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그림들의 인터뷰 – 미술품 도둑과 경찰, 아트 딜러들의 리얼 스토리
조슈아 넬먼(저자) | 이정연(역자) | 시공아트 | 2014-02-21 | 원제 Hot Art: Chasing Thieves and Detectives Through the Secret World of Stolen Art (2012년)
이 책은 저자인 Joshua Knelman이 미술품/골동품 도난과 관련하여 범죄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한 기록이다. 원제는 Hot Art로서 책의 표지에 나와 있다.
미술품 도난은 사실 강력범죄에 비해 그 심각성이나 급박함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경찰력을 따로 할애하여 미술품 도난에 투입하는 것은 일종의 사치처럼 느낄 수 있다. 또한 미술품 도난 수사는 경찰 자신이 미술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하고, 미술 업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사법에 대한 독특한 노하우가 필요하므로,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북미에서도 상당기간 동안 미술품 전담 경찰이 없었고,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경찰이 열악한 재정지원으로 고생하는 이야기도 책에 나온다.
한편 세계 경제의 성장으로 미술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미술품 시장은 점진적으로 커지는 추세에 있다. 또한 미술품은 거래가 불투명한 경우가 상당히 많고, 국경을 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므로 돈세탁이 용이하다. 반면 경찰력의 국제공조는 상대적으로 어려우므로, 범죄자에게는 이로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책에서 언급한 여러 미술품들 중에서 일부는 컬러 사진으로 소개를 하고 있어서, 고맙게도 보기 편리하다. 그러나 일부 작품은 제목만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해서 찾아봐야 한다. 그러나 미술품 중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이 작품이 이건지 확신이 안 들 때가 꽤 있다.
영화 등의 매체에서 미술품 도둑은 대체로 예술에 안목이 있으며, 각종 경보장치를 무력화 하는 지성적 존재로 미화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보통의 절도범이나 강도범의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와 같은 대중적 미화의 문제점을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일전에 본 Sandy Nairne의 책[1]에서도 비슷하게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7장에 덜워치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렘브란트의 미술품을 회수하기 위해, 당시 관장이었던 Giles Waterfield가 개고생-_-을 하는 경험담이 소개(p151)되고 있는데, Sandy Nairne이 자신의 책[1]에서 이야기한 경험담과 엄청나게 비슷하다.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3장에 저자가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내부를 갔다온 경험담이 나오는데, 글로만 설명하고 있으므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집트 학자인 곽민수 선생의 내부 설명[2]을 참고하면 좀 이해가 쉽다.
p67에 이집트 학자 자히 하와스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다 싶더니만, 일전에 뮤온 단층 촬영법 이야기[3] 할 때 들은 인물이었다. 헐 나름 스타 학자였구만. ㅋㅋ
p184에 러스보로 저택 도난사건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틴 카힐과 관련된 부분은 Sandy Nairne의 책[1]보다도 이 책이 더 자세하다. Sandy Nairne의 책[1]의 일부를 일전에 인용한 적[4]이 있다.
p211에 세잔의 Fruit and a Jug on a Table과 관련하여 법적 공방이 나오는데, 파나마 회사의 불투명성을 악용하여 미술품 소유에 대한 복잡한 법적 공방의 유사한 사례는 일전의 ‘파나마 페이퍼스'[5]에도 소개되어 있다. Modigliani의 Seated Man with a Cane에 대한 이야기는 슬로우 뉴스[6]에 잘 나와 있으니 이쪽을 참고해도 될 듯.
책의 마지막에 전직 미술품 장물 판매꾼인 ‘폴’의 아트 블로그의 이야기가 상당부분 할당되어 있는데, 책에 직접적인 url이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마 이 블로그[7]를 가리키는 것 같다.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은 2011년이지만, 이 블로그[7]의 가장 최근 글은 5월 1일에 올라와 있으니, 놀랍게도 아직도 꾸준히 활동 중인 듯.
저자는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있는데, 미술품 전담하는 형사부터 미술품 전문 변호사와 은퇴한 미술품 도둑까지 섭렵하고 있다. 또한 이집트부터 영국, 미국, 캐나다에 이르는 여러 국가들에 발품을 팔면서, 미술품/골동품 암시장의 실태와 수사현황을 소개하고 있어, 꽤나 품이 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텍스트의 분량은 좀 많은 편이지만, 난해한 내용은 없으므로 술술 읽힌다. 집중하면 하루안에 완독이 가능할 듯. 다만 언급된 미술품에 대해 조사를 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든다.
.
2018.12.21
cairo scene ZAHI HAWASS DEMANDS RETURN OF NEFERTITI’S BUST FROM BERLIN MUSEUM 20/12/2018 12:38
[1] 샌디 네언 저/최규은 역, “미술품 잔혹사“, 미래의창, 2014
[2] 더퍼스트미디어 위대한 업적, 끝나지 않은 수수께끼 – 대피라미드 2016.03.24 11:22
[3] 내 백과사전 뮤온 단층 촬영법으로 쿠푸왕의 대피라미드 내부 탐색하기 2017년 11월 9일
[4] 내 백과사전 러스보로 저택의 베이트 컬렉션 도난 사건 2016년 9월 18일
[5] 내 백과사전 [서평] 파나마 페이퍼스 – 전 세계를 뒤흔든 폭로 이야기 2017년 12월 10일
[6] 슬로우 뉴스 파나마 페이퍼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진 모딜리아니의 그림 2016-04-15
[7] http://arthostage.blogspot.kr/