에, 결국 주택버블을 잡는데 실패했고 서브프라임 위기를 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그는 실용주의자로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장기적으로 서서히 변해왔고, 그 결과 젊은 그린스펀이라면 반대했을 법한 정책을 그의 말년에는 상당히 많이 추진한다.[14] 그의 사상적 변천을 저자는 다양한 사료를 통해 추적하고 있고, 그린스펀 본인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분까지 자료를 확인해 정정하는 내용도 나온다. 여러모로 저자의 품이 상당히 들어간 저술임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책 자체가 대중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있고, 텍스트의 분량도 상당하지만, 경제사와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중요 인물들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쪽에 관심이 있다면 분명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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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헤지펀드 엘리트들 2012년 4월 12일
[2] 내 백과사전 2016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6년 12월 9일
[3] https://www.facebook.com/Philosanimanga/ …
[4] https://www.facebook.com/279814886028666/ …
[5] 내 백과사전 앨런 그린스펀의 연방준비은행 반대론 2019년 3월 5일
[6] 시장을 혐오한 중앙은행장 이야기: 혁명의 역설 (blog.naver.com/santa_croce)
[7] 내 백과사전 [서평]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2019년 4월 6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경제학의 향연 2011년 12월 15일
[9] 내 백과사전 공급중시론자와 크랭크 2011년 12월 6일
[10] 내 백과사전 [서평] 스트레스 테스트 2018년 3월 23일
[11] 내 백과사전 [서평] 천재들의 실패 2010년 11월 12일
[12] 내 백과사전 [서평] 익스트림 머니 : 전 세계 부를 쥐고 흔드는 위험한 괴물 2012년 11월 20일
[13] 내 백과사전 앨런 그린스펀 2012년 11월 23일
[14] 내 백과사전 그린스펀의 적은 그린스펀 2019년 4월 8일

[서평] 균형재정론은 틀렸다 – 화폐의 비밀과 현대화폐이론

균형재정론은 틀렸다 – 화폐의 비밀과 현대화폐이론
L. 랜덜 레이 (지은이), 홍기빈 (옮긴이) 책담 2017-12-18 원제 : Modern Money Theory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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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경제학계에서 비주류 경제이론으로서 대단히 ‘핫’하게 논의되고 있는 Modern Monetary Theory에 대해 좀 찾아봤다. 경제 초 문외한인 나에게까지 이렇게 자주 보일 정도니 대단히 소란스러운 건 확실한 듯. ㅎㅎㅎ 이 책은 본인이 알기로 MMT를 소개하는 한국어로 된 거의 유일한 책이 아닐까 싶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전반적으로 좌파의 요구에 이론적으로 부흥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얼마전에는 MMT를 기반으로 한 거시경제학 교과서[1]도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교과서[1]의 공저자에 이 책의 저자인 L. 랜덜 레이 선생도 있다. 나름 꽤 화제를 몰고 있는 듯하다.

애석하게도 이 ‘균형재정론은 틀렸다’에서는 기초적인 설명이나 반론이 불필요한 어리석은 반론에 대한 재반론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고, 동어반복을 많이 하고 있어 핵심을 짚기가 어렵다. 대중성을 고려해서인지는 몰라도 불필요한 비유나 중언부언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차라리 박가분 선생의 요약[2]이 핵심을 잘 잡고 있어서 더 읽을만하다.

아니면 오히려 블룸버그 기사[3]가 전반적인 앞뒤 상황을 더 잘 설명하는 듯 하다. 블룸버그 기사[3]에서는 MMT의 사상적 계보를 포스트 케인지언의 하위로 두고있는 듯 하다.

근데 케인지언쪽인 크루그먼 선생도 MMT에 대한 반론[4]을 제기하고 있다. MMT를 주장하는 쪽이 신기루 같아서, 어떤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면, 항상 당신은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대답을 한다나? ㅋㅋㅋㅋ 근데 한편, 동양경제신문(東洋経済新報社)에 게제된 어느 칼럼[5]을 보니 케인지언인 크루그먼 선생이나 MMT나 오십보 백보라는 주장도 있긴 하더라-_- 뭐 일본의 엄청난 부채율[6]을 생각하면 나름 일본이 관심을 가질 법[7,8]해 보인다.

한편 블로그 경제 논객으로서 유명한 Noah Smith 선생도 절대 글이 없을 리가 없을 것 같아서 보니 MMT에 적절한 모델이 없어서, 모델링에 대해 고려하면 빵구가 난다고 비판하고 있는 듯 하다.[9]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내개 보기에도 MMT가 좀 나이브해 보여서 실제로 적용하려면 세부사항에 발목을 잡히게 될 듯 하다.

뉴스톱 기사[10]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쪽도 참고할만 하다. 이쪽은 박가분 선생의 주장[2]처럼 비교적 pro-MMT 쪽인 어조를 느낄 수 있다.

신박하게도 암호화폐 진영에서도 MMT를 긍정적으로 보는 듯[11,12]해 보인다. 이건 아무래도 그쪽에서 MMT를 오해한 듯. MMT는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조세수입을 강제하기위해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는 관점인 chartalism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p133) MMT의 관점에서 아무런 세수의 목적이 없는 비트코인 등은 화폐로서 가치가 없고, 폭탄돌리기에 지나지 않는다.(p297) 근데 기사[11]에 루비니 선생이 MMT 지지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거 진짠가??? 검색해봐도 진위 확인이 어렵다. 만약 진짜라면 그가 암호화폐 반대론자[13]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워진다. ㅎㅎ

흥미롭게도 MMT와 관련하여 찾아본 대부분의 기사가 올해(2019년) 발행된 기사인데, 시사인에서 이미 2015년에 MMT에 대한 기사[14]를 보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MMT가 이론적인 관점에서 좌파의 요구에 비교적 부흥하고 있다보니, 진영논리에 충실한 시사인 측에서 가장 빠르게 주목한 듯 하다. ㅎㅎ

일전의 소말리아의 사례[15]나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의 사례[16]에서 보듯이, chartalism을 믿지 않는 본인으로서는 MMT도 꽤나 수상해 보이는 주장이 많다. 내가 보기에는 화폐의 가치를 주는 원동력이 화폐에 대한 사회적 신뢰(내가 만원을 주면 남도 만원 만큼 가치를 돌려줄 것이다)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MMT가 국부를 얻는 과정을 요약하자면, 한 번 사기쳐서 정부가 이익을 보는 매커니즘을 보고, 앞으로도 계속 통할거라는 주장처럼 보인다. ㅎㅎ 즉, seigniorage를 남용하는 수법은 한 번만 통한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MMT는 청산주의의 반대편 극단에 있는 듯한 포지션인 듯 하다. 본인은 청산주의자는 아니고 오히려 좌파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정책이란 모름지기 ‘그때그때 달라요’같은 느낌이라, 모든 경우에 항상 통하는 일변도적이고 알고리즘스러운 주장은 곤란할 듯 싶다.

여하간 어쩌다보니 서평이 MMT에 대한 이야기가 돼 버렸는데, 책 자체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_- 참고삼아 볼만하다고는 생각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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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3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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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4
불황의 경제에서 재정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경우는? (note100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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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8
東洋経済 MMTが間違った政策提言を導き出しているワケ 2019/04/28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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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4
블룸버그 Dalio Says Something Like MMT Is Coming, Whether We Like It Or Not 2019년 5월 2일 오전 8:16 GMT+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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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2
diamond online 財政赤字を容認する「MMT理論」は一理あるが、やはり危険な理由 2019.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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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20
한겨레 ‘통화의 시대’ 가고 ‘재정의 시대’ 오나…‘MMT 논쟁’이 남긴 과제 2019-05-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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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21
jbpress 経済論争の的「MMT」は「トンデモ理論」に非ず 2019.5.21(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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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4
비지니스 저널 MMTは論理的に破綻…それを攻撃して消費増税強行に世論誘導する財務省は悪質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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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4
MMT PRIMER発売記念! L・ランダル・レイ:「日本はMMTをやっているか?」 (econday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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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acroeconomics 1st ed. 2019 Edition (amazon.com)
[2] 해외에서 화제인 현대화폐이론(MMT)을 알아보자 (blog.naver.com/paxwonik)
[3] 블룸버그 Warren Buffett Hates It. AOC Is for It. A Beginner’s Guide to Modern Monetary Theory 2019년 3월 21일 오후 7:00 GMT+9
[4] Running on MMT (Wonkish) (nytimes.com)
[5] 東洋経済 MMTも主流派経済学もどっちもどっちな理由 2019/04/08 5:50
[6] 내 백과사전 국가별 GDP 대비 순부채율(2011) 2011년 7월 13일
[7] 매일경제 ‘이단’ 현대화폐이론 놓고 미·일 전문가간 논쟁 가열 2019.04.18 07:00:18
[8] 매일경제 “재정적자 걱정말고 돈 찍어라”…日 의회서 현대화폐이론 ‘고개’ 2019.04.09 07:00:22
[9] Examining an MMT model in detail (noahpinionblog.blogspot.com)
[10] 뉴스톱 현대화폐이론은 왜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요구하는가 2019.04.15 08:24
[11] 코인리더스 비트코인, 현대통화이론(MMT)의 해답일까? 2019/04/09 [09:30]
[12] 코인투데이 현대통화이론인 MMT, 비트코인이 가장 적합한 통화 2019년 4월 8일 07:491028
[13] 내 백과사전 2회 디코노미에서 부테린과 루비니의 설전? 2019년 3월 15일
[14] 시사인 샌더스와 코빈의 인기비결, MMT란 무엇인가? 2015년 11월 09일 월요일
[15] 내 백과사전 기묘한 소말리아의 화폐유통 2017년 5월 25일
[16] 내 백과사전 마리아 테레지아 은화 Maria Theresa thaler 2015년 5월 7일
[17] 돈이 그렇게 많이 풀렸는데 왜 물가가 오르지 않나? (blog.naver.com/hong8706)

[서평]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은이),박아린 (옮긴이) 와이즈베리 2019-04-01 원제 : Bad Blood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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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에디슨은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를 만들 기술이 없는 채로, 이를 거의 개발했다고 공언하여 유명인사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당시 가스등 회사 주가가 크게 폭락했다고 한다.[1;p75] 온갖 재료를 시도해보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의 삽질에 삽질-_-을 거듭한 끝에 성공하긴 했지만, 지금의 관점으로서는 거의 사기에 가까운 행동이 아닌가 싶다. ㅎㅎㅎ

오래전에 읽은 어느 책[2;p263]에는 성공한 CEO와 사기꾼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정당화와 낙관주의라는 두 가지 특성은 횟수가 거듭되면 습관이 되고, 나중에는 삶에 체화된다. 이런 사람에게 기회가 오면 바로 비윤리적 행위가 나온다. 어쩌면 자수성가해 성공한 사람들의 전형적 특성과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자신감을 유지하고 결과를 중심으로 사고하며 어려움에 처해도 낙관을 잃지않는다. 또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붙잡는다. 윤리에 대한 경보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사람에게 성공과 범죄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이다. 회계부정으로 회사를 파산 상태로 몰아넣은 엔론 CEO 켄 레이도,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 유죄 판결을 받은 마사 스튜어트도 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는 얼마나 성공한 사람이었는가?

Bad Blood는 실리콘밸리 동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법한 책인데, 일전에 해커뉴스에서도 열라게 언급되었던 책[3]이라, 역서가 언제 나오나 목빠지게 기다렸다. 나는 원래 신간이 나오면 e북이 나오는지 확인을 위해 몇 달 기다리는데, 전자서적이 나올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역서가 나오자마자 즉각 사 봤다.

나는 처음에 테라노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초 대단한 회사인 줄 알았다. ㅋㅋㅋ 구글 이래로 거짓말같이 성공한 회사들의 전설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에 심취해서, 테라노스도 그런 부류의 엄청난 회사인 줄 착각했었는데, 몰락하는 과정을 보니깐 심란하구만.

카리스마로 직원과 기업에 열정을 불어 넣고, 사람을 함부로 짜르는 행위 등이 일전에 잡스의 전기[4]나 엘론의 전기[5]에서 본 행동이랑 외형적으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지나고 보면 판단하기 쉬워 보일지 몰라도, 당대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다. 너무 성공신화에 매몰되지 말아야할 듯 하다. 여러모로 의료기술의 혁신은 다른 분야에 비해 보수적인 눈으로 봐야할 듯 싶다.

근데 여러모로 봤을 때, 창업자가 완전 쓰레기구만.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펌을 세워서 여러 사람들을 협박하는 모습을 보니 초 빡친다. 가장 빡치는 부분은 여러 진실한 학자들의 학자적 양심을 너무 많이 해쳤다는 사실이다. 학자로서 올바르지 않은 학술적 발표를 하고, 생명 윤리를 어기는 것에 양심을 가책을 느끼는 학자들을 강력한 로펌으로 겁박을 하는 모습을 보니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책의 마지막 1/4 부터는 저자가 제보를 받으면서 조사를 시작하는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수정헌법 1조의 나라 답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따위가 판치는 나라와는 차원이 다르구만. ㅋㅋ 지금까지 기자들이 진실의 폭로를 위해 쉽지 않은 활약을 서술한 여러 책들[6,7,8,9]을 봤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이 책의 저자인 John Carreyrou도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고, 제보자를 보호하며, 로펌의 협박에 굴하지 않기 위해 고생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저자는 매우 다방면의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하여 끊어져 있는 스토리를 조립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대단한 품을 들인 책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독서의 팁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책에 취약한 나로서는 초 헷갈린다-_- 게다가 같은 인물을 이름으로 불렀다가 성으로도 불렀다가 그러면, 상황파악에 거의 재앙급-_-이 된다. 고맙게도 책의 맨 뒤에 인덱스가 있어서 반복적으로 찾아보면 된다.

루퍼트 머독이 테라노스 최대 투자자중 하나였는데, 루퍼트 머독이 자신의 투자금을 날릴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기자들을 믿는다면서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부분은 좀 의외였다.(p389) 루퍼트 머독을 별로 안 좋게 생각했었는데[10], 이건 다시봤다. 뭐 원체 부자다 보니 1억달러 정도는 날려도 괜찮은 듯. ㅎㅎ (투자 손실로 세금 감면을 받았다고 함)

이제 4월이라 퓰리처 상의 시즌이 되는데, 문득 생각나서 아무래도 Carreyrou씨가 탐사보도 부문 같은 거에 수상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검색해봤다. 2015년 수상자 목록에 있길래, 그럼 그렇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테라노스 건으로 수상한 건 아닌 듯 하다. 이런 젠장-_- 나름 활약이 많은 언론인인 듯. 뭐 여하간 일독을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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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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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표준 전쟁 2010년 11월 26일
[2] MIT MBA 강의노트 – 내 인생에 가장 값비싼 이원재 (지은이) 원앤원북스 2007-01-22
[3] 내 백과사전 2018 해커뉴스 논픽션 추천서 2018년 12월 23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스티브 잡스 2011년 11월 21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레임 2015년 8월 1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국가와 언론을 고발한다 2014년 5월 12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파나마 페이퍼스 – 전 세계를 뒤흔든 폭로 이야기 2017년 12월 10일
[8]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 스노든, NSA, 그리고 감시국가 글렌 그린월드 (지은이),박수민,박산호 (옮긴이),김승주 (감수) 모던타임스 2014-05-07 원제 : No Place to Hide (2014년)
[9] 내 백과사전 [서평] PD 수첩 : 진실의 목격자들 2010년 8월 24일
[10] 내 백과사전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2011년 7월 21일

[서평] 블랙홀 전쟁 – 양자 역학과 물리학의 미래를 둘러싼 위대한 과학 논쟁

블랙홀 전쟁 – 양자 역학과 물리학의 미래를 둘러싼 위대한 과학 논쟁
레너드 서스킨드 (지은이), 이종필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11-08-31 | 원제 The Black Hole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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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적 부분이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인데, 제일 중요한 이걸 아직도 이해 못했으니 모든게 말짱 황이다-_- 젠장 그래도 자기 만족으로 대충 개소리를 써 본다. 이 글은 그냥 나는 이렇게 이해했다는 기록일 뿐이다. 뭐 어차피 블로그란 자기 만족아닌가? ㅎㅎㅎ

물리학에서 초초초 작은 물체들의 현상을 잘 설명하는 이론이 양자역학이고, 초 큰 물체의 현상을 잘 설명하는게 상대성이론인데, 너무 작은 세계에서는 중력이 너무 약하고, 너무 큰 세계에서는 양자역학적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므로, 두 이론은 사실 서로 만날 일이 없다. 근데 나는 잘 모르지만, 이 두 이론이 수학적으로는 잘 안 맞아서 같이 계산하면 망한다-_-고 한다. ㅎㅎ 두 이론을 동시에 고려해야할 순간이 있다면 바로 블랙홀의 내부가 될 것이다.

태양과 같은 불타는 항성이 내재적인 압력으로 중럭에 저항하며 버틸 수 있지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유한하다. 우리 태양은 한 100억년 정도?? 여하간 항성이 수명을 다하고 신성폭발후 남은 물질은 자체의 중력 때문에 쭈그러들게 되는데, 만약 질량이 충분치 않으면 원자간의 척력때문에 수축이 멈추고 백색왜성이 된다. 반면에 남은 질량이 어느정도를 넘어서면 너무 중력이 강력해서 원자바깥쪽의 전자가 원자핵까지 밀려들정도로 압축이 가해져서 별 전체가 통째로 몽땅 중성자가 되는데, 이게 중성자별이다. 근데 태양 질량의 몇 배 이상 될 정도로 크면, 중성자들의 쳑력조차 버티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엄청나게 강력해져서 별이 흑화되는데, 이게 바로 블랙홀이다. 뭐 여기까지는 그냥 상식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추론이 맞다면 블랙홀은 물질이 중력에 의해 초초초 압축된 균질된 스프 비슷한 뭔가(?)이므로 뭔가 섞여도 역시나 균질적인 스프 비슷한 뭔가(?)일 듯 하다. 근데 호킹 선생이 블랙홀에도 흑체복사가 있다는 추정을 한 모양인데, 이게 양자역학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보 보존법칙에 위배되어 패러독스가 발생한 것 같다. 나도 잘 모르겠다-_-

돌이켜보면 일전에 본 까를로 로벨리 선생의 책[1] 마지막에 정보이론에 대해 설명하던데, 독서 당시에는 초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_- 어쩌면 이거랑 관련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서스킨드 선생이 끈이론을 이용하여 이 ‘블랙홀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쯤은 개인적인 수필스럽게 나머지 반쯤은 끈이론을 소개하는 대중서스럽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나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리 비유를 써도 비유는 비유일 뿐. 어려운 것은 여전하다. ㅎㅎ 서스킨드 선생이 파인만 선생을 만났던 에피소드[4]를 일전에 인용한 적이 있다.

뒷부분에 말다세나 선생의 업적에 대해 설명하던데, 아무래도 일전에 본[2] 말본좌-_-의 논문[3]의 내용 같다.

여하간 여태 끈이론에 비관적인 물리학자들의 견해들[1,5,6,7]만 봐온지라, 끈이론에 이렇게 희망적인 견해를 보는 것도 꽤 오랫만인 듯 하다. ㅎㅎ 서스킨드 선생은 책의 마지막에 호킹의 패배를 인정받아서 뭔가 뿌듯하다??는 느낌으로 글을 쓰셨던데, 음… 호킹의 패배가 중요한게 아니라 사실을 아는게 중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인 Windows on theory 블로그를 가끔 방문하는데, 재밌는 글이 많으니 추천한다. 근데 일전에 이 블랙홀 패러독스에 대한 글[8,9,10]이 올라왔던데, 역시나 뭔소리인지 이해 불가기는 마찬가지다.

몰랐는데 서스킨드 선생이 배관공 출신인 줄은 몰랐다. 배관공에서 끈이론 물리학자가 되기까지의 인생사가 사실 더 궁금한데, 그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어 아쉽다. 과거 텔넷 기반의 BBS인 키즈에 농담으로, 돈 벌면 하던 일 때려치우고 끈이론 공부하겠다는 사람들이 널렸던데-_- 그걸 실현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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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25
인저리타임 스티븐 호킹의 유산 ①호킹의 짧은 역사 2018.03.15 22:07
인저리타임 스티븐 호킹의 유산 ②블랙홀 정보 역설 2018.03.17 17:32
인저리타임 스티븐 호킹의 유산 ③호킹의 마지막 논문이 던진 새로운 질문 2018.03.26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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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카를로 로벨리의 존재론적 물리학 여행 2018년 6월 22일
[2] 내 백과사전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2011년 5월 10일
[3] Juan Martin Maldacena, “The Large N limit of superconformal field theories and supergravity”, Int.J.Theor.Phys. 38 (1999) 1113-1133, Adv.Theor.Math.Phys. 2 (1998) 231-252 doi:10.4310/ATMP.1998.v2.n2.a1, doi:10.1023/A:102665431296 arXiv:hep-th/9711200
[4] 내 백과사전 파인만 샌드위치 2019년 2월 7일
[5] 내 백과사전 Woit 선생의 끈이론 비판 글 : 이론물리학의 종말(?)과 인공지능 물리학자 2018년 12월 15일
[6] 내 백과사전 수학에서 길을 잃다(Lost in Math) 2018년 7월 10일
[7]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8] Why physicists care about the Firewall Paradox (windowsontheory.org)
[9] Black hole paradoxes: A conservative yet radical journey (windowsontheory.org)
[10] Black Holes, a Complexity Theory perspective (windowsontheory.org)

[서평]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 잃어버린 고리? 경계, 전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매혹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 – 잃어버린 고리? 경계, 전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매혹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은이), 김정은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18-06-29 | 원제 The Story of Life in 25 Fossils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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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보이는 게 많아서 읽는 재미가 난다. ㅎㅎ 근래 오파비니아 시리즈[1]가 계속 출간되고 있어서, 고생물학에 무지한 본인도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이 풍성해서 대단히 좋다.

이 책은 저자가 선정한 25개 화석을 중심으로 고생물학과 고생물학사의 변천을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챕터는 독립적인 내용으로 나열되어 있으므로 끊어 읽기도 좋다. 일전에 프로세로 선생의 저서[2]를 이미 읽은 바 있는데, 이거랑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

p16에 챌린저 호의 탐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관해서 김명호 화백의 책[3]에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p26에 프로세로 선생은 ALH84001에 대해 중립적 입장인 듯 한데, 대충 분위기 보니-_- 생명체가 아닌 쪽으로 인정되는 듯 하다.[4]

p47에 프로세로 선생은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폭발이 아니라 천천히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데, 프로세로 선생은 전반적으로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완만한 변화라는 설명을 선호하는 듯 하다. 본인이 알기로 칙슬룹 충돌로 K-Pg 멸종을 설명하는 것이 대세인 듯 한데, 과거에 프로세로 선생은 K-Pg 멸종도 서서히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2], 본 서에서는 K-Pg 멸종에 대해 언급이 없다. 여하간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서서히 일어난 현상이라는데에 대한 반론은 마틴 브레이저 선생의 저서[20]에 나온다.

p49에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서서히 일어났다는 주장을 하면서 Andrew Knoll 선생의 말을 인용하는데, 본인이 읽은 Knoll 선생의 책[4]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인 듯 하다. ㅎㅎ

p54에 삼엽충이 방해석의 구면수차를 이용하여 시각을 구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본 블로그에서 포티 선생의 저서[5]에서 일부를 인용[6]해 두었으니 참고 바란다.

p66에 굴드 선생의 그 유명한 저서[7]를 언급하는데, 애석하게도 포티 선생의 설명[5]에 따르면 현생 생물과의 연결관계는 대부분 파악되고 있는 듯 하다. 고생물학의 지식은 너무 업데이트가 빨라서 너무 옛날책을 읽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 좋다.

p154에 물고기에게 걷는 훈련을 시켜서 몇 세대 후에 땅위를 걸어다니는 물고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좀 내용이 신박해서-_- 검색을 해 봤다. 에밀리 스탠든의 논문[8]을 말하는 듯 한데, 영상[9]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연구가 있는 줄 몰랐네. ㅋㅋ

p253에 프로세로 선생은 티라노사우루스 앞다리의 용도가 없어서 퇴화된 쪽을 지지하는 듯 한데, 본 블로그에서도 T Rex 앞다리의 수수께끼에 대해 언급한 적[10]이 있다. T Rex를 둘러싼 여러가지 논쟁점들[11]은 galoist 화백도 한 번 다룬 적[12]이 있다.

p274에 유명한 고생물화가인 Charles R. Knight가 그린 브론토사우루스의 작품이 실려있다. 일전에 Brian Choo의 인터뷰[13]를 보니 고생물화가들도 나름 그들만의 세계가 있는 듯 하다. ㅎㅎ 이쪽으로 관심있으면 페북의 Studio 252MYA 페이지[14]를 추천한다.

p273에 나오는 브론토사우루스의 명명에 대한 논란은 유명한데, 이 책에는 살짝 옛날 정보가 실려있다. 근래 브론토사우루스의 명명이 부활했다고 하던데, 디플로 선생의 슬로우뉴스 기사[15]에서 잘 다루고 있다. 고생물학 웹툰인 Corkboard of Curiosities에서도 언급[16]하고 있다.

20번째 화석이야기가 고래인데, 이에 관해 오파비니아 시리즈 책[17]이 이미 있다. 아 빨랑 읽어봐야 하는데 아직 안 읽어봤다. ㅎㅎ

p405에 분자생물학자와 고생물학자의 논쟁이 언급되어 있는데, 고고학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두 문화가 있다. 일전에 언급한 적[18]이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내용은 고인류학 내용인데, 이에 관해서는 역시 오파비니아 시리즈 중의 하나인 Ann Gibbons의 저서[19]에 잘 설명되어 있다. 사실 이 책[19]의 후반 1/3은 근래 발견된 고인류의 흔적 중에서 누가 가장 오래됐느냐를 두고 고인류학자들이 논쟁 및 정치싸움을 묘사하는데 할애하고 있어서, 학술적인 재미는 좀 덜한 편이다. 여하간 프로세로 선생은 투마이를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하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고생물학 서적은 지질연대표를 대략적으로 암기해 놓고 읽는 것이 무척 도움된다.

책의 뒤쪽에 국내에서 화석을 볼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역자께서 조사하신 듯? 김정은 번역가의 과학책들을 꽤 많이 읽어봤는데, 품질이 높고 좋은 책들이 많다. 번역가의 품이 많이 들어간 듯하여 추천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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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파비니아 (aladin.co.kr)
[2] 내 백과사전 [서평] 공룡 이후 : 신생대 6500만 년, 포유류 진화의 역사 2013년 6월 10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 그래픽 노블로 떠나는 매혹과 신비의 생물 대탐험 2016년 12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2010년 11월 1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2010년 5월 2일
[6] 내 백과사전 삼엽충의 눈 2019년 1월 20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2010년 5월 19일
[8] Emily M. Standen, Trina Y. Du & Hans C. E. Larsson, “Developmental plasticity and the origin of tetrapods”, Nature volume 513, pages 54–58 (04 September 2014) https://doi.org/10.1038/nature13708
[9] Senegal bichirs wriggle out of water | Science News (youtube 5초)
[10]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다리의 용도 2012년 10월 25일
[11] 내 백과사전 티라노사우루스를 둘러싼 몇 가지 의문점 2013년 10월 30일
[12] https://www.facebook.com/galoist/posts/279478386070538
[13] 내 백과사전 Brian Choo의 작품 2011년 5월 22일
[14] Studio 252MYA (facebook.com)
[15] 슬로우뉴스 브론토사우루스의 귀환 2015-04-21
[16] PALEONTOLOGICAL NOMENCLATURE, PART 1 (corkboardofcuriosities.com)
[17] 걷는 고래 – 그 발굽에서 지느러미까지, 고래의 진화 800만 년의 드라마 J. G. M. 한스 테비슨 (지은이), 김미선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16-07-04 | 원제 The Walking Whales (2014년)
[18] 내 백과사전 고고학의 두 문화(two cultures) 2018년 5월 14일
[19] 최초의 인류 –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140년의 대탐사 앤 기번스 (지은이), 오숙은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 2008-10-24 | 원제 The first Human: The Race to Discover Our Earliest Ancestors
[20] 내 백과사전 [서평]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 캄브리아기 폭발의 비밀을 찾아서 2014년 4월 28일

[서평] 독감

독감
지나 콜라타 (지은이), 안정희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3-12-15 | 원제 Flu: The Story of the Great Influenza Pandemic of 1918 and the Search for Virus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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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로 추정할 경우, 사망자가 1억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짐작되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책을 사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제사 읽게 되었다. 근데 이미 절판이네… 헐… 스페인 독감에 대해서는 뉴스페퍼민트에도 글[1,2]이 있으니 참고할만 하다.

이 책은 그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추출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추적하는 책이다. 일전에 마이크 데이비스 선생의 책[3]을 볼 때, 주석에서 이 책을 ‘오류투성이’라고 쓰는 바람에[4], 정확성에서 뭔가 좀 꺼림칙한 면이 있다. 전반적으로 출처와 주석은 빈약한 편인데, 특히 주석은 뒤쪽에 몰려 있는데다가, 본문에 번호가 없어서 찾아보기가 매우 난감하다. 게다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책은 274페이지 이후로 여섯 페이지가 백지로 인쇄되지 않은 불량품이었다. 책은 이미 파쇄되어 pdf 스캔본이 되어 있었으므로,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여 다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품질의 책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내용들이 있으므로 어느정도 참고할만 하다.

스페인 독감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파편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부분은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당시의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중간(p171~247)에 Fort Dix 기지에서 1976년 발생한 돼지독감으로 인해 미국 전체에 독감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부분은 질병관리본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백신 접종사업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보건사업이 어떻게 정치쟁점화 될 수 있는지, 통계학에 무지한 일반대중이 어떻게 백신을 받아들이는지 등등, 보건 정책을 추진할 때 마주하게 될 총체적 난국-_-의 흥미로운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얼마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2019년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10가지 요소 중 하나로 anti-vaxxer를 지목[5]하던데, 페이스북에 백신 관련 기사만 나오면, 그 댓글에 백신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미국인들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니 미국내에서 백신이 정치쟁점화가 되고 antivaxxer가 양산이 되는 이유를 알듯하다.

p289부터 1997년 홍콩에서 H5N1이 인간을 감염시킨 미스테리한 현상[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른 책[3,6]들을 참고하면서 크로스 체킹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농담으로 중국인은 ‘다리 4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위험한 신종 바이러스의 종간전파가 중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종은 먹으면 안 될듯-_-

책의 후반부에서 등장하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이 있다. 1950년대에 Johan Hultin이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에 묻힌 스페인 독감 희생자를 다시 파내어, 당시 유행한 독감 바이러스를 규명하려다 실패한 것을 두고두고 마음에 두고 있다가, 기술이 훨씬 발전한 90년대에 Jeffery Taubenberger가 다시 그 사업을 시도하다가 Hultin을 알게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Taubenberger의 이 발견은 뉴스페퍼민트 기사[1]에도 짧게 언급되고 있지만, 모든 사건이 그렇듯이 꽤나 복잡한 사연을 가진 듯 하다. Kirsty Duncan도 같은 시기에 동토층을 파내는 동일한 연구를 경쟁적으로 추진했으나 실패한 이야기도 나온다. 책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위키피디아를 보니 Duncan 이 사람은 나중에 정치인이 된 듯.

데이비스 선생의 혹평[4]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본인은 전혀 몰랐던 과학사에 대한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스페인 독감에 대해 국내에 다른 역서[7]가 있던데, 이것도 읽어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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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15
죽는게 불법인 마을 (udaqueness.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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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27
라포르시안 [3.1절 100주년] 1918년 한국서 14만명 사망자 낸 스페인 독감…”3.1운동에 영향” 2019.02.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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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페퍼민트 100년 전 1억 명 목숨 앗아간 스페인 독감 (1/2) 2018년 9월 15일
[2] 뉴스페퍼민트 100년 전 1억 명 목숨 앗아간 스페인 독감 (2/2) 2018년 9월 15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조류독감 – 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2018년 10월 20일
[4] 내 백과사전 1997년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의 아종 발견 2018년 10월 14일
[5] Ten threats to global health in 2019 (who.int)
[6] 내 백과사전 [서평]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2018년 11월 26일
[7]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l 지구사 연구소 총서 2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은이), 김서형 (옮긴이) | 서해문집 | 2010-03-05 | 원제 America’s Forgotten Pandemic : The Influenza of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