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알파벳 책 : P is for pterodactyl

일전에 A is for Array와 같은 책 이야기[1]도 했지만, 애들에게 알파벳을 알려주기 위한 Alphabet book의 종류가 무척 많은 듯 한데, 자칭 최악의 알파벳 책이라고 광고하는 책이 있는 듯 하다. 이름하여 ‘P is for pterodactyl'[2]이라고 한다. ㅎㅎㅎ

근데 이 책이 입소문을 타고 나름 엄청 팔린 듯 하다.[3] 진짜 실제로 애 한테 보여줄 사람이 있긴 있는감?? 그냥 단어 오타쿠가 좋아할 듯하다. ㅋㅋㅋ

가디언 기사[3] 중간에, B 묵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영어에서 오직 하나 뿐이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게 뭔 단어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bdellium[4]이라고 한다.[5] 진짜 단어 오타쿠나 알만한 단어구만-_-

한편 pterodactyl이랑 pterosaur가 뭐가 다른가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 홈페이지[6]에 따르면, 아무래도 pterodactyl는 pterosaur의 한 종류인 듯 하다. pterodactyl이라 하니, 트위터에서 예전에 본 개그[7]가 생각나는구만. ㅋ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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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프로그래머의 자녀를 위한 그림책 : A is for Array 2013년 6월 1일
[2] P Is for Pterodactyl: The Worst Alphabet Book Ever (amazon.com)
[3] 가디언 P is for pterodactyl, T is for tsunami: the ‘worst alphabet book’ becomes a bestseller Mon 3 Dec 2018 07.00 GMT
[4] bdellium (dic.daum.net)
[5] Which word has a silent B at the start? [duplicate] (english.stackexchange.com)
[6] PTERODACTYL OR PTEROSAUR? (carnegiemnh.org)
[7] https://twitter.com/thenatewolf/status/685632235857408001

[서평] 황금 족쇄 – 금본위제와 대공황, 1919~1939년

황금 족쇄 – 금본위제와 대공황, 1919~1939년
배리 아이켄그린 (지은이), 박복영 (옮긴이) | 미지북스 | 2016-12-10 | 원제 Golden Fetters: The Gold Standard and the Great Depression, 1919-1939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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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_- 소설가 김유정의 ‘금따는 콩밭‘이라는 소설이 있다. 금에 환장해서 멀쩡한 콩밭을 갈아엎다가 망한다는 이야기인데 ㅋㅋㅋ, 시대적 배경이 대략 1930년대 초반이다. 전세계 각국이 금본위제에서 탈퇴함에 따라, 자산보호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금의 수요가 급증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 영향이 조선의 콩밭에까지 미친 것이라 짐작된다. 당시 조선에서 금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기괴한 사건들이 많았는데, 그 천태만상의 이야기는 전봉관 선생의 책[1]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것도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ㅎ

베리 아이켄그린 선생의 저서는 여러 권[2,3,4] 읽어봤기 때문에 주저없이 샀다. 일전에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전후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 탑 5에 들어가는 걸 봤는데[5], 본인은 문외한이라 모르긴 해도 유명한 사람인 듯 하다.

대공황 이전에도 공황은 여러 번 있었지만, 왜 그때 그렇게 타격이 크고 회복도 더뎠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일전에 킨들버거 선생의 패권안정론을 주장하는 책[6]을 읽은 바 있는데, 그 내용인 즉슨,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단일 패권국이 최종 대부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대공황이 일어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그와는 좀 다른 주장을 담고 있는데,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대공황의 원인으로 금본위제를 사수하려는 집착 때문에 대공황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황금족쇄’란 바로 이 집착을 상징한다. 이 책의 내용을 매우 거칠게 요약을 하자면, 한겨례의 어느 기사[7]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기사가 독서에 참고가 될 듯 하다.

그러면 왜 1차 대전 이전의 금본위제에서 대공황이 일어나지 않았는가를 설명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의 ‘가격-정화 플로우‘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대외 불균형이 제거됨을 설명하는 거시경제모델이지만, 18세기의 단순한 경제 시스템에서는 훌륭하게 작동되었을지 몰라도, 환경이 크게 바뀐 20세기가 되어서까지 이런 방식으로 불황을 설명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p77) 나무위키의 ‘세계 대공황’ 항목[8]에도 이런 빈약한 모델을 토대로, 금본위제가 국지적 불황의 원인은 될 수 있어도 세계적인 대공황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나와 있으나, 아이켄그린 선생은 그런 종류의 반론에 대해 재반박하고 있다.

더구나 19세기는 장기 평화의 기간으로서, 각 국가간 중앙은행간의 국제협력이 잘 이루어지던 시기였고, 따라서 한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 신용보다 더 많은 신용을 동원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1차대전 이전까지는 금본위제임에도 불구하고 대공황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나온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전쟁 배상금을 갚은 선례 때문에, 1차 대전 당시 각 국가들은 전쟁 배상금의 기대를 가지고 전쟁비용 조달을 세금의 인상없이 국채만으로 진행했다고 한다.[9] 이 결과 전후 독일에게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물리게 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2차 대전의 원인이 된다. 현대 경제 정책의 관점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엄청난 재앙이지만, 당시에는 청산주의적 관점에서 디플레이션을 하더라도 화폐가치와 금본위제를 사수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본 듯 하다. 미국의 청산주의적 관점으로 재정정책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일전에 본 가이트너씨의 책[10]이 생각나는데, 역사는 반복되는 건가 싶다. ㅋㅋㅋ

게다가 독일은 초인플레이션의 경험으로, 영/프/미도 독일만큼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로 인해, 긴축 재정을 선호한 점을 들고 있다. 게다가 준비금을 유지해야 하므로 자유로운 재정정책을 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독일의 이 당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충격은 나름 꽤 뼈아팠던 모양인데, 일전에 본 세바스찬 말라비 선생의 [11]에서도, 독일 통일 당시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강한 고금리정책을 실시했던 독일의 중앙은행장 헬무트 슐레징거가, 금리를 내리라는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견디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하간 이후 각 국가별 경제, 무역, 정치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군데군데 패권안정론에 대한 반박도 담고 있다. 디테일한 사건들의 설명이 무척 많은데, 일일이 검색하면서 조사하다보면 끝이 없다. 읽기 초 빡시다-_-

저자는 경제상황 뿐만 아니라, 국가 내 정치와 국제 정치까지도 동원하여 세부적인 각 사건들의 이해관계를 조립하여, 금본위제와 대공황을 연결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역자의 말 그대로 ‘대서사시’를 읽는 느낌이다. 과연 명불허전이라고, 전후 최대 영향력있는 경제학자들 중의 하나로 언급[5]되는 이유가 있는 듯 하다.

p302부터 프랑스 전간기 정치 상황에 대해 나오는데, 수학자 팽르베도 잠시 언급된다. 책에는 오직 정치가로서의 언급만 있어서 본 블로그의 글[12]도 참고하기 바란다.

책에서 M1 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뭔 말인가 싶어 검색해 봤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폐와 동전 및 수표 등의 물리적인 통화 공급량을 가리키는 듯 하다.[13]

저자가 중간중간에 미국의 리더십 부족이 문제가 아니었고, 국가간 협력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강조하는데,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만 당연하게도 패권안정론에 대한 비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p412에 “1프랑의 금이 추가되면 35%의 금 준비율 하에서는 이론상으로는 약 3프랑의 유통 은행권 증가가 가능했지만”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건 아무래도 승수효과에 의한 계산이 아닌가 싶다. 즉, 최초 a원의 금에서 지급준비율 r이 결정되면, 이 돈을 대출하여 a(1-r)원이 풀리고, 그 돈이 지급준비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 a(1-r)2가 대출되는 형식으로 무한히 반복하면, 결국 무한등비급수의 합인 \frac{a}{1-(1-r)} = \frac{a}{r}가 되어 1/0.35 = 2.86이므로 얼추 맞아 들어간다.

가장 핵심적인 주장들은 서문과 결론, 그리고 역자의 말에 실질적으로 전부 들어가 있으므로, 바쁜 사람은 이 부분만 읽어도 요약본을 읽은 것과 다름이 없을 듯 하다.

역자인 박복영 교수는 경희대학교 국제 대학원에 재직중이라고 한다.[14] 이 책의 초벌번역에만 4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군데군데 어려운 용어의 해설도 들어 있다. 저자의 노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책인데, 이런 책이 시중에 나올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외한인 본인에게는 읽기에 상당히 빡셌지만, 킨들버거 선생의 책[6]을 읽으면서 이리저리 검색해 본 게 있으니 좀 수월했다. 만약 이 책을 완독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킨들버거 선생의 책[6]도 함께 읽는 편이 도움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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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금광시대 – 식민지시대 한반도를 뒤흔든 투기와 욕망의 인간사 전봉관 (지은이) | 살림 | 2005-01-27
[2] 내 백과사전 [서평] 글로벌라이징 캐피털 : 국제 통화 체제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2011년 10월 9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달러 제국의 몰락-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2015년 10월 14일
[4] 글로벌 불균형 – 세계 경제 위기와 브레튼우즈의 교훈 베리 아이켄그린 (지은이), 박복영 (옮긴이) | 미지북스 | 2008-11-05 | 원제 Global Imbalances and the Lessons of Bretton Woods
[5] 내 백과사전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2011년 3월 6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대공황의 세계 1929-1939 2018년 4월 13일
[7] 한겨레 우리는 금본위제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18-11-13 14:35
[8] 세계 대공황 (나무위키)
[9] 내 백과사전 1차 세계대전 당시 국가별 세수 변화 2019년 1월 2일
[10] 내 백과사전 [서평] 스트레스 테스트 2018년 3월 23일
[11]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헤지펀드 엘리트들 2012년 4월 12일
[12] 내 백과사전 프랑스에서는 수학자가 정치가가 될 때도 있다 : Paul Painlevé 2018년 8월 20일
[13] M1 (investopedia.com)
[14] Park, Bokyeong (gsp.khu.ac.kr)

[서평]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 범죄 현장에서 쫓고 쫓기는 두뇌 싸움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 범죄 현장에서 쫓고 쫓기는 두뇌 싸움
한국일보 경찰팀 (지은이) | 북콤마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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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제 발생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사건들을 재구성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사례가 하마터면 미제로 남을뻔한 사건들을 미세한 단서를 포착하여 극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를 담고 있어서 상당히 흥미롭다. 일전에 본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1]과 내용면이나 구성에 있어 무척 유사하며, 둘 중 한쪽에 흥미가 있다면 다른 쪽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된 사건들 중에는 물질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해도 ‘감’이나 ‘촉’에 의해 수사범위를 좁힌 후에, 집중 조사하여 물리적 증거를 찾아내는 사례가 무척 많다. 확실히 베테랑 수사관들의 기여도는 대단히 큰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법최면(Forensic hypnosis)으로 2015년 정읍 납치사건[2]을 해결한 사례(p133)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마찬가지로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1]에 소개된 법최면 사례는 2003년 인천 살인사건[3]을 해결한 사례로서 다른 사례다. 일전에 본 정희선 전 국과수 원장의 책[4]에 소개하는 법최면 사례는 2001년 대구 뺑소니 사건으로 또 다른 사례다. 연쇄살인마 정남규의 몽타주도 법최면으로 확보했다고 하니[1], 뭔가 수상해보이는 수사기법을 활용한 사례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ㅎㅎ

p159에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익사하여 지문이 훼손된 시신의 지문을 추출하는 기법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언급되는데,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1]에도 같은 이야기가 언급된다.

p205에 18년전 미제로 남아있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 그 끈기에는 감탄이 절로 난다. 다만, 수사과정에서 일일이 CCTV 얼굴과 사진을 대조하는 작업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현재 발전하고 있는 안면인식 기법[5]들을 활용하면 어떨까 싶긴 하다.

p306에 한국의 존속 살해 비율이 전체 살인의 5% 정도로, 서구권의 1~3%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좀 놀랐다. 동방예의지국이니 뭐니 하는 이름은 이제 버릴 때가 아닌가 싶다. ㅋ 다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통계자료를 대충 검색해봤는데, 진위여부를 인터넷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책에 따르면 2012년 대전 판암동 살인사건[6]에서 최초로 혈흔형태분석이 증거로 채택되었다 한다.(p320) 일전에 읽은 ‘혈흔으로 하는 범죄현장의 재구성'[7]에서는 혈흔형태분석이 나름 체계적인 학술분야로서 정립되지 않아서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국내 수사기법도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책에서 대부분의 내용은 한국일보에서 이미 한 번 연재된 내용인 듯 하다. 기사로 봐도 되지만, 모아서 읽는 재미가 있으니 사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 이외에 다른 국내 사례에 흥미가 있다면 일전에 언급한 다른 책들[8,9]도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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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2013년 9월 10일
[2] 한국일보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 최면으로 30시간 전 범죄현장 돌아가 맞춰 2017.06.20 04:40
[3] 서울신문 토막살인 범인 잡으려 여관女에 최면 걸었더니… 2011-10-25 15:01
[4] 내 백과사전 [서평]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 정희선 전 국과수 원장이 말하는 한국의 과학수사 현장 2018년 4월 1일
[5] 내 백과사전 발전하고 있는 안면인식 알고리즘 2014년 8월 27일
[6] 한국일보 죽은 사람, 쓰러진 사람, 신고한 사람… 밀실의 세 남자 중 범인은? 2017.12.26 04:40
[7] 내 백과사전 [서평] 혈흔으로 하는 범죄현장의 재구성 2014년 1월 28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타살의 흔적 : 죽음과 의혹에 대한 현직 법의학자들의 현장 리포트 2010년 11월 17일
[9] 내 백과사전 [서평]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2012년 2월 1일

[서평]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애덤 호크실드 (지은이), 이순호 (옮긴이) | 갈라파고스 | 2017-12-22 | 원제 Spain In Our Hearts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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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념들의 도가니였고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기도 했던 스페인 내전사에 대해 관심이 있어 본 책이다. 내전 전체를 조망하는 책은 아니고, 내전 당시 참가했던 국제여단과 미국인 중심으로 몇몇 인물들의 행로를 추적하는 점에서, 전쟁 속 미시 사건에 더 주목을 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전황설명이나 당대의 분위기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타국의 내전속에 휘말린 미국인들의 운명이나 행로를 묘사한다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는 관련없지만 핼버스탬의 ‘콜디스트 윈터‘[1]와 유사한 느낌이 든다.

스페인 내전의 전반적인 전황과 복잡한 정치적 흐름은 앤터니 비버 선생의 책[2]을 참고하는 편이 좋다. 국제여단에 대해서는 일전에 한국일보의 기사[3]에 대체적으로 잘 나와 있다.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전쟁의 흐름을 먼저 알고 읽는 편이 좋다고 본다.

서문[4]을 읽어봤을 때부터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이상을 꿈꾸던 사람들이 세월의 흐름에 퇴역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감상적이다. 독서 결정 여부에 도움이 되도록 서문의 일부를 별도로 인용을 해 두었다.

이 책 안에서 일전에 본 오웰카탈로니아 찬가[5]를 많이 인용하는데, 읽은지 오래 되다보니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일전에 빠트린 11장을 포함하여 다시 읽어봤다. 당시 POUM이 불법인 이유가 아나키즘 노선을 따랐기 때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_- 젠장. POUM은 트로츠키 노선을 따랐기 때문인 듯 하다. 뭐 아나키스트는 언제나 공산주의자와 사이가 안 좋았으니 언제나 탄압 대상이긴 하다. ㅎ

한편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흥미로운 아나키즘 병영문화에 대한 묘사[5;p40]는 무척 흥미로왔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이상적으로 잘 작동하지 않았던 모양이다.(p195) ㅎㅎㅎ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바르셀로나 전화교환국에서의 총격전에 대한 묘사[5;10장]도, 전황에 대한 본서의 설명(p271)을 보니 좀 더 상황이 이해가 된다.

미국 석유기업인 Texaco가 프랑코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이야기는 완전히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석유의 외상지원과 더불어 공화파 배편의 이동정보를 독일에게 넘겨주는 이야기 등, 여러모로 책의 본 목적인 미시사와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나름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 듯 하다.

스페인의 운명은 이웃나라에서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의 내전과도 많이 겹친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휩쓸려 가는 개인의 역사를 조망한다는 측면에서 현장감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별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나름 인지도가 있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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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콜디스트 윈터 –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은이), 정윤미 (옮긴이) | 살림 | 2009-05-20 | 원제 The Coldest Winter
[2] 내 백과사전 [서평] 스페인 내전 : 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 2010년 12월 13일
[3] 한국일보 반파시즘 세계연대… 국제여단이 일깨운 것 2014.12.15 13:58
[4] 내 백과사전 ‘Spain In Our Hearts’ 서문 중에서 2018년 12월 5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카탈로니아 찬가 2015년 2월 13일

2018 해커뉴스 논픽션 추천서

해커뉴스[1]에서 올해 읽은 논픽션 추천 이야기가 화제가 되길래, 대충 훑어봤다. 대체로 역서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있다해도 대체로 자기개발서 부류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서 쪽은 별로 흥미가 없는데, 해커뉴스 사람들은 꽤 많이 읽는 듯?? 그래도 여러 명이 추천을 하면 아무래도 사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근데 사놓기만 하고 이걸 언제 다 읽지-_-

언급된 책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책들을 나열해 본다.

How to Change Your Mind by Michael Pollan
왠지 자기개발서 같긴한데 추천하는 사람이 꽤 있어서 넣어둠. Michael Pollan 선생은 ‘욕망하는 식물‘[2]의 저자인데, 이것도 사 놓고 여태 안 읽고 있다-_-

Why We Sleep: The New Science of Sleep and Dreams by Matthew Walker
뭔가 추천하는 사람이 많길래 넣어 둠. 책의 위키피디아 항목이 따로 있는 걸 보니 나름 유명한 책인 듯? 위키에 따르면 저자가 이 책을 쓰는데 4년이 걸렸다고 한다.

The Greater Journey: Americans in Paris by David McCullough
David McCullough 선생은 일전에 읽은 ‘라이트 형제'[3]의 저자이다. ‘라이트 형제’를 재미있게 읽어서 관심이 생겼음. ㅋ

Caesar’s Last Breath: Decoding the Secrets of the Air Around Us by Sam Kean
Sam Kean 선생의 역서가 몇 권 있어서 점찍어두긴 했는데 여태 읽지 않고 있다. 젠장-_- 이 책은 역서가 아직 없다.

사피엔스 by 유발 하라리
책 분위기상 왠지 약장수 약팔이 책 같아서 안 사봤는데-_- 추천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네??? 헐??

A Man on the Moon: The Voyages of the Apollo Astronauts by Andrew Chaikin
제목만 보니 걍 뭔가 재밌을 것 같은 책. ㅋ

The Interstellar Age: The Story of the NASA Men and Women Who Flew the Forty-Year Voyager Mission by Jim Bell
역시나 제목만 봐도 재밌을 듯한 책

The Johnstown Flood by David McCullough
마찬가지로 David McCullough의 책이다. 존스타운 홍수사건은 처음 들었다. 아마 이 사건에 대한 책인듯?

Bad Blood
이 책은 해커뉴스에서 하도 많이 언급돼서 내용이 장난아니게 궁금하다. 범상치 않은 책인 듯. 역서 나오면 빛의 속도로 구입해 봐야지. ㅋㅋㅋ

Countdown to zero day (about stuxnet, by Kim Zetter)
Kim Zetter의 이름은 처음 들었는데, 위키를 보니 나름 유명한 사람인 듯? stuxnet에 관한 책이라고 함.

Billion Dollar Whale: The Man Who Fooled Wall Street, Hollywood, and the World
1MDB 사건에 관심이 있어서 넣어둠.

The Billionaire Raj: A Journey Through India’s New Gilded Age
이거 블랙 에지[4]에서 주석으로 잠시 언급됐던 책인데, 해커뉴스의 누가 추천하니 내용이 궁금해지네 ㅋ

A Programmer’s Introduction to Mathematics
Jeremy Kun 선생 요새 블로그[5] 갱신이 뜸하던데 책 썼다는 걸 깜빡했다. ㅋ 블로그 재미있게 쓰는 사람이라 책도 재미있을 듯.

Just Mercy by Brian Stevenson
이 책은 역서[6]가 이미 있었다. 미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책 같은데, 나름 흥미가 있어서 사볼 생각임. 근데 언제 읽지-_-

Dreaming in Code by Scott Rosenberg
이 책도 역서[7]가 있다. 예전에 어디서 추천하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 ㅋ

Math with Bad Drawings
Ben Orlin 선생이 책 쓴 줄 몰랐네. 책 제목이 바로 블로그[8] 이름이다. 간만에 블로그 방문하니 책 광고가 바로 나오는군-_- 이건 굳이 번역서가 필요없을 듯 하니 킨들판으로 바로 사야지. 본 블로그에서 Math with Bad Drawings에 올라온 글을 여러 번 언급한 적[9~13]이 있다.

블랙 에지를 추천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미 서평[4]을 남긴 바 있다.

Masters of Doom[14]이나 Steven Levy그 유명한 책[15]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이건 너무 유명해서 컴퓨터 쪽 종사자는 웬간하면 다 읽었을 듯.

영어 실력이 되면 그냥 아마존 킨들로 바로바로 사 보면 되는데, 실력이 안 되니 개고생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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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sk HN: Favorite nonfiction books of 2018? (hacker news)
[2] 욕망하는 식물 – 세상을 보는 식물의 시선 마이클 폴란 (지은이), 이경식 (옮긴이) | 황소자리 | 2007-06-25 | 원제 The Botany of Desire (2001년)
[3] 내 백과사전 [서평] 라이트 형제 2018년 1월 7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블랙 에지 – 내부정보, 더러운 돈 그리고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강의 헤지펀드 트레이더를 추적하는 미국 연방 검찰과 FBI의 수사 다큐멘터리 2018년 8월 29일
[5] https://jeremykun.com
[6]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브라이언 스티븐슨 (지은이), 고기탁 (옮긴이) | 열린책들 | 2016-10-25 | 원제 Just Mercy: A Story of Justice and Redemption (2014년)
[7] 드리밍 인 코드 –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스콧 로젠버그 (지은이), 황대산 (옮긴이) | 에이콘출판 | 2009-01-02 | 원제 Dreaming in Code: Two Dozen Programmers, Three Years, 4,732 Bugs, and One Quest for Transcendent Software
[8] https://mathwithbaddrawings.com
[9] 내 백과사전 미국식 수학 용어와 영국식 수학 용어 2015년 5월 23일
[10] 내 백과사전 좋은 수학자와 훌륭한 수학자의 차이 2016년 8월 16일
[11] 내 백과사전 수학 전문가들이 더치페이를 하다 2013년 8월 23일
[12] 내 백과사전 수학자는 커피로 정리를 만들고… 2014년 4월 3일
[13] 내 백과사전 궁극의 틱택토 2013년 6월 19일
[14] 둠 – 컴퓨터 게임의 성공 신화 존 카맥 & 존 로메로 데이비드 커시너 (지은이), 이섬민 (옮긴이) | Media2.0(미디어 2.0) | 2006-01-11
[15] 해커스 : 세상을 바꾼 컴퓨터 천재들 (무삭제판) 스티븐 레비 (지은이), 이해영, 박재호 (옮긴이) | 한빛미디어 | 2013-08-20 | 원제 Hackers (2010년)

2018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것 같다. ㅎㅎㅎ 2010년[1], 2011년[2], 2012년[3], 2013년[4], 2014년[5], 2015년[6], 2016년[7], 2017년[8]에 썼던 포스트를 참고하시라.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9] 중에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것 만을 나열해 본다.

First Raise a Flag: How South Sudan Won the Longest War but Lost the Peace. By Peter Martell. Hurst; 320 pages; £25
Into the Hands of the Soldiers: Freedom and Chaos in Egypt and the Middle East. By David Kirkpatrick. Viking; 384 pages; $28. Bloomsbury Publishing; £25
The China Mission: George Marshall’s Unfinished War, 1945-1947. By Daniel Kurtz-Phelan. W.W. Norton & Company; 496 pages; $28.95
Rise and Kill First: The Secret History of Israel’s Targeted Assassinations. By Ronen Bergman. Random House; 784 pages; $35. John Murray; £19.99
EuroTragedy: A Drama in Nine Acts. By Ashoka Mody. Oxford University Press; 672 pages; $34.95 and £25.49
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es Changed the World. By Adam Tooze. Viking; 720 pages; $35. Allen Lane; £30
Napoleon: A Life. By Adam Zamoyski. Basic Books; 784 pages; $40. William Collins; £30
Churchill: Walking with Destiny. By Andrew Roberts. Viking; 1,152 pages; $30. Allen Lane; £35
The Spy and the Traitor: The Greatest Espionage Story of the Cold War. By Ben Macintyre. Crown; 368 pages; $28. Viking; £25
Space Odyssey: Stanley Kubrick, Arthur C. Clarke and the Making of a Masterpiece. By Michael Benson. Simon & Schuster; 512 pages; $30 and £25
Astounding: John W. Campbell, Isaac Asimov, Robert A. Heinlein, L. Ron Hubbard and the Golden Age of Science Fiction. By Alec Nevala-Lee. Dey Street Books; 544 pages; $28.99. To be released in Britain in August; £10.99
Rocket Men. By Robert Kurson. Random House; 384 pages; $28. Scribe; £18.99
Nine Pints: A Journey Through the Money, Medicine and Mysteries of Blood. By Rose George. Metropolitan Books; 368 pages; $30. Portobello Books; £14.99

15년[6]과 16년[7]에는 중국 관련 서적만 줄창 소개하더니만 이제는 거의 사라졌구만. 얘네들의 책 선정에 일관성이라는게 있나 모르겠다. ㅎㅎ

위 목록의 책들을 이리저리 대충 검색해봤는데, 아직 국내에 역서가 없는 듯 하다. 역사학자 Andrew Roberts 선생이 쓴 처칠 전기의 페이지 수를 보니 엄청 대작의 필-_-이 느껴진다. Ian Kershaw 선생의 엄청난 대작도 번역 출간[10,11]되긴 했지만, 아직도 품절이 안 되고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시장성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_-

작년[8]에 점찍어둔 책들 중에서는 The Undoing Project가 예상대로 역서[12]가 출간됐다. 이거 빨리 읽어야 되는데 게을러서 아직도 안 읽고 있다-_- Black Edge는 예상을 깨고 역서[13]가 출간됐다. 일전에 서평을 쓴 적이 있다. 나름 재미있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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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2010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0년 12월 16일
[2] 내 백과사전 2011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1년 12월 20일
[3] 내 백과사전 2012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2년 12월 8일
[4] 내 백과사전 2013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3년 12월 27일
[5] 내 백과사전 2014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4년 12월 7일
[6] 내 백과사전 2015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5년 12월 8일
[7] 내 백과사전 2016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6년 12월 9일
[8] 내 백과사전 2017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 2017년 12월 11일
[9] 이코노미스트 The Economist’s books of the year Dec 1st 2018
[10] 히틀러 1 – 의지 1889~1936 이언 커쇼 (지은이), 이희재 (옮긴이) | 교양인 | 2010-01-10 | 원제 HITLER, 1889~1936
[11] 히틀러 2 – 몰락 1936~1945 이언 커쇼 (지은이), 이희재 (옮긴이) | 교양인 | 2010-01-10 | 원제 HITLER, 1936~1945
[12]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은이), 이창신 (옮긴이) | 김영사 | 2018-07-30 | 원제 The Undoing Project (2017년)
[13] 내 백과사전 [서평] 블랙 에지 – 내부정보, 더러운 돈 그리고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강의 헤지펀드 트레이더를 추적하는 미국 연방 검찰과 FBI의 수사 다큐멘터리 2018년 8월 29일

[서평]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강병철 (옮긴이) | 꿈꿀자유 | 2017-10-01 | Spillover: Animal Infections and the Next Human Pande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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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작가인 David Quammen 선생의 책이다. 그의 저서 중에 The Song of the Dodo[1]와 The Reluctant Mr. Darwin[2]이 국내 번역출판되어 있는데, 게을러서 사놓고 여태 읽지 않고 있다. 윽…

이 책은 Quammen 선생이 각종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해, 병이 관측되어 원인을 추적하기까지의 역사를 개괄하고, 자신이 현장답사를 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병원체는 순서대로 다음과 같다: 헨드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말라리아, SARS 바이러스, 앵무새병, 헤르페스 바이러스, 니파 바이러스, 마지막으로 HIV 즉, 에이즈에 관해 다루고 있다.

책 중간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해서 리처드 프레스톤저서[3]를 비판하는 부분[4]이 있어 인용해 두었다.

말라리아에 관해서는 로버트 데소비츠 선생의 저서[5]에 상당히 상세히 다루고 있다. 말라리아의 병원체를 최초로 발견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로널드 로스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하여 전염병 확산의 수학적 모델링을 제시한 최초의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데소비츠 선생의 책[5]에 전혀 언급되지 않는데, 이 Quammen 선생의 책에서 처음 들었다. 나름 역학을 수학 모델링으로서 접근한 선구자들 중 하나인 듯.

SARS에 관해서는 일전에 본 마이크 데이비스 선생의 책[6]의 일부[7]도 참고할만 하다. 전파 과정과 관해 일부 더 자세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AIDS와 HIV의 기원을 추적하는 이야기는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할당되고 있는데, 그만큼 그 추적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아무래도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으로 인류를 살해하는 바이러스들 중 하나로서 다양하게 연구되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환경을 보호하고 책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참고문헌 부분을 별도로 출판사 홈페이지[8]에서 제공하고 있다. 요건 좀 참신한 시도 같다. 혹시 출판사 홈페이지가 사라질지 모르니 본 블로그에도 파일을 첨부해 둔다.[9] 잘라서 스캔할 때 pdf파일을 합쳐야 할 듯 하다.

사실 에볼라에 흥미가 있어서 읽게된 책인데, 어느 것이든 병원체 발견 및 숙주의 추적 과정은 극적이고 흥미진진하다. 텍스트 분량이 꽤 많아서 읽는데 좀 시간이 걸릴 듯 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책의 일부를 인용[4,10]해 두었으니 독서여부의 결정에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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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도의 노래 – 사라진 새 도도가 들려주는 진화와 멸종 이야기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이충호 (옮긴이), 신현철 (해제) | 김영사 | 2012-10-12 | 원제 The Song of the Dodo (1996년)
[2] 신중한 다윈씨 – 찰스 다윈의 진면목과 진화론의 형성 과정,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시 보는 다윈이야기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승산 | 2008-10-20 | 원제 The Reluctant Mr. Darwin: The Great Discoveries Series
[3] 내 백과사전 [서평] 핫존 :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2018년 11월 1일
[4] 내 백과사전 리처드 프레스톤의 저서 ‘핫 존’의 문제점 2018년 10월 26일
[5] 말라리아의 씨앗 – 열대 의학의 거장 로버트 데소비츠가 들려주는 인간과 기생충 이야기 로버트 데소비츠 (지은이), 정준호 (옮긴이) | 후마니타스 | 2014-11-17
[6] 내 백과사전 [서평] 조류독감 – 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2018년 10월 20일
[7] 내 백과사전 2003년 SARS 발발 2018년 10월 15일
[8] https://www.smbookpub.com/2017
[9] 6cef18_6bcc3c26ca144dd68203b6152615dcbc (744KB pdf)
[10] 내 백과사전 에볼라 보유숙주의 수수께끼 2018년 10월 21일

[서평] 핫존 :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핫존 :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리처드 프레스턴 (지은이), 김하락 (옮긴이) | 청어람미디어 | 2015-03-20 | 원제 The Hot Zone: The Terrifying True Story of the Origins of the Ebola Virus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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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는 발발한 지역별로 조금씩 달라서, 발발한 지역이름을 따서 아종을 구별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여섯 종류가 알려져 있다: 자이르 에볼라, 수단 에볼라, 분디부교 에볼라, 레스턴 에볼라, 타이 숲 에볼라, 마지막으로 Bombali ebolavirus.

지난 2013-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발발하여 초대규모 인명피해[1]가 났던 바이러스는 위키피디아를 보니 자이르 에볼라인 듯 하다. 마지막 Bombali ebolavirus는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올해 7월 27일에 보고된 바이러스로, 상당히 최근에 발견되었기 때문에 웬만한 책에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5종류가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에볼라 6종류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 본토에서 발견되어, 대규모 원숭이 살처분 작전이 개시되었던 레스턴 에볼라의 발발과 진행과정 및 소개작전 과정을 서술하는 논픽션이다.

저자인 Richard Preston은 과거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2]을 무척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애석하게도 David Quammen 선생의 저서[3]에 따르면[4]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의 증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과장이 심한 듯 하다. 아무래도 작가 자신이 직접 에볼라 환자를 대면하는 것은 쉽지 않을 테니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텐데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흥행적 측면을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위키피디아에 이 책 항목이 있는데, Quammen 선생 이외에도 몇몇 비판적 견해가 언급되어 있다.

확실히 책에는 사람의 내면적 묘사가 많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을 구사하고 있는데, 논픽션을 읽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을 쓰고, 정보의 출처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없는 논픽션은 언제나 경계를 하며 읽어야 할 듯 하다.

전반적으로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읽기에는 재미있다. 다만 추천은 하기 힘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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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현황(2014) 2014년 10월 12일
[2]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리처드 프레스턴 (지은이), 박병철 (옮긴이) | 영림카디널 | 2004-03-15
[3]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강병철 (옮긴이) | 꿈꿀자유 | 2017-10-01
[4] 내 백과사전 리처드 프레스톤의 저서 ‘핫 존’의 문제점 2018년 10월 26일

리처드 프레스톤의 저서 ‘핫 존’의 문제점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강병철 (옮긴이) | 꿈꿀자유 | 2017-10-01

p99-102 이탤릭체는 원문을 따름

나처럼 〈핫존: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이란 책이 출간되었을 때 푹 빠져 읽은 사람이라면, 또는 그 책이 에볼라에 관한 대중의 인상에 미친 광범위한 영향에 간접적으로 노출된 사람이라면 매우 끔찍할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리처드 프레스턴은 사건을 성실하게 조사한 후 생생한 묘사를 통해 노련하게 풀어내는 작가다. 책에서 그는 실로 무서운 질병을 거의 초자연적일 정도로 섬뜩하게 그려냈다. 수단의 한 병원에서 바이러스가 ‘침상에서 침상으로 뛰어다니며 사정없이 환자들을 죽이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환자들이 엄청난 출혈을 일으키고, 장기들이 흐물흐물 녹아 내려 ‘사람들이 침대 속에서 녹아 없어졌다’고 표현한 구절들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침대에서 녹아 없어졌다고? 특히 에볼라-자이르는 ‘사실상 신체의 모든 부분을 바이러스가 집어삼켜 소화된 점액처럼 만들어 버린다’고 했던 프레스턴의 묘사에 몸서리를 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쿠! 어쩌면 에볼라에 감염된 시체는 죽은 후에 ‘갑자기 변형되고’ 내부 장기들은 ‘감전되어 녹아내린 것처럼’ 썩어 흐물흐물해진다는 대목에서 너무 끔찍해서 책을 덮어 버린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독자들은 녹아내린다는 말이 실제로 녹는다는 뜻이 아니라 기능 이상을 의미하는 일종의 은유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하긴 은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에볼라 바이러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마르부르크병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 프레스턴은 아프리카에 살던 프랑스 사람이 ‘비행기 여행 중 마르부르크병 바이러스로 인해 사실상 녹아내렸다’고 썼다. 승무원, 빨리 와봐요! 빛을 가린 수단의 한 오두막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죽어간 희생자를 묘사하며 ‘출혈로 온몸의 피가 모두 빠져나갔다’고 표현한 구절도 있다. 어쨌든 이 말은 그냥 ‘출혈’이라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종이봉지 속에 죽을 잔뜩 퍼넣었을 때 봉지가 터지듯 인간의 몸에서 피가 솟구쳐 나와 껍데기만 남은 것 같은 상태를 암시하는 것이다. 적어도 프레스턴의 묘사를 읽다보면 〈신체 강탈자의 침입〉이라는 영화처럼 사람이 녹아 없어진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에볼라 희생자들은 안구 속에 혈액이 가득차 눈이 멀고, ‘핏방울이 눈꺼풀 위로 송글송글 솟아난다. 그야말로 피눈물이다. 눈에서 흘러내린 피가 굳지도 않고 뺨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린다.’고 썼다. 피칠갑이 된 죽음의 마스크는 의학논문이 에드거 앨런 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동료 작가를 비난하기는 싫지만 이런 묘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충고하는 것이 나의 의무일 것이다. 적어도 에볼라 희생자들의 전형적인 경과는 아니다. 출간된 기록이나 인터뷰를 통해 전문가들이 진술한 내용을 보면 실제로 환자들이 겪은 고통과 죽음이라는 면에서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임은 틀림없지만 프레스턴이 묘사한 충격적인 증상 중 몇 가지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미국 전염병관리본부 특수 병원체부 차장인 피에르 롤린Pierre Rollin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에볼라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애틀랜타로 오기 전에 파리의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일했으며 지난 15년간 키크위트굴루의 유행을 포함하여 수많은 에볼라와 마르부르크병 유행 때 대응팀에서 활약했다. 인터뷰 중에 내가 이 병들이 극심한 출혈을 일으킨다는 대중의 인식에 대해 묻자 그는 쾌활한 태도로 말을 잘랐다. “그거 순 헛소리 예요.” 프레스턴의 책에 씌어진 내용을 언급하자 그는 그런 소리에 지쳤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그 구절을 암송했다. “사람들이 줄줄 녹아 흘러내렸다…이런 거죠? 프레스턴 씨야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되겠죠. 나중에 픽션이라는 딱지만 붙이면 되니까.” 롤린은 덧붙였다. “하지만 실화라면 진짜 있었던 이야기만 써야 하는데 그 사람은 그러지 않았더군요. 사방에 피가 튀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우왕좌왕하면 훨씬 짜릿하긴 하겠죠.” 롤린은 출혈로 죽는 환자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람이 터지거나 녹아내리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 이상이 전혀 출혈이 없기 때문에 ‘에볼라 출혈열’이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흡장애나 주요 장기의 기능 부전(녹아내리는 것은 아니고) 등 다른 원인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었다.

에볼라 유행 대응팀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핫존: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에서도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칼 존슨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특유의 솔직한 태도로 몇 가지를 특별히 지적했다. 그는 플라이 낚시를 하러 몬태나 주를 자주 찾는데 한 번은 내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전부터 친했고 그는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내게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정식 인터뷰를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핫존: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도 화제에 올랐다. 그는 점점 진지해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피눈물을 흘린다는 건 순전 뻥이에요. 피눈물 흘리는 사람은 본 적도 없어요. 정확히 말하면 프레스턴이 헛갈린 거죠.” 칼은 우선 리처드 프레스턴을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후, 공정하게 얘기하자면 그 젊은 저널리스트가 아무 근거없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1976년 자이르(얌부쿠가 아니라) 유행 중에 있었던 일과 헛갈린 거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제대로 알고 써야지. 죽은 사람이 무슨 자루처럼 형체없이 녹아내린 건 아니었다오.” 또한 존슨은 출혈이 그토록 심하다는 건 과장이라는 피에르 롤린의 말에 동의했다. 진짜 출혈이 심한 병이 뭔지 알아요? 크림-콩고 출혈열을 한번 보셔야 해. 물론 에볼라는 무시무시하고 치명적이지만 정확히 그런 식으로 무시무시하고 치명적인 것은 아니죠.

문헌에 따르면 에볼라의 주 증상은 복통, 발열, 두통, 인후통, 메슥거림과 구토, 식욕감소, 관절통, 근육통, 무력증, 빈호흡, 결막충혈, 설사 등이다. 결막충혈은 눈이 빨개진다는 뜻이지만 피눈물을 흘리는 것과는 다르다. 치명적인 환자는 모든 증상들을 한꺼번에 나타내는 수도 많다. 경우에 따라 흉통, 토혈, 잇몸 출혈, 혈변, 코피, 주사 부위 출혈, 무뇨증, 발진, 딸꾹질, 이명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키크위트 유행 중, 환자의 59퍼센트는 전혀 출혈이 없었고, 출혈 여부는 향후 생존과도 별 관련이 없었다. 반면 호흡이 빨라지거나,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딸꾹질이 시작되는 것은 조만간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불길한 징후다. 출혈이 있다고 해도 임신한 여성에서 태아가 자연 유산된 예를 제외하고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문제가 된 경우는 전혀 없었다. 대부분 혼수와 쇼크로 사망했다. 간단히 말해서 에볼라는 시름시름 앓다 죽는 병이지 갑작스럽게 터지거나 녹아내려 죽는 병은 아닌 것이다.

아…. 프레스턴씨 ‘First Light‘[1]읽고 감동받아서 엄청 좋아했던 저술가인데, 좀 실망이 크다. 프레스턴씨의 저서는 국내에 역서[2]가 출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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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리처드 프레스턴 (지은이), 박병철 (옮긴이) | 영림카디널 | 2004-03-15
[2] 핫존 :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리처드 프레스턴 (지은이), 김하락 (옮긴이) | 청어람미디어 | 2015-03-20 | 원제 The Hot Zone: The Terrifying True Story of the Origins of the Ebola Virus (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