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상식의 실패, 리먼브러더스의 오판

상식의 실패 –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직접 겪은 전 부사장이 말한다
로렌스 G. 맥도날드, 패트릭 로빈슨 (지은이),이현주 (옮긴이) 컬처앤스토리 2009-09-15 원제 : A Colossal Failure of Common Sense

리먼브러더스의 오판
Joseph Timbman (지은이),장훈 (옮긴이) 첨단금융출판 2010-08-10 원제 : The Murder of Lehman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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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브라더스에 재직했던 두 사람이 각각 저술한 별개의 두 책인데, 번갈아가며 읽어봤다. 두 권 모두 리만 브라더스 내부자의 저술이지만, 관점이 꽤 달라서 비교하며 읽기가 재미있다. 리만 브라더스가 나름 오래된 연혁이 있는 투자은행이라서, 두 권 모두 책의 일부에 리만 브라더스의 과거와 역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상식의 실패’의 부제에 저자 McDonald가 ‘부사장’이라고 나와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채권 트레이딩 부서의 부부서장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31층 최고 경영진 클래스의 경영적 판단과정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한 듯 하다.

로렌스 맥도날드씨의 저술은 거의 자서전에 가깝다. 최고 폭찹 판매사원으로 이름 날리다가, 동경하는 월스트리트에 들어가기 위해 과감히 퇴직한 후, 전환사채를 다루는 스타트업을 창업하였다가 모건 스탠리에 인수되면서 떼부자가 된 후, 리만 브라더스로 전직하기까지 나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신 것 같다. 인터넷 시대 초창기에 전환사채 평가를 다루는 스타트업을 세워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다가, 닷컴 버블이 꺼지기 직전에 모건 스탠리에 팔았으니, 꽤나 모범적인(?) 창업 사례라고도 생각해볼만 하다. ㅎㅎ

Joseph Timbman은 자신의 투자은행가 커리어 때문에 만든 익명이라고 한다. 익명으로 저술한 책이라서 전반적으로 자신을 특정지을 수 있는 정보는 공개가 적고, 리만 브라더스 관련하여 이미 알려진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감상을 서술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관계 자체는 두 책이 거의 일치하고 있지만, 한 쪽에서 간단히 언급하는 사실을 다른 쪽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리만 사태 당시, 당대에는 급박하고 어지럽게 돌아가던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사가 쏟아지던 시절이었으니, 사실정리를 하는 데 나름 도움이 될 듯 하다. 맥도날드씨는 리만의 채권 부서쪽(3층)에 있었고, Timbman씨는 어느 부서에 있었는지 불명하지만, 경영자의 희망적인 말에 계속 속았었다고 회고하는 걸로 봐서 31층(최고 경영진 층)과 가까운 위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참고로 문제의 모기지 부서는 4층이었다고 한다.

두 책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조금씩 다른데, Timbman 책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Fannie MaeFreddie Mac의 적격 기준을 낮춘 것을 원인으로 보는 반면, 맥도날드씨는 글라스-스티걸 법의 철폐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보는 것 같다. 재미있게도, 가이트너씨는 이에 반대하고 있으니[1], 누구의 관점이 맞는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듯 하다. ㅎㅎ

Timbman 책 p119에 하나의 금융기관이 복수의 규제기관에게 감독을 담당받게 되면서, 조율이나 종합적인 통제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이트너 씨의 회고록[2]에도 비슷한 하소연이 나온다. 이 부분은 가이트너씨와 의견이 일치하는 듯 하지만, Timbman씨는 책의 여러부분에서 정부 관리자들의 오판들을 비난하고 있다.

Timbman 책 p213에 2008년 2,3월 동안 리만에서 정리해고를 하였다는 언급이 짧게 나와 있는데, 이 때 맥도날드 씨가 리만에서 해고된 것 같다. 맥도날드 책에는 자신이 해고되었을때의 비통함이 절절히 서술되어 있다. 근데 맥도날드씨는 채권 부서에서 이전 2년간 연속으로 3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상당히 유능한 사람인데 어째서 정리해고 명단에 들어간 것인지는 의문이다.

Timbman 책 p218에 가이트너 씨가 베어 스턴즈의 파산을 용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가이트너 씨의 회고록[2]에는 오히려 가이트너 씨는 구제금융파였던 것 같다. 리만 CEO인 풀드에게 오랫동안 속았다는 이야기라든지, 이런 걸 보면 Timbman씨가 타인의 의도를 해석하는 능력은 그리 높지 못한 듯. ㅎㅎ

맥도날드 책에서는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폴슨 장관이 리만을 파산하도록 두는 이유로, 마치 풀드에게 개인적 악감정이 컸다는 인상을 주는 서술을 하는데,(p457 전후) 이런 견해에 대해 Timbman 책에서도 언급(p329 전후)하고 있다. 그러나 Timbman 선생은 그러한 가설에 회의적인 듯. 실제로 가이트너 씨의 설명[2]대로, 당시 모럴 해저드에 대해 정치권에서 대단한 압박을 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설명하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참고로, Timbman 책에 Kool-Aid를 마시다는 표현이 몇 번 등장하는데, 책 안에 설명도 있지만, 이에 대한 위키피디아 항목도 있다.

한국인으로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무래도 리만의 자금이 매우 급박하던 당시, 한국의 산업은행이 리만을 인수하려는 시도[3]가 있었지만, 결국 CEO인 풀드가 가격이 너무 싸다는 이유로 세 번이나 거부하면서 깽판-_-을 놓은 것 때문에 인수실패가 되었다는 부분이다. 유튜브의 슈카월드에서도 이 부분을 이야기하는 영상[4,5]이 있다. 이에 관하여 두 책 모두 그리 길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풀드의 의지가 있었다면 아마 인수가 가능했을 듯 하다. 리만의 부채 사이즈가 LTCM보다도 훨씬 크고, 이전까지 최대 파산규모였던 월드컴의 4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났다고 하니, 풀드를 무다구치 렌야[6] 만큼이나 의도치 않은 구국의 영웅(?)으로 취급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ㅋ

맥도날드 씨의 공저자는 Patrick Robinson인데, 일전에 염소치기 딜레마[7]에서 언급했던, 마커스 루트렐 하사의 생존 경험담을 서술한 유명한 책 Lone Survivor의 공저자이다. 맥도날드 씨의 책은 아무래도 전문 작가가 쓴 책이다보니, 극적인 서술을 하고 있어서, Timbman씨의 책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맥도날드 씨가 퇴사한 이후에 리먼 내부 사정은, 비록 실감있게 묘사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본인이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전해 들은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Timbman 책은 ‘첨단금융출판사’라는 이름도 수상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일전에 본 세바스찬 선생의 [8]을 낸 곳이다. 비교적 직역투의 번역으로, 내용도 비교적 건조하여 일반인이 읽기에는 아무래도 재미가 덜하다. 그러나 역자의 꼼꼼한 주석이 좋아서, 이쪽에 관심이 있으면 꽤 볼만하다. 가이트너 씨의 자서전[2]과 대조해가면서 보는 재미도 있다.

정황상 추측컨대, 리만의 몰락 과정은 중국 왕조의 전형적인 멸망스토리와 흡사하다. ‘국민들(사원들)과 단절하여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폭군(CEO) – 군주에게 직언(서브프라임 채권의 경고)을 하는 자의 숙청(퇴사) – 간신배들의 횡행’ 이라는 전형적인 왕조 멸망 스토리와 닮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 집단의 근본 구조는 시대가 지나도 별로 변하지 않는 듯해 보인다.

두 저자 모두 리만 브라더스의 애사심을 상당히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맥도널드 씨가 비통함을 느끼는 부분은 많이 나온다. Timbman씨도 익명으로나마 자신이 본 것을 저술하려는 의도는 애사심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두 책 모두 저자가 100년도 더 된 이전에 회사의 발자취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리만 몰락에 대해 분석하는 다른 책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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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글라스-스티걸 법의 폐지가 2007-8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2018년 3월 18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스트레스 테스트 2018년 3월 23일
[3] 한국일보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했다면… 2016.04.16 11:00
[4] 세계 최대급 파산 ‘리만 브라더스 사태’ 쉽게 이해하기 (youtube 44분 36초)
[5] 아찔했던 순간.. 대한민국,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시도하다 (feat.블랙머니) (youtube 32분 54초)
[6] 무타구치 렌야 (나무위키)
[7] 내 백과사전 염소치기 딜레마 2019년 9월 22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헤지펀드 엘리트들 2012년 4월 12일

[서평] 알기 쉬운 정보보호개론 – 흥미로운 암호 기술의 세계, 3판

알기 쉬운 정보보호개론 – 흥미로운 암호 기술의 세계, 3판
유키 히로시 (지은이),이재광,전태일,조재신 (옮긴이) 인피니티북스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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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코드소프트’라는 회사에서 자기만의 독자기술로 엄청나게 훌륭한 암호법을 만들었으니, 이를 해독하면 천만원 상금을 준다는 광고를 했는데, 단 두 시간(!)만에 깨져버려 개망신-_-을 당한 사건[1]이 있었다. 지금 찾아보니 대부분의 사이트가 사라졌는데, 나무위키[2]에 대략적인 개요가 남아있다. 코드소프트에서 사용한 암호기법은 매우 잘 알려져 있는 방법인 빈도분석법으로 뚫렸다고 들었다.

암호학이나 물리학, 수학처럼 누적적인 학문은 과거의 수많은 천재들의 농축된 아이디어들의 결집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어느 한 개인이 과거의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지 않고서, 과거의 학문적 업적을 뛰어 넘는 결과를 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서야 비로소 멀리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독창적인 알고리즘을 쓰지 말라는 경고가 여러 번 나온다.

자기가 만든 암호는 어디까지가 한글 한 자인지도 확인이 안 될정도로 뛰어나다고 자랑하던 멍청이를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작도 삼등분가 수준의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암호학자인 슈나이어 선생에게는 일주일에 두 번 꼴로, 자신의 독창적인 암호법을 해독해보라는 식의 멍청이들이 보내는 편지를 받는다고 하니[3], 확실히 그런 얼치기들이 세상에 엄청 많은 건 확실하다. ㅋㅋㅋ

뭐 여하간 그런 얼치기들이 공부해야 할만한 책이 세상에는 엄청 많은데, CPUU 선생께서 블로그에 이 책을 언급하시길래[4] 사서 읽어봤다. 몰랐는데, 다 읽고 저자인 유키 히로시 선생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수학 대중서를 많이 써서 나름 유명한 사람이었다. 국내에도 몇 권 번역출간 돼 있는 듯 하다. 나무위키 항목[5]에도 등록되어 있구만. 헐…

여하간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교과서이므로, 각 챕터마다 연습문제나 중간중간에 퀴즈 같은 것도 있다. 전래 동화에 비유하는 등, 나름 쉽게 설명하려고 꽤 노력을 한 흔적이 많다. 고대 암호 기법부터 에니그마, DES / AES, 해시함수, Diffie–Hellman, RSA, SSL/TLS의 원리를 설명하고, 맨 뒷부분에는 블록체인과 양자암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부록에는 타원곡선에 대해 설명하는데, 본 블로그의 설명[6]과 비교적 비슷한 듯 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각 암호법에 대해 여러가지 공격법을 다양하게 설명해 놓은 부분인데, 이런 건 일반적인 대중서에서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중간자 공격이나 생일 공격과 같은 공격은 알고 있었지만, Replay attack 같은 용어는 처음 들었다.

p105부터 DES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S-box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뿐더러, S-box라는 용어조차 안 나온다. 음… 이유는 모르겠다. S-box는 나중에 미국 상원에서 조사를 할 정도로 논란이 됐긴 한데[7], 여하간 요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빼 놓다니 섭섭하구만. ㅎㅎ

p111에 CPA에 대한 언급이 있던데, 일전에 텐센트 QQ 브라우저가 허술하다는 이야기[8]를 할 때, 찾아본 기억이 난다. 나름 좀 더 정교한 공격법이 있는 듯?

p208에 RSA에서 소수가 모자라는 일이 있지 않나는 의문에 대한 해설이 있는데, 책의 설명은 이론적으로 소수가 충분히 많다는 것일 뿐, 책의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는 RSA에서 같은 소수를 많이 재사용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9]

p271에 생일 공격에서, Y일 중에 N명을 뽑을 때 일치할 가능성 1/2이 되기 위해 뽑아야 할 날 수가 근사적으로 sqrt(Y)라는 이야기가 나와 있던데, 위키피디아 항목에는 좀 더 정확하게 1.1774sqrt(Y)라고 나와 있다. 아마 Stirling’s approximation을 써서 유도하는 듯 한데, 대충 손으로 계산해 봤지만, 위키피디아에 나온 식과 숫자가 딱 맞도록 계산이 안 된다. 젠장 ㅠㅠ

p441에 메르센 트위스터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본 블로그에 좀 더 자세한 설명[10]이 있다.

p506에 HeartBleed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건 당시에 꽤나 유명[11]해서 본인도 좀 찾아본게 생각난다. ㅋㅋ 2017년 기사[12]에 한국이 아직도 하트블리드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어떨랑가 모르겠다. ㅎㅎㅎ

정보/보안 개론서로서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본인은 책에서 각각의 알고리즘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은 그리 상세히 보지는 않았다-_- 뭐 대충 재미만 있으면 되지 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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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안뉴스 1천만원 ‘암호문 해킹 이벤트’…2시간 만에 해킹 2009-03-18 10:40
[2] 코드소프트 망신 사건 (나무위키)
[3] 아마추어 암호 설계자에 대한 메모 (sonnet.egloos.com)
[4] [북리뷰] 처음 배우는 암호화 (cpuu.postype.com)
[5] 유키 히로시 (나무위키)
[6] 내 백과사전 내가 이해한 Dual_EC_DRBG 백도어 2014년 1월 3일
[7] 내 백과사전 DES의 탄생 2014년 4월 15일
[8] 내 백과사전 교과서적인 RSA와 심각하게 허술한 보안 상태인 QQ 브라우저 2018년 2월 13일
[9] 내 백과사전 Diffie-Hellman의 취약점 : 소수(prime number) 재사용 문제 2016년 12월 18일
[10] 내 백과사전 메르센 트위스터 Mersenne Twister 2016년 9월 11일
[11] 내 백과사전 Heartbleed 버그 2014년 4월 9일
[12] 지디넷 “한국, 세계 2위 하트블리드 취약점 보유국” 2017.01.26.09:33

[서평]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 걸작 논픽션 16
다카노 히데유키 (지은이),신창훈,우상규 (옮긴이) 글항아리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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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할 2009~2011 당시에는 소말리아 인근 해적이 상당히 활개를 치던 시절[1]이었다. 본 블로그에서도 세계은행에서 나온 보고서[2,3]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소말리아 전역을 답사하고, 현지인과 동화되어가면서 소말리아 내부의 사회문제를 파악해 나가는 논픽션 리포트인데, 현장감이 엄청나다. 저자가 진짜 khat를 너무 많이 해서 좀 맛이 간게 아닐까-_- 싶어질 정도다. ㅎㅎㅎ 참고로 한국어 위키피디아 khat 항목에 따르면, khat는 국내에서는 마약으로 규정하는 듯 하다.

책 제목은 소말리아 북부의 소말릴란드라고 나와 있지만, 저자는 중부에 있는 Puntland와 남부에 소재한 수도 모가디슈까지 전부 답사하고 온다. 현지인과 동화되려는 노력을 무척 많이 하고 있고 (아마 절반은 khat의 힘인 듯? ㅋㅋ) 서구권 언론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 분가간 알력이나 알 샤바브 등 복잡한 소말리아 내부 갈등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 아마 이 정도로 현지인과 현지 사정에 근접한 저술은 서구권에서도 거의 없을 듯 하다.

재미있는 부분은 소말리아 사람들 조차도 지역이 다르면 타지역 상황에 대한 정보나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인데, 남부 모가디슈 사람들도 소말릴란드에는 길거리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다는 대목이 있었다. 물론 저술시기가 거의 10년 전이라서 지금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가가 사회에 주는 영향이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구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일전에 이야기한 소말리아의 위조지폐 이야기[4]는 Puntland 지역의 이야기인 듯 하다. 북서쪽의 Somaliland는 상황이 다른 듯.[5] 재미있게도 분쟁 당사자들 모두가 수도, 전기, 인터넷, 코카콜라 공장 등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없어도 이런 시설들은 전쟁의 피해가 없고, 오히려 기업간 자유경쟁을 통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오스트리아 학파 사람들과 하이에크 선생은 쾌재를 부르지 않을까-_- 싶다.

지금 뉴스를 보니 스페인에서 카탈란 분리주의자들이 9~13년형을 받은 모양[6]인데, 국가내에서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의 극렬한 충돌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소말릴란드의 분리 독립에 대한 찬반 여부도 남부지방과 북부지방 사람들의 격렬한 차이까지 저자는 조사확인하고 있다. 저자는 소말릴란드의 평화와 안정성에 주목하여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편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된게 아닌가 싶다.

p84에 カンフーネーム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역자도 의미가 불명한지 그냥 ‘이름’이라고만 번역했던데, 저자에게 좀 물어보면 안되나? 친절한 저자들은 역자의 물음에 대답 잘해주더라는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ㅎㅎ

p126에 아랍어로 정산을 ‘핸샵’이라고 한다는 대목이 있던데, 아랍어 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비슷한 발음의 단어가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본인의 짧은 아랍어 실력으로는 도저히 어떤 단어인지 확인할 수 없었음-_-

p228에 ‘디야’는 아랍어로 ‘피의 보상’이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것에 대한 위키피디아 항목이 있었다. 꾸란 5장 45절을 근거로 한 함무라비식 보복을 말하는 것 같다.

p231부터 라마단 기간에 방문하여 고생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슬람권 여행을 하기전에 항상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라마단 기간을 피하는 거라고 들은 적이 자주 있다. ㅎㅎ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아무도 뭔가 먹지않고 따라서 식당도 문닫기 때문에 외국인은 이 기간에 고생한다고 한다.

비록 10년전의 상황이긴 하나 대단히 현장감이 있는 내용이고, 여러가지 상황을 코믹하게 묘사하는 저자의 입담이 일품이다. 다만 소말리아내 여러 씨족의 분쟁을 어설프게 일본 전국시대의 분쟁에 비유하는 부분은, 한국인으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점이 많아서 재미가 덜하다. ㅎㅎㅎ 검색해보니 저자의 다른 몇몇 저서가 번역 출간돼 있던데, 독자를 아동으로 설정한 책이라 굳이 찾아 읽어볼만하지는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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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소말리아 해적의 현황 2011년 2월 6일
[2] Casal, Julian, et el. (2013) Pirate trails : tracking the illicit financial flows from pirate activities off the Horn of Africa. A World Bank study. Washington DC ; World Bank Group.
[3] 내 백과사전 세계은행의 소말리아 해적 보고서 2013년 11월 5일
[4] 내 백과사전 기묘한 소말리아의 화폐유통 2017년 5월 25일
[5] 내 백과사전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중앙시장의 환전가 풍경 2019년 10월 7일
[6] 알 자지라 Catalan separatist leaders handed jail terms for independence bid 4 hours ago

스노든 회고록 Permanent Record의 서문 전문 번역

근래 스노든이 회고록 Permanent Record를 썼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는데, 보안뉴스에서 그 서문 전문을 번역해서 공개하고 있다.[1] 개인적으로 흥미가 가는 책이고, 해외에서는 꽤 화제가 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별로 화제가 안 되고 있는 듯 하여 포스팅해 봄. 화제성과 시사성이 높으니, 아마 국내에 역서가 출간되지 않을까 싶은데, 만약 출간되면 즉시 구매해서 볼 예정이다. ㅎㅎㅎ

지금 보니, 때마침 슈나이어 선생의 블로그[2]에서도 마침 이 책 이야기를 하고 있구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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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안뉴스 [주말판] 문제의 스노든 회고록, 서문 전문을 살펴보니 2019-09-21 15:06
[2] Edward Snowden’s Memoirs (schneier.com)

[서평] 아라비아의 로렌스 – 전쟁, 속임수, 어리석은 제국주의 그리고 현대 중동의 탄생

아라비아의 로렌스 – 전쟁, 속임수, 어리석은 제국주의 그리고 현대 중동의 탄생 | 걸작 논픽션 12
스콧 앤더슨 (지은이),정태영 (옮긴이) 글항아리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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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차 세계 대전 전후로 아랍 반란 당시, 아랍 지역에서 활약했던 네 명의 서구인들 T. E. Lawrence, Aaron Aaronsohn, Curt Prüfer, William Yale의 행적을 추적하는 책이다. 책의 원제 Lawrence in Arabia와 유사한 제목의 영화 Lawrence of Arabia는 로렌스의 일대기를 영화화하고 있어서 유명하다는데, 본인은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네 명의 행적이 병렬로 번갈아가면서 마치 소설처럼 극적인 구성으로 등장하고 있는데다가, 등장인물도 엄청 많아서 초 헷갈린다-_- 전반적으로 네 명 중 로렌스의 행적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듯 하다. 많은 부분은 로렌스 자신의 자서전 Seven Pillars of Wisdom에서 참고하고 있으나, 저자는 자서전에서 의심스러운 부분들의 사실확인을 위해 사료를 추적하는 부분도 꽤 많다. 저자는 여러가지 증거를 재구성하여 로렌스의 저서에서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는 부분까지 추적한다. 저자의 품이 상당히 들어간 책임을 느낄 수 있다. 일전에 앨런 그린스펀의 전기[1]에서와 비슷한 생각이 드는데, 한 인물을 재구성할 때 그 인물의 자서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제국주의적 욕심 때문에 빚어진 복잡한 사기계약들(맥마흔-후세인 통신, 사이크스-피코 협정, 밸푸어 선언) 때문에 중동의 경계가 어떻게 그어져야 올바른지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고, 결국 이것이 현재 중동 내 이스라엘 분쟁/서구권과의 갈등 등의 출발이 된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라고까지 볼 수도 있는 책인 듯하다.

pp78-94 근방에서 유럽 각국이 외교정책을 대하는 분위기와 발칸반도 문제가 설명되어 있는데, 이는 일전에 본 크리스토퍼 선생의 저서[2]에 매우 잘 설명되어 있다. 읽어보면 당대 국가간 관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듯 하다.

p97 근방에서 스탠더드 오일사에 대한 역사는 Daniel Yergin을 참고라하고 주석에 나와 있는데, 이 책의 역서[3,4]가 출간되어 있다. 위키피다아 항목이 있는 걸 보면 나름 유명한 듯 한데, 게을러서 사 놓고 여태 안 읽고 있다-_-

p139 근방에서, 1차 대전 이전에는 유럽 사람들이 전쟁의 위험성과 참혹성을 간과해서, 1차 대전과 같은 재앙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비슷한 주장이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의 맨 뒷부분[1;p857]에도 언급된다. 여러모로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2]을 참고할만 하다.

p195에 Mission creep이라는 군사 용어가 등장하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원래 목표에서 초점을 잃고 점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목표가 이동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 같다. 근데 이 책에서는 한가지 오판으로 인해 전체 작전을 크게 변경한다는 의미로 쓴 듯 하여 미묘하게 다른 듯 하다. ㅎㅎ

p472부터 ‘연기처럼 떠도는 아랍군’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책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Asymmetric warfare와 일치하는 개념인 듯 하다. 일전에 번스타인 선생의 책[5]에서 본 일이 있다. 베트남전의 베트콩이나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과 같은 전술의 원류가 1차 대전때의 아랍 전쟁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재미있다.

p829에 주석으로 David Fromkin저서[6]에서 파로키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언급되어 있던데, 이 책[6]을 사 놓고 아직 안 읽어봐서 판단하기 어렵다. 비교하며 판단해야 할 것 같다.

1차 대전 직후인 1920년에 로렌스의 자서전 이전에 쓴 글을 어느 분께서 번역[7]하셨던데, 참고할만 하다.

전반적으로 극적 구성도 있어서 흥미롭지만, 본인의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좀 어려웠다. 텍스트가 많은 책이고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2]이 도움이 된 듯 하다. 1차 대전 당대의 중동정세를 파악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일부를 인용[8,9,10]해 두었으니 독서 결정여부에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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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1
Lawrence of Arabia: Archeologist, Writer, Warrior, Spy (warhistory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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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앨런 그린스펀의 삶과 시대 2019년 5월 19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2019년 6월 27일
[3] 황금의 샘 1 – 석유가 탄생시킨 부와 권력 그리고 분쟁의 세계사, 최신증보판 | 황금의 샘 1 김태유,허은녕 (옮긴이) 라의눈 2017-08-01 원제 : The Prize (1991년)
[4] 황금의 샘 2 – 석유가 탄생시킨 부와 권력 그리고 분쟁의 세계사, 최신증보판 | 황금의 샘 2 김태유,허은녕 (옮긴이) 라의눈 2017-08-01 원제 : The Prize (1991년)
[5] 내 백과사전 [서평] 1945 중국, 미국의 치명적 선택 – G2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2019년 8월 16일
[6] 현대 중동의 탄생 데이비드 프롬킨 (지은이),이순호 (옮긴이)갈라파고스 2015-01-12 원제 : A Peace To End All Peace (1989년)
[7] [스크랩] [번역] 반란의 진화, 1920 (The Evolution of a Revolt – by T. E. Lawrence) (blog.daum.net/m2799103)
[8] 내 백과사전 염소치기 딜레마 2019년 9월 22일
[9] 내 백과사전 분리부정사 Split infinitive 2019년 9월 6일
[10] 내 백과사전 오스만 투르크가 1차 대전에 참가한 이유 2019년 8월 26일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9월호

한겨레에서 발행하는 이코노미 인사이트를 지난 2011년[1] 이래로 지금까지 구독해오고 있다. 국내 기자의 투고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의 기사가 해외 기사를 번역한 기사라서 독특하다. 국내에서 비교적 접하기 쉬운 미국 언론의 기사는 거의 없고, 유럽과 중국 언론 기사가 많기 때문에, 국내 정보에 매몰 되기 쉬운 한국인으로서는 알기 힘든 현지 상황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이번 달 9월호는 특히 재미있어서 걍 포스팅해 봄. ㅎㅎ

가장 앞에 중국 희토류 산업 동향에 대한 기사가 있는데, 2010년 센카쿠 분쟁 당시 중국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제시된게 희토류[2]라서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이래로 세계 각국이 나름 대처를 해온 듯 하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아직 크지만 과거만큼 영향력있는 압박카드로 쓰기에는 좀 힘든 추세인 듯.

한일 경제 분쟁 관련 기사는 솔직히 볼 게 없다. 어느 매체든 무슨 기사든 비슷한 이야기와 결론 뿐이다.

한국 반도체 회사에 반도체 장비를 납품하는 ASML, Trumpf, 카를차이스 회사들이 협력하여 첨단 기술을 진보시키는 과정에 대한 기사가 있다. Trumpf라는 회사는 처음 들었다. ASML의 이름은 가젯 서울[3]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몇 번 들어봤는데, 이 채널이 무척 유익하니 강추한다. ㅎㅎ

Nextdoor라는 SNS에 관한 기사가 있던데, 처음 들어봤다. 실제 지리적 이웃을 연결해주는 SNS라고 한다. 나름 인기가 있는 SNS인지 기업가치가 꽤 높게 평가 받는 듯. 한국어 홈페이지[4]에 들어가보면 국내 서비스도 준비중인 것 같다. 아직 서비스 오픈도 안 했는데, 주소를 받고 있네-_-

바이두와 샤오미의 추락에 대한 기사가 꽤 인상적이다. 바이두는 한 때 중국 IT의 천하삼분지계 BAT의 ‘B’가 아닌가? 좀 놀랐다. 요새는 신규 진출 사업마다 고배를 마시고 있는 모양이다. 샤오미도 인도에서는 잘 나가지만, 중국 내에서는 매출이 그리 늘지 않는 추세인 듯.

예전에 이코노미 인사이트지에서 2015년 1월부터 독일 역사상 최초로 최저임금제가 도입되었다는 소식[5]을 봤는데, 그 후속기사가 있다. 최저임금 도입 전후로 그다지 사회적 변화는 없었는 듯. 최저임금제가 얼마나 유용한지 어떤지 좀 의문이 드는 대목 같기도 하다.

맨 뒤의 신간 소개 코너에는 흥미로운 책이 항상 한두 권 정도 있는데, ‘해동화식전'[6]이라는 책이 좀 흥미롭다. 한 번 읽어봐야 할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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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1년 7월 29일
[2] 내 백과사전 희토류 시장과 중국 2010년 10월 15일
[3] Gadget Seoul (youtube.com)
[4] https://go.nextdoor.com/kr
[5] 이코노미 인사이트 [Issue] 노사 모두 살린 독일의 최저임금 인상 2016년 04월 01일 (금)
[6] 해동화식전 – 조선 유일의 재테크 서적, 부자 되기를 권하다 이재운 (지은이),안대회 (옮긴이) 휴머니스트 2019-08-12

[서평] 1945 중국, 미국의 치명적 선택 – G2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1945 중국, 미국의 치명적 선택 – G2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리처드 번스타인 (지은이),이재황 (옮긴이) 책과함께 2016-03-16 원제 : CHINA, 1945: Mao’s Revolution and America’s Fateful Choice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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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45년을 전후로 미중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역사적 과정을 짚는 책이다. 주로 미국의 대중정책이 어떻게 흘러갔고, 공산주의자들의 기만술과 미국의 외교적 오판들, 상황파악의 실패 등의 역사적 흐름을 짚고 있다.

근래 악화되는 한일 관계[1]를 보면서도 느끼는데, 외교의 중요성은 매우 크지만, 그에 비해 매우 소수의 사람에 의해 외교적 관계가 정립되고, 국가의 대외 정책결정과 운명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비슷한 사례로 일전에 본 크리스토퍼 선생의 저서[2]에서도 나오지만, 혼란스럽고 적대적인 대외 정책으로 인해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던 파국적 결말(1차 대전)으로 치닫는 것과 비슷해보여서 흥미롭다.

마찬가지로 2차 대전을 전후하여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일관성이 없이 혼란스럽고, 끊임없는 오판들 때문에 혼선을 빚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결국 마오쩌둥이 승리하기까지 미국과 중국은 적대적 관계에 이르렀고, 이것은 근래 들어 발생한 미중 무역갈등의 기저에 깔린 역사적 흐름이기도 하다.

근데 과연 미국이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역사가 달라졌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아마 저자는 그렇지는 않은 걸로 보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어쨌든 마오쩌둥은 확고한 공산주의자였고, 스탈린식 지배욕이 강한 사람이었으므로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과는 좀 다른 미중관계가 형성되었을 수는 있을 지도 모른다. 특히 루즈벨트가 일본을 과대평가했던 오판이 아니었으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여하간 중국의 공산 지배 결과, 한국 전쟁 때 중국이 참여하게 되었으니 우리들과도 아주 무관한 이야기는 아닐 듯 하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1930년대 후반~194년대 후반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미국의 대중 외교와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일전에 본 디쾨터 선생의 인민 3부작[3]은 1948년 장춘 포위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책과 겹치는 내용은 거의 없지만, 이 책과 같이 참고해서 보면 비교적 연속적으로 중국 현대사를 파악할 수 있는 책이 될 듯하다.

p80에 마르코 폴로가 건넜다는 이유로 마르코 폴로의 이름이 붙은 다리가 언급되는데, 건넜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동방견문록에서 너무 아름답다고 칭송했기 때문이다. ㅎㅎㅎ 일전에 본 김호동 선생의 저술[4]을 참고 바람.

p90에 Bloody Saturday라는 보도 사진이 언급되는데, 책에 사진이 없어서 검색해보니 위키피디아 항목이 있었다. 유명한 전쟁보도 사진들이 많은데, 개중에 유명한 것들은 일전에 본 책[5]에 몇몇이 있으니 참고 바람.

p103에 1942년 허난성 대기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에 관해 다룬 책[6]을 일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다.

p156에 작가 님 웨일스가 언급되는데, 국내에서도 독립운동사에 관심이 있으면 잘 알려져 있는 유명한 사람이다. 독립운동가 김산의 생애를 쓴 이 국내에 번역출간[7]되어 있다. 근데 사놓고 아직 안 읽어봤음-_-

p319에 Alexander V. Pantsov와 Steven I. Levine이 저술한 마오의 전기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 책이 번역출간[8] 돼 있다. 이 책이 알라딘 중고 매물로 여러 권 나온 적이 한 번 있었는데, 내일 사야지~ 하고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순식간에 절판 되었던 기억이 있다-_- 나름 인기가 있는 책인 듯? ㅋ

p335에 독소 불가침 조약 때문에 중국 공산당이 그때까지 비난하던 히틀러에게 갑작스럽게 찬사를 보내는 장면을 보니, 유명한 명작소설 1984의 그 장면이 생각난다. 일전에 sonnet 선생의 글[9]에도 이 부분이 인용된 적이 있었는데, 진짜 오웰 선생의 엄청난 선견지명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ㅎㅎ

p496에 Asymmetric warfare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처음 듣는 말이었다. 미국의 대 아프카니스탄 공격에서 탈레반의 전술과 당시 중국 공산당의 전술 상황이 얼마나 비슷한지 궁금해진다.

텍스트의 분량은 상당하므로 읽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현대 중국과 미국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역사를 짚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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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근래 한일 관계에 대한 단상 2019년 7월 15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2019년 6월 27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해방의 비극, 마오의 대기근, 문화 대혁명 2018년 1월 5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2017년 9월 14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 사진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사진 이야기2011년 12월 4일
[6] 내 백과사전 [서평] 1942 대기근 –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2017년 11월 2일
[7] 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은이),송영인 (옮긴이) 동녘 2005-08-15 원제 : Song of Ariran (1941년)
[8] 마오쩌둥 평전 – 현대 중국의 마지막 절대 권력자 알렉산더 V. 판초프, 스티븐 L. 레빈 (지은이), 심규호 (옮긴이) 민음사 2017-03-24 원제 : MAO: The Real Story (2012년)
[9] 『1984』(2) (sonnet.egloos.com)

[서평]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변호사 레비 씨, 스티브 잡스의 골칫덩이 픽사에 뛰어들다!
로렌스 레비 (지은이),강유리 (옮긴이) 클레마지크 2017-06-14 원제 : To Pixar and Beyond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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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Lawrence Levy씨가 픽사가 무명이던 시절에 CFO로 영입되면서, 픽사가 성공하는 과정을 지켜본 자신의 경험담을 개략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과거 David A. Price의 ‘픽사 이야기'[1]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픽사의 탄생부터 전반적인 3D 애니메이션 기술사를 훑는 책이라면, 이 책은 재무와 경영적 관점에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서술한 책이라 좀 다른 관점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저자는 처음 픽사를 보았을 때의 인상과 초창기 픽사가 처한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서술하면서 시작하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당시에는 아무리 봐도 절망적인 상태였는 듯 하다. 지나고 봐서야 히트작이 연이어 나왔으니 그의 선택이 좋게 끝났지만, 나 같으면 도저히 픽사에 합류할 결정을 하지 못했을 듯 하다. ㅎㅎ

책 전반적으로 저자가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여러모로 계약을 진행하거나, 사람들 사이를 중재하거나, 사업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등 자신이 겪은 난항들에 대해 회고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책 제목에 잡스 이름이 있긴 하지만, 사실 잡스는 픽사가 어려울 때 꾸준하게 (투덜대면서-_-) 투자해 준 공로뿐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일전에 월터 아이작슨잡스 전기[2]에서도 봤듯이 잡스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일화도 약간 있다. 예를 들어 잡스는 자신의 견해를 고집할 때도 많지만 상대가 프로라고 인정되면 믿고 맡기는 이야기가 전기[2]에 나오는데, 투자자의 스토리에 대한 간섭이 일반화된 산업에서, 픽사 내부의 창작적 결정에 대해 독립성을 유지하게 해 준다.(p256) 이런 것들도 다 지나고나면 쉬워 보여도 당대에는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 본다. 어쨌건 잡스는 기술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모두 걸친 사람으로서, 훗날 애플이 음악 등의 컨텐츠 사업으로 진출하는데 나름 장점이 되었을 것이다.

p279에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는 것이 RJR 내비스코 인수 이래로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이라는 언급이 있는데, 이에 관해서 유명한 [3]이 있다. 이 책[3]이 엄청 재밌으니 일독을 권한다. ㅎㅎㅎ

저자는 픽사에서 10년 이상 일을 했다고 하는데, 책의 2/3 정도 분량은 픽사에 합류한 후 2년 정도의 기간에 할당하고 있다. 아무래도 픽사 초창기에 가장 위험했고 다이내믹한 기간이라 그런 듯 하다.

원제가 ‘To Pixar and Beyond: My Unlikely Journey with Steve Jobs to Make Entertainment History’라고 하는데, 원제보다는 역서 제목이 조금 더 적절한 듯 하여 마음에 든다. ㅎㅎ

텍스트의 분량이 약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한 내용이라 술술 읽힌다. 집중하면 한 나절에 완독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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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서평] 픽사 이야기 PIXAR TOUCH :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 2011년 5월 26일
[2] 내 백과사전 [서평] 스티브 잡스 2011년 11월 21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문앞의 야만인들 : RJR내비스코의 몰락 2011년 5월 3일

[서평]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은이),이재만 (옮긴이) 책과함께 2019-01-28 원제 : The Sleepwalkers: How Europe Went to War in 1914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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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알기로 1차 세계대전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따른다.

가브릴로 프린치프프란츠 페르디난트 오스트리아 황태자 살해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
세르비아의 보호국을 자처하는 러시아가 동원령 발동
오스트리아의 동맹국인 독일도 동원령 발동
프랑스-러시아 연합에 의해 프랑스도 동원령 발동
독일의 중립국 벨기에 침공으로 인해 영국도 참전
주요 강대국들이 전부 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전세계 식민지들이 본국의 전쟁에 참여

뭐 이런 수순인데, 각 단계별로 현대인의 관점에서 공감하기 어렵거나, 인과관계의 측면에서 의아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외교관계와 각 국가가 타국을 보는 관점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주로 외교적 관점에서 추적하는 책이다.

1차 세계대전 관련 저술로 일전에 존 키건 선생의 저서[1]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반면에 순전히 군사적 관점의 저술이고, 1차 대전의 발생경과에 대한 설명은 수 페이지에 그친다. 근데 읽은지 하도 오래돼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대충 다시 봤다. 키건 선생의 책에는 큰 프레임으로서 사건 진행의 서술은 간략하게 되어 있지만,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은 이를 확대하여, 국가들의 대외 정책과정에서 매우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비협조적이고 불명확한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왔음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훌륭하다.

애초에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국경을 넘어서까지 타국의 황태자를 왜 살해했는지에 대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세르비아인의 민족주의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본 블로그에 일부 인용[2]을 해 두었으니 참고 바란다. 그러고 보면 일전에 본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3]가 생각나는데, 전반적으로 진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면이 있지 않나 싶다. 그 때는 그 만화[3]를 추천했지만, 지금은 추천하지 않는다.

p235에 그레이트 게임이 언급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피터 홉커크 선생의 저서[4]가 볼만하다. 다만 피터 선생의 책은 러일전쟁에서 끝나지만, 이 책을 보니 실제로 영국과 러시아의 중앙아시아에서의 긴장관계는 1차 대전까지도 유지되는 것 같다. 피터 선생의 책에서는 영국 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여론이 얼마나 나빴는지에 대해 상세히 나오는데, 크리스토퍼 선생의 책을 보니 비단 영국 뿐아니라 외국을 대하는 주전론적 여론이 유럽 전체를 휩쓸고 있었던 것 같다.

p236에서 영국이 고립정책을 버리고 영일동맹을 맺을 수 밖에 없는 영국의 국제관계를 약간 설명한다. 일전에 본 도널드 킨 선생의 저서[5]에서는 영국이 아쉬울 건 거의 없고, 일본이 근대화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일본쪽이 매달려서 동맹이 된 듯한 인상을 주는데, 영국도 나름 이해관계가 있는 동맹임을 알 수 있다.

p346에 슐리펜 계획이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연구를 짧게 언급하는데, 뒤쪽에 참고문헌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테렌스 주버 선생의 이름이 나온다. 이에 관해서는 길잃은어린양 선생의 블로그[6]에 상당히 상세히 쟁점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람.

p742부터 러시아가 왜 세르비아 문제에 개입했는지, 대외적으로 표명된 원인이 아닌 경제적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대외적으로 표명된 주장 뒤쪽에 숨은 플레이어들의 내면적 의도를 간파하는데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의 탁월함이 아닐까 싶다.

각 국가들은 상호 적대감과 피해망상으로 인하여 상호 저신뢰 관계에 묶여있었고, 이로 인하여 최종적으로는 전체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게 된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론을 알고 있는 후대인이 보기에는 어리석은 선택들이었으나, 당대의 당사자들이 가진 정보와 관점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경제학에서 개별 플레이어가 각자 자신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면 국부가 증대된다는 애덤 스미스류의 주장에 대한 생생한 반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반적으로 1차 대전의 발생원인을 외교관계를 통해 해석하고 있고, 당대 복잡했던 사안과 사회적 분위기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추적하고 있다. 다체 문제보다도 복잡한 국가간의 외교관계를 풀어내면서, 개별 플레이어들의 당대 관점에서 사건을 이해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책 겉면에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처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이 책을 건네줬다고 나와 있던데, 검색해보니 2017년 12월에 북한을 방문했다[7]고 나온다. 그 때 준 모양이다. 아무래도 상호 저신뢰 관계 속에서 외교가 진행되면 궁극적으로 파국이 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텍스트의 분량이 상당하고, 당대 복잡한 사안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아무래도 유럽사에 관심이 좀 있어야 읽을만할 듯 하다. 읽기 빡셌다-_- 아무래도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운 책 같아 보이는데,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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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4

재생시간 8분 5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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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차세계대전사 (보급판) 존 키건 (지은이),조행복 (옮긴이)청어람미디어 2016-04-15 원제 : The First World War
[2] 내 백과사전 범 세르비아 민족주의의 기원 2019년 6월 4일
[3] 내 백과사전 [서평] 가브릴로 프린치프- 세기를 뒤흔든 청년 2014년 7월 18일
[4] 내 백과사전 [서평] 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2012년 12월 20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메이지라는 시대 – 유신과 천황 그리고 근대화 2018년 7월 26일
[6]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S-2 (panzerbear.blogspot.com)
[7] 연합뉴스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5일부터 나흘간 북한 방문 2017-12-05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