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버블의 탄생 – 유명한 최초의 버블들

버블의 탄생10점
피터 가버 지음, 이용우 옮김/아르케

일전에 읽은 맬킬 선생의 유명한 [1]에서 이 책을 언급하길래 혹시나 역서가 있나 검색을 해 보니 딱 있었다. ㅎㅎㅎ 한국 번역가들 만세다. ㅋㅋㅋ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Famous First Bubbles: The Fundamentals of Early Manias다.

근래 비트코인의 가격 때문에 ‘버블‘ 이야기가 날마다 나오는데, 과거 유명한 버블 사건들인 튤립 마니아, 남해 회사 버블 등을 되돌아보고 비교하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오늘 이코노미스트지 웹사이트[2]를 딱 보니 때마침 비슷한 차트도 만들어 놨다.

이 책은 그러한 세간의 관점에 반대하여, 튤립 마니아, 미시시피 회사 버블, 남해 회사 버블이 사실은 버블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책의 텍스트의 분량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 완독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본인이 이해한 저자의 핵심적 주장은 이러하다.

  1. 튤립 마니아가 버블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며 1950년대 이전의 학술저술에서는 거의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튤립 구근의 시계열 가격정보는 현재로서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비교적 빈약한 정보를 토대로 처음 버블이라고 인지한 사람의 연구가 재인용과 재생산되면서, 세간에 버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2. 당대는 튤립의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였으므로 튤립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가장 희귀한 종류의 튤립 구근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고 폭락한 것은 사실이나, 비싼 튤립 구근의 가격 하락은 지속적 재배를 통해 더 이상 희귀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자리는 다른 희귀한 구근이 차지하게 된다. 실제로 100년 후대인 18세기에 희귀한 구근들의 가격과 튤립 마니아 당대 비싼 구근의 가격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책에도 없는 내 맘대로 비유를 하자면-_-, 10년 전에 ‘성능좋은 컴퓨터’는 지금 성능상으로 봤을 때는 가격이 폭락해서 똥값-_-이지만, 이 폭락이 ‘성능좋은 컴퓨터’의 버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당대의 ‘성능좋은 컴퓨터’의 가격 자체는 변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4. A가 정보를 조작하여 100원짜리 가치를 가진 주식을 1000원에 B에게 파는 경우, B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하고 있으나 어쨌든 그는 펀더멘탈의 관점에서 주식이 1000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합리적 판단을 한 것이다. 따라서 B의 관점에서는 합리적 행동이며 이것을 버블이라 말할 수 없다. 버블은 100원짜리 주식이 100원인줄 알면서도, 자신은 가장 마지막에 매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1000원보다 비싸게 살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사는 것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미시시피 회사와 남해 회사는 버블이 아니었다.

튤립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해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책으로 일전에 Mike Dash의 책[3]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이 당대 역사적 정황을 파악하는데 꽤 도움이 된다. 위 2번에 당대 튤립의 수요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도 잘 나온다.

이 책은 튤립 버블을 인용한 다양한 글들의 사례로 맬킬 선생의 책[1]도 인용하는데(p132), 맬킬 선생이 이 부분을 본 건지는 몰라도, 가장 희귀한 구근의 가격이 그래도 너무나 높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책[1;p51]에서 주장하고 있다.

저자인 Peter M. Garber 선생을 포함하여 튤립 버블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소개하는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4]를 과거에 읽은 기억이 나는데, 일반인들은 bubonic plague가 만연해서 명이 길지 않은 탓에 투기에 참여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뭐 다양한 주장을 봐 두는 것도 좋겠지 ㅋ

마지막으로 남해 회사가 버블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은 ‘버블’의 정의를 이용한 말장난 같아 보이는데, 좀 어거지 같은 주장이다-_- 암만 펀더멘탈을 속아서 잘못파악했다고 해도, 단기간에 초 급등하면 사는 놈들이 펀더멘탈을 인식하고 샀을 리가 없다. 한국인들이 국제가격 이상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모습[5]만 봐도, 인간들이 얼마나 멍청하게 투기적 거래를 하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을 너무 이성적으로 보는 거 아닌가? ㅋ

p85에 킨들버거 선생의 유명한 책 ‘Manias, Panics, and Crashes: A History of Financial Crises’를 언급하는데, 이거 하도 많이 언급되는 책이라 빨랑 읽어봐야겠다… ㅋ

 


[1] 내 백과사전 [서평]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2017년 9월 30일
[2] 이코노미스트 Crypto-currencies are in a tailspin Jan 22nd 2018
[3] 내 백과사전 [서평] 튤립, 그 아름다움과 투기의 역사 2010년 11월 30일
[4] 이코노미스트 Was tulipmania irrational? Oct 4th 2013
[5] 내 백과사전 비트코인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엄청난 차이 2017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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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에이다, 당신이군요. 최초의 프로그래머 – 컴퓨터 탄생을 둘러싼 기이하고 놀라운 이야기

에이다, 당신이군요. 최초의 프로그래머10점
시드니 파두아 지음, 홍승효 옮김/곰출판

과거에 구글 두들[1]에서 에이다 러브레이스를 기념하는 걸 보고 처음 알게 된 사람인데-_- 최초의 프로그래머라고 한다. 왜 최초의 프로그래머인지 나무위키[2]에도 대략적인 설명이 있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일전에 읽은 Henrik Rehr의 책[3]이나 Antonio Altarriba의 책[4]처럼 논픽션 만화책인줄 알았다. 즉,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일생을 다루거나 컴퓨터의 탄생을 다루는 책인 줄 알았는데, 기만적인 제목-_-과는 달리 그런 내용이 절대 아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깨알같은 문화와 배경 잡지식을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저자의 상상을 토대로 한 이야기들을 만화적 구성으로 엮은 것이다. 다만 저자가 조사하여 찾아낸 매우 다양한 당대의 자료를 만나볼 수 있고, 빅토리아 시대의 배경을 여러모로 감안한 저자의 개그가 난무하고 있으니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마존 customer reviews를 보니 Catnip for nerdy geeks and/or geeky nerds 라고 평한 사람[5]이 있던데 딱 정답이다. ㅋㅋㅋ 지금 검색해보니 이 책의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는 걸 보면 나름 유명한 만화책인 듯? 저자인 Sydney Padua의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다.

근데 이 책은 절반정도만(?) 만화책이라 말할 수 있는데, 만화책이라 하기에는 주석이 엄청나게 많다-_- 분량의 절반이 주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석이 많아서 이걸 만화책이라 부르기 뭣하다-_- 나는 재미있게 봤지만, 좀 geeky하지 않으면 흥미를 느끼기는 어려울 듯하다.

p149에 필립스 곡선으로 유명한 그 필립스 선생이 만든 물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데, 이에 대한 배경은 일전에 팀 하포드 선생의 책[6] 앞부분에 잠시 나온다.

뭐 여하간 스팀펑크 sf를 좋아하거나, 일전에 본 김명호 화백의 만화책[7,8]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ㅎㅎ

책에 등장하는 배비지가 설계한 차분기관을 당대 기술을 감안하여 재연하는 영상[9]을 봤는데, 열라 무식해보여도-_- 이론적으로는 실작동을 하는 모양이다. 빅토리아 시대 당대에는 로그 계산도 상당히 노동력을 동원하는 큰 일이었던 만큼, 이 연구를 빌미로 정부예산을 무척 말아먹은 모양이지만-_- 어쨌든 배비지가 완전 엉터리는 아니었던 모양. ㅋ 재생시간 2분 39초.

 


[1] https://plus.google.com/+googlekorea/posts/YGkyxvwusri
[2]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부인 in 나무위키
[3] 내 백과사전 [서평] 가브릴로 프린치프- 세기를 뒤흔든 청년 2014년 7월 18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2013년 7월 14일
[5] https://www.amazon.com/gp/customer-reviews/R1K2D6K1EORZP3/ref=cm_cr_dp_d_rvw_ttl?ie=UTF8&ASIN=0307908275
[6] 내 백과사전 [서평]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고장 난 세상에 필요한 15가지 질문 2015년 1월 4일
[7] 내 백과사전 [서평]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 그래픽 노블로 떠나는 매혹과 신비의 생물 대탐험 2016년 12월 24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김명호의 과학 뉴스 – 과학의 최전선을 누비는 최첨단 그래픽 노블 2017년 6월 29일
[9] https://www.youtube.com/watch?v=r7OFT2RkCW4

화제의 책 Fire and Fury

트럼프 선거 운동 기간부터 백악관 9개월까지의 행적을 묘사하는 Fire and Fury 라는 책이 요새 그렇게 엄청나게 화제라길래,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다. 요새 세상이 워낙 좋아져서 영어가 잘 되는 사람은 킨들을 이용하면 바로바로 원서를 볼 수 있으니, 배송따위 기다리지 않아도 상관 없는 엄청난 좋은 세상이지만, 나는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그렇게는 못하겠고-_- 책의 내용을 간접적으로나마 약간 확인할 수 있는 몇 개의 글[1,2]을 검색해봤다.

트럼프씨가 너무 열받아서 출판 정지 신청을 한 모양인데, 기각된 듯 하다.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고, 타이밍을 눈치챈 출판사가 출간일을 앞당긴 모양[3]. 저자인 Wolff씨는 트럼프에게 고맙다고 트윗[4]을 날렸다. ㅋㅋ 장사는 역시 이래야 하는 건가 ㅋㅋㅋ

이 정도로 화제가 됐으니 번역서는 틀림없이 나올 듯 한데, 뭐 본인은 워싱턴 정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성격/성향인지 잘 모르니 읽어봐야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내용은 심히 궁금하구만 ㅋㅋㅋ

 


2018.1.12
지금 보니 1주일만에 11쇄-_-가 나왔다[5]고 한다. 쥑이네-_-

 


[1] 트럼프에 관한 폭탄 같은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by hansikhouse
[2] 민중의 소리 FIRE AND FURY :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았다 2018-01-08 12:11:52
[3] CNN money Wolff’s Trump book going on sale four days early amid furor January 4, 2018: 4:32 PM ET
[4] https://twitter.com/MichaelWolffNYC/status/949023092357128194
[5] CNN money ‘Fire and Fury’ publisher says 1.4 million copies have been ordered January 11, 2018: 9:23 PM ET

[서평] 라이트 형제

라이트 형제10점
데이비드 매컬로 지음, 박중서 옮김/승산

이 책은 라이트 집안의 7남매 중 두 형제 Orville과 Wilbur가 비행가능성에 대해, 세간의 회의론을 뒤집고 자금 지원이 빠방한 연구소를 앞질러, 외부 지원없이 자신들의 생업으로 버는 돈을 기반으로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여, 마침내 비행 성공을 해내는 스토리가 주된 내용이다. 이야~ 딱 들어봐도 영화로 만들법한 드라마틱한 이야기 같다. ㅋㅋㅋ

본인은 라이트 형제에 대해서는 초딩때 위인전으로 읽어본 지식이 전부였는데-_- 이거 다시 읽어보니 엄청 훌륭한 사람들이구만. 초딩 때는 먹고사니즘-_-의 무게가 생에서 얼마나 큰지 실감을 못했기 때문에 감흥이 없었다. 생업을 유지하면서 독립적으로 뭔가 실험하고 연구하여, 실패를 거듭한 이후에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늙어서야 감동할 수 있는 것 같다. ㅋㅋㅋ 당대 사람들의 비행술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팽배했던 분위기에 대해서는 일전에 조금 인용한 적[1]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David McCullough는 나름 유명한 사람 같은데, 퓰리처 상을 두 번이나 받았네. 헐. 이 책의 위키피디아 항목이 별도로 있는 걸 보면 나름 인지도가 있는 책인 듯하다.

책의 전반부는 형제가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부분이고, 후반부는 미국과 유럽에서 비행시범을 보여줄 당시에 사람들이 운집한 광경을 묘사하는 것의 반복이라 좀 재미없었지만-_- 여하간 이코노미스트지의 표현[2]대로 흥미롭고 속도감있게(enjoyable, fast-paced) 읽을 수 있다. 나도 책을 잡은지 사흘만에 후닥닥닥 읽어버렸다. ㅋ

다만 저자의 한계인지, 대중성만을 고려한 탓인지 기술적 설명이 전혀 없고, 정보의 출처도 많이 불명확하다. 예를 들어 [1]에서 봤던 “인간이 날아다닐 수 없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는 워싱턴 포스트지의 기사를 인용하는 대목에서 워싱턴 포스트지의 언제 기사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 상당히 아쉽다. 또한, 라이트 형제가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앞서 있었는지 짐작할만한 단서가 책에는 전혀 없다. 라이트 형제가 정식 대학 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물리학에는 나름 조예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p204)

일전에 비행기의 양력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글[3]을 쓴 적이 있는데, 어느 동영상[4]을 보니 거꾸로 뒤집혀 날 수 있는 비행기는 날개가 좀 특수한 듯… 헐… 갑자기 항공역학에 관심이 좀 생긴다. ㅋ

p244에 디아볼로라는 장난감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데, 뭔가 싶어서 검색을 좀 해 봤다. 요요의 전신 같은 장난감인 듯… 유튜브에 가지고 노는 모습[5]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 내 백과사전 라이트 형제 당시의 미국 분위기 2018년 1월 6일
[2] 이코노미스트 Heavens above Apr 25th 2015
[3] 내 백과사전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이유 2013년 4월 23일
[4] https://www.youtube.com/watch?v=Awd_mimlANA
[5] https://www.youtube.com/watch?v=5olWPosVLWQ

[서평] 해방의 비극, 마오의 대기근, 문화 대혁명

해방의 비극10점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열린책들
마오의 대기근10점
프랑크 디쾨터 지음, 최파일 옮김/열린책들
문화 대혁명10점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열린책들

얼마전에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중국 근대사 논문을 삭제하는 ‘영혼을 팔아먹은'[1] 행위 때문에 욕을 먹은 사건이 있었다. 여론의 반발이 심해서인지 며칠 후에 다시 복구 결정되었지만[2], 중국정부가 해외 학술논문에 넣는 압력은 여전한 듯 하다.[3] 이 삭제된 논문들 중에 디쾨터 선생의 저작도 있었던 것 같은데, 디쾨터 선생이 나름 중국 근현대사에 있어 꽤 영향력 있는 전문가로 대접받는 것 같다.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선정한 2010년 올해의 책[4]에 디쾨터 선생의 책이 나왔을 때 점찍어 두고 있었긴 했는데, 이게 역서가 나올 줄은 몰랐다. 드디어 번역서가 출간됐다길래 인제사 완독을 하게 됐다. ㅎㅎㅎ

세 권의 시기가 이어져 있고 전반적인 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 권 중 일부만 읽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읽는다면 세 권을 모두 읽는 것을 추천한다. 세 권 중 Mao’s Great FamineThe Tragedy of Liberation은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인민 3부작[5]이라 부르는 듯.

현대 문명에서 대량 인명학살의 정점으로 히틀러나 스탈린을 흔히 꼽고 있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그 자리는 마오쩌둥이 차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굶어 죽거나, 자살하거나, 살해 당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_- 진실로 잘못된 정치체제를 선택한 중국사람들의 불운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사소한 개별적 사건을 방대하게 수집하여 나열함과 동시에, 그런 개별적 사건을 바탕으로 사회 문화의 전반적 흐름을 파악하도록 해주는 수법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역사적 서술에서 보이는 정치/외교적 관계나 중앙정부의 사건만에 집중하지 않고, 중국 인민들의 삶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전에 본 짤방 중에, 마오쩌둥이 ‘저 새는 해로운 새다’ 하면서 참새를 가리키는 짤방이 있었는데, 이 덕에 참새가 박멸되어 해충이 창궐하게 되어 기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6]가 있다. 좀 희화화 된 면이 있지만, 마오의 단순한 한 마디에 왜 그렇게 많은 인민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진실로 마오의 시대는 중국 전체가 집단광기의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다만 본인의 중국 근현대사의 배경지식이 너무 적어서 3권의 문화 대혁명에서 묘사한 정치적 사건들의 인과관계는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다른 책들을 좀 읽어보면서 메워야 할 듯 하다.

 


[1] 가디언 Cambridge University Press accused of ‘selling its soul’ over Chinese censorship Sat 19 Aug ‘17 04.52 BST
[2] 워싱턴 포스트 In reversal, Cambridge University Press restores articles after China censorship row August 21, 2017
[3] 연합뉴스 中, 美아시아학회지에도 논문삭제 압력…국제학술계 반발 확산 2017/08/23
[4] 내 백과사전 2010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0년 12월 16일
[5]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1896663
[6] 제사해 운동 in 나무위키

2017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올해도 올 것이 왔다. ㅋㅋㅋㅋㅋㅋ 2010년[1], 2011년[2], 2012년[3], 2013년[4], 2014년[5], 2015년[6], 2016년[7]에 썼던 포스트를 참고하시라.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8] 중에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것 만을 나열해 본다.

The Undoing Project: A Friendship that Changed Our Minds. By Michael Lewis. W.W. Norton; 362 pages; $28.95. Allen Lane; £25
Red Famine: Stalin’s War on Ukraine. By Anne Applebaum. Doubleday; 496 pages; $35. Allen Lane; £25
Six Minutes in May: How Churchill Unexpectedly Became Prime Minister. By Nicholas Shakespeare. Harvill Secker; 528 pages; £20
The Great Leveller: Violence and the History of Inequality from the Stone Age to the Twenty-First Century. By Walter Scheidel. Princeton University Press; 528 pages; $35 and £27.95
Black Edge: Inside Information, Dirty Money and the Quest to Bring Down the Most Wanted Man on Wall Street. By Sheelah Kolhatkar. Random House; 344 pages; $28
The Novel of the Century: The Extraordinary Adventure of “Les Miserables”. By David Bellos. Farrah, Straus and Giroux; 336 pages; $27. Particular Books; £20
Dawn of the New Everything. By Jaron Lanier. Henry Holt; 351pages; $30. Bodley Head; £20

마이클 루이스씨 책 또 썼네-_- 루이스씨의 책은 꼬박꼬박 번역서가 나오니까 이것도 머지않아 나올 듯.

검색해보니 The Great Leveller는 이미 ‘불평등의 역사'[9]라는 제목으로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다. 요새 불평등이 워낙 화제인지, 불평등 관련서는 엄청 금방 나오네-_-

코언에 관심이 있는 본인으로서는 SAC Capital의 역사에 관해 쓴 ‘Black Edge’라는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번역서가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코언의 내부자 거래 사건에 관해 일전에 포스팅한 적[10]이 있다.

작년[7]에 선정된 ‘The Glass Universe’는 페이스북을 보니 번역가 양병찬 선생께서 번역을 진행중인 것 같다. 아무래도 머지 않아 역서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1] 내 백과사전 2010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0년 12월 16일
[2] 내 백과사전 2011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1년 12월 20일
[3] 내 백과사전 2012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2년 12월 8일
[4] 내 백과사전 2013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3년 12월 27일
[5] 내 백과사전 2014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4년 12월 7일
[6] 내 백과사전 2015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5년 12월 8일
[7] 내 백과사전 2016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6년 12월 9일
[8] 이코노미스트 Books of the Year 2017 Dec 9th 2017
[9] 발터 샤이델 저/조미현 역, “불평등의 역사“, 에코리브르, 2017
[10] 내 백과사전 스티브 코언의 내부자 거래 2013년 3월 1일

[서평] 파나마 페이퍼스 – 전 세계를 뒤흔든 폭로 이야기

파나마 페이퍼스10점
바스티안 오버마이어 & 프레드릭 오버마이어 지음, 박여명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파나마 페이퍼스[1]가 처음 공개될 때부터 나름 관심을 가졌었는데, 책으로 나온 줄은 여태 몰랐네. ㅎㅎ 이 책은 저자인 Bastian Obermayer, Frederik Obermaier 형제가 파나마 페이퍼스의 제보를 처음 받는 순간부터 ICIJ를 통해 국제 협력 조직을 만들고, 이후 언론에 공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국내에서는 뉴스타파가 ICIJ의 조사에 참여했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떤 경위로 제보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뉴욕타임즈에서 트럼프 탈세 익명보도[2]를 연상케 한다. 이후로 파나마에 소재한 로펌 모색 폰세카가 설립된 역사가 나오는데, 모색 폰세카가 어떤 배경으로 탄생한 회사인지 알 수 있다. 파나마 정부와 정경유착되어 있어, 출생부터 어째 수상쩍은 회사였던 것 같다.

내용은 대부분 저자들이 발견한 세계 여러 유명인사들의 탈세 증거를 소개하고 있는데, 책에서 국내 유명인은 전혀 등장하지 않으므로 국제관계나 세계 사정에 관심이 없으면 좀 지루할 수도 있다. 저자는 모색 폰세카의 서류를 통해 아사드 정권의 부패 현황도 추적하고 있는데, 그들의 부패가 결국 내전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유출 사건을 단순히 돈 문제로만 취급하지는 못할 듯 하다.

또한, 저자들이 국제 그룹을 조직하고 사실확인을 하는 부분에서 탐사 저널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부분도 나름 관심있는 사람이면 주목할만 할 듯 하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사인 쥐트도이체 자이퉁의 대인배적 지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름 대단한 신문사인 것 같다. 요새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3]를 또 제보 받아서 특종을 연일 만드는 듯 하다. 또, 충분히 예상가능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열악한 탐사 저널리즘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나온다.

역외 금융의 탈세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는 니컬러스 색슨의 ‘보물섬‘[4]과 장 지글러 선생의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5]에 잘 나와 있다. 색슨의 책[4]은 역외금융과 탈세의 역사와 현황을 잘 다루는 책이니 관심있으면 읽어볼만 할 듯 하다. 책의 중간에 니컬러스 색슨의 발언도 종종 언급된다. 일전에 루크 하딩의 저서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6]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사람도 ICIJ에 참여한 듯 하다.

국제정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꽤 복잡한 사실관계를 나열하는 내용 때문에 좀 지루할 수도 있다. 본인도 관심있는 사건은 추가로 검색을 하면서 조사해봤지만, 잘 모르는 사건들은 좀 뛰어 넘으며 읽었다-_- 뭐 여하간 범세계적인 도둑놈들 천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역외금융에서 거론되는 한국인은 별로 없는 듯 한데, 본인의 짐작으로는 한국식(?) 부패경제 덕분에 굳이 해외에 재산을 안 숨겨도 국내에 얼마든지 숨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_-하는 짐작이 든다. 이번 달 이코노미 인사이트에서 금융실명제의 허점 때문에 이건희 비자금에 세금을 매기지 못하는 골때리는 기사[7]를 보니, 나의 짐작이 아무래도 맞는 듯-_-

 


[1] 내 백과사전 Panama Papers 2016년 4월 6일
[2] 내 백과사전 트럼프 탈세의 익명 제보 2016년 10월 4일
[3] 내 백과사전 Paradise Papers 2017년 11월 8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보물섬 :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 2012년 9월 3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조세피난처의 원조, 스위스 은행의 비밀 2014년 2월 24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스노든의 위험한 폭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국가와 언론을 고발한다 2014년 5월 12일
[7] 이코노미 인사이트 정부도 법도 국민도 속인 9년 전 약속 2017년 12월 01일 (금)

[서평] 젭토스페이스 – 힉스 입자를 발견한 LHC 물리학의 세계

젭토스페이스10점
잔 프란체스코 주디체 지음, 김명남 옮김/휴머니스트

일전에 Gian Francesco Giudice 선생의 기고글 이야기[1]를 했는데, 혹시 Giudice 선생의 책의 번역본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있길래 슥샥 사서 읽어봤다. ㅋㅋ

몰랐는데, 접두사 Zepto-는 10−21을 의미한다고 한다. 참고로 화엄경 숫자세기[2]-_- 같은 접두사를 나열하면 마이크로의 1/1000이 나노이고, 나노의 1/1000이 피코이고, 피코의 1/1000이 펨토, 펨토의 1/1000이 아토, 아토의 1/1000이 젭토가 된다.

저자가 CERN에서 연구하는 학자다 보니까 대부분의 내용은 LHC와 관련된 이야기로 돼 있다. 책의 앞부분 1/4 정도는 물리학사의 개괄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아는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그 뒤로 들어가면 LHC가 처음에 어떻게 계획되었고, 어떤 과정으로 건설되었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쭉 설명하고 있다. 대단히 정확도가 높고 균질하게 완성도가 높은 장비들을 동원하는 작업이므로, 여러모로 기술적/산업적 측면에서 대단히 극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LHC가 여러 회사들의 산업기술의 발달에도 한 몫을 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나온다.

책의 뒤쪽에는 일전에 이야기[1]한 Naturalness의 문제(p297)와 암흑물질, WIMP 문제(p376) 등의 우주론과 맞닿아 있는 현대 물리학의 주요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쓸 당시와 기고글[3]을 쓸 당시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 모양이다. ㅎㅎ 여하간 저자의 arxiv에 있는 글[3]을 참고하는 것도 책을 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 하다.

p197에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Lady Windermere’s Fan, Act III 달링턴 경의 대사를 인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본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한 적[4]이 있다. 본인도 좋아하는 대사다. ㅎㅎㅎ

저자가 이탈리아 인이라 원서가 이탈리아어가 아닐까 싶었는데, 영어로 돼 있는 듯[5] 하다. ㅎㅎ

 


[1] 내 백과사전 Gian Francesco Giudice의 기고글 : 이론 물리학의 위기? 2017년 11월 3일
[2] http://zariski.egloos.com/2254343
[3] Gian Francesco Giudice, “The Dawn of the Post-Naturalness Era”, arXiv:1710.07663 [physics.hist-ph]
[4] 내 백과사전 노르웨이 음악가가 도시 하수구에서 찾은 초소형 운석 2016년 12월 14일
[5] https://www.amazon.com/Zeptospace-Odyssey-Journey-into-Physics/dp/0199581916

[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10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세종서적

일전에 이코노미스트지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에세이 이야기[1]를 했는데, 이 에세이가 해커뉴스[2]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댓글 중에 누가 프란스 드 발 선생의 이 저서를 추천하는 이가 있길래, 혹시나 번역된 게 있나 싶어 검색해보니 바로 나왔다. ㅎㅎㅎ

영장류학자인 Frans de Waal 선생의 이름은 일전에 원숭이 불평등 실험 이야기[3]를 할 때 처음 들었는데, 국내에 그의 번역서가 꽤 많다. 그가 소개하는 연구 내용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흥미를 자아내서 그런 것 같다.

행동주의는 동물의 사고나 인지의 개념을 철저히 부정하고, 동물을 보상/처벌에 따른 입출력 머신으로 취급하는 학술적 경향인데, 심지어 인간의 행동과 학습조차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시도된 적이 있다. 이를 언어학적 논리로 격파한 사람이 촘스키인데, 이에 관해서는 과거의 포스팅[4]을 참고하기 바란다.

동물연구에서 행동주의가 대단히 지배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에 과거 de Waal 선생이 꽤나 고생하신 것 같은데, 책 안에서도 그가 학술적 경력 단절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를 출판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의 인지, 나아가 심리까지를 인정한 여러 초기 학자들은 상당히 강력한 비난과 반발을 받아 왔던 것 같다.

정신적 능력에 있어, 인간 이외의 동물과 인간사이에는 넘사벽-_-의 불연속적 간극이 있다고 가정하는 개념을 현재에도 대단히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도 일전에 페이스북의 언어학 그룹에서 동물은 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활동이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러한 불연속성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과거 동물의 지능을 낮다고 평가했던 실험들의 문제점과 새롭게 행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번역서의 부제이자 원제인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가 정확히 책의 주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 /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한다 / 인간만이 시간과 미래를 인지하여 대비하는 행동을 한다 / 인간만이 메타인지(예를 들어,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를 할 수 있다’ 등등등의 주장에 대해 차례로 반박을 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전에 마술트릭을 개에게 보여주는 영상을 포스팅[5] 했는데, 이런 영상만 봐도 동물에게 인지적 판단이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지금이야 동물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매우 쉽게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학자들조차 그러한 영상을 보는 일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더구나 그런 독특한 장면들은 일화적 증거로서 과학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학계에서 행동주의와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이 만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과도한 의인화나 감정이입은 학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분석에 주의를 해야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일전에 읽은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6]에서도 개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조심하는 내용이 있다. 거울 자각 테스트[7]도 그런 과정에서 봐야 할 것 같다.

본 블로그에 책의 몇몇 부분을 인용[8,9,10]해 두었으므로 독서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은 ebook으로 읽었으므로 인용할 때 종이페이지의 위치는 알 수 없다.

 


[1] 내 백과사전 동물이 생각하는 법 2015년 12월 23일
[2]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105180
[3] 내 백과사전 원숭이도 불평등을 거부한다 2012년 8월 24일
[4] 내 백과사전 촘스키가 일으킨 혁명 2013년 4월 20일
[5] 내 백과사전 개에게 마술 보여주기 2017년 4월 9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 – 개와 핸들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2017년 11월 5일
[7]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
[8] 내 백과사전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동물 실험과 행동주의의 문제점 2017년 10월 12일
[9] 내 백과사전 인간 중심적 인지 연구의 문제점 2017년 10월 21일
[10] 내 백과사전 돌고래의 이름 2017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