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 걸작 논픽션 16
다카노 히데유키 (지은이),신창훈,우상규 (옮긴이) 글항아리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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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할 2009~2011 당시에는 소말리아 인근 해적이 상당히 활개를 치던 시절[1]이었다. 본 블로그에서도 세계은행에서 나온 보고서[2,3]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소말리아 전역을 답사하고, 현지인과 동화되어가면서 소말리아 내부의 사회문제를 파악해 나가는 논픽션 리포트인데, 현장감이 엄청나다. 저자가 진짜 khat를 너무 많이 해서 좀 맛이 간게 아닐까-_- 싶어질 정도다. ㅎㅎㅎ 참고로 한국어 위키피디아 khat 항목에 따르면, khat는 국내에서는 마약으로 규정하는 듯 하다.

책 제목은 소말리아 북부의 소말릴란드라고 나와 있지만, 저자는 중부에 있는 Puntland와 남부에 소재한 수도 모가디슈까지 전부 답사하고 온다. 현지인과 동화되려는 노력을 무척 많이 하고 있고 (아마 절반은 khat의 힘인 듯? ㅋㅋ) 서구권 언론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 분가간 알력이나 알 샤바브 등 복잡한 소말리아 내부 갈등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 아마 이 정도로 현지인과 현지 사정에 근접한 저술은 서구권에서도 거의 없을 듯 하다.

재미있는 부분은 소말리아 사람들 조차도 지역이 다르면 타지역 상황에 대한 정보나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인데, 남부 모가디슈 사람들도 소말릴란드에는 길거리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다는 대목이 있었다. 물론 저술시기가 거의 10년 전이라서 지금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가가 사회에 주는 영향이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구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일전에 이야기한 소말리아의 위조지폐 이야기[4]는 Puntland 지역의 이야기인 듯 하다. 북서쪽의 Somaliland는 상황이 다른 듯.[5] 재미있게도 분쟁 당사자들 모두가 수도, 전기, 인터넷, 코카콜라 공장 등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없어도 이런 시설들은 전쟁의 피해가 없고, 오히려 기업간 자유경쟁을 통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오스트리아 학파 사람들과 하이에크 선생은 쾌재를 부르지 않을까-_- 싶다.

스페인에서 카탈란 분리주의자들이 9~13년형을 받은 모양[6]인데, 국가내에서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의 극렬한 충돌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소말릴란드의 분리 독립에 대한 찬반 여부도 남부지방과 북부지방 사람들의 격렬한 차이까지 저자는 조사확인하고 있다. 저자는 소말릴란드의 평화와 안정성에 주목하여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편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된게 아닌가 싶다.

p84에 カンフーネーム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역자도 의미가 불명한지 그냥 ‘이름’이라고만 번역했던데, 저자에게 좀 물어보면 안되나? 친절한 저자들은 역자의 물음에 대답 잘해주더라는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ㅎㅎ

p126에 아랍어로 정산을 ‘핸샵’이라고 한다는 대목이 있던데, 아랍어 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비슷한 발음의 단어가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본인의 짧은 아랍어 실력으로는 도저히 어떤 단어인지 확인할 수 없었음-_-

p228에 ‘디야’는 아랍어로 ‘피의 보상’이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것에 대한 위키피디아 항목이 있었다. 꾸란 5장 45절을 근거로 한 함무라비식 보복을 말하는 것 같다.

p231부터 라마단 기간에 방문하여 고생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슬람권 여행을 하기전에 항상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라마단 기간을 피하는 거라고 들은 적이 자주 있다. ㅎㅎ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아무도 뭔가 먹지않고 따라서 식당도 문닫기 때문에 외국인은 이 기간에 고생한다고 한다.

비록 10년전의 상황이긴 하나 대단히 현장감이 있는 내용이고, 여러가지 상황을 코믹하게 묘사하는 저자의 입담이 일품이다. 다만 소말리아내 여러 씨족의 분쟁을 어설프게 일본 전국시대의 분쟁에 비유하는 부분은, 한국인으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점이 많아서 재미가 덜하다. ㅎㅎㅎ 검색해보니 저자의 다른 몇몇 저서가 번역 출간돼 있던데, 독자를 아동으로 설정한 책이라 굳이 찾아 읽어볼만하지는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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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소말리아 해적의 현황 2011년 2월 6일
[2] Casal, Julian, et el. (2013) Pirate trails : tracking the illicit financial flows from pirate activities off the Horn of Africa. A World Bank study. Washington DC ; World Bank Group.
[3] 내 백과사전 세계은행의 소말리아 해적 보고서 2013년 11월 5일
[4] 내 백과사전 기묘한 소말리아의 화폐유통 2017년 5월 25일
[5] 내 백과사전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중앙시장의 환전가 풍경 2019년 10월 7일
[6] 알 자지라 Catalan separatist leaders handed jail terms for independence bid 4 hours ago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중앙시장의 환전가 풍경

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 걸작 논픽션 16
다카노 히데유키 (지은이),신창훈,우상규 (옮긴이) 글항아리 2019-03-08

pp40-41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중앙시장의 환전가. 소말릴란드에서는 호텔이나 통신사, 렌터카 비용 등에 미 달러를 사용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의외로 소말릴란드 실링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취재한 미얀마의 모도키 같은 ‘자칭 국가’에서는 미얀마 화폐나 중국 인민폐를 사용했다. 정말 자신들이 만든 통화를 사용하는 ‘자칭 국가’는 처음이었다. 우리도 당연히 환전이 필요해서 갔지만 도착해서 본 광경에는 기가 질리고 말았다. 돗자리 위에 고무줄로 묶은 돈다발이 마치 햇볕에 말린 흙벽돌처럼 아무렇지 않게 쌓여 있었다. 수레로 운반하는 남자도 있었다. 그것도 돈다발을!

와이얍에게 “이 돈을 소말릴란드에서 찍느냐”고 묻자 그는 “우리 나라엔 돈을 찍어낼 기술이 없어”라며 웃었다. 그는 “런던에서 찍어 공수해온다”고 했다 지폐를 만들 기술이 없을 뿐 아니라 단위가 높은 지폐를 만들 돈도 없는 것 같았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져도 고액권을 만들 수 없으니 15년 이상 된 지폐를 많이 찍어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09년 당시 1달러에 7000실링이었으나 지폐는 500실링짜리밖에 없었다. 즉 14장으로 겨우 1달러를 바꿀 수 있다. 어쨌든 우리는 50달러를 교환했는데, 한 손으로 못 쥐자 환전상은 검은 비닐봉지에 돈다발을 담아줬다. 이 환전가는 소말릴란드가 나름대로 ‘질서 있는’ 독립 국가임을 드러내는 상징물이다. 아무리 인플레가 심하다고 해도 독자 화폐를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초기 비용이 상당했을 테고 영국 정부와 이야기가 될 정도의 외교력도 요구된다. 지폐를 정기적으로 찍어 운송해 확실히 보관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지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군인과 경찰 등 국가 공무원의 급여는 실링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미 달러화 외에도 유로, 에티오피아의 비르, UAE의 디람도 환전 가능하다. 이렇게 외화가 넘쳐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 중앙에 환전가가 있는데도 총을 든 경호원이 없고 경계심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와이얍은 “(남부) 소말리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따져보면 세계 어디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돈다발을 배낭에 넣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시장은 끝없이 이어져 거리 전체가 시장인 듯 성황이었다. 푸른 하늘과 빛나는 태양 아래에서 ‘터무니없이’ 밝은 활기가 넘쳐흘렀다. 이는 마치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지 못하나 누구보다 더 건강하고 희망 가득한 젊은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소말리아 북부지방의 자치 영역인 소말릴란드의 수도 하르게이사의 중앙에 위치한 환전소에 방문한 저자의 경험담의 일부이다. 일전에 소말리아의 화폐 이야기[1]를 한 적이 있는데, 소말릴란드는 영국에서 공수해 온다니, 남쪽과는 달리 위조지폐를 쓰지는 않는 듯 하다.

방문시기는 2009년 정도라서 10년전의 이야기이긴 하다. 요새는 현금사용율이 현저히 줄었다는 이야기[2]를 들은 적이 있다.

‘미얀마의 모도키’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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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기묘한 소말리아의 화폐유통 2017년 5월 25일
[2] 뉴스페퍼민트 소말리랜드,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사회” 될까? 2017년 9월 29일

보츠와나의 성공적인 발전

이코노미스트지에 근래 보츠와나에 있었던 정치적 갈등에 대한 기사[1]를 봤는데, 보츠와나가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 줄 처음 알았네. 헐… 이코노미스트지 기사[1]보다는 한국일보 기사[2]가 보츠와나 근대사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볼만한 것 같다. 국내기사 답지 않게 출처도 꽤 꼼꼼해서 훌륭하다. ㅎㅎ

독립당시, 국토가 프랑스만한 나라였음에도 포장도로가 7.5마일 밖에 되지 않았고, 전국에 학위를 가진 사람이 22명 뿐인 나라였지만, 지금은 1인당 GDP($18,650)가 남아공($13,870)을 넘는다고 한다. 헐-_- 놀라운데. 주변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념을 갖춘-_- 정치인들이 많아서,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가 저성장에 머무르는 저주(Resource curse)에 걸리지 않은 듯 하다. 최하위 국가에서 아프리카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나름 성공한 케이스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일전에 봤던 코끼리 논란[3]에서, 케냐 등지에서는 코끼리 개체수가 줄고 있는데, 보츠와나에서는 성공적으로 코끼리 개체수가 늘어난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검색해보니 보츠와나에 거주하는 어느 한국인이 현지 물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놓은 것이 있었다. 재생시간 10분 53초

물가가 생각보다 많이 싸지는 않구만. ㅋ 이 분이 올려놓은 영상[4]들이 꽤 많은데, 보츠와나 현지의 분위기를 대충 느낄 수 있다. ㅎㅎ

얼마전에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세계 도시들 사이에 살만한 환경 인덱스 랭킹[5]을 봤는데, 사하라 이남지역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남아공의 두 도시만 있는 것 같고, 보츠와나의 수도인 가보로네는 없는 듯 하다. 유튜브에 Gaborone를 검색해보면 도시 풍경을 대충 볼 수 있다. 구글 맵에서 스트리트뷰로도 가보로네 시내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시내가 초 휑하다-_- ㅋㅋㅋ 죽기전에 츠와나어를 좀 공부해서 여행해보고 싶구만-_-

그러고보니 예전에 봤던 보츠와나의 기타 연주자[6]가 생각나는데, 이 사람 뭐하고 있으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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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코노미스트 The battle of Botswana’s big men Aug 29th 2019
[2] 한국일보 ‘아프리카의 예외’ 보츠와나 민주주의의 설계자 2017.07.15 04:40
[3] 내 백과사전 보츠와나의 코끼리 논란 2019년 3월 26일
[4] 꼬파노 Kopano (youtube.com)
[5] 이코노미스트 Vienna remains the world’s most liveable city Sep 4th 2019
[6] 내 백과사전 보츠와나의 기타연주자 Ronnie Moipolai 2015년 4월 30일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다나카 코토하 꽃들의 축복 피규어

애니메이트 타임즈에 밀리시타다나카 코토하 피규어 예약을 받는다는 글[1]을 봤는데, 평소 피규어 취미가 없는 내가 혹할 지경이다-_- 아놔 불혹의 나이가 지난지도 꽤 됐는데, 왜 이리 혹하는게 많지-_-???

와 진짜 멋지다. “꽃들의 축복” 이 카드 가지고 있는데, 기적적으로 30연차만에 뽑았던 기억이 나는구만. ㅋㅋㅋ

이걸 보니 이번 달 나갈 돈이랑 통장잔고랑, 더 싼데가 있나없나 등등 계산기가 열라게 돌아간다. 애니메이트 온라인[2]은 14%할인하는데, 해외배송이 안 된다. 아미아미[3]는 해외배송이 되는데, 조금 가격이 더 나간다. 배송비+부가세+관세를 고려하니 그냥 알라딘의 아미아미 구매대행[4]이나 별반 차이 없는 듯.

근데 가격이 꽤 빡시다-_-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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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アイドルマスター ミリオンライブ!』より、「田中琴葉」が“花たちの祝福”をモチーフにした衣装でフィギュア化!【今なら14%OFF!】 (animatetimes.com)
[2] 【美少女フィギュア】アイドルマスター ミリオンライブ! 田中琴葉 花たちの祝福ver. 1/8 完成品フィギュア (animate-onlineshop.jp)
[3] THE IDOLM@STER Million Live! Kotoha Tanaka Hanatachi no Shukufuku ver. 1/8 Complete Figure(Pre-order) (amiami.com)
[4]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다나카 코토하 꽃들의 축복ver. – 1/8스케일 PVC 도색완료 완성품 피규어 (aladin.co.kr)

중국의 어느 염소치기의 일상

어느 중국 염소치기(양치기?)가 웨이보에 짤막한 동영상들을 올리는 걸[1] 봤는데, 나름 이국적인 느낌이라 재미있다. 대부분의 영상이 1분 내로 짧은 영상인데, 염소에게 이것저것 먹이는 영상이 많다. 개중에 수르스트뢰밍을 먹는 영상[2]이 좀 신박하다. ㅎㅎ 참고로 수르스트뢰밍은 세상에서 제일 냄새가 역한 음식이라나 뭐라나[3] ㅎㅎ 먹긴 먹는데, 한 개 먹고 가는 걸로 봐서는 맛있지는 않은 듯-_- 근데 염소는 초식동물 아닌가. 일전에 육식하는 초식동물 영상[4]을 본 적이 있는데, 나름 초식동물도 기회가 있으면 육식을 하긴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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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30
불닭볶음면을 먹는 염소[5]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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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m.weibo.cn/u/6885416408
[2] https://m.weibo.cn/detail/4378804920827893
[3] 내 백과사전 수르스트뢰밍 surströmming 2010년 10월 16일
[4] 내 백과사전 육식하는 초식동물 2010년 12월 24일
[5] https://m.weibo.cn/detail/4395724579839578

온라인에서 더 나은 애인을 구하기 위한 전략

arXiv에 ‘Aspirational pursuit of mates in online dating markets’라는 논문[1]을 봤다. 보니까 미국에서는 온라인으로 여친/남친 구하는 사람이 은근 많은가 보다. ㅎㅎ 미국의 4개 대도시(뉴욕, 보스턴, 시카고, 시애틀)에서 공개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어떻게하면 더 나은 짝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전략을 구상하는 연구 같다. 아마 논문의 저자 본인이 애인 찾다가-_- 분석해 본게 아닐까 하는 망상이 든다. ㅋㅋㅋㅋ

영어 울렁증이라-_-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성향의 사람은 이런 성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전략 같다. 난 또 어떤 적용가능한 수학적 모델링을 세워서 오토메이션을 하는 건 줄 알았다. 마지막에는 페이지랭크 알고리즘 비스무리한 전략으로 애인 후보 랭킹을 정하는 듯 하다. 내 생각인데 이 부분은 랭킹 리스트의 리스크 관리를 고려하면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2]을 써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전에 본 수학도의 여친 구하는 법[3]이 생각나는데, 이쪽이 데이트 사이트를 해킹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똑똑한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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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spirational pursuit of mates in online dating markets”, Elizabeth E. Bruch, M. E. J. Newman, (Submitted on 14 Aug 2018) arXiv:1808.04840 [cs.SI]
[2] 내 백과사전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Modern portfolio theory 2010년 10월 18일
[3] 내 백과사전 어느 수학도의 여친 구하는 법 2014년 1월 24일

안드로이드 관음보살

교도통신사의 유튜브 영상 중에서 재밌는 영상[1]을 봐서 포스팅해 봄. 재생시간 1분 41초

교토시에 소재한 고다이지(高台寺)에서 안드로이드 관음보살인 마인더(マインダー)를 설치하여 활용하는 듯 하다.[2,3] 대충 검색해보니 고다이지라는 절은 야경이 꽤 좋은 모양이고, 내부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조각상이 있어서 한국인에게 별로 유쾌하지는 않을 듯 하다.[4] ㅎㅎㅎ

고다이지 위키피디아 항목을 대충 보니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절인 듯 한데, 대단히 혁신적인 실험을 하는 듯 싶다. 생각해보면 료호우지(了法寺)는 변재천 피규어를 모시고 있으니[5], 일본 불교가 나름 종교적으로 참신한 시도를 잘 하는 듯. ㅎㅎ

제작을 담당한 사람은 예상했듯이, 역시나 오사카 대학 소속의 로봇 연구를 하는 이시구로 히로시 선생이라고 한다.[2] 일전에 에리카 이야기[6]나 로봇 배우 이야기[7]를 했지만, 역시 로봇과 관련된 선구적인 시도는 이 사람이 주도하는 것 같다. ㅎㅎ

예전에 불교 SF 단편선[8]을 읽은 게 생각나는데, 언젠가는 안드로이드도 열반에 들 일이 있지 않을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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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アンドロイド観音がお披露目 京都・高台寺 (youtube 1분 41초)
[2] 교도통신 アンドロイド観音お披露目、京都 2019/2/23 18:06
[3] 로봇신문 일본 사찰 ‘고다이지’에 로봇 불상 등장 2019.03.04 16:37:53
[4] 법보신문 14. 니시혼간지(西本願寺) 2012.04.24 13:48
[5] 내 백과사전 불교의 모에적 재해석 2010년 10월 8일
[6] 내 백과사전 휴머노이드 에리카 2017년 10월 25일
[7] 내 백과사전 로봇 배우가 데뷔하다 2010년 11월 17일
[8] 내 백과사전 [서평] 불교 SF 단편선 2012년 11월 29일

Sweetheart grip의 진화

사진기의 발명 이래로, 군인들은 항상 곁에 두는 생활 물품에 애인이나 가족 사진을 넣는 일을 해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예외는 아니라, 많은 군인들이 피스톨 손잡이에 자신의 애인이나 가족 사진을 넣어두곤 했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는 [3]임.

이른바 Sweetheart grip이라는 건데, 일전에 1913년 비엔나 이야기[1]할 때 언급한 역사 트리비아 사이트인 vintage news[2]에 다양한 예시 사진들과 함께 설명이 잘 돼 있다.

여하간 이런 오래된 전통을 살려, 요즘에는 피스톨 손잡이에 최애캐-_-를 넣어놓는 친구들이 있는 듯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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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1913년의 비엔나 2019년 1월 5일
[2] The Vintage News “Sweetheart Grips” – WWII soldiers would make clear grips for their pistols to display their sweethearts Sep 2, 2016
[3] the daily calender World War II Sweetheart Grips 5:39 PM 02/13/2015

문명의 훈련이 필요한 TV감상??

문명과 동떨어진 사람들이 스크린을 보는데 겪는 어려움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가끔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셜 맥루한저서[1;p77-80]에 꽤 재미있는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왜 비문자적 사회는 많은 훈련 없이는 영화나 사진을 볼 수 없는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새로운 종류의 지각을 구성하는 데 표음 문자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즉 새로운 지각과 표음 문자 간의 인과율을 밝히려는 것이다. 그래서 런던대학 아프리카연구소의 윌슨(John Wilson) 교수의 한 논문을 살펴본다.67)
문자를 사용하는 사회의 사람들은 왜 문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3차원 혹은 원근법적으로 볼 수 없는가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우리는 이 3차원의 세계를 일반적인 것으로 이해하며, 사진이나 영화를 보는 데 아무런 훈련도 필요 없다고 전제한다. 윌슨의 경험은 미개인들에게 읽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영화를 사용하려고 한 것에서 나온 것이다.

다음과 같은 증거는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 – 위생검사관 – 는 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아프리카 원주민촌의 일반 가정집에서 고여 있는 물을 제거하는 벙법, 즉 구덩이에 고여 있는 물을 퍼내고, 모든 빈깡통을 치워 버리는 등과 같은 일을 아주 천천히 활동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필름을 아프리카인들에게 보여준 후 그들이 무엇을 보았는지를 물었다. 그들은 닭 한 마리를 보았다고 대답했는데, 우리는 그 필름에 닭 같은 가축이 나온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닭이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필름을 한 프레임 한 프레임 검토하였다. 그러자 잠시 후 한 프레임 구석에 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떤 사람이 닭을 놀라게 해서 날아가는 장면으로, 오른쪽 밑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가 본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위생 검사관이 사람들에게 필름에서 보기를 기대했던 것은 닭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본 것은 있는지도 몰랐던 전혀 다른 것이었다. 왜? 우리는 온갖 이론을 다 동원해 보았다. 아마도 그것은 닭의 갑작스러운 움직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주 천천히 빈깡통을 집어들고, 다른 일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닭의 움직임은 하나의 사실적인 것이었다. 다른 이론도 있었다. 닭이 종교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그런 것은 무시하였다.
: 필름에 나온 그 장면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 그렇다. 한 청소부가 걸어오고, 물이 담긴 깡통을 보자. 그는 이를 집어들고 아주 조심스럽게 물을 땅바닥에 쏟은 후 모기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물을 비벼서 없앤 후, 그 깡통은 당나귀 등에 단 바구니에 집어넣는다. 이것은 폐기물을 어떻게 없애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공원에서 쇠꼬챙이를 들고 다니면서 휴지를 집어 바구니에 넣은 청소부의 행위와 같은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고여 있는 물은 모기가 그곳에 알을 낳기 때문에 빈깡통 같이 물이 고여 있는 쓰레기는 치워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주 천천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깡통의 물은 조심스럽게 버렸고, 물은 땅에 버려진 후 쓸어버려 고인 물은 더 이상 없게 되었다. 이 필름은 약 5분 길이의 것이었다. 닭은 이런 과정에서 한 순간 동안 나타났던 것이었다.
: 당신의 말은 진실로 당신이 그 필름의 관객들과 이야기한 후 그들이 닭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보지 못했다고 믿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 우리는 단순히 “이 필름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라고 그들에게 물었다.
: 당신이 무엇을 생각했는가가 아니라?
: 아니다 무엇을 보았는가였다.
: 당신이 이런 질문을 한 대상인, 필름을 관람한 사람의 수는 얼마나 되었는가?
: 30명 조금 더 되었다.
: “닭을 보았다”는 반응 외에 다른 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가?
: 없었다. 그것이 즉흥적인 질문에 즉흥적인 대답이었다.
: 그들은 사람도 보았는가?
: 실로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가 계속해서 위생 청소부를 보았는가 하고 질문을 하였을 때 그들이 필름에 담긴 내용 전체를 말하지 못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후에 발견한 것이지만 그들이 프레임 전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프레임 한 부분 한 부분을 검사하듯 자세히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예술가나 눈 전문가로부터 세련된 수용자, 즉 필름에 익숙한 수용자는 평면으로 된 스크린 앞에서 프레임의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로부터 좀 멀찍이 선다. 이런 의미에서 그림은 하나의 관습인 것이다. 우리는 사진을 볼 때 먼저 전체를 보는데, 그들은 사진에 익숙하지 않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사진이 주어지면 그들은 텔레비전 카메라처럼 재빨리 스쳐가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자세히 검사하기 시작한다. 분명히 사진에 익숙하지 않은 눈이 하는 것이고 -스치는 것이 아니라 – 그들은 하나의 장면이 지나가기 전, 그 필름은 대단히 서서히 움직임을 담은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스쳐 대충 보아 넘긴 것이 아니었다.

핵심적 이야기는 위의 문장 가운데 마지막 부분이다. 문자 해독 능력은 사람들에게 이미지를 볼 때 초점을 찾고, 그것을 중심으로 보는 능력을 부여하고, 그리하여 우리는 전체적인 이미지나 그림을 한 번에 보고 그리도록 한다. 비문자적 인간은 이런 습관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래서 사물을 볼 때 우리처럼 보지 않는다.

(중략)

나의 요점은 우리가 사진에 대해 대단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 해석될 수있다. 이제 다음으로 만일 우리가 이들 필름을 이용하려 한다면, 특정한 종류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략)

 


67) (원주) “Film Literacy in Africa”, Canadian Communications, Vol. 1, No. 4, summer, 1961, pp. 7~14

엄청나게 거대한 아프리카[2]를 ‘아프리카인’으로 뭉뚱그리는 건 상당히 이상하지만, 여하간 확실히 흥미로운 사례인 듯 하다. 한편 다니엘 에버렛 선생의 저서[3;p410-411]를 보면 피다한 사람들이 사진 관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4]도 있다.

문명화된 도시 문화가 구성원들이 정글의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들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문화는 구성원들이 도시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들이지 못한다.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피다한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2차원적 대상이다. 다시 말해 피다한 사람들은 그림이나 사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진을 주면 그들은 사진을 옆으로, 또는 거꾸로 들고는 이것이 무엇인지, 거기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묻는다. 사진을 자주 보게 되면서 이제 좀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사진이나 그림을 이해하는 일은 그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MIT와 스탠포드 대학이 공동을 팀을 꾸려 피다한 사람들이 2차원적 재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자들은 선명한 사진과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한 사진들을 피다한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실험결과에 대해 이렇게 보고했다.

피다한 사람들은 변형되지 않은 이미지는 완벽하게 해독했지만, 변형된 이미지는 해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선명한 원본 사진을 나란히 놓았을 때도 그것이 같은 사진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와 똑같은 실험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을 때 나온 결과와는 상당히 다르다.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지만, 이 연구결과는 피다한 사람들이 시각적 추상화를 인식하지 못한다는(또는 그러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문화는 사진을 보는 것과 같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초적인 일을 수행하는 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근데, 요새는 개들이 문명화 된건지 TV를 엄청 잘 시청하는 영상도 엄청 많다.[5,6,7] 재생시간 4분 37초, 1분 40초, 51초

물론 개들이 영상내용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에서 언급한 원주민들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개들이 현대 문명화된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ㅎㅎ

한편, 동물행동학자인 드 발 선생이 경고했듯이[8] 동물의 행동에 지나치게 인간중심적 관점을 첨가하는 것은 경계해야하는데, 일전의 거울자각 테스트[9]가 좋은 사례인 듯 하다. 여하간 TV 시청에 어떤종류의 훈련이 필요하다면, 일반적으로 개들은 선험적으로 TV를 얼마나 잘 시청하는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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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2

재생시간 3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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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텐베르크 은하계 허버트 마셜 맥루헌 (지은이), 임상원 (옮긴이)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1-05-17 | 원제 The Gutenberg Galaxy (1962년)
[2] 내 백과사전 아프리카의 진짜 크기 The true true size of Africa 2010년 11월 12일
[3]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 일리노이 주립대 학장의 아마존 탐험 30년 다니엘 에버렛 (지은이), 윤영삼 (옮긴이) | 꾸리에 | 2009-07-13 | 원제 Don’t sleep, There are snakes (2008년)
[4] Yoon JMD, Witthoft N, Winawer J, Frank MC, Everett DL, Gibson E (2014) Cultural Differences in Perceptual Reorganization in US and Pirahã Adults. PLoS ONE 9(11): e110225.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10225
[5] Stryker watching his favorite movie – Disney’s Bolt (youtube 4분 37초)
[6] Переживает собачка (facebook video 1분 40초)
[7] Watching Agility (facebook video 51초)
[8] 내 백과사전 [서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2017년 11월 16일
[9] 내 백과사전 여러 동물의 거울 자각 테스트 2017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